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메탈전지 화재 위험·부피·무게 모두 잡았다
리튬메탈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고에너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불이 잘 붙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화재 위험이 높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유연성을 가진 ‘유기 고체 전해질’이 제시되었으나, 상온에서 리튬 이온의 전달 속도가 느려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한국 연구진이 리튬 이온 이동성 100배 향상시키고 상온에서 작동하는 고체 전해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28일, 화학과 변혜령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손창윤 교수팀과 공동으로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유기 고체 전해질 필름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구멍이 일정하게 배열된 다공성 구조의 ‘공유결합유기골격구조체(COF, Covalent Organic Framework)’라는 신소재를 이용해 머리카락 굵기의 약 1/5수준(두께 약 20μm)의 고체 전해질을 제작했다.
이번에 개발된 COF 전해질은 202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금속유기골격체(MOF, Metal Organic Framework)와 유사한 다공성 결정성 구조를 가지지만, 전지 구동 환경에서 화학적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리튬 이온을 전달하는 기능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정교하게 배치해, 기존에는 높은 온도에서만 이동하던 리튬 이온이 실온에서도 기능기를 따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를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고체 전해질 구조를 구현했다.
특히 연구팀은 리튬 이온이 쉽게 떨어져 나오고(해리) 이동할 수 있도록 ‘이중 설폰산화 기능기’를 나노 기공에 도입해, 리튬 이온이 가장 짧은 직선 경로를 따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분자동역학(MD) 시뮬레이션 결과, 이러한 구조는 리튬 이온이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낮춰, 적은 에너지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실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이번에 만든 전해질 필름은 스스로 가지런히 배열되는 ‘자가조립(Self-assembly)’ 방식으로 만들어져, 표면이 매우 매끄럽고 구조가 균일하다. 덕분에 리튬 금속 전극에 빈틈 없이 잘 달라붙어, 이온이 전극 사이를 오갈 때 더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 결과, 개발된 전해질은 기존 유기계 고체전해질보다 리튬 이온 이동 속도가 10~100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리튬메탈 기반 리튬인산철(LiFePO₄) 전지에 적용한 결과, 300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한 후에도 초기 용량의 95% 이상을 유지했으며,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는 높은 안정성(쿨롱 효율 99.999%)을 입증했다.
변혜령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온에서도 빠른 리튬 이온 이동이 가능한 유기 고체전해질을 구현해 리튬메탈전지의 상용화에 한 걸음을 앞당긴 성과”라며, “무기 고체전해질과 하이브리드 형태로 결합할 경우 계면 안정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는 KAIST 화학과 최락현 대학원생이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2025년 10월 5일자) 에 게재됐다.
※논문명: Room-Temperature Single Li⁺ Ion Conducting Organic Solid-State Electrolyte with 10⁻⁴ S cm⁻¹ Conductivity for Lithium Metal Batteries, DOI: 10.1002/aenm.202504143
이번 성과는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의 Frontier Research Laboratory (FRL) 및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KAIST, 암세포에만 약물 전달 가능한 클라트린 조립체 개발
암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을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 단백질 조립체는 암 치료를 위한 약물 전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단백질 조립체를 약물 전달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암세포를 인식하는 단백질과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약물을 단백질 조립체에 효과적으로 접합시키는 기술, 즉 기능화(functionalization) 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단백질 조립체의 경우 기능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효율이 낮으며, 대부분 작은 크기의 화학 약물(chemical drug)의 적용에만 한정되어 실제 사용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학성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클라트린 조립체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생체 내 클라트린이라는 단백질 조립체는 세포 안에서 자가조립(self-assembly)되어 물질을 효율적으로 수송(endocytosis)한다. 클라트린 조립체는 먼저 3개의 중쇄(heavy chain)와 3개의 경쇄(light chain)가 결합하여 트리스켈리온(triskelion)이 만들어지고, 이후 트리스켈리온이 자가조립 되어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에 착안하여,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하기 위해 암세포 인식 단백질과 독소 단백질의 기능화가 용이하도록 클라트린 사슬을 설계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클라트린 조립체(clathrin assembly)를 얻었다. (그림 1)
개발된 클라트린 조립체는 원 포트 반응(one-pot reaction)으로 두 종류의 단백질(암세포 인식 단백질과 독소 단백질)을 동시에 높은 효율로 접합시킬 수 있어, 향후 약물 전달, 백신 개발 및 질병 진단 등을 포함한 생물 의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종양 표지자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를 인식하는 단백질을 사용하여,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었다. EGFR을 인식하는 단백질로 기능화된 클라트린 조립체는 결합증대 효과(avidity effect)로 인해, 기존보다 무려 900배 이상 향상된 결합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독소 단백질을 연결한 클라트린 조립체를 세포에 처리했을 때, 정상 세포에는 영향이 없으나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사멸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홍식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에 지난 2월 22일 자 19권 8호에 출판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그림 2) (논문명 : Construction and Functionalization of a Clathrin Assembly for a Targeted Protein Delivery)
제1 저자인 김홍식 박사는 "클라트린은 기능화가 어렵고 포유류의 세포로부터 추출해서 얻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적용이 제한되었다”라며 “이번 연구에서 새로 설계한 클라트린 조립체는 한 번의 반응으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단백질로 기능화할 수 있고, 대장균에서 생산 가능하여, 생물 의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는 단백질 조립체 응용 기술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박사양성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소금, 자가조립 나노캡슐 소재로 쓰이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와 박광석 박사과정이 소금의 결정화 프로세스를 표면장력 효과로 제어해 나노 및 마이크로 캡슐을 제작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를 `결정 모세관 오리가미 기술(Crystal Capillary Origami Technology)'이라고 칭한다.
최근 나노물질 자가 조립기술은 기능성 고분자, 바이오 재료 분야 및 반도체 나노 구조체 제조 등에 활용되는 등 바이오기술(BT) 및 정보통신기술(IT) 분야와 서로 기술적으로 융합 발전되고 있어, 미래 산업에 미칠 경제적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어 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인 자가 조립기술은 미리 정해진 기본 유닛을 이용하는 상향식 (bottom-up approach) 기술 방법이다. 보통 폴리머나 콜로이드 등을 이용해 최종 형태를 구성하게 되고, 이 기술은 분자 수준부터 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폭넓은 길이 차원에 적용할 수 있다.
자가 조립기술을 이용하면 나노캡슐을 제작할 수 있는데 공정 특성상 캡슐화를 위해서 경화 과정이 필수적이라 제작공정이 간단하지 않다.
김형수 교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네랄이 있을 텐데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특정 소금들과 같이 기본 결정 구조가 얇고 잘 휘는 성질의 결정을 발견해서 활용할 수 있으면 이멀젼(유화액)이나 액적(물방울) 내부에 원하는 물질을 자발적이고 효과적으로 가둘 수 있다ˮ라고 설명했다.
기계공학과 박광석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적 권위 학술단체 영국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의 저명학술지 나노스케일(Nanoscale) 誌에 9월 10일 字 게재됐고,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핵융합기초연구사업(NRF-2021R1A2C2007835)과 삼성전자 산학협력 과제 (IO201216-08212-01)의 지원을 부분적으로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 Crystal capillary origami capsule with self-assembled nanostruct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