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개 팔린 그래핀 항균 칫솔 기술 원리 밝혔다
우리 일상에서 옷, 마스크, 칫솔처럼 몸에 닿는 물건의 위생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핀이 세균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인체에는 안전하면서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항균 소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와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공동 연구팀이 산화그래핀(Graphene Oxide; GO)이 세균에는 강력한 항균 효과를 보이면서도 인체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산화그래핀은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은 탄소층(그래핀)에 산소가 붙은 나노 소재로, 물에 잘 섞이고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그래핀의 항균 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자석이 특정 금속에만 붙듯이 산화그래핀은 세균의 막에만 달라붙어 파괴하고, 사람 세포는 건드리지 않는 방식으로 ‘선택적 항균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산화그래핀 표면의 산소 작용기가 세균 세포막에만 있는 특정 성분(POPG)과 선택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세균의 막에만 있는 ‘표적’을 인식해 달라붙고 파괴하는 구조다. 여기서 인지질은 세포를 감싸는 막을 이루는 지방 성분이며, POPG는 이 중에서도 세균에 주로 존재하는 성분이다.
이 원리를 적용한 나노섬유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를 포함한 다양한 병원성 세균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동물 실험에서도 염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해당 소재를 적용한 섬유는 여러 차례 세탁 이후에도 항균 기능이 유지돼 의류, 의료용 섬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였다.
이 기술은 이미 생활 제품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교원창업기업인 (주)소재창조의 원천특허를 통해 출시된 그래핀 항균 칫솔은 1,0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한, 지난 2024년 파리 올림픽 태권도 시범단의 도복에도 이 기술이 적용된 그래핀 텍스(GrapheneTex) 소재가 쓰였으며, 향후 아시안 게임 등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도 신기능성 스포츠 의류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상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래핀이 왜 인체에는 안전하면서 세균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혀낸 사례"라고 설명하며, "이 원리를 활용하면 독한 화학 성분 없이도 안전한 의류는 물론,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나 의료용 섬유 시스템까지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차수진 박사과정과 생명과학과 정주연 석박통합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하고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하였고, 재료 분야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3월 2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 Biocompatible but Antibacterial Mechanism of Graphene Oxide for Sustainable Antibiotics, DOI: 10.1002/adfm.202313583
또한, 나노기술 분야의 세계적 포털사이트인 Nanowerk (http://www.nanowerk.com/)는 이번 연구결과를 ‘산화그래핀은 인체 조직에는 무해하면서 세균을 파괴한다(Graphene oxide destroys bacteria without harming human tissue)’라는 제목의 스포트라이트(Spotlight)로 소개하기도 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R&D)’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슈퍼박테리아 방패 ‘바이오필름’ 무력화 치료 플랫폼 개발
병원 내 감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슈퍼박테리아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이하 포도상구균)’은 기존 항생제에 대한 높은 내성뿐 아니라 강력한 미생물막인 바이오필름(biofilm)을 형성함으로써 외부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에 우리 연구진은 국제 연구진과 함께 미세방울(microbubble)을 이용해 유전자 표적 나노입자를 전달하여 바이오필름을 무너뜨리고 기존 항생제가 무력한 감염증에 대한 혁신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이 미국 일리노이대 공현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포도상구균이 형성한 세균성 바이오필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유전자 억제제를 세균 내부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미세방울 기반 나노-유전자 전달 플랫폼(BTN‑MB)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포도상구균의 주요 유전자 3종<바이오필름 형성(icaA), 세포 분열(ftsZ), 항생제 내성(mecA)>을 동시에 억제하는 짧은 DNA 조각(oligonucleotide)을 설계하고, 이를 탑재해 균내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나노입자(BTN)를 고안했다.
여기에 더해, 미세방울(microbubble, 이하 MB)을 사용해 포도상구균이 형성한 바이오필름인 미생물막의 투과성을 높인다. 연구팀은 두 가지 기술을 병용해, 세균의 증식과 내성 획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중 타격 전략을 구현했다.
이 치료 시스템은 두 단계로 작동한다. 먼저, 미세방울(MB)이 포도상구균이 형성한 세균성 생체막내 압력 변화로 나노입자(BTN)의 침투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어서, BTN이 생체막의 틈을 타 세균 내부로 침투해 유전자 억제제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 포도상구균의 유전자 조절을 일으켜 생체막 재형성, 세포 증식, 그리고 항생제 내성 발현이 동시에 차단된다.
돼지 피부 감염 생체막 모델과 포도상구균 감염 마우스 상처 모델에서 시행한 실험 결과, BTN‑MB 치료군은 생체막 두께가 크게 감소했으며, 세균 수와 염증 반응도 현저히 줄어드는 뛰어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항생제 단독 치료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향후 다양한 내성균 감염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정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항생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 감염에 대해 나노기술, 유전자 억제, 물리적 접근법을 융합해 새로운 치료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전신 적용 및 다양한 감염 질환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주연 학생과 일리노이대 안유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19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 제목: Microbubble-Controlled Delivery of Biofilm-Targeting Nanoparticles to Treat MRSA Infection
※ DOI: https://doi.org/10.1002/adfm.202508291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성윤 교수, 8시간 안에 항생제 조합 성능 확인하는 기술 개발
〈 김승규 연구원, 전성윤 교수 〉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전성윤 교수 연구팀(바이오미세유체 연구실)이 미세유체 칩을 이용해 두 개의 항생제 간 시너지 효과를 8시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의 시너지 효과 검사에 최소 24시간 소요돼 활용이 어려웠던 기존 기술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향후 환자들에게 적절한 항생제 조합치료를 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규 석박사통합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하고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행하는 ‘랩온어칩(Lab on a Chip)’ 3월 21일 자 뒤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On-chip phenotypic investigation of combinatory antibiotic effects by generating orthogonal concentration gradients, 직교 농도구배 형성을 통한 칩 상 항생제 조합 효과 검사)
항생제에 매우 높은 저항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병원 및 관련 기관에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병원균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공식적으로 처음 보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두 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섞어 처리하는 ‘항생제 조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항생제의 종류와 적정한 농도 범위가 큰 영향을 미쳐 정확한 조합을 해야 할뿐더러 치료가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미지의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대상으로 체외 항생제 조합 검사를 통해 적합한 항생제 조합과 농도 범위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기존 검사 방식은 항생제 희석 및 샘플 준비 과정이 불편하고 결과 도출까지 24시간 이상이 걸려 대부분 경험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샘플 양이 수십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한 미세유체 칩을 이용했다.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좁은 미세채널에서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미세유체 칩을 통해 두 개의 항생제 간 농도조합 121개를 단 35분 만에 자동으로 형성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샘플을 아가로스 젤과 섞어 미세채널에 주입해 굳힌 뒤 이를 둘러싸는 미세채널들에 각 항생제가 포함된 시약과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시약을 주입했다.
항생제가 첨가된 채널로부터 항생제가 없는 채널로 항생제 분자들의 확산이 이뤄지고 결국 두 항생제의 조합이 박테리아가 굳혀있는 아가로스 젤에 35분 만에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후 6시간 동안 억제되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항균 원리를 갖는 다섯 종류의 항생제를 두 개씩 조합해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을 대상으로 항생제 조합 효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항생제 짝에 따라 각기 다른 항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검사한 항생제 짝의 시너지 관계를 분류할 수 있었다.
연구팀의 미세유체 칩 기반의 검사 방식은 번거로운 희석과정과 긴 검사 시간으로 인해 불편했던 기존 검사 방식을 크게 개선했다.
이전에도 전 교수 연구팀은 ‘미세유체 칩 기반의 항생제 효능 신속검사 기술’을 개발해 지난 2월 5일 ‘바이오마이크로플루이딕스(Biomicrofluidics)’지에 피처 기사로 게재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그 후속 연구로 미세유체 칩이 차세대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전 교수는 “미세유체 칩의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며 “개발한 미세유체 칩이 상용화돼 실제 현장에서 항생제 조합치료를 위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EEWS 기후변화연구허브사업과 교육부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BK21 플러스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 설명
그림1. Lab on a Chip 표지 이미지
그림2. 본 연구의 미세유체 칩과 분석결과 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