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정준교 박사, 신종화 교수 >
빛의 움직임을 ‘열쇠’처럼 활용해, 특정 조건에서만 정보가 드러나는 신개념 홀로그램(빛의 정보를 이용해 물체가 실제로 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 광통신과 보안 기술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된다.
신소재공학과 신종화 교수 연구팀이 빛의 ‘총 각운동량(Total Angular Momentum, TAM)*’을 정보 선택의 핵심 열쇠로 활용해, 입사하는 빛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차세대 벡터 홀로그램 메타표면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총 각운동량(TAM): 빛의 진동 방향(편광)과 회전(꼬임) 성질을 함께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이를 통해 빛의 상태에 따라 세기와 편광 분포가 달라지는 정밀한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음
기존에는 빛의 진동 방향을 의미하는 ‘편광’이나, 빛이 나선형으로 꼬이며 진행하는 성질인 ‘궤도 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 OAM)’을 각각 활용하는 연구는 활발히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성질을 하나의 소자에서 서로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광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로 여겨져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은 나노 구조물을 정밀하게 설계해 두 층으로 쌓은 ‘이중층(Bi-layer) 메타표면’을 구현했다. 메타표면은 빛의 진행 방향과 성질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미세 인공 구조 기반의 광학 소자다.
이 소자는 빛의 편광과 꼬임 정도가 결합된 ‘총 각운동량(TAM)’을 마치 복잡한 암호 열쇠처럼 활용한다. 즉, 특정한 방식으로 진동하고 특정한 횟수만큼 꼬인 빛이 들어올 때만 소자가 반응해 숨겨진 정보를 재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겉으로는 동일해 보이는 빛이라도, 정해진 ‘빛의 열쇠’가 없으면 정보를 읽을 수 없어 높은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다.

< 연구 개념도 >
또한 빛의 꼬임 상태(OAM)는 이론적으로 매우 다양한 값을 가질 수 있어, 하나의 빛에 실을 수 있는 정보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하는 초고용량 광통신 기술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한 입체 영상 구현을 넘어, 영상의 각 지점마다 빛의 진동 방향(편광)까지 정밀하게 제어하는 ‘벡터 홀로그램’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벡터 홀로그램은 빛의 세기뿐 아니라 방향 정보까지 포함해 표현하는 고차원 홀로그램 기술이다.

< 입사되는 빛의 조건에 따라 독립적인 세기와 편광 이미지가 생성되는 벡터 홀로그램 >
이번 성과는 그동안 물리적으로 분리하기 어려웠던 빛의 두 가지 핵심 성질(편광과 꼬임)을 하나의 소자에서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실감형 홀로그램, 스마트 글래스,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기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뿐 아니라, 복제가 어려운 보안 라벨과 초고속 광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종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빛의 핵심 성질인 편광과 꼬임을 하나의 독립적인 정보 키로 결합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복제 어려운 보안 시스템과 초고속·초고용량 광학 통신 기술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준교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3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rbitrary Total Angular Momentum Vectorial Holography Using Bi-Layer Metasurfaces, DOI: 10.1002/adma.202519106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집단연구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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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