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안전선 이미 넘었다”...탄소 배출 한계 두 배 초과
지구는 무한하지 않다. 일정 수준을 넘는 오염은 기후와 생태계를 위협한다. 과학자들은 이를 막기 위해 ‘플래니터리 바운더리(Planetary Boundaries)’라는 지구 안전선을 제시해 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기후변화와 질소 오염을 같은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결과, 현재 탄소 배출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두 배 이상 넘은 상태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은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가 미국 에너지부 산하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PNNL)의 폴 울프람(Paul Wolfram) 박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한계를 기존의 ‘탄소 총량(저량, stock)’ 기준에서 질소·인 오염과 같은 ‘연간 배출량(유량, flow)’ 기준으로 재산정했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기후변화는 대기 중에 얼마나 CO₂가 쌓였는지(저량)를 기준으로 평가해 왔다. 반면 질소·인 오염은 1년에 얼마나 배출되는지(유량)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서로 다른 잣대를 사용하다 보니 어떤 문제가 더 심각한지 공정하게 비교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탄소 역시 질소와 동일한 ‘연간 배출량’ 기준으로 다시 계산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C 이내로 제한하는 조건에 맞춰 분석한 결과,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연간 CO₂ 배출 한계는 약 ‘4~17기가톤(Gt CO₂/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인류의 연간 배출량은 약 ‘37기가톤(Gt CO₂/년)’에 달한다. 이는 지구의 안전 작동 범위를 두 배 이상 초과한 수준이다.
전해원 교수는 “탄소 배출을 질소 오염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훨씬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며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환경 문제를 동일한 기준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정책 우선순위를 보다 명확히 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와 질소·인 오염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 전략 수립의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노력을 한층 더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전해원 교수와 폴 울프람(Paul Wolfram) 박사가 공동 교신으로 총괄하였으며, 미국 PNNL 연구원 하싼 니아지(Hassan Niazi)와 페이지 카일(Page Kyle) 등이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인어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2월 16일 자 게재되었다.
※ 논문명: Ensuring consistency between biogeochemical planetary boundaries, DOI: https://doi.org/10.1038/s41893-026-01770-6
이 연구는 AI기반 기후-인간 상호영향 차세대 통합평가모델 개발(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전 교수는 3월 5일 자 사이언스(Science) 기고문 ‘지구 기후의 안정화를 위한 36가지 방법’에서 지난 20년간의 기후테크 발전을 재조명했다. 인류가 필요한 기술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충분히 빠르게 적용하지 못해 기후위기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탈탄소화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고문: Thirty-six solutions to stabilize Earth’s climate, 기고문 링크: https://doi.org/10.1126/science.aed5212
KAIST-프린스턴대, 기후위기 대응 ‘넷제로 코리아’ 공식 출범
우리 대학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앤드링거 환경·에너지 연구센터와 탄소중립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넷제로 코리아(Net-Zero Korea, 이하 NZK)’ 프로젝트를 공식 출범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현장에서 발표됐으며, 구글의 시드펀딩으로 시작된다.
NZK 프로젝트는 단기적으로 한국의 에너지 및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 전환을 가속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한 한국의 에너지시스템 모델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너지 시스템 모델링은 청정에너지로과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을 연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이번 연구는 프린스턴대가 2021년 발표해 주목을 받은 ‘넷제로 아메리카(Net-Zero America)’ 프로젝트의 선도적 모델링 방법론을 KAIST의 통합평가 모형 연구와 접목하여 한국 실정에 맞게 적용할 계획이다.
넷제로 코리아 프로젝트는 구글, KAIST, 프린스턴대학교의 재원으로 추진된다. 이번 연구는 지역별 토지 이용 변화부터 일자리 창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를 정밀 분석하고, 그에 따른 에너지·산업시스템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한 모델링을 수행한다. 특히 KAIST는 국제무역 영향을 통합한 최적화 기반 오픈소스 에너지·산업시스템 모델을 개발해 글로벌 학계와 정책 연구에 기여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모델링 연구의 핵심은 ‘넷제로 아메리카(Net-Zero America)’에서 주목받았던 정밀한 분석과 현실적 접근 방법을 한국에 적용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높은 공간적·시간적·부문별·기술적 해상도로 에너지와 산업시스템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하고, 지역별 토지 이용 변화, 자본 투자 규모, 일자리 창출, 대기오염에 따른 건강 영향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 대학 연구팀은 호주, 브라질, 중국, 인도, 폴란드 등 세계 주요 연구기관과 국가 단위 탈탄소화 모형 연구를 수행해 온 프린스턴대 연구진과 협력하여,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 대학은 한국에 특성화된 글로벌 통합평가모형(IAM)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화 기반 오픈소스 에너지·산업시스템 모델에 국제무역 영향을 통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주도할 예정이다. 무역이 경제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해 기존의 국가 단위 에너지 모델링 한계를 보완하고자 한다.
프린스턴대 측 연구책임자인 웨이 펑(Wei Peng) 교수는 "KAIST의 세계적 수준 통합평가 모델링 전문가들과 협력을 통해 매크로에너지 모형과 통합평가 모형의 장점을 접목한 새로운 연구를 통해 한국처럼 무역이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많은 국가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아 가웰(Antonia Gawel) 구글 파트너십 담당 디렉터는 “KAIST와 프린스턴대가 한국에서 진행하는 이번 의미 있는 연구를 지원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는 2030년까지 당사 공급망 전반에서 넷제로 배출을 달성하려는 구글의 목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해원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는 “넷제로 연구를 선도해 온 프린스턴 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달성에 과학적인 근거 기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형 총장은 “KAIST는 프린스턴대학교와 미국과 한국의 대표 연구기관으로 손잡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과학 기반 정책 지원 체계를 공동 구축한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이번 협력은 한국 사회의 탄소중립 달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에도 중요한 기여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기후 위기 대응, 농경지 12.8% 줄여 식량 위기 경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협력과 강력한 기후변화 감축 목표 설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제 공동연구진이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이 실제로는 전 세계 농경지 면적을 약 12.8% 줄여 식량 위기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대학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페이차오 가오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파리협정의 1.5도 목표 달성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일 밝혔다.
연구팀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 정책이 전 세계 농경지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분석했다. 5제곱킬로미터(㎢) 단위로 전 세계 토지 변화를 예측했고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1.5도 시나리오에서 농경지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으나, 연구팀은 기후 정책이 분야 간에 미치는 영향과 토지 이용 강도를 함께 고려하면 전 세계 농경지가 12.8%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남미는 24%나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고, 전체 농경지 감소의 81%가 개발도상국에 몰릴 것으로 분석됐다.
더 큰 문제는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이 12.6% 줄어들어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식량 생산 대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농산물 수출 능력이 각각 10%, 25%, 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해원 교수는 “전 세계적 탈탄소화 전략을 세울 때는 여러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만 집중한 나머지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큰 맥락을 보지 못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개발도상국은 농경지가 줄어들고 수입 의존도는 높아지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어, 탄소중립을 이루면서도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한 국제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 대학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송창칭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3월 24일자로 게재되었고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논문명: Meeting the global 1.5-degree goal could result in large-scale heterogeneous loss in croplandsHeterogeneous pressure on croplands from land-based strategies to meet the 1.5 °C target, DOI. https://doi.org/10.1038/s41558-025-02294-1)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와 중국 베이징사범대학교, 북경대학교,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참고로, 본 연구팀은 2021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첫 연구를 통해 현재 감축안으로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유지할 확률이 11%에 그친다는 사실을 밝혔고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경우에도 2도 이상 기온이 오를 확률을 예측했다.
※ Ou et al. 2021. Can updated climate pledges limit warming well below 2 degrees C? Science, 374(6568)
이어 2022년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된 두 번째 연구에서 연구팀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한 세 가지 핵심 전략은 첫째, 2030년까지 각국의 단기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둘째, 2030년 이후 탈탄소화 속도를 기존 연평균 2%에서 최대 8%까지 높이며, 셋째, 각국의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최대 10년까지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030년 이후로 목표 상향을 미루면 1.5도 달성이 가능하더라도 수십 년간 지구 온도가 크게 오르는‘오버슈트’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Iyer et al. 2022. Ratcheting of climate pledges needed to limit peak global warming. Nature Climate Change, 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