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붓기·암 전이와 관련된 림프관 조절 ‘숨은 증폭 스위치’ 찾았다
림프관은 몸속에 고인 체액을 거두는 ‘배수로’다. 림프관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못 하면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고, 종양 주변에 지나치게 늘어나면 암세포가 퍼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한국 연구진은 림프관을 만드는 단백질들이 짝을 이룬 뒤 다시 서로 모여 신호를 키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모임을 조절하는 방식이 림프관 생성 신호를 높이거나 낮출 치료 전략을 연구하는 데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과학과 김호민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장석복) 이상규 박사 공동 연구팀이 림프관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VEGF-C’와 그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 ‘VEGFR-3’의 결합 구조를 규명하고, 이들이 모여 신호를 증폭하는 원리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VEGF-C가 세포 표면의 VEGFR-3에 결합하면 수용체가 활성화되고, 림프관의 형성과 기능을 조절하는 신호가 세포 안으로 전달된다. 지금까지는 이 과정에서 VEGFR-3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루는 것이 활성화의 핵심 단계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 뒤 신호가 어떻게 더 강해지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단백질의 입체적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초저온전자현미경으로 VEGF-C와 VEGFR-3가 결합한 구조를 살펴봤다. 그 결과,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뤄 만든 복합체들이 다시 옆으로 맞물린 구조를 확인했다. 이는 복합체들이 세포막을 따라 나란히 모이는 새로운 구조적 방식을 보여준다.
쉽게 말해 두 사람이 짝을 이뤄 일을 시작한 뒤, 여러 팀이 모여 힘을 더하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모임이 신호를 키우는지도 실험했다. 복합체끼리 맞닿는 부위를 바꾸거나 빛을 이용해 수용체가 모이도록 조절한 결과, 여러 복합체가 모이는 과정이 신호 증폭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림프관 생성 신호를 조절할 새로운 지점을 제시한다. 앞으로 림프관 생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신호를 높이고, 종양 주변에 림프관이 과도하게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신호를 낮추는 방법을 연구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림프부종 치료나 암 전이 억제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며, 실제 치료에 적용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김호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림프관 생성 신호를 받는 수용체 두 개가 짝을 이룬 뒤, 이렇게 만들어진 여러 짝이 다시 모여 신호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원리를 밝혀낸 것”이라며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림프관 생성 신호의 ‘숨은 증폭 스위치’를 찾아낸 만큼, 향후 림프부종과 암 전이 등 관련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이노코어(InnoCORE) AI-CRED 혁신신약연구단 조령은 박사와 KAIST 생명과학과 안진숙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KAIST 김호민 교수와 IBS 이상규 박사는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9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Structural basis of lymphangiogenic receptor VEGFR-3 activation mediated by distinctive clustering of the ligand–receptor complex, DOI: 10.1002/advs.77728
※ 관련 동영상:
단백질샘플을 초저온 급속 냉동으로 얼리는 Cryo-EM 샘플 준비영상 : https://drive.google.com/file/d/1OGPpkzmZMaWU3oxfswpbcEtt3NzX3n4q/view?usp=drive_link
Cryo-EM 이미지 수집을 위한 그리드 선별과정 영상 : https://drive.google.com/file/d/1Bg6zEPeS9NZDO8zFaj59Fe7L_f8tBWwQ/view?usp=drive_link
KAIST KARA에 구축된 Titan Krios Cryo-EM 장비 : https://drive.google.com/file/d/1c5Wmj44_9taYIW4N_mumg6tT21iOUYNQ/view?usp=drive_link
이번 연구에서 규명된 VEGF-C와 VEGFR-3 복합체 분자 구조 영상 : https://drive.google.com/file/d/198bcFoTb_pv__Ep-MHwcI47G4gv5yisx/view?usp=drive_link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노코어(InnoCORE)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지원사업, NEXUS & CELINE 컨소시엄, KAIST 대규모 융합연구소 운영사업, 기초과학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필요한 곳만 쏙쏙 도핑… 손상 없이 성능 ‘260배’ 끌어올렸다
2차원 반도체 원자층을 완벽히 보호하면서도 저전압 구동 성능을 최대 260배까지 끌어올린 혁신적인 도핑 공정 기술이 개발됐다.
우리 대학 최성율·김용훈·강기범 교수 공동연구팀이 초박막 이중 보호층을 활용해 이황화몰리브덴(MoS2) 2차원 반도체*를 보호하면서 필요한 영역에 선택적으로 고농도 전자 도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이황화몰리브덴(MoS2) 2차원 반도체 : 몰리브덴(Mo) 원자 하나와 황(S) 원자 두 개가 결합하여 층상 구조를 이루는 대표적인 2차원 전이금속 반도체 소재.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 개발사업과 중견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8월 1일 게재됐다.
원자 한 층 수준으로 극도로 얇은 2차원 반도체는 소자를 미세화하더라도 우수한 전기적 제어력을 유지할 수 있어, 기존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저항을 낮추는 필수 도핑 과정에서 기존 방식을 적용하면, 높은 에너지 입자에 의해 원자층 결정 구조가 파괴되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2차원 반도체의 상용화를 위해선 정교한 원자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원하는 영역만 선택적으로 도핑하는 혁신적 공정 기술의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두께가 2nm에 불과한 두 종류의 초박막을 쌓은 이중 보호층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보호층은 플라즈마의 강한 물리적 충격은 튕겨내 방어하면서도, 도핑에 필요한 반응 물질(NHx 활성종*)만 쏙 통과시키는 ‘화학 필터’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반도체의 결정 구조는 깨끗하게 보존하면서도 전자 농도를 크게 높여 접촉저항을 32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출 수 있었다.
* NHx 활성종(Reactive NHx species) : 질소(N) 하나에 수소(H)가 x개(1개 또는 2개 등) 결합하여 화학 반응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의 분자 조각(라디칼 또는 이온)을 의미한다.
특히 전자가 지나가는 길목 중 저항이 문제가 되는 특정 위치만 핀셋으로 집어내듯 선택 도핑하는 ‘영역 선택적 저항 제어’를 구현, 아주 낮은 전압에서도 전류 흐름을 최대 260배나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2차원 반도체의 결정성을 보존하면서 필요한 영역의 저항만 선택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며, 향후 초미세 저전력 논리소자, 모놀리식 3차원 반도체* 및 2차원 CMOS**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모놀리식 3차원 반도체: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만들어 위로 쌓아 올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하나의 실리콘 웨이퍼 위에서 층(Layer)을 직접 차례대로 쌓아가며 소자를 연속으로 제조하는 3차원 집적 기술.
** 2차원 CMOS(2D 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원자 한 층 두께의 2차원 나노소재로 구현한 차세대 반도체 회로 기술
최성율 교수는 “실제 반도체 제조공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도핑 균일성 검증, 공정시간 단축, 극도로 미세화된 소자에서의 도핑 영역 제어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켈란젤로 ‘천지창조’의 고통 500년 만에 풀었다
500여 년 전,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천지창조’를 그리는 4년 동안 얼굴로 쏟아지는 물감과 싸우며 ‘그림이 아니라 고문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제 그 ‘떨어지는 물감’을 붙잡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원리는 천장 그림을 넘어, 기울어진 표면에서 액체막이 무너지는 문제를 해결해 정밀 코팅, 전자회로 인쇄, 3D 프린팅, 우주 환경에서 유체 제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연구팀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쏟아지는 현상의 근본 원인인 ‘중력 불안정성’을 계면유체역학*적으로 재해석하고, 거꾸로 매달린 액체에 소량의 휘발성 액체를 혼합해 이를 제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계면유체역학: 액체 표면에서 작용하는 미세한 힘의 균형과 관련된 역학
왜 미켈란젤로는 그림을 쉽게 그리지 못했을까? 천장에 물감을 바르면 얇은 액체막이 형성되지만, 이 막은 중력 때문에 점차 불안정해지며 결국 떨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목욕탕 천장에서 수증기가 응결되면 얇은 물층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물방울로 모여 떨어진다. 냉장고 내부 천장에 맺히는 물방울 역시 처음에는 얇은 층으로 형성되지만 점차 커지며 아래로 쏟아지려 한다. 이처럼 위쪽 표면에 맺힌 액체가 중력에 의해 무너지는 현상을 ‘레일리–테일러 불안정성(Rayleigh–Taylor instability)’이라 하며, 그동안 중력이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거꾸로 매달린 액체에 소량의 휘발성 액체를 섞는 방법을 제안했다. 휘발성 성분이 증발하면 액체 표면의 농도 분포가 달라지고, 그 결과 표면장력에 차이가 생긴다. 표면장력은 액체 표면이 스스로를 안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으로 물방울이 둥근 형태를 유지하게 만드는 원리다.
표면장력에 차이가 생기면 장력이 큰 쪽이 작은 쪽을 끌어당기며 표면을 따라 흐름이 발생하는데, 이를 ‘마랑고니 효과(Marangoni effect)’라 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표면 흐름이 아래로 떨어지려는 액체를 붙잡아 주며, 중력에 의한 불안정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실험과 이론을 통해 규명했다.
예를 들어, 물 위에 후추 가루를 고르게 뿌려 놓으면 가루는 그대로 떠 있다. 그런데 가운데에 세제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후추가 순식간에 가장자리로 밀려난다. 이는 세제가 닿은 부분의 표면장력이 주변보다 약해지면서, 장력이 더 강한 바깥쪽이 액체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그 결과 표면을 따라 흐름이 생기고, 후추 입자도 함께 이동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휘발성 액체가 증발하면서 이와 같은 표면장력 차이를 만들어냈다. 다만 이번에는 후추를 밀어내는 대신, 액체를 위쪽으로 끌어올려 아래로 떨어지려는 힘을 억제한 것이다.
그 결과, 특정 조건에서는 액체막이 중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유지되었으며, 일부 조건에서는 액적이 떨어지지 않고 액막이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새로운 거동도 관찰됐다. 이는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 액체의 조성과 증발이라는 자연적 과정만으로 중력 불안정성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원리는 정밀 코팅, 인쇄, 적층 공정 등에서 더욱 얇고 균일한 액체막 구현을 가능하게 하며, 기울어진 표면에서도 안정적인 도포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또한 3D 프린팅 공정이나 우주와 같은 특수 환경에서의 유체 제어 기술로도 확장될 수 있다. 미켈란젤로가 500년 전 겪었던 물리적 한계가 이제는 미래 산업 기술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형수 교수는 “그동안 레일리–테일러 불안정성은 중력이 존재하는 한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연구는 액체의 조성과 증발이라는 자연적 과정을 활용해 외부 에너지 없이 중력 불안정성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리는 코팅·인쇄·적층 공정뿐 아니라 우주 환경에서의 유체 제어 기술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기계공학과 최민우 석박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유체역학의 불안정성 제어에 대한 새로운 발견임을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Wiley·와일리)’에 1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표지논문(Frontispiece)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Evaporation-Driven Solutal Marangoni Control of Rayleigh-Taylor Instability in Inverted Films, 주저자 정보: 제 1저자 최민우 석박통합과정, 공동저자 전혜준 박사과정, 교신저자 김형수 교수, DOI: https://doi.org/10.1002/advs.202520343,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 중견 연구 (MSIT: 2021R1A2C2007835)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문어 다리처럼 감싸는 3D 마이크로 LED로 췌장암만 정밀 타격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까다로워 ‘암 중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대에 불과한 대표적 난치암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췌장을 감싸 빛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새로운 초소형 LED 장치를 개발해 췌장암 치료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연구팀이 UNIST 권태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췌장 전체를 둘러싸며 빛을 직접 전달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췌장암은 2기부터 종양 주변에 단단한 방어막(종양 미세환경)이 생겨 수술이 어렵고, 항암제·면역세포도 침투하기 힘들어 치료 성공률이 극히 낮다.
최근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광역동치료(Photodynamic Therapy)가 주목되고 있다. 암세포에만 붙는 약물(광감각제)에 빛을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존 레이저로는 췌장처럼 깊은 장기까지 빛을 전달하기 어려웠고, 강한 빛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문어 다리처럼 자유롭게 휘어지고 췌장 표면에 밀착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를 고안했다. 이 장치는 췌장 모양에 맞춰 스스로 감싸며 약한 빛을 오래·고르게 전달해 정상 조직은 보호하고 암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한다.
실제 살아있는 쥐에 적용한 결과, 3일 만에 종양 섬유조직이 64% 감소했고, 손상됐던 췌장 조직이 정상 구조로 회복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UNIST 권태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광치료의 ‘깊은 조직 전달’ 한계를 뛰어넘었다”며 “난치암을 대상으로 한 면역 기반 치료 전략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이건재 교수는 “췌장암 치료의 가장 큰 장벽인 종양 미세환경을 직접 제거하는 새로운 광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연구팀은 본 기술의 완성도는 확인하였고 AI 기반으로 췌장암 종양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임상 적용을 위한 파트너를 찾아 상용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메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2월 10일 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Deeply Implantable, Shape-Morphing, 3D MicroLEDs for Pancreatic Cancer Therapy
DOI: https://doi.org/10.1002/adma.202411494
저자정보: 김민서 석-박사 통합과정(공동1저자, KAIST), 이재희 박사(공동1저자, KAIST), 이채규 박사 (공동1저자, UNIST), 권태혁 교수 (교신저자, UNIST), 이건재 교수(교신저자, KAIST)
이번 연구는 글로벌 생체융합 인터페이싱 소재 센터(선도연구센터)와 국립암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제작온도 500℃↓전력 생산 2배 ↑...차세대 세라믹 전지 재탄생
AI 시대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기와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PCEC)’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전지는 1,500℃의 초고온 제작 공정이라는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500℃ 이상 낮춘 새로운 제조 공정을 세계 최초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전자레인지 원리와 특정 화학 성분의 ‘화학 증기(chemical vapor)’ 확산 환경을 활용한 ‘'마이크로파+증기 제어 기술' 을 이용해, 기존보다 500℃ 이상 낮은 온도에서 빠르고 단단하게 ‘고성능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신공정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프로토닉 세라믹 전지의 핵심 재료인 전해질에는 바륨(Ba)이 포함되어 있는데, 바륨은 1,500℃ 이상 고온에서 쉽게 날아가 버려 전지 성능 저하의 주범이 되어 왔다. 따라서 낮은 온도에서 세라믹 전해질을 단단하게 굳힐 수 있는 기술이 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증기 확산(Vapor Phase Diffusion)’이라는 새로운 열처리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전지 옆에 특수 보조 소재(증기 발생원)를 배치하고, 여기에 마이크로파를 조사해 증기가 빠르게 확산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온도가 약 800℃에 도달하면 보조 소재에서 나온 증기가 전해질 쪽으로 이동해 세라믹 입자를 단단하게 결합시킨다. 이 기술 덕분에 기존 1,500℃가 필요했던 공정을 단 980℃에서도 완성할 수 있었다. 즉, 전해질 손상 없이 고성능 전기를 ‘낮은 온도’에서 만들어내는 세계 최초의 세라믹 전지 제작 기술이 탄생한 것이다.
이 공정으로 제작된 전지는 600℃에서 손톱만 한 1cm²크기 전지가 2W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했고, 600℃에서 시간당 205mL(작은 종이컵 1컵 정도의 양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소를 생성, 500시간 연속 사용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성 유지라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즉, 제작 온도는 낮추고(−500℃), 작동 온도는 낮추고(600℃), 성능은 2배로 높이고(2W/cm²), 수명은 길게 만든(500시간 안정성) 세계 최고 성능의 전지 기술을 만든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디지털 트윈(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실제 실험에서는 관찰하기 어려운 전지 내부 미세 구조에서의 가스 이동 현상까지 분석하며 기술 신뢰성을 높였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증기를 이용해 열처리 온도를 500℃ 이상 낮추면서도 고성능·고안정성 전지를 만든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AI 시대의 전력 문제와 수소사회를 앞당길 핵심 제조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AIST 기계공학과 김동연 박사, 강예진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IF:26.8)’에 게재되었으며, 지난 10월 29일 표지(Inside front cover)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 논문명: Sub-1000°C Sintering of Protonic Ceramic Electrochemical Cells via Microwave-Driven Vapor Phase Diffusion,
DOI: https://doi.org/10.1002/adma.202506905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그리고 H2 Next Round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빛과 AI로 3D 프린팅 더 튼튼하고 경제적으로
치과 치료부터 복잡한 시제품 제작까지 널리 쓰이는 ‘광경화 3D 프린팅’은 빠르고 정밀하지만 충격에 약해 쉽게 파손되는 한계가 있었다. KAIST 연구진이 이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 의료용 보형물부터 정밀 기계 부품까지 한층 튼튼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미소 교수 연구팀이 광경화 3D 프린팅의 내구성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디지털 광 조형(Digital Light Processing, DLP) 기반 3D 프린팅은 빛으로 액체 레진(고분자 중합체)을 굳혀 정밀한 구조물을 빠르게 제조하는 기술로, 치과·정밀 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기존 사출 성형은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금형 제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반면, 광경화 3D 프린팅은 자유로운 형상 구현이 가능하지만 내구성의 약점이 있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충격과 진동을 흡수하면서도 고무에서 플라스틱까지 다양한 물성을 구현할 수 있는 신규 광경화 레진 소재와 ▲구조물의 각 부위에 최적 강도를 자동 배치하는 머신러닝 기반 설계 기술을 결합해 문제를 풀어냈다.
연구팀은 ‘동적 결합을 도입한 폴리우레탄 아크릴레이트(PUA)’ 소재를 개발해 기존 소재 대비 충격·진동 흡수 능력을 크게 높였다. 또한 빛의 세기를 조절해 하나의 레진 조성물에서 서로 다른 강도를 구현할 수 있는 ‘회색조 DLP’ 기술을 적용, 구조물 내 부위별 맞춤 강도를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인체의 뼈와 연골이 다른 역할을 하며 조화를 이루는 원리에서 착안한 것이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구조와 하중 조건을 분석해 최적의 강도 분포를 자동으로 제안한다. 이를 통해 소재 개발과 구조 설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맞춤형 강도 분배가 가능해졌다.
경제성 또한 주목할 부분이다. 기존에는 다양한 물성을 구현하기 위해 고가의 ‘다중 재료 프린팅’ 기술이 필요했지만, 이번 기술은 단일 소재와 단일 공정만으로 동일한 효과를 내 생산 비용을 크게 절감한다. 복잡한 장비나 재료 관리가 불필요해지고, AI 기반 구조 최적화로 연구개발 시간과 제품 설계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김미소 교수는 “이번 기술은 소재 물성과 구조 설계의 자유도를 동시에 확장한 것”이라며, “환자 맞춤형 보형물은 더 내구성 있고 편안해지고, 정밀 기계 부품도 더욱 견고하게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일 소재·단일 공정만으로 다양한 강도를 구현해 경제성까지 확보한 점이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바이오메디컬, 항공·우주, 로봇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활용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AIST 기계공학과 김미소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KAIST 박사과정 남지수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성균관대 복신 첸(Boxin Chen) 학생도 공동연구로 기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6.8)에 7월 16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학술지 권두 도판(Frontispiece)에도 선정됐다.
※ 논문 제목: Machine Learning-Driven Grayscale Digital Light Processing for Mechanically Robust 3D-Printed Gradient Materials
※ DOI: 10.1002/adma.202504075
본 연구의 성과로 김미소 교수는 2025년 7월 국제 학술 출판사 와일리(Wiley)가 주관하는‘와일리 라이징 스타 어워드(Wiley Rising Star Award)’와 ‘와일리 여성 재료과학상(Wiley Women in Materials Science Award)’을 동시에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와일리 라이징 스타 어워드는 향후 학문적 리더로서의 잠재력을 지닌 신진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며, 와일리 여성 재료과학상은 재료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여성 과학자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권위 있는 상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 BRIDGE 융합연구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차세대 반도체 대응 미세기판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뉴로모픽 반도체로 통증도 느낀다
최근 인간의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뇌를 넘어 첨단 센서와 휴머노이드 분야에 적용가능한 감각신경계 모사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메모리 소자인 멤리스터를 사용하여 통증자극 민감도 조절 기능을 갖는 뉴로모픽 통각수용체 소자를 최초로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 멤리스터(memristor): 메모리(memory)와 저항(resistor)의 합성어로, 전류의 흐름에 따라 저항이 변화하는 전자소자
감각신경계의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는 유해한 자극을 감지해 위험한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다. 특히 통각수용체는 자극이 민감도의 임계치를 넘으면 통증 신호를 발생하여 인체가 자극에서 회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통각수용체의 신호 전달에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Excitatory Neurotransmitter)과 외부 자극에 대한 임계치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Inhibitory Neurotransmitter)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은 흥분 작용과 역균형을 이뤄 신경의 과도한 활성화를 방지하고, 다양한 외부 자극에 적절하게 반응하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가지게 된다. <그림 1> 그동안 이러한 복잡한 감각신경계의 동작을 모사하는 전자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는데, 기존의 연구에서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특성은 쉽게 구현할 수 있었으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에 의한 임계치 조절 특성까지 동시에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이중 전하 저장층 구조를 통해 외부에서의 자극에 대한 임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뉴로모픽 통각수용체 소자를 최초로 개발했다. <그림 2> 두 종류의 서로 다른 전하 저장층은 각각 전도성을 조절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역할과 임계치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을 맡아 통각수용체의 필수적인 기능들인 통증 전달 특성(threshold triggering), 통증 완화(Relaxation), 통증 민감화(Sensitization) 등의 특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림 3> 이는 신경계의 복잡한 기능을 신경계의 동작 원리를 모방하여 단순한 구조의 전자 소자로 구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의의가 있다.
또한, 이 소자는 온도 자극에도 반응하는 온도수용체 특성을 보였으며, 특히 억제성 상태를 제어하여 단일 소자가 고온 범위와 저온 범위를 모두 감지할 수 있는 가변적인 온도수용체 특성을 구현할 수 있었다. <그림 4> 이러한 통각수용체, 온도수용체 소자는 인간을 모방하는 휴머노이드 피부에 적용하여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자극을 감지하는 센서로 활용될 수 있다.
김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흥분성 및 억제성 신호 작용의 특성을 단일 소자에 구현해, 간단한 반도체 기술로 복잡한 생물학적 감각신경계의 특성을 모사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ˮ며 "이처럼 임계치를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은 감각신경계 모사뿐 아니라 임계 스위칭 특성을 활용하는 보안 소자나 차세대 컴퓨팅 소자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김근영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mpact Factor: 29.4)'에 10월 21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종합기술원, KAIST, 그리고 SK 하이닉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 Threshold Modulative Artificial GABAergic Nociceptor, 논문링크: https://doi.org/10.1002/adma.202304148)
웨어러블 압전 센서로 정확한 혈압 모니터링 가능
혈압은 전반적 건강과 뇌졸중, 심장마비의 잠재적 위험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혈압을 간편하고, 연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웨어러블 의료제품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최근 LED을 활용한 웨어러블 혈압 측정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광센서 정확도의 한계로 인해 의료기기 인증 기준을 만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연구팀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가톨릭의대 협력 연구팀이 혈압 측정을 위한 고민감 웨어러블 유연 압전 센서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수 마이크로미터 두께(머리카락 굵기의 백 분의 일)의 초고감도 무기물 압전 박막을 딱딱한 기판에서 고온 열처리 후 유연 기판에 전사하여 혈압 센서를 제작했으며, 피부에 밀착해 혈관의 미세한 맥박 파형에서 정확한 혈압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혈압 센서는 가톨릭 병원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에서 모두 자동전자혈압계 국제 인증 기준인 오차 ±5 mmHg 이하, 표준편차 8mmHg 이하의 높은 기준을 만족했다. 또한, 웨어러블 워치에 혈압 센서를 탑재해 연속적인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됐다.
이건재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웨어러블 워치 형태의 혈압 센서는 신뢰성과 내구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정확하고 연속적인 혈압을 측정할 수 있어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헬스케어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패치 형태의 수면용 혈압 센서를 추가 개발한 후 창업을 통한 기술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플랫폼 소재기술센터, 휴먼플러스 융합연구개발사업 및 바이오/의료 융합 측정 표준기술 개발 재원으로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 호에 3월 24일자 출판됐으며,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유해가스 및 와인을 구별하는 전자 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 개발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양규 교수와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인간의 후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인간의 뇌, 시각 뉴런, 그리고 촉각 뉴런을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각각 개발하는 데 성공했던 연구팀은, 인간의 후각 뉴런과 같이 가스 성분을 인식해 스파이크 신호를 출력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통해 뉴로모픽 기반의 전자코(eletronic nose)를 구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였다.
전기및전자공학부 한준규 박사과정과 강민구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2022년 4월 온라인판에 출판됐으며, 후면 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 Artificial olfactory neuron for an in-sensor neuromorphic nose)
인공지능을 이용한 후각 인식 시스템은 높은 정확도로 가스를 인식할 수 있어 환경 모니터링, 음식 모니터링,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 대부분은 CPU와 메모리가 분리된 구조인 폰노이만 컴퓨터가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므로, 데이터가 CPU와 메모리 사이를 이동할 때 높은 전력이 소모된다. 또한 센서에서 CPU로 데이터가 전송될 때 필요한 변환 회로에서도 추가 전력 소비가 발생한다. 따라서 모바일 또는 사물인터넷(IoT) 장치에 적용되기는 어렵다.
한편, 생물학적 후각 시스템은 감각 세포 자체에서 스파이크 형태로 감각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뇌에서 병렬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낮은 전력 소비만으로 가스를 판별할 수 있다. 따라서 저전력 후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생물학적 후각 시스템을 모방해 센서 단에서 스파이크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인 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기반 뉴로모픽 후각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뉴로모픽 후각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후각 뉴런처럼 화학 신호를 스파이크 형태의 전기 신호로 변환해주는 구성 요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스 센서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연구팀은 반도체식 금속산화물 기반 가스 센서와 단일 트랜지스터 기반 뉴런 소자를 이용해, 가스를 인식해 스파이크 신호를 출력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제작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바탕으로 유해가스를 구분할 수 있는 가스 인식 시스템과 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전자 소믈리에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여러 가지 가스 분자가 섞여 있어 구분이 힘든 와인을 뉴로모픽 시스템을 이용해서 구분할 수 있음을 보인 것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연구를 주도한 한준규 박사과정은 "개발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은 전자코에 적용되어 사물인터넷(IoT) 분야, 환경 모니터링, 음식 모니터링, 헬스케어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며, "이는 `인-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시대를 앞당기는 발판이 될 것이다ˮ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국민위해인자대응기술개발사업 및 반도체설계교육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헬스케어용 액체금속 전자문신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공동 연구팀이 높은 전도도와 내구성을 가지는 액체금속 복합체를 이용해 건강 모니터링 및 치료를 위한 개인 맞춤형 전자문신을 즉석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기존의 전자문신 (e-tattoo)은 주로 얇은 박막 위에 전도성 물질을 패터닝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소자를 일률적인 공정을 통해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시술자의 요구를 즉석에서 반영할 수 없었다. 또 기판의 존재로 인한 제한된 신축성과 통기성은 사용을 제한하는 단점이 있었다. 나아가서 기존의 비싸거나 상대적으로 전도성이 낮은 신축성 재료들과 달리 금속처럼 전도성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료를 이용해야 전자문신의 적용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액체금속 복합체 기반의 현탁액(suspension)을 이용해 전자문신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전도성이 우수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생친화성도 우수한 갈륨기반의 액체금속을 백금으로 기능화된 탄소나노튜브와 함께 팁소니케이션을 통해 현탁액을 만들어 전자문신에 사용될 수 있는 잉크를 제작하였다. 추가로 연구팀은 잉크의 용매로 에탄올을 이용하여 높은 습윤성과 입자간의 낮은 전기적 반발력, 그리고 빠른 증발을 가능하게 하여 10초 이내에 피부 위에 발릴 수 있는 전자문신을 개발하였다.
피부에 증착된 전자문신은 높은 전도성, 내구성, 신축성 및 생친화성을 가져 사용자의 신체에 맞춰 최적화된 생체전극으로 사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전자문신을 피부에 증착하여 생체의 심전도신호 (ECG)를 측정하거나 근육에 전기자극을 전달할 수 있는 생체전극을 제작했다. 또한 액체금속 복합체가 빛에 반응하여 열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photothermal effect)을 이용하여 물리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빛-열 전환 패치도 제작하는데 성공하였다. 나아가서 액체금속 복합체에 효소를 부착하여 땀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바이오마커인 포도당(glucose), 젖산(lactate), 알코올(ethanol)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바이오 센서로서의 가능성도 구현하였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이건희(스티브 박, 정재웅 교수 공동 지도) 박사과정, 우희진 석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 버전에 6월 14일 字 출판됐다. (논문명: Personalized electronic tattoo for healthcare realized by on-the-spot assembly of intrinsically conductive and durable liquid-metal-composite)
스티브 박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액체금속 입자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액체금속-탄소 복합체 기반 현탁액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ˮ라고 말했다. 정재웅 교수는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각광받고 있는 맞춤형 전자소자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의미있는 결과ˮ 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자기기 도움 없이 실시간 체온 모니터링 가능한 초고감도 센서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온도에 감응하는 색 변화 염료를 전기방사 기술을 통해 나노섬유 멤브레인(얇은 막)에 적용해 인간의 체온(31.6~42.7℃)을 색 변화를 통해 육안으로 손쉽게 감지할 수 있는 초고감도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
색 변화식 센서는 오직 육안으로 센서의 물리화학적 변화(온도, pH 등)를 감지할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의 상용화된 필름(film) 타입의 온도 감응 색 변화 센서는 염료의 색상이 필름 내부에 갇혀 외부로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아 색 변화 감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본 연구팀은 넓은 비표면적과 높은 기공도를 나타내는 나노섬유 멤브레인에 온도 감응 색염료를 효과적으로 결착해 기존의 필름 타입의 색 변화 멤브레인 대비 인간의 체온 범위의 온도에서 색 변화 민감도를 최대 5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개발된 센서는 특히 휴대가 가능한 개인 헬스케어 진단기기로 별도의 전자기기의 도움 없이 실시간 체온 모니터링이 가능한 센서다.
전기방사 기술을 이용해 합성된 다공성 나노섬유 멤브레인은 필름 타입의 센서 대비 매우 높은 기공도(~95%)와 10배 이상 높은 빛 투과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나노섬유 멤브레인에 결착된 염료의 색을 효과적으로 외부로 전달할 수 있어, 연구팀은 색 변화 센서 감도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기존에 주로 보고됐던 무정렬(random) 나노섬유 멤브레인 뿐만 아니라 전기장을 조절해 정렬(aligned)된 나노섬유 멤브레인 및 개별 섬유 가닥들이 초고밀도로 나선상으로 꿰어진 나노섬유 얀(yarn) 구조의 온도 감응형 색 센서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나노섬유의 밀도와 기공 구조를 더욱 세밀하게 조절해 색 변화 강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김일두 교수는 "기존에 활용되는 필름 타입의 멤브레인이 아닌 진보된 전기방사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나노섬유 멤브레인의 밀도와 정렬 방향을 조절해 온도 감응 색 변화 센서의 반응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ˮ며 "정렬된 나노섬유 및 얀 타입의 나노섬유 멤브레인을 활용해 마스크, 팔찌, 또는 몸에 붙이는 패치(patch) 타입의 웨어러블 온도 감응 색 변화 센서로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ˮ라고 말했다.
그리고 "저비용, 대량생산이 가능한 전기방사 기법을 활용했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큰 기술이며, 누구나 손쉽게 스스로 체온을 육안으로 진단할 수 있는 자가 진단 기기의 진보는 개인의 지속적인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ˮ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공동 제1 저자인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동하 박사(現 MIT 박사후 연구원)와 배재형 박사(우리 대학 신소재, 現 하버드 대학 박사후 연구원)의 주도하에 진행됐으며,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6월호에 앞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물과 산소로 햇빛을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촉매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 연구팀이 물과 산소만으로 햇빛을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촉매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주로 소독, 염색, 산화제, 의약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로켓 추진연료 등 다양한 산업군에 쓰이는 유용한 자원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구조체 촉매는 빛을 흡수해 산소 분자를 과산화수소 분자로 선택적으로 환원시키며, 지구에 풍부하고 친환경적인 물을 산화제로 이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원천기술이다.
이 기술은 현재 공정에서 이용되는 고가의 팔라듐 촉매보다 각각 1,500배, 4,500배, 115,000배 저렴한 코발트, 티타늄, 철 산화물을 이용했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를 유발하는 유기화합물 없이 물과 산소, 햇빛만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특성을 가진다.
김건한 박사(現 옥스포드 대학교 화학과,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졸업)가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우리 대학 화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한 강정구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IF 29.37)' 2월 25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Triphasic metal oxide photocatalyst for reaction site-specific production of hydrogen peroxide from oxygen reduction and water oxidation)
현재 과산화수소 생산은 대부분 `안트라퀴논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이 공정은 고압의 수소 기체와 값비싼 팔라듐 기반 수소화 촉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경제성과 안전성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반응 중에 이용되는 유기 오염 물질이 방출되기 때문에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
반면,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산소를 과산화수소로 환원시키는 광촉매는 물리적으로 반도체 특성을 갖는 전이 금속산화물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팔라듐 촉매보다 수 천배 이상 저렴하다. 또한, 지구에 풍부한 산소로부터 태양에너지를 통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특성을 가진다. 하지만 기존 과산화수소 생산 광촉매는 산소로부터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전자를 전달하는 산화 반응에 과산화수소보다 더 비싼 알코올류의 산화제를 첨가해야 했다. 또한, 생산된 과산화수소가 광촉매 표면에서 빠르게 분해돼 촉매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강정구 교수 연구팀은 고가의 팔라듐 촉매보다 훨씬 저렴한 코발트, 티타늄, 철 산화물을 요소-수열 합성법을 통해 나노 구조화했다. 두 가지 이상의 금속 조합을 갖는 금속산화물의 경우, 일반적으로 각기 다른 금속이 혼합되어 한 가지 구조의 상을 형성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코발트 전구체의 비율을 높여 철과 코발트 산화물을 분리한 후, 2가 철 산화물의 화학적 비안정성을 이용해 티타늄 산화물과 다시 분리함으로써, 각기 다른 세 가지 금속 산화물이 각자의 산화물 상으로 분리되어 형성되는 삼상 산화물 (Triphasic metal oxide)을 합성했다.
삼상 산화물 광촉매는 2차원적으로 넓은 나노시트(nanosheet) 형태의 코발트 산화물이 있고, 그 위에 코어-쉘(core-shell) 구조를 가진 철 산화물-티타늄 산화물 나노입자가 배열된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또한, 연구팀은 김형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코어-쉘 구조의 나노입자는 효율적으로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흡수해 전자를 전달함을 계산 과학을 통해 입증에 성공했다.
코발트 산화물은 기존 물 산화 반응 촉매로 가장 잘 알려진 물질이기 때문에, 물 분자를 흡착해 산소로 환원하고 전자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즉, 물을 산화제로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광촉매에서 이용하는 알코올류를 이용하지 않고도 환원 반응점(reduction reaction-site)으로 원활한 전자전달을 할 수 있다. 한 편, 철 산화물-티타늄 산화물 코어-쉘 나노입자는 각각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흡수할 수 있어 효율적인 방법으로 태양광을 흡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산소 흡착 능력이 우수해 반응물인 산소 분자를 선택적으로 흡착할 수 있다.
또한, 구조적으로 코발트 산화물 나노시트 위에 배열되어 있어, 물 산화 반응에서 생긴 전자를 철 산화물이 받아 효율적으로 티타늄 산화물에 전달해 산소 환원 반응을 통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과산화수소는 환원점과 산화점이 분리돼있는 광촉매의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분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농축되는 특성을 가진다.
강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적인 이 기술은 수소 분자와 유기물질을 이용하지 않아 안전성이 뛰어나고, 비교적 값이 저렴한 전이 금속산화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나다ˮ라고 소개하면서 "3가지 상의 각 구역에서 산소 환원 반응, 전자-홀 수송, 그리고 물 산화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광촉매에서 문제가 되고 있던 과산화수소 분해 문제나 알코올 산화제 이용 문제에서 벗어나며 이를 통한 높은 촉매 효율은 기존에 가장 효율이 높다고 알려진 귀금속계 촉매보다 수 천배 저렴할 뿐만 아니라 약 30배 정도 높은 생산성능을 가져 광촉매를 통한 과산화수소 생산의 상용화에 이바지할 것이다ˮ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하이브리드인터페이스기반 미래소재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