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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에 반응해 말랑·딱딱 변하는 전자잉크 나왔다
스마트폰 같은 딱딱한 전자기기는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지만 착용시 불편함을 주는 반면, 얇고 유연한 웨어러블 기기는 착용감은 뛰어나지만 부드러운 특성 때문에 정밀한 조작에 한계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온도에 따라 딱딱함과 부드러움을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액체금속 전자잉크’를 개발해, 가변강성을 갖춘 전자기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박성준 교수 연구팀,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마이크로 스케일(머리카락보다 얇은 구조)의 미세 선폭 회로 인쇄가 가능하고 온도에 따라 딱딱함과 부드러움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액체금속 전자잉크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잉크는 정밀한 인쇄가 가능한 물성과 우수한 전기전도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딱딱함과 부드러움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전자소자를 상온에서 정밀 제작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 전자잉크는 상용 인쇄회로 기판(PCB) 수준의 복잡한 고해상도 다층 회로 인쇄가 가능하며, 완성된 전자기기는 온도에 반응해 딱딱한 형태를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전자기기의 고정된 형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체온 근처(29.8 ℃)에서 녹는 액체금속 갈륨에 주목했다. 갈륨은 고체 상태에서는 매우 단단하지만 녹으면 부드러운 액체가 돼 큰 폭의 강성 변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 갈륨은 물방울처럼 뭉치려는 성질(높은 표면장력)과 액체 상태에서의 불안정성 때문에 정밀한 회로 제작이 어려웠고, 제조 과정에서 원치 않는 상변화가 일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갈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성도(pH) 제어 기반 액체금속 전자 잉크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마이크로 크기의 갈륨 입자를 디메틸 설폭사이드(Dimethyl Sulfoxide, 이하 DMSO)라는 중성 용매에 친수성 폴리우레탄 고분자와 함께 섞어 전자 잉크를 제작했다. 이때 DMSO 용매의 중성 상태 덕분에 갈륨 입자들이 고분자 매트릭스에 골고루 분산된 안정적인 고점성 잉크가 형성되며, 이를 통해 상온에서 고해상도 회로 인쇄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인쇄 후에는 가열 과정에서 DMSO 용매가 분해되면서 산성 물질을 생성하고, 이 산성 환경에서 갈륨 입자들 표면의 산화막이 제거돼 입자들이 물리적으로 연결되면서 전기가 통하고 강성을 조절할 수 있는 회로가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2단계 공정을 통해 상온에서는 안정적인 인쇄가 가능하면서도 완성 후에는 우수한 전기전도성과 가변강성 특성을 갖는 전자소자를 구현할 수 있었다.
개발된 전자잉크는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약 50μm)인 미세 선폭으로 정밀한 회로를 인쇄할 수 있으며, 우수한 전기전도도(2.27×10⁶ S/m)와 함께 1,465배나 되는 강성 조절 비율을 제공한다. 이는 플라스틱처럼 딱딱한 상태에서 고무처럼 말랑한 상태까지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음을 뜻한다.
또한 스크린 프린팅, 딥 코팅 등 기존 인쇄 방법들과 호환돼 고해상 대면적 회로 제작은 물론 복잡한 3차원 형태의 다양한 전자기기 제작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평상시에는 딱딱한 휴대용 전자기기로 사용하다가 몸에 착용하면 부드러운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로 변환되는 가변형 다목적 기기를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수술 시에는 딱딱한 상태로 정밀한 조작과 뇌 삽입이 가능하지만 뇌 조직 내에서는 부드럽게 변해 조직 내 염증반응을 최소화하는 뇌 탐침을 구현함으로써 이식용 소자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정재웅 교수는 “전자 잉크 용매의 산성도 조절을 통해 갈륨 입자들을 전기·기계적 연결하는 독창적 기술로 액체금속 프린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상온에서 초정밀 고해상 회로 제작을 가능하게 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하나의 기기가 상황에 따라 딱딱한 상태와 부드러운 상태로 자유자재로 변환될 수 있어 다목적 전자기기, 의료 기술, 로봇 분야 등에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시목 박사과정 학생과 부산대 이건희 교수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5월 30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 Phase-Change Metal Ink with pH-Controlled Chemical Sintering for Versatile and Scalable Fabrication of Variable Stiffness Electronics, DOI/10.1126/sciadv.adv4921)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지원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보스턴-코리아 공동연구 프로젝트, BK21 FOUR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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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 방패 ‘바이오필름’ 무력화 치료 플랫폼 개발
병원 내 감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슈퍼박테리아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이하 포도상구균)’은 기존 항생제에 대한 높은 내성뿐 아니라 강력한 미생물막인 바이오필름(biofilm)을 형성함으로써 외부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에 우리 연구진은 국제 연구진과 함께 미세방울(microbubble)을 이용해 유전자 표적 나노입자를 전달하여 바이오필름을 무너뜨리고 기존 항생제가 무력한 감염증에 대한 혁신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이 미국 일리노이대 공현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포도상구균이 형성한 세균성 바이오필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유전자 억제제를 세균 내부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미세방울 기반 나노-유전자 전달 플랫폼(BTN‑MB)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포도상구균의 주요 유전자 3종<바이오필름 형성(icaA), 세포 분열(ftsZ), 항생제 내성(mecA)>을 동시에 억제하는 짧은 DNA 조각(oligonucleotide)을 설계하고, 이를 탑재해 균내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나노입자(BTN)를 고안했다.
여기에 더해, 미세방울(microbubble, 이하 MB)을 사용해 포도상구균이 형성한 바이오필름인 미생물막의 투과성을 높인다. 연구팀은 두 가지 기술을 병용해, 세균의 증식과 내성 획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중 타격 전략을 구현했다.
이 치료 시스템은 두 단계로 작동한다. 먼저, 미세방울(MB)이 포도상구균이 형성한 세균성 생체막내 압력 변화로 나노입자(BTN)의 침투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어서, BTN이 생체막의 틈을 타 세균 내부로 침투해 유전자 억제제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 포도상구균의 유전자 조절을 일으켜 생체막 재형성, 세포 증식, 그리고 항생제 내성 발현이 동시에 차단된다.
돼지 피부 감염 생체막 모델과 포도상구균 감염 마우스 상처 모델에서 시행한 실험 결과, BTN‑MB 치료군은 생체막 두께가 크게 감소했으며, 세균 수와 염증 반응도 현저히 줄어드는 뛰어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항생제 단독 치료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향후 다양한 내성균 감염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정현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항생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 감염에 대해 나노기술, 유전자 억제, 물리적 접근법을 융합해 새로운 치료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전신 적용 및 다양한 감염 질환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주연 학생과 일리노이대 안유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19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 제목: Microbubble-Controlled Delivery of Biofilm-Targeting Nanoparticles to Treat MRSA Infection
※ DOI: https://doi.org/10.1002/adfm.202508291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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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촉매 개발, 반도체 핫전자 기술을 통해 해결하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박정영 석좌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그리고 KIST 김동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여 촉매 성능에 특정 변인이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대표적인 다경로 화학 반응인 메탄올 산화 반응에서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이번 연구는 차세대 고성능 이종 촉매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1일 밝혔다.
다경로 화학 반응에서는 반응성과 선택성의 상충 관계로 인해 특정 생성물의 선택성을 높이는 것이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메탄올 산화 반응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고부가 가치 생성물인 메틸 포르메이트가 생성되므로, 메틸 포르메이트의 선택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불규칙적인 구조의 이종 촉매에서는 금속-산화물 계면 밀도를 비롯한 여러 변인이 동시에 촉매 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정 변수가 개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 이에 KAIST-KIST 공동 연구팀은 균일하게 정렬된 금속산화물 나노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여 이종 촉매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인을 통제하고, 오로지 금속산화물의 물성만이 촉매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산소 공극 (Oxygen Vacancy)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에서 열처리한 세륨 산화물 (CeOx) 나노 패턴을 제작하고, 이를 백금(Pt) 박막 촉매 위에 전사하여 금속산화물의 산소 공극이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산소 공극이 가장 풍부하게 생성된 진공 환경에서 열처리한 CeOx-Pt 이종 촉매의 경우, 열처리를 하지 않은 CeO2-Pt 이종 촉매 대비 약 50% 향상된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을 보였으며, 이는 반응 중 발생하는 핫 전자의 검출을 통해 실시간으로도 확인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양자역학 기반의 DFT 시뮬레이션을 통해 금속산화물 내부의 산소 공극이 이종 촉매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규명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산소 공극은 금속/산화물 계면에 많은 양의 전자를 축적시키면서 반응 중간체 간 결합을 촉진하였고, 이로 인해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이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이에 대해 박정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기반 플랫폼을 통해 핫전하와 촉매 선택성의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핫전하 기반의 광촉매 센서의 상용화 개발 및 핫전하 기반 광열촉매 시스템의 상용화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는 “기존의 무작위 구조를 가진 촉매에서는 특정 변수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이종 촉매 설계와 선택성 조절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소재공학과 이규락 박사, 화학과 송경재 박사, KIST 홍두선 박사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25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제목: Unraveling Oxygen Vacancy-Driven Catalytic Selectivity and Hot Electron Generation on Heterointerfaces using Nanostructured Platform)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혁신인재양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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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밀리초에 단백질 반응 순간 포착 성공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신약 개발을 위해 단백질 상호 작용 및 효소-기질 반응 등 마이크로초(micro-second)~밀리초(milli-second) 수준의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KAIST 연구진이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생화학 반응의 변화를 수 밀리초 수준에서 정지시키고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강진영 교수와 물리학과 이원희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초고속 생화학 반응 연구를 위한 ‘패릴렌(parylene)’* 기반 박막 미세유체 혼합-분사 장치’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패릴렌: 단백질 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하기 위한 미세유체(microfluidics) 장치를 만드는 핵심 재료로 수 마이크로미터의 얇은 박막형태로 스프레이 제작이 가능하게 만든 소재임
이번 연구는 기존에 제시됐던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이하 TRCEM,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 기법의 한계를 극복해 기존 대비 시료 소모량을 1/3 수준으로 줄이면서 분석가능한 최소 반응시간을 기존 기술 대비 수십 배 향상하여 6밀리초(1,000분의 6초)까지 단축했다.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은 단백질 복합체의 반응 중간 상태를 초저온에서 빠르게 냉동해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로 최근 특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적인 초저온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짧은시간 존재하고 사라지는 반응 중간체를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TRCEM 기법이 개발됐으나, 기존 기술은 많은 시료 소비와 제한된 시간 해상도 등의 한계로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침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박막 패릴렌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혼합-분사장치를 개발했다.
본 장치는 시료의 양을 기존 대비 1/3 수준으로 줄여 실질적인 연구의 어려움을 개선했으며, 미세유체역학 소자 내에서 반응 개시에 드는 시료 혼합 시간을 0.5밀리초로 줄여 전체 반응시간을 6밀리초까지 줄였다. 연구팀은 또한 소자의 일체형 설계를 통해 실험의 정밀도와 재현성을 향상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TRCEM 기법을 더욱 실용적으로 만들었으며, 구조 생물학 및 신약 개발, 효소 반응연구, 바이오 센서 개발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약 분야에서 패럴린 박막 소자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원희 교수는 “연구팀은 앞으로 이를 활용한 생화학 반응 연구와 더 빠른 반응 분석을 위한 성능 향상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황혜랑 연구원이 제 1저자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5년 1월 28일 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Integrated Parylene-Based Thin-Film Microfluidic Device for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 doi.org/10.1002/adfm.20241822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CELINE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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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뿌리 모방해 700% 쭉쭉 늘어나는 전자기판 개발
나무뿌리가 흙에 단단히 고정되는 구조를 모방해, 한국 연구진이 최대 700%까지 늘어나는 신축성을 확보하고 스트레처블 전자 제품의 상용화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스마트 저항 밴드와 스트레처블 LED 디스플레이, 태양 전지와 같은 응용 사례를 통해 기술의 폭넓은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연구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연구를 통해 스트레처블 전자 제품 개발에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인 기술인 ‘생체 모사 인터페이스 설계(Bioinspired Interfacial Engineered Flexible Island, 이하 BIEFI)’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체 모사 인터페이스 설계를 기반으로, 전자 제품의 유연성, 신축성과 기계적 내구성을 동시에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주 뿌리(primary roots)와 보조 뿌리(secondary roots) 구조를 설계에 적용해 응력을 분산시키고, 기계적 인터로킹(interlocking)을 통해 두 기판 사이의 강력한 접착력을 구현했다.
이 구조에서 주 뿌리는 응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며 인터페이스 균열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면 보조 뿌리는 기판 사이의 접착력을 강화하고 변형 중에도 인터페이스의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설계는 다양한 변형 상황에서도 높은 기계적 신뢰성과 소자의 성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최대 700%까지 늘어나는 신축성을 확보하고, 1,000회 이상의 물리적 변형 시도에도 안정적인 구조를 설계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다양한 물리적 변형(늘림, 비틀림, 압축 등)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반복적인 변형에도 긴 사용 수명을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특히 실시간으로 운동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저항 밴드에 적용하여 사용자의 운동 강도와 균형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피트니스 활동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처블 LED 디스플레이는 늘림, 구부림, 비틀림 등 여러 변형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차세대 유연 디스플레이 기술의 가능성을 보인다. 더불어, 유연한 태양 전지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LED를 구동하는 데 성공해, 에너지 하베스팅과 저장 장치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박인규 교수는 “이러한 생체 모사형 설계가 차세대 전자 기술을 위한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으며, 앞으로 인터페이스 설계의 최적화와 접착력 향상, 더욱 복잡한 뿌리 구조 모방 등을 통해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계공학과 굴 오스만(Osman Gul)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의 박인규 교수, 김택수 교수와 ETRI의 김혜진 박사가 연구를 총괄했다.
연구 결과는 유수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2025년 2월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논문명: Bioinspired Interfacial Engineering for Highly Stretchable Electronics)
(논문 링크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56502-9)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 아래 수행됐다.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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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발생 현상 등 유전자 발현 조절 원리 규명
다양한 암 발생과 암전이 현상, 줄기세포로부터의 조직 분화 및 발생, 신경 세포의 활성화 과정 등을 근본적으로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 조절 단백질의 핵심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를 발견했다. 우리 연구진은 이 발견을 기초로 하여 혁신적인 치료 기술 개발에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이광록 교수, 조원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동물 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원리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노시톨 대사 효소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노시톨 인산 대사체는 진핵 세포의 신호전달 시스템에 필요한 다양한 이차 신호전달물질로 작용하며 암, 비만, 당뇨, 신경계 질환들에 폭넓게 관여한다.
연구팀은 이노시톨 대사 시스템의 핵심 효소인 IPMK 단백질이 동물 세포의 핵심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의 중요한 전사 활성화 인자로 작용함을 규명했다.
포도당과 유사한 영양소로 알려진 이노시톨의 대사 반응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효소인 IPMK 단백질(inositol polyphosphate multikinase)은 유전자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IPMK 효소는 동물 세포의 대표적인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인 혈청 반응 인자(serum response factor, 이하 SRF)에 의한 유전자 전사 과정에 중요하다고 보고된 바 있으나 작용하는 기전에 대하여 알려진 바는 없었다.
SRF 전사 인자는 최소 200~300여 개의 유전자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단백질로서, 동물 세포의 성장과 증식, 세포 사멸, 세포의 이동성 등을 조절하며 심장과 같은 장기 발생에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IPMK 단백질이 SRF 전사 인자와 직접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SRF 전사 인자의 3차원적 단백질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은 IPMK 효소에 의하여 활성화된 SRF 전사 인자를 통해 다양한 유전자들의 전사 과정이 촉진된다는 것을 밝혔다. 즉, IPMK 단백질은 SRF 전사 인자의 단백질 활성을 높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절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임을 연구팀은 규명했다.
연구팀은 IPMK 효소와 SRF 전사 인자 사이의 직접적인 결합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SRF 전사 인자의 기능과 활성이 낮아져 유전자 발현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다는 점을 최종적으로 검증하였다.
특히 SRF 전사 인자가 가지고 있는 비정형 영역(Intrinsically disordered region, IDR)이 중요한 조절 부위라는 점을 밝힘으로써 비정형 단백질의 생물학적 중요성을 제시했다. 보통 단백질은 접힘을 통해 고유의 구조를 나타내지만 비정형 영역을 포함하게 되는 경우에는 특정한 단백질 구조가 관찰되지 않는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비정형 영역을 가지고 있는 단백질들을 비정형 단백질이라고 구분하고 어떠한 기능을 수행하는지 주목하고 있다.
김세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노시톨 대사 시스템의 핵심 효소인 IPMK 단백질이 동물 세포의 핵심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의 중요한 전사 활성화 인자이며 이를 증명하는 핵심 메커니즘을 제시한 중요한 발견”이라며, “SRF 전사 인자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암의 발생과 암전이 현상, 줄기세포로부터의 조직 분화 및 발생, 신경 세포 활성화 과정 등을 근본적으로 이해함으로써 혁신적인 치료 기술 개발 등에 폭넓게 활용되기를 바란다”라는 기대를 전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 (Nucleic Acids Research)’ (IF=16.7,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 상위 1.8%) 온라인판에 1월 7일 게재됐다. (논문명 : Single-molecule analysis reveals that IPMK enhances the DNA-binding activity of the transcription factor SRF) (doi: 10.1093/nar/gkae1281)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과 서경배과학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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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려 치료하는 원천기술 개발
지금까지 다양한 항암 치료 기술이 개발됐음에도 현재 시행되고 있는 모든 항암치료의 공통점은 암세포를 사멸시켜서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암세포가 내성을 획득해 재발하거나 정상세포까지 사멸시켜 큰 부작용을 유발하는 등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그 상태만을 변환시켜 정상 대장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되돌림으로써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는 대장암 가역 치료를 위한 원천기술을 개발하였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정상세포의 암화 과정에서 정상적인 세포분화 궤적을 역행한다는 관찰 결과에 주목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상세포의 분화궤적에 대한 유전자네트워크의 디지털트윈을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시뮬레이션 분석해 정상세포 분화를 유도하는 마스터 분자스위치를 체계적으로 탐색해 발굴한 뒤 대장암세포에 적용했을 때 대장암세포의 상태가 정상화된다는 것을 분자세포 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가역화 하는 것이 우연한 현상적 발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 유전자 네트워크의 디지털 트윈을 제작하고 분석함으로써 체계적으로 접근해 이루어낼 수 있음을 보인 원천기술 개발이며 이 기술을 다른 다양한 암종에 응용하여 암 가역 치료제 개발이 가능함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조광현 교수는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변환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현상이다. 이번 성과는 이를 체계적으로 유도해낼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ˮ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가역 치료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정상세포의 분화궤적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암 가역화 치료타겟을 발굴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대학 공정렬 박사, 이춘경 박사과정 학생, 김훈민 박사과정 학생, 김주희 박사과정 학생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와일리(Wiley)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2월 11일 字 온라인판 논문으로 출판됐다. (논문명: Control of cellular differentiation trajectories for cancer reversion) DOI: https://doi.org/10.1002/advs.202402132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바이오리버트(주)로 기술이전 되어 실제 암 가역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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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대체할 미생물 플라스틱 생산 성공하다
현재, 전 세계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로 인해 큰 골머리를 앓고 있다. KAIST 연구진이 생분해성을 가지면서 기존 페트병을 대체할 미생물 기반의 플라스틱 생산에 성공해서 화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해 PET(페트병) 대체 유사 방향족 폴리에스터 단량체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유사 방향족 다이카복실산은 고분자로 합성시 방향족 폴리에스터(PET)보다 나은 물성 및 높은 생분해성을 가지고 있어 친환경적인 고분자 단량체*로서 주목받고 있다. 화학적인 방법을 통한 유사 방향족 다이카복실산 생산은 낮은 수율과 선택성, 복잡한 반응 조건과 유해 폐기물 생성이라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단량체: 고분자를 만드는 재료로 단량체를 서로 연결해 고분자를 합성함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대사공학을 활용, 아미노산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균인 코리네박테리움에서 2-피론-4,6-다이카복실산과 4종의 피리딘 다이카복실산 (2,3-, 2,4-, 2,5-, 2,6-피리딘 다이카복실산)을 포함한 5종의 유사 방향족 다이카복실산을 고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대사공학 기법을 통해 여러 유사 방향족 다이카복실산의 전구체로 사용되는 프로토카테츄산의 대사 흐름을 강화하고 전구체의 손실을 방지하는 플랫폼 미생물 균주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사체 분석을 통해 유전자 조작 타겟을 발굴해 76.17g/L의 2-피론-4,6-다이카복실산을 생산하였고, 3종의 피리딘 다이카복실산 생산 대사회로를 신규 발굴 및 구축하여 2.79g/L의 2,3-피리딘 다이카복실산, 0.49g/L의 2,4-피리딘 다이카복실산, 1.42g/L의 2,5-피리딘 다이카복실산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은 2,6-피리딘 다이카복실산 생합성 경로 구축 및 강화를 통해 15.01g/L의 생산을 확인하며 총 5종의 유사 방향족 다이카복실산을 고효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결론적으로, 2,4-, 2,5-, 2,6-피리딘 다이카복실산을 세계 최고 농도로 생산하는 데 성공하였다. 특히 2,4-, 2,5-피리딘 다이카복실산은 기존에 극미량 (mg/L) 생산되던 것을 g/L 규모의 생산까지 달성하였다.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폴리에스터 생산 산업공정으로의 응용이 기대되며, 유사 방향족 폴리에스터 생산에 관한 연구에도 적극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교신저자인 이상엽 특훈교수는 “미생물을 기반으로 유사 방향족 폴리에스터 단량체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앞으로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단량체 산업이 석유 화학 기반의 화학산업을 대체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10월 30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 Metabolic engineering of Corynebacterium glutamicum for the production of pyrone and pyridine dicarboxylic acids
※ 저자 정보 : 조재성(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저자), 찌웨이 루오(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저자), 문천우(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저자), Cindy Prabowo (한국과학기술원, 공동저자),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포함 총 5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과제 책임자 이상엽 특훈교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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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자제품도 완전히 생분해될 수 있다
전자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전자제품을 구현할 수 있을까?
국제공동연구진은 갑오징어에서 추출한 미래 전자 소재로 주목받는 세피아 멜라닌으로 만든 친환경 필름이 85일 만에 약 97% 생분해됨을 밝혀 지속가능한 친환경 전자제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화제다.
우리 대학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 연구팀이 몬트리올 공과대학 클라라 산타토(Clara Santato) 교수 연구팀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완전히 생분해되는 세피아 멜라닌 기반 전기 활성 필름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마다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매년 약 6천만 톤에 이르는 전자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전자폐기물은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납(Pb), 카드뮴(Cd)과 같은 중금속이나 폴리염화비닐(PCB) 등 유해 화학물질을 자연에 유출해 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다.
한편 생분해성 *유기전자소재는 기존 전자제품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갑오징어에서 추출할 수 있는 세피아 멜라닌은 생분해성, 저독성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전자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유기전자소재(organic electronic material): 멜라닌, 타닌, 이모딘, 리그닌, 도파민 등 화학 구조상 전자공액계(electron conjugation)를 특징으로 하는 물질들을 뜻한다.
연구팀은 완전한 분해가 가능한 전기 활성 필름을 구현하기 위해 천연 바이오 소재인 세피아 멜라닌-셸락 잉크 복합체를 플렉소그래피 인쇄 기술을 활용해 은 전극 패턴의 종이 위에 인쇄했다.
인쇄된 필름이 이산화탄소(CO2)로 전환되는 정도(광물화도)를 기반으로 퇴비화 조건에서 생분해 거동을 분석한 결과, 85일 만에 약 97% 생분해됨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인쇄 필름은 육안으로 봤을 때 20일 이내에 완전히 분해됐으며, 주사전자 현미경 분석을 통해 박테리아가 인쇄 필름의 생분해에 관여하여 퇴비 미생물 군집이 표면에 형성됨을 관찰했다.
한편, 인쇄 필름의 생분해 산물이 생태독성을 띠는지 조사하기 위해 두 가지 식물 쥐보리(Lolium multiflorum)와 메리골드(Tagetes erecta)를 대상으로 발아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인쇄 필름과 그 개별 구성 성분(세피아 멜라닌, 셸락, 셀룰로오스 등)은 식물에 대한 독성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세피아 멜라닌-셸락 인쇄 필름은 10-4 S/cm의 전기전도도를 나타냈다. 해당 전기전도도는 일반 금속이나 고성능 전자 재료에 비해 낮지만, 생분해성 및 친환경 특성 덕분에 환경 센서, 생체 디바이스, 일회용 전자제품 등 특정 응용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번 국제 공동 연구를 이끈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는 “세피아 멜라닌, 셸락과 같은 널리 쓰이지 않는 바이오 기반 물질을 활용해 완전히 생분해되는 전기활성 필름을 구현한 최초 사례이며, 후속 연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전자 디바이스 구현을 위한 여러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및환경공학과 최신형 박사과정과 몬트리올 공과대학 앤써니 카뮈(Anthony Camus)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29일 국제 학술지 Communications Materials에 출판됐다.
※ 논문명: Electrical response and biodegradation of Sepia melanin-shellac films printed on paper
(저자 정보 : Anthony Camus*, 최신형*(공동 제1 저자*), Camille Bour-Cardinal1(몬트리올 공과대), Joaquin Isasmendi(몬트리올 공과대학), 조용준(KAIST), 김영주(KAIST), Cristian Vlad Irimia(요한케플러대), Cigdem Yumusak(요한케플러대), Mihai Irimia-Vladu(요한케플러대), Denis Rho(캐나다국립연구위원회)**, 명재욱(KAIST)**, Clara Santato(몬트리올 공과대)** (공동 교신저자**), 총 12명)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공과대학 석·박사 모험연구 및 창의도전사업(C2연구),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국제화사업-한국 이공계 대학원생 캐나다 연수 프로그램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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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입방정 얼음 제작에 성공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이 기존에 만들기 어려웠던 입방정 얼음을 선택적으로 형성시키는 데에 성공하며, 입방정 얼음의 형성 조건 및 얼음의 상전이를 원자단위에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얼음은 다양한 온도와 압력 조건에 따라 20여 가지 이상의 구조를 갖는 대표적인 동질이상 물질이다. 일반적인 자연환경에서는 육각형의 구조를 갖는 육방정의 얼음이 관찰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다른 구조를 갖는 얼음이 육방정 얼음과는 다른 물리적, 화학적, 기계적 특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고압이나 초저온이 필요했기에 육방정과 다른 구조를 갖는 얼음을 형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육 교수 연구팀은 소량의 수분이 존재하는 고진공 환경의 투과전자현미경 내부에서 극저온 환경을 모사해 얼음이 형성되는 것을 원자 단위에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관찰을 통해 얼음이 초기에는 준안정적인 입방정 상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순수한 입방정 얼음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이러한 입방정 얼음은 불안정하여 에너지를 받으면 쉽게 안정적인 육방정 얼음으로 전이된다는 것 또한 밝혔다.
연구팀은 얼음 형성시 얼음 입자의 크기에 따라 얼음의 상이 다르게 형성되는 것을 밝혀냈다. 높은 온도에서 형성된 얼음의 경우 입자의 크기가 크게 분포하며 대부분 육방정상과 입방정상을 같이 지니는 복합상 얼음이 형성되며, 형성 초기 단계의 작은 얼음 입자의 경우 순수한 입방정상으로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복합 상 얼음의 경우 얼음이 에너지를 받아 녹는 과정에서 준안정적인 입방정상이 안정적인 육방정상으로 상전이가 일어나며, 이는 얼음 내의 결함의 이동을 통해 낮은 에너지에서도 손쉽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당 사실은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얼음의 구조와 동적 행동을 원자단위에서 상세히 분석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입방정상이 육방정상으로의 상전이 현상을 처음으로 직접 관찰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육종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일반적인 대기 중에서 왜 육방정의 얼음이 형성되는지에 대한 가장 기초적이면서 근본적인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주에서 물의 흔적 조사나 사각수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라고 말했다.
신소재공학과 박지수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Nano Letters' 2024년 9월호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Phase Transition of Cubic Ice to Hexagonal Ice During Growth and Decomposition).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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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모니터링부터 뇌심부 해석까지 쉽게 가능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 심장 박동수를 조절하는 페이스메이커 등 생체신호를 지속적으로 측정해 다양한 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전자소자인 생체전자소자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AIST 연구진이 생체조직 접촉 시 손상을 최소화하고 3D 마이크로니들 구조로 조직표면부터 심부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전도성 하이드로젤 소재를 개발해 화제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준 교수 공동연구팀이 3D 프린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생체전자소자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전도성 고분자 기반 전극 물질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2D 전극 패터닝 기술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한계점을 극복해, 원하는 위치 및 심부 영역의 뇌 신경세포를 자극 및 측정할 수 있어, 뇌의 심부 영역에서 뇌의 활성화 원리를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3D 프린팅을 통해 이 기술은 피부에 부착하는 헬스케어 모니터링 소자부터 생체 삽입형 소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생체전자소자에 사용됐던 금속 물질은 단단한 물성으로 인해 연약한 생체조직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한,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던 전도성 하이드로젤 소재는 낮은 전기전도성을 가지고, 생체적합성을 개선하기 위해 소자 제작 후 24시간 이상의 독성 제거 공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한, 2D 구조의 전극 패터닝만 가능하다는 한계점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소자를 제작하기 어려웠다.
박 교수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를 나노미터 크기의 콜로이드 형태로 가공해 유화 작용을 유도함으로써 잉크의 유변학적 특징*을 개선하고, 생체적합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을 원심분리 공정을 통해 제거함으로써 3D 프린팅이 가능하면서 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는 고전도성 하이드로젤 잉크를 개발했다.
*유변학적 특성: 잉크의 유동성과 그에 따른 변형, 그 응답인 응력 등의 특성을 말하며 특성이 높을수록 잉크의 압출 직후 인쇄된 형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낮으면 압출 직후 인쇄된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이 재료는 선행연구 대비 약 1.5배(286 S/cm)의 전기전도도를 가지며, 고해상도 패터닝(~50μm), 전방위 3D 전극 패터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생체조직과 비슷한 물성(영 계수 750kPa)를 가져, 생체조직과의 접촉 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신소재 전극을 기반으로 심전도 측정(ECG) 및 근전도 측정(EMG) 측정 타투, 뇌 피질전도도(ECoG) 측정소자, 3D 뇌 탐침 측정 소자를 개발해 기능성을 검증했다. 또한 높은 전하 저장 능력을 활용, 낮은 전압(60mV)으로 쥐의 좌골 신경을 자극하는 소자를 개발해 생체 자극 소자로서의 성능을 확인했다. 더불어 복잡한 3D 회로를 필요한 적용 분야에 맞추어 제작할 수 있고 3D 마이크로니들 구조로 전극을 패터닝해 조직 표면에 있는 생체신호뿐만 아니라 조직 심부에 있는 뉴럴 인터페이스의 제작이 가능해졌다.
연구를 주도한 스티브 박 교수는 "기존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제작되는 전자소자의 경우 전도성 및 생체적합성을 개선하기 위해 장시간 및 복잡한 형태의 후처리가 필요해 래피드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을 장점으로 가져갈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의 모든 장점을 이용할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해결해 향후 환자 맞춤형 바이오 전자소자 및 다양한 3D 회로 응용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라고 말했다.
신소재공학과 오병국 박사과정과 백승혁 석사, 바이오및뇌공학과 남금석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1일 게재됐다. (논문명 : 3D printable and biocompatible PEDOT:PSS-ionic liquid colloids with high conductivity for rapid on-demand fabrication of 3D bioelectronics)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중견 사업 및 ETRI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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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약물반응 예측 ‘그레이박스’ 개발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의생명과학자의 집중적인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이처럼 암 치료가 난해한 이유는 환자마다 암 발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와 그로 인한 유전자 네트워크 변형이 서로 달라서 전통적인 실험생물학 접근만으로 표적치료를 적용하는 데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딥러닝과 같은 소위 블랙박스(black-box) 방식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실험을 대체하고 데이터 학습을 통해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설명할 수 없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웠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과 시스템생물학을 융합해 암세포의 약물 반응 예측 및 메커니즘 분석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그레이박스’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높은 예측 성능을 보이지만 그 근거를 알 수 없어 블랙박스로 불리는 딥러닝과 복잡한 대규모 모델의 경우 예측 성능의 한계를 지니지만 예측 결과에 대한 상세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서 화이트박스로 불리는 시스템생물학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두 기술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소위 ‘그레이박스’ 기술을 착안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암종의 돌연변이 및 표적항암제 타겟 유전자 정보를 집대성해 분자 조절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여러 암종과 항암제의 약물 반응 예측에 활용될 수 있는 범용적 골격 모델을 우선 정립했다. 특히 다양한 암종에서 돌연변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전자들을 중심으로 전암(pan-cancer) 유전자 네트워크를 제작했고 표적항암제별 약물 반응과 관련된 돌연변이 및 연관 유전자들로 구성된 부분네트워크(sub-network)를 추출함으로써 약물 반응 예측을 위한 시스템생물학 모델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제작된 모델의 매개변수를 딥러닝 블랙박스 최적화기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트라메티닙, 아파티닙, 팔보시클립 세 개의 표적항암제 및 대장암, 유방암, 위암 세 개의 암종에 대한 그레이박스 모델을 구축했다. 완성된 모델의 약물 반응 컴퓨터시뮬레이션 결과는 각 암종별 약물반응의 민감도 차이를 보이는 세포주(cancer cell lines) 실험을 통해 비교 검증됐다.
특히 개발된 모델은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돌연변이 정보 기반 약물 반응 예측으로는 동일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 암세포주들이 실제로는 서로 다른 약물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정확히 예측했으며, 약물 반응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 또한 세포 주별 분자 네트워크 동역학의 차이로 상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습에 의한 시뮬레이션 모델 최적화를 통해 블랙박스 모델인 인공지능 기술의 높은 예측력과 화이트박스 모델인 시스템생물학 기술의 해석력을 동시에 달성한 새로운 약물 반응 예측 기술 개발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발생 원인이 이질적이고 복잡한 네트워크 질환인 암에 대해 범용적으로 활용가능한 약물 반응 예측 원천기술이므로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암종 및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제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광현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높은 예측력과 시스템생물학 기술의 우수한 해석력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융합원천기술로서 향후 고도화를 통해 신약 개발 산업의 활용이 기대된다ˮ고 말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윤성 박사, 한영현 박사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셀 프레스(Cell Press)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셀 리포트 메소드(Cell Reports Methods)' 5월 20일 字 표지논문으로 출판됐다. (논문명: A grey box framework that optimizes a white box logical model using a black box optimizer for simulating cellular responses to perturbations)
논문링크: https://www.cell.com/cell-reports-methods/fulltext/S2667-2375(24)00117-6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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