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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에 정보 새겨지는 ‘찰나’의 비밀 밝혔다
메모리에 정보가 기록되는 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차세대 메모리 소재를 직접 들여다본 결과, 정보를 저장하는 작은 영역이 곳곳에서 새로 생겨나는 동시에 이미 생긴 영역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이론과 달리 두 현상이 함께 일어난다는 것을 규명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차세대 메모리 설계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전기및전자공학부 조병진 교수 연구팀 및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학교(TU Dresden)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는 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HZO)에서 정보가 기록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강유전체’다. 강유전체는 전기를 끊어도 내부의 전기적 방향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질로, 이 방향을 바꿔 0과 1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이때 물질 내부에서 양전하와 음전하가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되는 전기적 상태를 ‘분극’이라고 한다.
연구에 사용된 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HZO)은 반도체 산업에서 널리 사용하는 하프늄 산화물에 지르코늄을 섞어 강유전성을 갖게 한 소재다.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과 함께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 전원을 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강유전체에 전압을 가하면 내부에서는 같은 방향의 분극을 가진 아주 작은 영역인 ‘도메인(domain)’이 변화한다. 도메인은 같은 전기적 방향을 바라보는 원자들이 모여 있는 작은 구역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도메인이 생겨나고 이미 만들어진 도메인이 주변으로 넓어지면서 전체 분극 방향이 바뀌고 정보가 기록된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도메인이 처음 생겨나는 ‘핵생성(nucleation)’과 이미 생긴 도메인이 주변으로 퍼지는 ‘성장(growth)’ 가운데 어느 과정이 메모리 작동을 좌우하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해 왔다. 쉽게 말해 새로운 변화가 여기저기서 시작되는 것과, 이미 시작된 변화가 주변으로 번져가는 것을 각각 중심으로 본 것이다.
특히 HZO처럼 수많은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결정으로 이뤄진 얇은 막인 ‘하프니아계 박막’에서는 두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존의 단순한 모델만으로 실제 메모리의 작동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현미경을 이용해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의 도메인이 전압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직접 관찰하고, 이를 실제 소자 전체에서 측정되는 전기적 변화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정보가 기록되는 동안 새로운 도메인이 곳곳에서 계속 생겨나는 동시에 이미 만들어진 도메인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새로운 변화의 시작’과 ‘이미 시작된 변화의 확산’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하나로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인 ‘동시 핵생성-성장(SNG, Simultaneous Nucleation and Growth) 모델’로 정립했다.
쉽게 말하면 호수 곳곳에 돌을 계속 던지는 것과 비슷하다. 먼저 떨어진 돌에서 생긴 물결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동안 다른 곳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계속 만들어진다. 여러 물결이 동시에 생겨나고 커지며 호수 전체로 퍼지는 것처럼, 메모리 안에서도 새로운 도메인의 생성과 기존 도메인의 확장이 함께 진행되며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나노 수준의 변화와 실제 메모리 소자의 전기적 작동을 하나의 원리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가 단순히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를 넘어, 정보 기록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방식으로 퍼져나가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도메인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과정을 이해하면 소재의 구조나 제조 공정을 조절해 정보 기록이 보다 빠르고 균일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전력 소비를 줄인 비휘발성 메모리와 AI용 뉴로모픽 소자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휘발성 메모리는 전원을 꺼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이며, 뉴로모픽 소자는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전자소자로 구현하는 기술로 저전력 AI 반도체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홍승범 교수는 “전원을 꺼도 전기적 상태를 유지하는 강유전체에 정보가 기록될 때는 작은 변화가 곳곳에서 새로 시작되는 동시에 이미 시작된 변화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며 “이번 연구는 이 두 움직임이 함께 정보 기록을 완성하는 원리를 밝혀낸 것으로, 더 빠르고 안정적인 차세대 메모리를 설계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부얀톡톡 밭조릭(Buyantogtokh Batzorig)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2026년 6월 15일자로 게재됨과 동시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Nucleation-to-Propagation Switching Modes in Ferroelectric Hf0.5Zr0.5O2 Capacitors, DOI: https://doi.org/10.1021/acs.nanolett.6c01580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과제번호: RS-2026-25487626, RS-2026-25468150, RS-2023-00272257).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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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교수, 제22회 경암상 공학 부문 수상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와 나노소재가 스스로 원하는 구조를 만들도록 제어하고, 이를 반도체와 에너지, 로보틱스 등 실제 산업기술로 발전시켜 온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가 ‘제22회 경암상’ 공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우리 대학은 김상욱 교수가 경암교육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22회 경암상 공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경암상은 창의적이고 탁월한 연구 업적으로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한 학자를 발굴하고 그 업적을 예우하기 위해 제정된 학술상이다. 인문·사회,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하며, 각 수상자에게 상금 3억 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김 교수는 ‘나노소재 분자조립’ 분야를 개척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한편, 다양한 산업기술로 발전시킨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대표적으로 고분자 나노소재가 원하는 형태로 스스로 배열되도록 제어하는 직접자기조립(Directed Self-Assembly, DSA) 기술을 선도해왔다. 이 기술은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구현하는 차세대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극자외선(EUV) 기반 반도체 공정의 에너지 사용을 줄일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나노소재 연구를 실생활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데도 힘써왔다. 산화그래핀 원천기술을 창업과 상용화로 연결했으며, 그래핀 기반 인공근육과 단일원자촉매 기술 등을 개발해 나노소재의 활용 가능성을 에너지와 웨어러블 기기, 소프트 로보틱스 등으로 확장했다.
김상욱 교수는 “분자조립 나노소재라는 일관된 연구 방향으로 20여 년간 연구해 온 점을 인정해 주신 것 같다”며 “열정적으로 함께 연구해 온 연구실 졸업생과 재학생들, 언제나 따뜻하게 격려해 주신 선후배 동료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KAIST에서 화학공학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2004년부터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나노소재 자기조립 제어와 실용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경암교육문화재단은 고(故) 경암 송금조 회장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2004년 설립했으며, 2005년부터 경암상을 시상해 올해로 22회를 맞았다.
올해는 김 교수와 함께 인문·사회 부문 장하석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 자연과학 부문 박남규 성균관대학교 종신석좌교수, 생명과학 부문 노성훈 서울대학교 교수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22회 경암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6일 오후 3시 30분 부산 경암홀에서 열린다.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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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진짜·가짜 가린다...복제 어려운 ‘인공 지문’ 개발
빛만 비추면 진짜와 가짜가 드러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나노 입자가 무작위로 모이며 만들어지는 고유한 ‘인공 지문’을 보안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복제는 어렵지만 스마트폰 손전등과 레이저 포인터만으로 간편하게 진위를 확인할 수 있어 위조품 방지와 전자기기 인증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권석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무작위로 만들어지는 ‘콜로이드 나노 패턴(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입자들이 모여 만든 고유한 미세 무늬)’을 이용해 간단한 빛만으로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보안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사이버 공격이 더욱 정교해지고, 미래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체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프트웨어 암호뿐 아니라 제품이나 기기가 가진 고유한 물리적 특징 자체를 보안에 이용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물리적 복제 방지 기능(PUF·Physical Unclonable Function, 똑같이 복제하기 어려운 물리적 특징을 ‘지문’처럼 이용하는 보안 기술)’이다.
사람의 지문이 저마다 다르듯 아주 작은 입자들이 우연히 만들어내는 배열도 매번 달라진다. 같은 재료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도 입자의 위치와 방향까지 완전히 똑같이 재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연구진은 바로 이 차이를 제품이나 기기의 진위를 확인하는 ‘인공 지문’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기존의 고보안 PUF는 이러한 미세한 차이를 읽기 위해 고가의 현미경이나 빛의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전문 장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복제하기는 어렵지만 진짜인지 확인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던 셈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복제는 어렵게, 확인은 쉽게’ 만드는 데 주목했다.
연구팀은 수백 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머리카락 굵기의 약 수만~수십만 분의 1 정도) 크기의 둥근 입자들을 물 위에서 스스로 모이게 했다. 이 과정에서 입자들이 모이는 위치와 방향이 매번 달라 서로 다른 무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이는 작은 알갱이를 바닥에 뿌릴 때마다 서로 다른 모양으로 놓이는 것과 비슷하다. 같은 알갱이를 같은 방법으로 다시 뿌려도 이전과 완전히 똑같은 위치와 방향으로 놓이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이렇게 우연히 만들어진 나노 입자의 배열을 제품을 구별하는 고유한 ‘나노 지문’으로 활용했다.
중요한 것은 이 ‘지문’을 읽는 방법이 간단하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손전등처럼 일반적인 빛을 비추면 나노 입자가 놓인 방식에 따라 고유한 색과 반사 무늬가 나타난다. 레이저 포인터를 비추면 빛이 미세한 입자 구조를 만나 여러 방향으로 퍼지면서 또 다른 고유한 빛의 무늬가 나타난다.
연구팀은 제품마다 이렇게 나타나는 두 가지 빛의 무늬를 미리 등록해 두고, 실제 제품에서 나타나는 무늬와 비교해 진위를 확인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즉 하나의 ‘나노 지문’을 손전등과 레이저라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빛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한 사람을 얼굴과 지문으로 각각 확인하는 것처럼, 하나의 나노 구조를 두 가지 방식으로 확인해 보안성을 높였다.
위조하려면 나노 입자의 구조 자체는 물론, 손전등을 비췄을 때 나타나는 색과 반사 무늬, 레이저를 비췄을 때 나타나는 빛의 무늬까지 모두 똑같이 재현해야 해 복제가 매우 어렵다.
연구팀은 이 나노 구조를 유연한 플라스틱과 금속, 투명 필름, 하이드로겔(물을 많이 머금을 수 있는 부드러운 젤 형태의 소재) 등 다양한 표면에 옮겨 붙이는 데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전자제품과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각각 고유한 ‘하드웨어 신분증’을 부여해 정품 여부를 인증하거나, 명품·미술품·의약품 등의 진위를 확인하는 위조 방지 라벨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투명 필름에도 적용할 수 있어 제품의 디자인이나 외관을 가리지 않는 보안 스티커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김상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제하기 어려운 무작위 구조를 만들면서도 손전등이나 레이저 포인터처럼 간단한 도구로 쉽게 진위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라며 “전자기기 인증과 위조 방지 라벨 등 일상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보안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양건국 박사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임성균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상욱 KAIST 교수와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23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Dual-space visible light authentication toward high security physical unclonable function,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75781-4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InnoCORE 프로그램,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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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신소재 없이 빛의 회전 방향을 마음대로 제어한다
복잡한 신소재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분자의 집단적인 배열을 제어해 빛의 회전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원편광은 빛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바람개비처럼 회전하며 나아가는 특수한 빛으로, 회전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광통신, 보안기술의 핵심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비카이랄 분자를 ‘초미세 바람개비'처럼 배열시키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원하는 방향의 원편광을 구현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학교(총장 김정겸), 아주대학교(총장 최기주),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및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과 공동으로, 대칭적인 비카이랄(Achiral) 액정 분자를 공간적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전기장을 가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카이랄(Chiral) 바람개비 구조를 형성하고, 이를 고분자 나노섬유로 영구적으로 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우리의 왼손과 오른손처럼 거울에 비친 모습과 같지만 서로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성질을 카이랄성(Chirality)이라고 한다. 이러한 카이랄성은 단백질과 DNA 같은 생체분자는 물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광센서, 광통신 등에 사용되는 광학 소재의 핵심 특성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카이랄 광학 소재를 만들기 위해 분자 자체를 비대칭 구조로 복잡하게 합성하거나 많은 양의 카이랄 물질을 첨가해야 했다. 이 때문에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소재 선택의 폭이 제한되며, 넓은 영역에서 하나의 회전 방향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적인 배열이 카이랄성을 만든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같은 종이라도 접는 방향에 따라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의 바람개비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분자에 적용했다. 개별 분자 자체에는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이 없더라도 여러 분자가 특정한 방식으로 집단적으로 배열되면 전체 구조에는 서로 반대되는 카이랄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연구팀은 막대 모양의 분자들이 스스로 초미세 바람개비처럼 모이도록 만든 뒤, 여기에 전체 물질의 1%도 되지 않는 극소량의 카이랄 첨가제를 넣어 모든 바람개비가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유도했다. 이어 이 구조를 고분자 나노섬유 위에 그대로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제작된 구조에 일반적인 발광 물질을 도입하자, 구조의 회전 방향에 따라 서로 반대 부호의 원편광(Circularly Polarized Light) 발광 신호가 나타났다. 이는 발광 분자 자체에 카이랄성을 새롭게 도입하지 않고도 주변 구조의 배열만으로 방출되는 빛의 편광 특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빛을 내는 분자의 화학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고도, 그 주변에 형성된 구조의 배열을 제어해 빛의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쉽게 말해, 같은 레고 블록도 조립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모양이 되듯, 같은 분자도 배열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카이랄 구조와 광학적 특성을 나타낼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다.
윤동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잡한 카이랄 분자의 화학구조가 아닌‘배열 방식'만으로 빛의 회전 방향을 제어한 것이 핵심”이라며 "복잡한 신소재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AR·VR 광학소자, 편광 센서, 광통신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광학 소재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한정연 박사과정은 "기존에는 왼손과 오른손 구조가 함께 생겨 카이랄 특성이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극소량의 첨가제가 회전 방향만 선택하도록 설계해 넓은 영역에서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정연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 논문 제목: Microchiral pinwheel arrays based on achiral molecules, 10.1038/s41467-026-76089-z
※ 저자: 한정연(제1저자), 박원경, 노병일, 후미토 아라오카(Fumito Araoka), 정성욱, 전병학, 유영민, 박윤수, 이경진*, 허정무*, 윤동기*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혁신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노코어(InnoCORE) 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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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스스로 ‘여기 있다’ 알리게 한다...면역·유전자 치료 한 번에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눈을 피해 숨어 살아남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암세포가 스스로 ‘여기 있다’는 위험 신호를 보내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하고, 동시에 유전자 치료제까지 전달하는 새로운 항암 플랫폼을 개발했다. 면역항암과 유전자 치료를 하나의 나노입자로 구현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천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내부에 강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면역원성 세포사멸을 유도하고,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를 세포 안까지 전달하는 ‘나선형 폴리펩타이드 나노입자’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면역원성 세포사멸은 암세포가 죽으면서 주변 면역세포에 위험 신호를 보내 공격을 유도하는 현상이다. 폴리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길게 연결된 고분자 물질을 뜻한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외부 침입자는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암세포는 다양한 면역 회피 전략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감시를 피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은 항암 치료의 가장 큰 한계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에는 나노입자를 이용해 암세포에 약물과 유전자를 전달하고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나노소재의 어떤 특성이 세포에 스트레스를 유도하고 항암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다양한 나노입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나노소재의 성분뿐 아니라 나선형으로 감긴 모양이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양전하를 띠는 4차 아민(세포막과 잘 결합하는 화학 구조)과 나선형 구조가 결합하면 마치 나사처럼 세포막을 파고들어 암세포 내부까지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반면 같은 성분이라도 나선형으로 감기지 않은 입자는 세포 안으로 거의 들어가지 못했고, 면역반응도 유도하지 못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선형 나노입자는 일반 세포보다 막의 전기적 특성이 다른 암세포를 우선적으로 찾아 침투한다. 이후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와 여러 세포 소기관의 막을 교란해 암세포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가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암세포는 죽어가면서 ‘여기 위험한 세포가 있다’는 구조 신호인 손상 연관 분자 패턴(DAMPs, Damage-Associated Molecular Patterns)을 주변으로 방출한다. 이를 감지한 면역세포는 그동안 숨어 있던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을 시작한다. 즉, 암세포가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면역세포에 알리도록 만든 것이다.
이번 나노입자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자 치료제를 실어 나르는 운반체 역할도 수행했다. 일반적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과 작은 간섭 리보핵산(siRNA,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유전 물질)은 세포 안으로 전달하기 어렵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이를 세포질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구아니디늄(Guanidinium, 유전자와 강하게 결합하는 화학 작용기)을 최적의 비율로 도입해 혈액 속에서도 입자가 쉽게 분해되지 않으면서 유전자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운반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흑색종과 대장암 생쥐 모델에서 면역 회피 단백질인 PD-L1(Programmed Death-Ligand 1)을 억제하는 siRNA를 나선형 나노입자에 탑재해 투여했다. 그 결과 종양 성장이 약 70~80% 억제됐으며,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 T세포도 종양 내부로 많이 침투해 항암 면역반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유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소재가 단순히 치료제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암세포가 스스로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만드는 새로운 항암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면역항암과 유전자 치료를 결합한 차세대 치료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이수삼 박사는 "나노소재의 성분뿐 아니라 나선형 구조 자체가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규명했다”며 "이번 연구가 차세대 면역항암 나노소재 설계의 새로운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수삼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에 2026년 5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Helical quaternary amine polypeptide programs membrane stress to drive immunogenic cell death and cytosolic gene delivery for cancer immunotherapy, DOI: 10.1016/j.biomaterials.2026.124337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중견연구지원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의 의과학자해외연수사업, 교육부의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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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C·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인재에 14나노 FinFET 첨단 반도체 공정 최초 지원
우리 대학은 국내 대학 연구실에서도 삼성전자의 14나노 FinFET(Fin Field Effect Transistor, 핀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첨단 공정을 활용해 실제 반도체 칩을 설계·제작하고 성능까지 검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높은 제작 비용과 인프라 한계로 대학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첨단 공정을 교육과 연구 현장에 개방함으로써, 국내 시스템반도체 교육이 이론 중심에서 실제 산업 현장 중심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KAIST 반도체설계교육센터(IC Design Education Center, 이하 IDEC)는 지난 15일 IDEC 동탄교육장에서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14나노 공정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정부 지원사업인 '반도체핵심IP 설계전문인력양성사업'을 기반으로 추진됐으며, 국내 대학원생과 연구자들에게 첨단 공정 기반의 설계와 칩 제작 경험을 제공해 대학의 시스템반도체 설계 교육을 실전 중심으로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1995년 설립된 KAIST IDEC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문인력 양성을 선도해 온 연구센터다. 이번 14나노 공정 지원을 위해 고사양 서버와 첨단 설계 툴을 갖춘 전용 설계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14나노 공정 설계 기술을 지원할 전문 연구인력도 배치해 전국 대학 연구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반도체 칩 제작은 설계한 회로를 실제 웨이퍼에 구현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핵심 과정이다. 그러나 첨단 공정은 높은 제작 비용과 전문 설계 환경이 필요해 개별 대학이 독자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특히 이번에 지원되는 14나노 FinFET 공정은 한 차례 칩 제작에 약 60억 원이 소요되는 첨단 공정으로, 대학에서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기술이었다.
FinFET(Fin Field Effect Transistor, 핀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은 반도체 내부에서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물고기 지느러미(fin)처럼 입체적으로 세운 구조의 트랜지스터 기술이다. 기존 평면 구조보다 전류를 더욱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같은 면적에서도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으며, 스마트폰 AP(Application Processor,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인공지능(AI) 반도체,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고성능 컴퓨팅) 등 빠른 연산과 낮은 전력 소모가 동시에 필요한 첨단 시스템반도체에 널리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연간 MPW(Multi-Project Wafer, 여러 설계팀의 칩을 하나의 웨이퍼에 함께 제작하는 방식)를 통해 ▲14나노 FinFET 공정 1회(48개)를 비롯해 ▲28나노 LPP(Low Power Plus, 저전력 공정) 2회(96개) ▲28나노 FD-SOI(Fully Depleted Silicon-On-Insulator, 완전 공핍 실리콘 절연막 기반 공정) 1회(48개) ▲130나노 BCDMOS(Bipolar-CMOS-DMOS, 바이폴라·CMOS·DMOS를 결합한 고전압 아날로그 공정) 2회(40개) 등 다양한 공정 기반의 칩 제작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총 1,160개의 칩 제작 기회가 국내 대학에 제공되며, 매년 약 600명의 대학원생과 연구자가 실제 칩 설계와 제작·검증 과정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4나노 공정은 2025년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 준비와 공정 안정성 검증을 마쳤다. 이번 협약으로 전국 대학 연구실은 KAIST IDEC이 구축한 첨단 설계 환경을 공동으로 활용해 14나노급 칩 설계와 제작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높은 제작 비용과 설계 환경 구축 부담으로 첨단 공정 참여가 쉽지 않았던 대학 연구 현장에도 실질적인 교육·연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박상훈 상무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전문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우수한 설계 인재를 육성하는 일은 국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인 만큼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인철 KAIST IDEC 소장은 "이번 14나노 공정 지원 협약은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첨단 공정 환경에서 실제 칩을 설계하고 제작·검증까지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산업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스템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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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회로를 물 위에 띄워 옮긴다… 신개념 나노 인쇄술 개발
물 위에 떠 있는 금속 회로를 원하는 표면에 그대로 옮겨 붙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 연구진이 초미세 나노 회로를 식물 잎과 과일은 물론 자동차 곡면과 로봇 표면에도 손상 없이 전사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기술은 스마트 농업과 웨어러블 헬스케어, 생체전자공학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박인규 석좌교수 연구팀이 한국기계연구원(KIMM, 원장 류석현) 정준호 박사팀,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안준성 교수팀과 공동으로 물 위에 띄운 정밀 금속 박막을 다양한 3차원 표면에 그대로 옮기는 ‘수면 부유 나노전사 인쇄’(WF-nTP, 물 위에 띄운 나노 구조물을 원하는 표면에 옮겨 부착하는 기술)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전자소자와 센서 제작에 활용되는 기존 나노전사 인쇄(nTP, 미세 전자회로를 다른 표면으로 옮기는 기술)는 높은 열과 압력, 강한 접착제 또는 화학용매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열과 압력에 약한 생체 조직이나 복잡한 곡면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금속 회로를 물 위에 띄운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고분자(폴리머) 틀 위에 금(Au), 백금(Pt), 팔라듐(Pd), 니켈(Ni) 등의 금속을 매우 얇게 증착한 뒤 플라즈마(이온화된 기체 상태의 고에너지 물질)를 이용해 틀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제거했다. 이 구조물을 물에 넣으면 미세한 틈 사이로 물이 스며들면서 두께 20나노미터(nm, 10억 분의 1미터)의 금속 박막이 원래 형태를 유지한 채 스스로 물 위에 떠오른다.
연구팀은 물 위에 떠 있는 박막 아래로 원하는 물체를 담갔다가 천천히 들어 올리는 ‘국자질(scooping)' 방식으로 금속 회로를 전사했다. 이후 물이 마르면서 발생하는 모세관력(좁은 공간에서 액체가 이동하는 힘)이 회로를 표면에 밀착시키고, 물이 완전히 증발하면 분자 간 인력이 작용해 접착제 없이도 단단하게 고정된다.
특히 연구팀은 물을 강하게 튕겨내는 연잎과 같은 소수성(물을 잘 흡수하지 않는 성질) 표면에도 회로를 성공적으로 전사했다. 물에 소량의 에탄올을 첨가해 표면장력(액체 표면이 수축하려는 힘)을 낮춤으로써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번 기술은 나노 패턴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양한 표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식물 잎과 과일 표면에 부착하는 표면증강 라만 산란(SERS, 극미량의 화학물질을 고감도로 검출하는 분석 기술) 센서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레몬과 오렌지 표면에서 농약 성분인 티람(thiram)을 성공적으로 검출했다. 또한 신축성이 뛰어난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섬유 위에 팔라듐(Pd) 그물망을 전사해 착용 가능한 고성능 수소 가스 센서를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박인규 석좌교수는 "이번 기술은 기존 나노전사 인쇄가 가진 기판의 한계를 뛰어넘어 살아있는 식물 잎이나 피부처럼 민감한 표면에도 접착제와 열 없이 나노 패턴을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농작물을 훼손하지 않고 농약을 측정하는 스마트 농업부터 착용형 건강 모니터링 기기, 생체전자소자, 차세대 로봇 전자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웨어러블 센서와 생체전자공학 분야의 핵심 플랫폼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기계공학과 강병호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6년 3월 30일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 논문명: Versatile water-floated nanostructures for three-dimensional nanotransfer printing, DOI: 10.1038/s41467-026-70902-5
한편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재원으로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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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나노소재 나온다...방사성 오염물질 골라 잡는 신소재 개발 길 열어
방사성 오염물질 제거와 전자파 차폐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 개발의 길이 열렸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양면의 원자 구성이 달라 서로 다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이른바 ‘두 얼굴' 나노소재, 비대칭 맥신(Asymmetric MXene) 제작의 핵심 원료를 세계 최초 수준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류호진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기능성 나노소재인 비대칭 맥신(양면의 원자 구성이 서로 다른 2차원 나노소재) 제작에 필요한 비대칭 층상 세라믹(원자층이 층층이 쌓인 비대칭 구조의 세라믹)을 실험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맥신(MXene)은 전기가 잘 통하고 표면 반응성이 뛰어난 2차원 나노소재로, 에너지 저장장치와 센서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맥신은 양면의 원자 구성이 같은 대칭 구조여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비대칭 맥신은 양면의 원자 조성이 서로 달라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기존 대칭 구조 소재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기능이 발현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방사성 핵종 제거용 흡착 필터와 전자파 흡수·차폐 소재 등 차세대 기능성 소재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대칭 맥신은 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만 존재 가능성이 제시됐을 뿐, 실제 제작에 필요한 원료 물질을 확보하지 못해 구현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엔트로피(High-Entropy·여러 원소를 섞어 새로운 특성을 구현하는 재료 설계 방식) 재료 설계 전략을 적용했다. 티타늄(Ti), 지르코늄(Zr), 하프늄(Hf), 탄탈륨(Ta), 알루미늄(Al), 주석(Sn) 등 6개 원소를 동시에 혼합한 결과, 원자 크기 차이에 의해 바깥쪽 금속 원자층의 조성이 서로 다르게 배열되는 안정적인 비대칭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기존 맥신 원료 소재에서는 보고된 적 없는 새로운 구조 형성 메커니즘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이 합성한 비대칭 층상 세라믹은 화학적 식각(원하는 원자층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공정)을 거치면 양면의 원자 조성이 서로 다른 비대칭 맥신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전구체(최종 소재를 만들기 위한 원료 물질) 역할을 한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이론에 머물러 있던 비대칭 맥신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기존 대칭 구조 소재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방사성 핵종 포집, 전자파 차폐, 센서, 압전소자(압력이나 진동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소자) 등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현재 비대칭 층상 세라믹과 이를 활용한 비대칭 맥신에 대해 한국·미국·일본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실제 방사성 이온 제거 성능과 전자파 차폐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류호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결정학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비대칭 원자 구조를 고엔트로피 재료 설계를 통해 구현한 사례"라며 "향후 방사성 핵종 포집과 전자기파 차폐 등 안전·환경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이민석 박사(現 한국원자력연구원)가 제1저자로 KAIST 성현우 박사(現 한국원자력연구원)가 공저자로 참여했으며,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4월 30일 게재됐다.
※ 논문명: An Asymmetrically Out-of-Plane Ordered MAX Phase as a Precursor for Janus MXenes, DOI : 10.1038/s41467-026-72561-y
한편 이번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원자력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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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저장·운송 한계 극복한다...KAIST, 차세대 암모니아 연료전지 개발
수소 저장·운송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암모니아가 주목받는 가운데, 우리 대학과 공동 연구팀이 암모니아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안정성을 구현한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차세대 수소경제와 무탄소 발전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배중면 교수는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 원장 윤종석) 신태호 박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 권이균) 노기민 박사 공동 연구팀과 함께, 암모니아 기반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PCFC, Protonic Ceramic Fuel Cell·수소 이온을 이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차세대 고효율 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암모니아는 액체 형태로 저장과 운송이 쉬워 차세대 수소 운반체(Energy Carrier·수소를 저장·운반하는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질소(N)와 수소(H)로만 구성돼 있어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대표적인 무탄소 연료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연료전지 내부에서 니켈 기반 소재를 손상시키고 반응 속도를 떨어뜨려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원소를 혼합해 구조 안정성을 높이는 ‘고엔트로피(High-Entropy·여러 원소를 섞어 소재의 안정성과 성능을 높이는 설계 방식)’ 산화물 촉매와, 구동 과정에서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금속 나노입자(Nano Particle·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 금속 입자)를 결합한 새로운 촉매 구조를 설계했다.
이 촉매는 암모니아 환경에서도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뿐 아니라, 암모니아를 수소로 분해하는 반응을 효과적으로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 Density Functional Theory·원자 수준에서 반응 메커니즘을 계산하는 시뮬레이션 기법) 분석을 통해 고엔트로피 산화물 구조가 암모니아 분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낮추고 금속 입자 형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촉매 표면에 스스로 형성된 금속 합금 나노입자는 단일 금속 촉매보다 훨씬 높은 촉매 활성을 보였다. 이를 적용한 연료전지는 700℃에서 단위면적(1㎠)당 2.04W의 최대 출력밀도를 기록했다. 이는 손톱 크기 면적에서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로, 수소 이온(Proton·양성자)을 이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암모니아 기반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또한 600℃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255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기존 촉매에서 나타나던 성능 열화(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 문제도 크게 개선했다.
이강택 교수는 “고엔트로피 산화물과 합금 나노입자의 시너지 구조를 통해 암모니아 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향상시켰다”며 “이번 연구는 암모니아 기반 무탄소 발전 기술과 차세대 수소 에너지 시스템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기계공학과 김동연 박사, 한국세라믹기술원 박동재 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정인철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Nano-Micro Letters(IF: 36.3)에 4월 17일 게재됐다.
※ 논문명 : Entropy-Modulated Oxide–Metal Catalyst Architectures for Direct Ammonia Protonic Ceramic Fuel Cells, DOI :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40820-026-02194-9
※ 논문명 : Entropy-Modulated Oxide–Metal Catalyst Architectures for Direct Ammonia Protonic Ceramic Fuel Cells, DOI :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40820-026-02194-9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과학기술원 InnoCORE 사업,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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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 절단 공포 끝...실시간 진단 ‘스마트 드레싱 패치’ 개발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당뇨성 궤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합병증이다. 공동연구진이 상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드레싱 패치’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박인규 석좌교수 연구팀이 국립한밭대학교(총장 오용준) 하지환 교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 정준호 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총장 토머스 F. 로젠바움(Thomas F. Rosenbaum)) 웨이 가오(Wei Gao)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당뇨성 궤양 관리를 위한 ‘무선·무전원 기반 광전자 다중 모달 센서 패치’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패치는 여러 생체 정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광전자(optoelectronic·빛과 전기 신호를 함께 활용하는 기술) 센서와 기능성 드레싱을 결합한 형태다. 상처 부위의 포도당 농도, 산성도(pH·수소 이온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 온도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환자 스스로 스마트폰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기장을 이용해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섬유를 만드는 전기방사(Electrospinning) 공법으로 기능성 나노섬유 드레싱을 제작했다. 이 드레싱은 당뇨발 환부에서 나타나는 포도당 증가와 산성도 변화에 반응해 색상이 변한다.
즉, 상처 상태가 악화되면 드레싱 색이 달라져 위험 신호를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직 괴사로 이어질 수 있는 이상 징후를 비침습적(non-invasive·피부를 절개하거나 채혈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지하고 장기간 추적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광전자 시스템을 결합해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 패치에 내장된 발광다이오드(LED·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반도체 소자)와 빛을 감지하는 반도체 센서인 포토다이오드(Photodiode)가 드레싱의 색 변화를 빛의 반사율로 측정한 뒤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
이는 일반 카메라 촬영 방식보다 주변 조명 변화 영향을 덜 받아 더욱 정확하고 안정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히 해당 패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짧은 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무선 통신 기술) 기반 유연 회로를 적용해 별도의 배터리 없이 작동한다. 스마트폰을 센서 가까이 대면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작동하며, 측정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즉, 환자와 의료진은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 스마트폰 앱만으로 상처 상태를 즉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눈으로 확인 가능한 직관적 신호와 정량적 전자 데이터를 동시에 제공하면서도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높다. 또한 반복적인 채혈 없이 상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당뇨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인규 석좌교수는 “매일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야 하는 당뇨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연구가 합병증의 선제적 진단 기술로 이어졌다”며 “이번 기술은 향후 당뇨뿐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의 무채혈 진단 기술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조석주 박사와 국립한밭대학교 하지환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에 2026년 3월 26일 게재됐다. 또한 해당 학술지의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Wireless, Battery-Free, Optoelectronic, Multi-Modal Sensor Integrated With Colorimetric Dressing for Diabetic Ulcer Management, DOI: 10.1002/adfm.202532167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알키미스트 사업 및 대전 RISE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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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 나노입자의 역설 최초 규명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
나노소재 분야의 오랜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러 금속을 섞으면 오히려 구조가 망가진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복잡한 조성이 더 균일한 나노입자(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 분의 1 수준의 매우 작은 입자)를 만든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지며 차세대 에너지·촉매 기술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마테오 카르넬로(Matteo Cargnello) 교수팀과 공동으로, 여러 금속을 섞을수록 오히려 더 균일한 나노입자가 형성되는 ‘역설적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나노입자는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되며, 최근에는 성능 향상을 위해 여러 금속을 섞는 ‘다성분(multimetallic)’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구성 원소가 많아질수록 각 원소의 반응 속도가 달라 입자의 크기와 모양이 들쭉날쭉해지는 문제가 발생해, 정밀 제어가 어려운 대표적인 난제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단서로, 금속 원소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입자의 성분이 한 방향으로 모이며 더 균일해지는 ‘성분 집중(Composition-focusing, 여러 금속이 섞일수록 특정 조성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서로 다른 금속 원자들이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먼저 자리 잡은 원자가 이후 들어오는 원자가 더 쉽게 붙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원자들이 무작위로 섞이는 것이 아니라, 층층이 질서 있게 쌓이며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즉, 그동안 나노소재 합성에서 문제로 여겨졌던 복잡한 화학 반응 환경이 오히려 원자들이 정돈된 구조를 이루도록 돕는다는 새로운 원리가 밝혀진 것이다. 이는 여러 금속이 섞인 복잡한 나노소재도 원하는 형태로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 5가지 금속이 포함된 다성분(여러 금속이 섞인) 나노입자 촉매를 제작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에서, 암모니아가 쉽게 분해되지 않아 높은 온도와 빠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촉매가 필수적인 가운데, 현재 산업 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준 재료인 루테늄(Ru) 촉매보다 약 4배 높은 효율을 보였다.
정희태 KAIST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입자 합성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역설적 현상’을 발견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원리를 활용하면 원하는 성능에 맞춰 금속 조성을 설계할 수 있어,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전환 등 에너지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고성능 촉매와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윤지수 박사과정생과 스탠퍼드대학교 오진원(Jinwon Oh)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 정희태 석좌교수와 스탠퍼드대학교 마테오 카르넬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BASF(Badische Anilin- & Soda-Fabrik)와 서울대학교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5월 7일 게재됐다.
※ 논문명: Competitive reactivity drives size- and composition-focusing in multimetallic nanocrystals
※ DOI: 10.1126/science.aea804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 그리고 BAS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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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 원료 만든다'...전환효율 86% 전극 기술 개발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인 에틸렌과 같은 화학물질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기가 흐르며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부위인 ‘전극’ 내부에 물이 스며들어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물은 차단하면서도 전기의 흐름과 촉매 반응을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설계한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해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송현준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은 실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구조인 ‘은 나노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6일 밝혔다.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전해 공정에서는 전극 내부가 전해액으로 가득 차면서 이산화탄소가 반응할 공간이 줄어드는 ‘침수(Flooding) 현상’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였다. 이를 막기 위해 물을 밀어내는 소재를 사용하면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단점이 있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는 등 공정이 복잡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은 막고 전기는 잘 흐르게 하는 ‘3층 구조’ 전극을 고안했다. 이 전극은 물을 튕겨내는 기판 위에 촉매층을 형성하고, 그 위를 은 나노선 네트워크로 덮은 구조로, 전해액의 침수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전기 전달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전극 표면에 사용된 ‘은 나노선’이 단순히 전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화학 반응에도 참여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은 나노선은 이산화탄소를 반응시키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CO)를 생성하고, 이 물질이 인접한 구리 촉매로 전달되며 다음 단계 반응이 이어진다. 이러한 방식으로 두 촉매가 협력해 반응을 진행하는 ‘협동 촉매(탠덤 촉매)’ 시스템이 형성되며, 그 결과 에틸렌과 같은 다중 탄소 화합물 생성이 촉진됐다.
이러한 구조를 적용한 전극은 알칼리성 전해질에서 79%, 중성 전해질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86%의 높은 선택성을 기록했다. 이는 생성물 중 대부분이 원하는 물질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또한 50시간 이상의 장시간 작동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반응을 유지해, 기존 기술에서 나타났던 성능 감소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했다.
송현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은 나노선이 전기를 전달하는 동시에 화학 반응에도 직접 참여한다는 점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이 기술은 앞으로 이산화탄소를 에탄올이나 연료 등 다양한 물질로 바꾸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박종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3월 24일 게재되었다.
※논문 제목: Overlaid Conductive Silver Nanowire Networks on Gas Diffusion Electrodes for High-Performance Electrochemical CO2-to-C2+ Conversion, DOI: http://doi.org/10.1002/advs.75003
※주저자 정보: 박종혁(KAIST, 제1저자), 김성주 박사(KAIST, 제2저자), 한윤경(KAIST, 제3저자), 송현준 교수(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InnoCORE 지능형 수소기술 연구단과 한국연구재단 우수연구자교류지원사업(Brain Link),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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