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KAIST 박선아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박근찬 학생(공동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이규원 석사(포항공과대학교[졸업생], 공동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김강민 학생(제2저자) (왼쪽부터) KAIST 박선아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박근찬 학생(공동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이규원 석사(포항공과대학교[졸업생], 공동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김강민 학생(제2저자)](/_prog/download/?editor_image=/images/000139/001.jpg)
< (왼쪽부터) KAIST 박선아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박근찬 학생(공동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이규원 석사(포항공과대학교[졸업생], 공동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김강민 학생(제2저자) >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비교적 낮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많은 에너지를 빠르게 저장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기존에는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방해꾼’으로 여겨졌던 반응을 오히려 에너지를 더 저장하는 데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는 차세대 물 기반 배터리의 가능성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박선아 교수 연구팀이 금속과 유기 분자가 연결돼 미세한 구멍을 이루는 2차원 전도성 금속-유기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이용해 배터리 안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아연 이온(Zn²⁺)과 양성자(H⁺,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입자)를 차례로 저장하는 새로운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수계 아연이온전지는 물을 기반으로 한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다. 전해질은 배터리 안에서 이온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물질이다. 수계 아연이온전지는 불이 붙을 위험이 비교적 낮고 가격이 저렴하며 환경 부담도 적어, 많은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차세대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아연 이온은 전하가 커 전극 안에서 빠르게 움직이기 어려워,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 빠르게 충·방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양성자는 작고 빠르게 움직이지만, 너무 많이 반응하면 부산물이 생겨 아연 이온의 이동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양성자는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방해꾼’으로 여겨져 반응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연구팀은 발상을 바꿨다. 양성자 반응을 없애는 대신, 아연 이온과 양성자가 저장되는 순서를 조절해 둘 다 에너지 저장에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전극의 미세한 구멍 안에 양성자를 붙잡는 일종의 ‘저장 자리’인 아민(amine) 작용기를 넣었다. 아민 작용기가 특정 전압에서 양성자를 저장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아연 이온이 먼저 저장되고, 그다음 양성자가 추가로 저장되도록 한 것이다.

< 2차원 전도성 MOF 내에서 아연 이온과 양성자의 순차 저장을 통해 고용량 에너지 저장을 구현한 개념도 >
원리는 빈 병에 큰 자갈을 먼저 넣고, 자갈 사이의 빈틈을 고운 모래로 채우는 것과 비슷하다. 비교적 큰 아연 이온을 먼저 저장하고 이후 작은 양성자를 추가로 저장해 하나의 전극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전압이 높은 구간에서는 아연 이온이 먼저 저장되고, 전압이 더 낮아지면 양성자가 추가로 저장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극 소재 Cu₃(HHTATP)₂에서는 이처럼 아연 이온과 양성자가 서로 다른 전압 영역에서 차례로 에너지 저장에 참여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순서다. 양성자가 너무 일찍 반응하면 부산물이 생겨 아연 이온의 이동을 방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연 이온이 먼저 저장된 뒤 양성자가 반응하도록 해 두 저장 과정이 서로 방해하는 것을 줄였다.
개발한 전극 소재는 0.5 A g⁻¹의 조건에서 368.7 mAh g⁻¹의 높은 저장 용량을 기록했다. 쉽게 말해 적은 양의 전극 소재로도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충·방전 속도를 16배 높인 빠른 조건에서도 처음 저장 용량의 절반에 가까운 46.9%를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충·방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 줄어드는데, 이번 전극은 빠른 충·방전에서도 상당한 저장 능력을 유지한 것이다. 또한 500회 이상 빠른 충·방전을 반복한 뒤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다양한 X-선 분석법을 통해 아연 이온이 먼저 저장되고, 이후 양성자가 추가로 저장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또한 양성자를 저장했다가 다시 내보내는 과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다공성 전극 소재에서 고용량과 빠른 이온 수송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분자 수준의 설계를 통해 서로 다른 이온이 저장되는 순서를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차세대 수계 아연 이온 전지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수계 아연이온전지가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 향후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활용되는 물 기반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이미지 (AI생성) >
KAIST 박선아 교수는 “기존에는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방해꾼’으로 여겨졌던 양성자를 오히려 에너지를 더 저장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번 원리를 다양한 전극 소재에 적용해 더 많은 에너지를 빠르게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OSTECH 박근찬 석박통합과정생 및 이규원 석사과정생(졸업)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Chem에 7월 7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 Sequential Zn2+–H+ Storage in a 2D Conductive Metal-Organic Framework for Advanced Aqueous Zinc-Ion Battery DOI: 10.1016/j.chempr.2026.103129
※ 저자 정보 : 박근찬 (공동 1 저자), 이규원 (공동 1 저자), 김강민 (제2 저자), 박선아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기차 배터리를 더 작고 가볍게 만들면서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달리게 할 기술이 개발됐다. KAIST 연구진은 충전된 리튬을 저장하는 흑연 등의 음극재를 없애 무게와 공간을 줄인 ‘무음극 전지’에서, 리튬이 가시처럼 자라 수명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으로 리튬이 고르게 쌓일 자리를 만들고 단단한 보호막이 형성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정희태 교수 공동연구팀이 경북대학교(총장 허영우), 나노종합기술원(원장 박흥수) 연구진과 함께 반도체 소자 제작에 쓰이는 초미세 공정을 배터리에 적용해 ‘무음극 전지’의 수명을 늘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일반적인 리튬이온전지는 충전된 리튬을 흑연 등의 음극재에 저장한다. 반면 무음극 전지는 별도의 음극재 없이 얇은 구리판 위에 리튬을 직접 쌓는다. 음극재가 차지하던 무게와 공간을 줄일 수 있어 같은 크
2026-09-22배터리 속 이온이 움직였다는 신호, 실제로는 울퉁불퉁한 표면 때문에 생긴 착시일 수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처럼 배터리 내부를 잘못 해석하게 만들 수 있는 ‘가짜 신호’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줄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향후 배터리 속 이온의 이동을 더욱 정확하게 분석해 전고체·나트륨이온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의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배터리 나노 분석 과정에서 실제 이온 이동으로 오인될 수 있는 측정 오류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리튬이나 나트륨 이온이 내부를 오간다. 이온이 얼마나 빠르고 원활하게 이동하는지는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더 좋은 배터리를 개발하려면 이온이 내부에서 어
2026-09-07전기차는 빠르게 충전하면서도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을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실제 배터리 내부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3차원 디지털 트윈’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았다. 배터리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전극’ 안의 재료와 빈 공간을 얼마나 넣느냐뿐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급속충전 성능과 수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팀이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팀과 공동으로, 실제 상용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 음극의 내부 구조를 3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급속충전 과정에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원인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배터리 전극은 리튬을 저장하는 흑연, 이를 붙여주는 바인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빈 공간으로 이뤄진다. 배터리를 충전하면 리튬이온이 음극의 흑연 입자 안으로 이동해 저장된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충전하면 일부 리튬이 흑연
2026-08-24KAIST 연구진이 리튬-황 구조배터리, 생체모방형 비행체, 자율비행, 퍼칭(perching) 그리퍼 기술을 하나의 무인비행 플랫폼에 통합한 차세대 국방 감시정찰 드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KAIST 기계공학과 MSC 연구실(김경수 교수, 최근하 연구교수), SRIM 연구실(오일권 교수), MDAM 연구실(김성수 교수), 전기및전자공학부 Ctrl 연구실(장동의 교수), 생명화학공학과 EED 연구실(김희탁 교수)이 참여한 다학제 공동 융합 연구의 결과다. 연구팀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지원을 받아 2020년 12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약 5년간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과제 ‘구조배터리 기반 초고효율 감시정찰 자율비행로봇 개발’을 수행했다. 미래 전장에서 장시간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배터리 기반의 새로운 무인비행체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2026-08-19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 시대를 뒷받침할‘거대한 배터리'의 상용화가 한층 가까워졌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대용량 배터리의 핵심 소재 생산 시간을 67% 줄이는 공정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의 가장 큰 생산 병목을 해결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 연구팀이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유력 후보인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의 핵심 전해질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최근 24시간 끊임없이 가동되는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대용량 ES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는 화재 위험이 거의 없고, 전해질을 담는 탱크만 크게 만들면 저장 용량도 쉽게 늘릴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용 초대형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의‘연료' 역할을 하는 바나듐 전해질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