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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형성하는 원리 최초로 규명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 연구팀이 무수히 많은 뉴런과 이들 사이의 시냅스 연결로 구성된 복잡한 신경 네트워크에서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선택되는 근본 원리를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이레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출판 그룹의 오픈 액세스(Open-access)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24일 字로 게재됐다. (논문명: Synaptic plasticity-dependent competition rule influences memory formation) 과거의 경험은 기억이라는 형태로 뇌에 저장되고 나중에 불러오게 된다. 이러한 기억은 뇌 전체에 걸쳐 극히 적은 수의 뉴런들에 인코딩되고 저장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뉴런들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원리에 의해 선택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이 질문을 해결하는 것은 신경과학의 미해결 난제 중 하나인 기억이 뇌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규명하는 것으로서 학문적으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막대한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다. 반세기 훨씬 이전에 캐나다의 신경심리학자 도널드 올딩 헤브(Donald O. Hebb)는 그의 유명한 저서인 ‘행동의 조직화(The Organization of Behavior)’ (1949) 에서 두 뉴런이 시간상으로 동시에 활성화되면 이 두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이 강화될 것이라는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후 실험을 통해 학습으로 특정 시냅스에서 실제로 장기 강화(long-term potentiation, 이하 LTP)가 일어난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 발견 이후, LTP가 기억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생각돼 왔다. 하지만, LTP가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지금까지 규명된 적이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규명하기 위해 생쥐 뇌 편도체(amygdala) 부위에서 자연적인 학습 조건에서 LTP가 발생하지 않는 시냅스를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서 특정 패턴으로 자극함으로써 인위적으로 그 시냅스 연결을 강하게 만들거나 혹은 약하게 조작하고 이때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달라지는지 연구팀은 조사했다. 먼저, 생쥐가 공포스러운 경험을 하기 전에 이 시냅스를 미리 자극해서 LTP가 일어나게 했을 때, 원래는 기억과 상관없었던 이 시냅스에 기억이 인코딩되고 LTP가 일어난 뉴런이 주변 다른 뉴런에 비해 매우 높은 확률로 선택적으로 기억 인코딩에 참여함을 발견했다. 하지만, 학습하고 난 바로 직후에 이 시냅스를 다시 광유전학 기술로 인위적으로 자극해서 이 시냅스 연결을 약하게 했을 때 더는 이 시냅스와 뉴런에 기억이 인코딩되지 않는 결과를 얻었다. 반대로, 정상적으로 생쥐가 공포스러운 경험을 하고 난 바로 직후에 LTP 자극을 통해 이 시냅스 연결을 인위적으로 강하게 했을 때 놀랍게도 LTP를 조작해준 이 시냅스에 공포 기억이 인코딩되고 주변 다른 뉴런들에 비해 LTP를 발생시킨 이 뉴런에 선택적으로 인코딩됨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시냅스 강도를 인위적으로 조작했을 때 기억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그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변경됨을 증명한 것이다. 한진희 교수는 “LTP에 의해 뉴런들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패턴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경험과 연관된 특이적인 세포 집합체(cell assembly)가 뇌에서 새롭게 만들어진다”며 “이렇게 강하게 서로 연결된 뉴런들의 형성이 뇌에서 기억이 형성되는 원리임을 규명한 것”이라고 이번 연구 결과중요성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정이레 박사는 한국연구재단의 박사 후 국내 연수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2021.07.13
조회수 15438
동물의 과식을 억제하는 원리 규명
장면 하나, 영국의 전설적인 코미디 그룹인 몬티 파이선(Monthy Phython) 의 '삶의 의미(The meaning of life) (1983)'라는 영화에서는 영화사에 손꼽히는 충격적 장면이 등장한다. 배가 잔뜩 불러 레스토랑에 들어온 크레오소트 씨는 웨이터가 권하는 음식을 끊임없이 먹다가 결국 배가 터져버린다. 이로 인해 배 속에 있던 음식물이 레스토랑 전체로 흩뿌려지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하여금 매우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장면 둘,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 멜버른 대학교에서 모기를 연구하는 페란 로즈 박사가 공개한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에서는 인간의 피를 탐욕스럽게 빨다가 결국 배가 터져버리는 모기의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초여름 더위와 함께 찾아온 모기들 때문에 밤잠을 설친 사람이라면 약간의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는 장면일 수도 있겠다. 앞서 제시한 두 가지의 충격적이고 약간은 괴기스러운 장면들은 실제 자연 상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자연 상태의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에서는 특정 수준 이상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신경전달체계가 작동해 과식으로 인한 내장 파열은 발생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적인 상황에서 내장기관이 손상될 정도로 음식을 과도하게 먹지 않으며, 모기의 경우 과도한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복부 신경중추가 물리적으로 파손됐기 때문에 배가 터지도록 피를 빨았던 것이다. 이렇듯 동물들은 과도한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식 억제 신호에 대한 구체적 이해는 인간의 식이장애 및 비만 발생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외 연구진의 과식 방지를 위한 새로운 억제 신경망에 대한 연구결과가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이 뉴욕대학교 (NYU) 오양균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충분한 음식을 섭취한 초파리에서 특이적으로 발견되는 두 개의 독립적인 과식 억제 시스템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뉴욕대학교 (NYU) 오양균 박사가 제1 저자로, KAIST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신경과학 전문 최고 권위 학술지 `뉴런 (Neuron)'의 5월 19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Periphery signals generated by Piezo-mediated stomach stretch and Neuromedin-mediated glucose load regulate the Drosophila brain nutrient sensor) 동물의 뇌 속에는 미각 신경이 생기기 이전부터 있어온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들이 존재한다. 서성배 교수가 뉴욕대(NYU) 재직 당시 박사후 연구원 모니카 더스(Monica Dus) 박사와 함께 발표한 2015년 논문에서 초파리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다우레틱 호르몬(Diuretic Hormone 44, DH44) 펩타이드를 특이적으로 분비하는 신경세포(DH44+ 신경세포)가 체내 당분의 농도를 감지함으로써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전까지 포유동물의 뇌 속에서 영양분을 감지해 자신의 활성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은 보고된 적이 있으나, 이들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은 위 연구를 통해서 최초로 보고됐다. DH44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에 대한 발표를 한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초파리 체내에 영양분이 많은 상황에서는 DH44 신경세포를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상위 조절 신호를 발견했으며 오양균 박사를 중심으로 이들 억제 신호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먼저 연구팀은 DH44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이 단지 초파리의 음식 선택 행동을 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양분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영양적 가치가 있는 탄수화물류에 대한 섭식 행동을 증가시킴을 자동화된 초파리 섭식 행동 측정 장치를 이용해 증명했다. 즉 DH44 신경세포의 활성화는 초파리가 식사량을 증가시키며, 배가 부른 상태에서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는 억제 신호를 통해 DH44 활성화에 의한 과잉 섭식 행동이 방지되는 것이다. 이어서 연구팀은 DH44 신경세포에 대한 억제 신호가 초파리 뇌 밖의 주변 장기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말단 장기에서 DH44 억제 신호를 보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파리의 뇌와 연결된 다양한 말단 장기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으로 억제 신호의 유래를 추적했으며, 그 결과 초파리의 위에 해당하는 내장 부위와(Crop), 척수에 해당하는 복부 신경중추(ventral nerve cord, VNC) 에서 DH44 억제 신호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계속해서 연구팀은 DH44 신경세포가 초파리의 위에 해당하는 내장기관에 신경 가지를 뻗어서 음식물 섭취에 의한 해당 기관의 물리적 팽창 신호를 `피에조(Piezo)' 채널을 통해 인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피에조 채널은 특정 세포나 조직에 가해지는 물리적 팽창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로 포유동물의 호흡, 혈압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초파리에게서는 소화기관의 물리적 팽창 감지를 통한 식욕 억제를 유발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피에조 채널이 음식물 섭취에 의한 초파리 위의 물리적 팽창을 감지한 후 DH44 신경세포의 기능을 특이적으로 억제해 추가적인 탄수화물 섭취 행위를 방지함으로써 과도한 물리적 팽창으로부터 내장기관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짐을 밝혔다. 또한, 초파리의 척수에 해당하는 복부 신경중추에 있는 `후긴(Hugin)' 신경세포는 채 내에 순환되고 있는 영양분의 농도가 높을 때 이를 감지해 후긴 수용체를 발현하고 있는 DH44 세포들의 신경 활성을 억제한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 이미 체내 에너지가 높은 상태일 때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추가적 섭식 행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위 실험들을 통해 연구팀은 초파리 내장기관에 가해지는 물리적 압력을 인지해 활성화되는 피에조 채널과 체내에 순환되는 영양분이 많을 때 활성화되는 후긴 신경세포들이 각기 다른 물리적, 화학적 신호를 인지해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으로 DH44 세포 활성화를 통해 야기될 수 있는 과식을 억제함을 확인했다. 서성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의 뇌 속에 존재하는 영양분 감지 신경세포의 섭식 유도기능이 상위 신호전달 체계에 의해서 특이적으로 억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ˮ라며 "과식에 대한 억제는 독립적으로 인지되는 물리, 화학적 척도를 다각적으로 종합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만큼 동물 생존에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결과이며 인간의 식이장애 및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될 연구 결과ˮ라고 말했다. 즉, 처음에 제시한 두 가지 끔찍한 장면들은 동물에 존재하는 유기적인 과식 억제 시스템으로 인해 자연 상태에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함을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2021.06.15
조회수 50164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로 인한 뇌 질환 기제 규명
관련 유튜브 영상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dwV_Xs7tHEY&t=13s 우리 연구진이 뇌 신경세포의 흥분과 억제 불균형을 일으키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이는 발작과 같은 다양한 뇌 신경질환의 원인과 연결되며, 뇌 질환 치료에 활용이 기대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와 박정주 박사과정 연구팀이 억제성 시냅스가 *미세아교세포에 의해 제거되는 분자 기전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 현상이 과도하게 일어날 때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로 발작과 같은 뇌 질환이 일어날 수 있음을 증명해 국제학술지 `엠보저널(EMBO Journal)'에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 미세아교세포(microgila):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의 일종이다. 뇌와 척추 전역에 분포돼 있으며, 정상적인 뇌 기능을 수행하도록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시냅스는 뇌 발달 및 학습 시에 생성과 제거가 반복되는 변화를 겪는다.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비신경세포인 별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가 신경세포의 불필요한 시냅스를 잡아먹어 제거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떤 물질이 특정 시냅스를 표지해 교세포들로 하여금 제거하도록 유도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시냅스(synapse): 뉴런(신경세포) 간 또는 뉴런과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 관계나 접합 부위를 말한다. 뉴런이 모여 있는 곳, 즉 뇌와 척수에 집중되어 있다. 연구팀은 포스파티딜세린 (phosphatidylserine)이라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인지질 중의 하나가 죽어가는 세포 표면에 선택적으로 표지돼 면역세포에 의해 세포를 잡아먹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죽어가는 세포가 제거되는 분자 기전이 시냅스만이 선택적으로 제거되는 현상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이 가정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포스파티딜세린을 신경세포 표면에 인위적으로 노출한 후, 특정 시냅스가 교세포에 의해 잡아먹힐 수 있는지 연구했다. 먼저 연구팀은 포스파티딜세린을 항상 세포 표면으로부터 안으로 지속적으로 불러들여 정상 세포막에서 이들을 노출되지 않도록 막고 있는 플립파아제(Flippase)라는 단백질의 기능을 신경세포에서만 억제할 수 있는 실험용 쥐 모델을 제작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신경세포의 세포체 주변의 표면에서만 선택적으로 포스파티딜세린이 표지됨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세포막이나 흥분성 시냅스의 손상 없이 억제성 시냅스만이 선택적으로 감소함을 발견했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쥐 모델은 청각을 담당하는 뇌 지역에서 흥분-억제 균형이 깨져서 소리로 인해 촉발되는 특이한 발작 증세를 일으킴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를 인위적으로 제거하거나 미세아교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포식 수용체를 제거했을 때, 신경세포의 표면에 포스파티딜세린이 표지되었을지라도 과도한 억제성 시냅스 감소와 발작 증세가 방지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로써 신경세포체 주변 세포막에 포스파티딜세린이 표지되는 것이 미세아교세포가 포식 수용체를 통해 억제성 시냅스만을 선택적으로 먹는 기전으로 쓰일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의 이 같은 발견은 흥분성 및 억제성 시냅스가 서로 다른 기전을 통해 미세아교세포에 의해 제거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며,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과도한 억제성 시냅스 제거 기전이 뇌 신경세포의 흥분-억제 불균형 발생의 새로운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억제성 시냅스 수 변화는 발작, 자폐 스펙트럼 장애, 조현병, 치매 등과 같은 다양한 뇌 질환의 유병률과 연관성이 높다ˮ며 "뇌에서의 흥분-억제 균형이 깨져서 일어나는 다양한 뇌 신경질환에서 미세아교세포가 억제성 시냅스를 먹는 현상을 조절하는 것이 이들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것이다ˮ고 말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박정주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정원석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엠보저널(EMBO Journal)'에 지난 5월 20일 字 공개됐다. (논문명: Microglial MERTK eliminates phosphatidylserine-displaying inhibitory post-synapses)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2021.06.03
조회수 58999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 의한 비만의 원인 규명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손종우 교수 연구팀이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비만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중추신경계의 도파민 수용체 및 세로토닌 수용체에 결합해 뇌 신경 전달물질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조현병 치료에 사용된다. 약리작용이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라 부르며,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약물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을 처방받는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비만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줌으로써,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를 높이고 질병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과학과 유은선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첸 리우(Chen Liu)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실험의학저널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218권 7호에 12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The Atypical Antipsychotic Risperidone Targets Hypothalamic Melanocortin 4 Receptors to Cause Weight Gain) `리스페리돈', `올란자핀'과 같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은 조현병, 양극성 장애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널리 처방되고 있다.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은 정형 항정신병 약물과 비교해 운동계 부작용이 적으나 과도한 식욕과 비만을 유발하는 문제점이 있는데, 기존 동물 모델에서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비만이 재현되지 않아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을 알아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손 교수와 리우 교수 연구팀은 리스페리돈을 먹이에 포함해 생쥐에게 먹임으로써 동물 모델을 이용해 이들 약물에 의한 식욕 증가와 비만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이용해 리스페리돈이 우리 몸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뇌 부위인 시상하부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중요한 신경 전달물질 중 하나인 멜라노코르틴에 대한 반응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조현병 모델 생쥐에서 리스페리돈과 함께 멜라노코르틴 반응성 신경 세포 활성도를 높여 작용하는 식욕 억제제인 세트멜라노티드를 처치하면 리스페리돈의 항정신병 효과를 보존하면서도 비만을 예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세트멜라노티드(상품명: 임시브리)는 작년 11월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현재 몇 가지 유전적 요인에 의한 비만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손종우 교수는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 의한 식욕 증가와 비만의 원인을 신경 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처음 규명한 것으로 향후 이들 약물을 이용한 신경정신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ˮ라고 말했다. 또한, "리스페리돈이 시상하부 멜라노코르틴 반응성을 저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 현상이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도 적용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이 부분에 관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ˮ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1.05.17
조회수 44320
서성배 교수 연구팀, 동물의 식습관을 조절하는 원리 규명해 네이처 게재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원재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체내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부족을 감지하는 장 세포와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하도록 섭식행동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원리를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공동연구팀은 필수아미노산을 생산하는 장내미생물이 이러한 메커니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도 규명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수분이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물을 마시고, 혈당량이 떨어지면 당을 찾아 먹는다.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이를 섭취하기 위한 행동 변화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적으로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과학자들은 수분이나 당분뿐만 아니라 필수아미노산과 같은 영양소에 대해서도 동물들이 결핍을 인지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오랫동안 예상해 왔지만, 그동안 이를 구체적으로 밝힌 연구는 없었다. 필수아미노산 항상성은 수분 항상성보다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장내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코알라의 경우 주된 먹이가 되는 나뭇잎의 섬유질을 직접 소화하지 못하고, 장내미생물이 나뭇잎을 분해하여 흡수 가능한 영양소를 만들어 내면 이를 흡수한다. 그런데 장내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분해할 수 있는 나뭇잎의 종류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코알라의 식성도 달라진다. 이는 필수아미노산과 같이 미생물을 통해 합성이 가능한 영양소의 경우, 똑같은 종의 동물들이라 해도, 동일한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 개체가 보유하고 있는 장내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른 식성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어떤 유전자가 체내 필수아미노산 부족을 감지하는지 찾아내고, 어떤 신호를 통해 부족한 아미노산을 섭취하도록 섭식행동을 조절하는지 규명했으며, 필수아미노산을 생산하는 장내미생물이 이러한 메커니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초파리에 필수아미노산이 결핍된 먹이를 제공하거나 유전적 결핍 혹은 유전자 조작을 이용해 필수아미노산을 생산하지 못하는 장내미생물을 초파리에 도입하면, 초파리의 장 호르몬 중 하나인 CNMa 호르몬의 발현이 유도됨을 확인했다. 흥미롭게도, 이 호르몬은 그동안 장 호르몬이 발현된다고 알려진 내분비세포 (enteroendocrine cells)가 아닌 장 상피세포(enterocytes)에서 발현되는데 이는 장 상피세포가 필수아미노산 결핍을 직접 인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공동연구팀은 CNMa 호르몬이 발현되는 과정에서 기존에 세포 내 아미노산 센서로 잘 알려진 Gcn2와 Tor 분자들이 관여한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CNMa 호르몬의 수용체는 두뇌와 장 신경세포(enteric neuron)에서 발현하는데 CNMa 수용체를 발현하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지 여부에 따라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하려는 섭식행동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이번 논문은 동물이 필수아미노산의 부족을 인지한 후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을 장내미생물-장-뇌 축(microbiome-gut-brain axis)을 통해 분자적 수준에서 설명한 최초의 논문이다. 제 1저자인 우리 대학 김보람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장내미생물에서 동물의 장 그리고 뇌로 이어지는 장내미생물-장-뇌 축을 통해 아미노산 결핍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는데 큰 의미가 있으며, 초파리뿐만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척추동물에서도 이런 경로를 통해 장내미생물이 동물의 식성을 조절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만약 장내미생물과 동물의 식습관이 장뇌 축을 통해 조절된다면, 미생물 섭취라는 방법을 통해 현대인의 불균형한 식습관으로 인한 만성 질병을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런 점에서 이 논문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10여 년간 탄수화물 영양소를 감지하는 체내의 센서나 센싱세포를 두뇌나 다른 기관에서 규명했고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장 세포에서 필수아미노산 결핍을 인지하는 원리를 밝힌 서성배 교수는 “여러 영양소가 미각에 의해 피상적으로 1차 감지되지만 어떻게 체내에서 인지되고 섭식행동을 유도하는 연구는 그의 중요성에 비해 아직 매우 제한적이다. 그 이유는 체내의 영양소 센서를 마우스나 복잡한 포유류에서 발견하기는 쉽지 않기에 유전자 조작이 용이한 초파리를 이용해서 영양소 센서를 초파리에서 규명한 후에 쥐나 인간에서 그의 대응체를 찾는 방법을 선택했다. 영양소 센서는 모든 개체에 중요하고 진화적으로도 보존이 돼 있을 것 같아 초파리에서 밝힌 센서들이 포유류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측된다. 영양소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같은 거대영양소뿐 아니라 비타민, 아연, 소금 등 소량영양소가 존재하는데 그 센서들을 규명하고 섭식행동에 미치는 영향이나 대사 질환, 성인병에 관련성 연구는 더욱 증폭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보람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우리 대학 서성배 교수, 서울대학교 이원재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5월 5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Response of the Drosophila microbiome-gut-brain axis to amino acid deficit).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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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수 교수, 근긴장이상증 억제 신약 개발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 연구팀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억제하는 물질을 성분으로 포함해 근긴장이상증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규 약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근긴장이상증은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의 긴장이 증가해 통증과 함께 몸의 일부 또는 전신이 뒤틀리는 세계 3대 운동 질환 중 하나이며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2010년 2만 8 천여 명이던 환자가 2017년 통계로는 3만 5천여 명으로 약 25% 증가했다. 근긴장이상증은 발병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효과적인 치료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유일한 치료 방법으로는 보톡스 주사 혹은 수술로 해당 근육을 긴장시키는 신경 신호를 차단하거나 뇌를 전기로 자극하는 뇌 심부 전기자극 수술(DBS)을 받는 것이다. 김대수 교수 연구팀은 근긴장이상증 환자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것에 주목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신에서 근긴장이상증을 나타내는 동물모델을 활용해 어떻게 스트레스가 근긴장이상증을 유발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로토닌 신경의 활성이 증가해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며 늘어난 세로토닌은 5HT2A 라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근육을 긴장시킴을 밝혔다. 따라서 세로토닌 신경을 차단하거나 5HT2A 수용체를 억제하면 근긴장이상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또한 5HT2A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에 기반을 마련했다. 김대수 교수가 주도하고 김정은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 3월 4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Cerebellar 5HT-2A receptor mediates stress-induced onset of dystonia) 기존 치료법으로 알려진 보톡스 주사의 경우는 국소적인 근긴장이상에 적용할 수 있어 부위가 넓을 때 적용이 어려우며 내성이 생기면 투여량을 증가시켜야 한다. 또 다른 치료법인 뇌 심부 전기자극 수술(DBS)은 일부 환자들에게만 적용 가능하며 뇌수술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수술 없는 약물치료가 가능하다면 환자들의 증상 관리와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김대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근긴장이상증 치료제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ˮ라며 "근긴장이상증뿐 아니라 근육 통증 등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다양한 운동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ˮ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설립된 신약 개발 회사인 ㈜뉴로토브(CEO 김대수)를 통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를 준비 중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초 융합 AI 원천기술개발 인프라, KAIST G-core 연구사업 및 글로벌특이점 과제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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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인공 광합성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 연구팀이 기후변화의 주된 요인인 C1 가스(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 탄소 1개로 구성된 가스)를 고부가가치 바이오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조 교수 연구팀은 광 나노입자가 빛을 받으면 내놓는 전자를 미생물이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고효율 광 나노입자가 표면에 부착된 미생물-광 나노입자 인공광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빛을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미생물이 C1 가스를 다양한 바이오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친환경 C1 가스 리파이너리 기술로 정부가 선언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생명과학과 진상락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 PNAS)'에 2월 23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Acetogenic bacteria utilize light-driven electrons as an energy source for autotrophic growth) 아세토젠 미생물은 우드-융달 대사회로를 통해 C1 가스를 아세트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C1 가스로부터 바이오 화학물질 생산을 위한 바이오 촉매로 활용 가능성이 커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세토젠 미생물은 C1 가스 대사를 위한 환원 에너지를 당이나 수소를 분해해 얻는다. 당이나 수소를 대체하기 위해 나노입자 크기의 개별 광전극 역할을 하는 광 나노입자를 미생물 표면에 부착시켜 빛에너지를 미생물로 전달시키면 당이나 수소 없이도 C1 가스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기술은 광 나노입자를 생합성해 세포 표면에 부착시키는 방법으로 광 나노입자의 구조와 크기를 조절하기 어려워 C1 가스 대사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는 구조와 크기에 따라 광전도효과의 성능에 차이가 생기는 광 나노입자의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구조와 크기가 균일하고 우수한 광전도효과를 나타내는 고효율 광 나노입자를 화학적 방법으로 합성하고,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아세토젠 미생물 중 하나인 `클로스트리디움 오토에타노게놈(Clostridium autoethanogenum)'의 표면에 부착시켰다. 연구팀은 광 나노입자를 부착한 미생물이 C1 가스로부터 아세트산을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해 빛을 이용한 친환경 인공광합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구축된 인공광합성 시스템 미생물의 전사체 분석(세포 내 모든 RNA를 분석해 유전자 발현 유무를 규명하는 기술)을 통해 광 나노입자로부터 생성된 전자가 미생물 내로 전달되기 위한 전자수용체를 규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조병관 교수는 "C1 가스 고정과정에서 사용되는 당 또는 수소를 친환경 빛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고, 미생물 기반의 생합성 광 나노입자를 활용한 기존 인공광합성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했다ˮ며 "고효율 광 나노입자를 사용해 인공광합성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고, 광 나노입자로부터 생성된 전자를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인공미생물 개발연구에 실마리를 제공했다ˮ 고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단 및 지능형바이오시스템 설계 및 합성연구단(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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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없는 고감도 단백질 센서 제작 플랫폼 개발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가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University of Washington)과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해 고감도의 단백질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단백질 센서들은 질병의 진단, 치료 경과의 추적, 병원 미생물의 감지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상용되고 있는 단백질 센서들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이거나 이를 약간 변형한 형태이며 개발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공동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는 단백질에 의존하지 않고 계산적 단백질 디자인 방법으로 인공적인 골격 단백질을 창출했으며 이를 두 부분으로 나누고 심해 새우가 만드는 발광 단백질과 재조합해 단백질을 감지하는 기능을 부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 요소(two-component) 단백질 시스템은 그 자체로는 발광하지 않다가 감지하려는 표적 단백질이 존재하면 이와 결합하고 결과적으로 발광하도록 디자인돼있다. 그리고 그 발광 정도는 표적 단백질의 농도에 비례해 빛을 발생하기 때문에 발광의 세기를 측정함으로써 표적 단백질의 존재와 그 농도를 감지할 수 있다. 발생하는 빛은 시료의 전처리 없이도 감지할 수 있고, 발광 반응은 즉각적이며 1시간 안에 종료되기 때문에 기존 발색 반응의 측정보다 쉽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이 창출한 단백질 시스템은 마치 레고 블록처럼 사용돼 여러 다양한 단백질 센서를 용이하게 제작하는데 쓸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실제로 발표된 논문에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단백질 센서,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 센서 등 8개의 고감도 단백질 센서를 실제로 제작해 이 단백질 센서 플랫폼의 높은 응용성을 보여준다. 한편 이 단백질 센서의 작동 방식은 자연계에서는 그 예를 찾을 수 없어 자연의 모방을 넘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과 기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예를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LG연암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오병하 교수가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교수 실험실에 1년간 방문한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생명과학과 이한솔 박사와 강원대학교 홍효정 교수가 참여했다.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종합 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월 27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 De novo design of modular and tunable protein biosensors)
202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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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가 기억력을 유지하는 메커니즘 밝혀
우리 연구진이 성인의 뇌가 기억력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밝혔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와 이준혁 박사과정 연구팀이 한국뇌연구원의 박형주 박사와 김지영 연구원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뇌 항상성 유지 기전을 처음으로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공개했다고 5일 밝혔다. 성인 *해마에서는 학습 및 기억 형성 중에 기존의 시냅스는 사라지고 새로운 *시냅스가 생기는 시냅스 재구성이 일어난다. 그러나 어떻게 시냅스가 사라지고 이러한 시냅스 제거가 학습과 기억 과정 중에 어떠한 역할을 맡는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 해마(hippocampus): 뇌의 부위 중 하나로 학습, 기억 및 새로운 것의 인식 등의 역할을 한다. ☞ 시냅스(synapse): 뉴런(신경세포) 간 또는 뉴런과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 관계나 접합 부위를 말한다. 뉴런이 모여 있는 곳, 즉 뇌와 척수에 집중되어 있다. 공동연구팀은 중추 신경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신경교세포 중 가장 숫자가 많은 `별아교세포'가 뇌 발달 시기에 시냅스를 먹어서 없앤다는 정원석 교수의 선행 연구 결과(네이처(Nature), 2013년)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성체 뇌에서도 별아교세포가 불필요한 시냅스를 끊임없이 제거하고 있음을 발견했으며, 이 현상이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해마 내 흥분성 시냅스의 회로 유지를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전에는 신경교세포의 시냅스 제거 현상을 전자 현미경 또는 시냅스 염색법을 사용해 확인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신경교세포에 의해 먹힌 시냅스가 세포 내 산성 소화기관에서 급속히 분해되기 때문에 잔여 시냅스를 표시하고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시냅스에 산성화 감지가 가능한 형광단백질 조합(mCherry 물질과 eGFP 물질)을 발현시키는 바이러스 기반 시냅스 포식 리포터를 개발했다. 이 형광단백질들은 일반적인 중성 pH 조건에서 원래의 형광 강도를 유지하지만, 세포 속 소화기관 같은 산성 환경에서는 eGFP 물질은 빠르게 분해되어 신호가 사라지고 mCherry 물질은 천천히 분해되어 신호가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원리를 활용해, 연구팀은 mCherry-eGFP를 바이러스를 통해 흥분성 및 억제성 시냅스에 각각 발현시켰고 이후 mCherry-eGFP로 표시된 시냅스들과는 달리 신경교세포에 의해 먹힌 시냅스는 mCherry 물질만의 단독 신호로 관찰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방법을 이용해, 기존의 방법으로는 관찰할 수 없었던 현상인 별아교세포가 성인 해마에서 시냅스를 지속적으로 제거하며 특히 흥분성 시냅스를 더 많이 제거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연구팀은 뇌의 면역세포라 불리는 미세아교세포보다 별아교세포가 주도적으로 정상 해마의 흥분성 시냅스를 제거하고 있음을 확인하여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주된 세포일 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었다. 미세아교세포를 인위적으로 제거했을 때는 시냅스의 수가 변하지 않았지만, 해마의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지 못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했을 때는 비정상적인 시냅스가 과도하게 급증가하고 정상적인 해마 신경 회로의 기능과 기억 형성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관찰한 것이다. 게다가 연구진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별아교세포의 시냅스 제거 작용을 억제한 생쥐에서는, 해마 내 시냅스 연결 가소성과 기억 형성에 문제가 생김을 발견했다. 이는 불필요한 시냅스들을 별아교세포가 제거하지 않는다면 뇌의 정상적인 학습과 기억 능력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별아교세포에 의한 성인 뇌의 흥분성 시냅스 재구성이 정상적 신경 회로망 유지 및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기전이라 제시했다. 이 메커니즘은 향후 뇌 기능 및 관련 신경 회로의 항상성 유지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연구팀은 "비정상적인 수준의 시냅스 수 변화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조현병, 치매 및 여러 형태의 발작과 같은 다양한 신경질환의 유병률과 연관성이 높다ˮ며 "시냅스 수를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는 현상을 조절하는 것이 이들 뇌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ˮ고 말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준혁 박사과정과 뇌연구원 김지영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정원석 교수와 박형주 박사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뇌인지과학 연구분야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인정받아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12월 23일 字 공개됐다. (논문명: Astrocytes phagocytose adult hippocampal synapses for circuit homeostasis)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뇌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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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암 게놈 지도 구축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 이병욱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암 게놈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데이터베이스 주소: 3div.kr) 공동연구팀은 인체 정상 조직과 암 조직, 그리고 다양한 세포주 대상 3차원 게놈 지도를 분석 및 데이터베이스화 해, 약 400여 종 이상의 3차원 인간 게놈 지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암세포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규모 유전체 구조 변이(structural variation)의 기능을 해독할 수 있는 신규 전략을 제시했다. 정인경 교수, 이병욱 박사가 공동 교신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 Research)' 저널 11월 27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3DIV update for 2021: a comprehensive resource of 3D genome and 3D cancer genome) 현재까지 많은 연구를 통해 암세포 유전체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를 규명해 암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최근에는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점 돌연변이뿐 아니라 대규모 구조 변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들을 활용한 신규 암세포의 특이적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 규명의 중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구조 변이는 DNA가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 비 전사 지역에 존재해, 1차원적 게놈 서열 분석만으로 이들의 기능을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한편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비 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대규모 구조 변이로 인해 생성되거나 소실되는 염색질 고리 구조(chromatin loop)를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규명하면 유전자 조절 기능을 해독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정인경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암 유전체의 3차원 게놈 지도를 확보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암 유전체 지도를 작성했다. 그리고 대규모 구조 변이와 3차원 게놈 지도를 연결할 수 있는 분석 도구들을 개발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대규모 암 유전체 구조 변이에 따른 3차원 게놈 구조의 변화 그리고 이들의 표적 유전자를 규명할 수 있었다. 공동 교신 저자 이병욱 박사는 "최근 세포 내 3차원 게놈 구조 변화가 다양한 질병, 특히 암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를 연구할 수 있는 도구들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ˮ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암의 발병 원리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항암제 개발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ˮ라고 말했다. 정인경 교수는 "암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규모 구조 변이의 기능을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정밀하게 규명 가능함을 보여줬다ˮ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해독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암 유전체를 정밀하게 해독하는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반산업화 인프라 그리고 서경배과학재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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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의 성질로 박테리아 생장의 실시간 탐지 기술 개발
우리 몸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성질을 이용해 박테리아(병원균)를 쉽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 대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화학과 이해신 교수 공동연구팀이 도파민의 반응을 이용해 병원균의 생장과 항생제 내성을 광학적으로 측정하고 맨눈으로 실시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 문제는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없다면 30년 이내에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피해가 암보다 더 현대인의 수명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항생제 내성균의 종류가 점차 늘어나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연간 최소 2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항생제 내성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도파민은 대다수 생명체에서 신경전달물질로 사용되며, 산소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다른 물질의 도움 없이 자체 중합반응(두 개 이상 결합해 큰 화합물이 되는 일)이 일어난다. 이렇게 중합된 도파민 고분자는 짙은 갈색을 나타내고, 다양한 물질 표면에 흡착해 층을 형성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도파민의 성질을 이용해 병원균이 생장하는지와 항생제 내성을 갖는지를 육안과 형광으로 동시에 탐지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현재 사용되는 디스크 확산 검사나 균 배양 분석에 대비해 시간이 짧고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검사)과 비교할 때도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는 간편한 기술이라는 점이 큰 장점이다. 우리 대학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 이주훈 학생이 제1 저자로,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 류제성 학생과 생명과학과 강유경 박사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6.836)'에 11월 3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Polydopamine Sensors of Bacterial Hypoxia via Fluorescence Coupling)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에서는 개시제 역할을 하는 산소가 필수적인 존재다. 연구팀은 박테리아가 생장함에 따라 용액 내의 산소를 소모하는 현상을 이용, 박테리아의 생장 정도를 도파민의 중합반응과 연관 지어 관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또 박테리아의 생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소재인 덱스트란으로 형광나노입자를 제조해 실험에 사용했다.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은 용액 내에 존재하는 형광나노입자 표면에 흡착하고 층을 형성해 입자의 화학적, 물리적 성질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기존에 발생하던 강한 형광 신호를 약하게 만든다. 또한, 도파민과 나노입자가 첨가된 용액 내에서는 도파민의 산화와 자체 중합반응 때문에 용액의 색이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하지만 박테리아가 용액 내에 존재하는 경우 박테리아 생장 때문에 산소가 소모돼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은 저해되고 용액의 색깔은 투명하게 유지된다. 나노입자의 형광 신호 역시 원래의 신호를 유지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박테리아의 생장 및 항생제 내성을 탐지하는데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뉴 델리 메탈로-베타락타마제 1 (NDM-1)'을 발현하는 대장균(E. coli)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일반적인 대장균의 경우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인 암피실린에 의해 생장이 크게 저해되는데,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대장균은 생장이 잘 이뤄진다. 즉 항생제 내성을 가지는지에 따라 소모하는 산소의 양이 달라지고, 이 차이 때문에 도파민의 중합반응 여부를 육안과 광학적 측정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살아있는 세포의 활성에 따라 일어나는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은 실제로 인체에 존재하는 다양한 `카테콜아민' 물질에서 나타나는 반응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일례로 피부에 존재하는 카테콜아민은 자체 중합반응이 왕성하게 일어나 피부의 색에 큰 영향을 주는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게 되는데 신경계에 존재하는 카테콜아민은 자체 중합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단일분자 형태로 존재하여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향후 생체 내에서 도파민 등 카테콜아민의 역할과 작용을 다양한 생체 모델에서 밝히는 연구로 발전시킨다면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도파민의 자체 중합반응을 생체 시스템에서 규명한 연구로 큰 의미를 가지며, 이를 박테리아 생장 및 항생제 내성의 실시간 검출에 적용할 수 있어 기존의 미생물 배양법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PCR 검사보다 간편하게 진단이 가능해 감염병 확산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KAIST 그랜드 챌린지 사업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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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링 효과로 감염성 병원균 신속 진단키트 개발
감염성 병원균을 현장에서 육안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서, 그리고 분자진단(RT-PCR) 장비의 대안으로 빠른 사용과 활용이 기대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이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i-CoRi, isothermal coffee ring assay)'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커피링 효과'란 사물 표면에 떨어진 커피 방울이 증발하면서 특징적인 링(ring) 모양이 생기는 효과다. 연구팀은 이 효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상온에서 육안으로 병원균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감별 및 고감도 검출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RT-PCR 등 기존 분자진단 기술처럼 고가의 정밀한 장비가 필요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 즉, 정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쉽고 간단한 POCT(point-of-care testing) 기술로 저가라는 게 큰 장점이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강유경 박사가 제1 저자로,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임산해,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 류제성 학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 Bioelectronics, IF 10.257)' 9월 6일 字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 Simple visualized readout of suppressed coffee ring patterns for rapid and isothermal genetic testing of antibacterial resistance) 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은 병원균 감염의 빠른 판별을 위해 시료를 표면에 떨어뜨려 커피링 패턴을 유도, 육안으로 관찰함으로써 병원균의 내성 종류를 선택적으로 정확하게 검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 진단이 가능한 기술이다. 콜로이드 용액이 기판 표면에서 증발할 때, 표면장력과 모세관 운동에 따라 미세입자들이 이를 포함하는 용액 방울 주변으로 이동해 특징적인 링 패턴을 형성한다. 연구팀은 표적 유전자 물질이 존재할 경우 미세입자와 유전자 물질의 선택적 인식에 의한 입자-핵산 물질 간 상호 응축을 유도해 링 패턴을 억제함으로써 병원균을 감별했다. 연구팀은 또 커피링 현상에 회전 환 증폭(rolling circle amplification) 기반의 등온 증폭기술을 융합했는데 융합과정에서 생성된 긴 단일 가닥의 표적 DNA 물질이 미세입자(직경 0.1~10 마이크로미터 가량) 크기로 응축되도록 효과를 극대화했다. 연구팀은 이밖에 *젭토 몰 농도 이하의 범위(sub-zeptomolar)에서도 병원균 표적 물질을 육안으로 검출하거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장치를 통해 기록과 판독이 모두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 젭토(zepto): 10^(-21) 을 뜻하는 접두어. 1 젭토 몰 농도는 용액 10 cc에 분자 6개가 존재하는 농도로, 기존의 현장 진단키트의 경우는 1 젭토 몰 농도의 약 1,000배 이상의 표적 물질이 존재해야 검출이 가능하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 기술은 신속하고 높은 선택성과 민감도를 지니고 있어 유전자상 2개 염기의 차이를 구별하며 별도의 분석 장비 없이 30분 이내에 항생제 내성 유전자 검출과 함께 혈청 등 복잡한 시료에서도 검출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자동판독을 위한 진단키트로의 활용을 위해 미세입자에 의해 나타나는 공간 패턴의 이미지를 판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정립했고, 이를 통해 커피링 형성에 따른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데 성공했다. 정현정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은 진료소나 클리닉 등에서 병상 분석을 위해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면서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을 진단하는 데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ˮ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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