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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카이럴자성 양자점 개발- 빛 구동 AI용 소자 구현
기존 양자점(quantum dots)에는 카이랄 방향성, 광학적 또는 자기적 특성을 복합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기술이었다. KAIST 연구진이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초로 광학적 카이랄성과 자성의 융합 특성을 동시에 갖춘 ‘카이럴 자성 양자점’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사람의 뇌처럼 정보를 보고, 판단하고, 저장하며 초기화할 수 있는 기능을 단일 소자에 집약해, 고성능 AI 하드웨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 연구팀이 빛에 의해 비대칭 반응하는 카이랄성과 자성을 동시에 갖는 특수 나노입자인 양자점(CFQD)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저전력 인간 뇌 구조와 작동 방식을 모방한 인공지능 뉴로모픽 소자(ChiropS)까지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카이랄 양자점을 활용한 광 시냅스 트랜지스터는 편광 구분, 멀티 파장 인식, 전기 소거 등 다양한 기능을 단일 소자에 집약한 고속·고지능·저전력 AI 시스템 구현의 핵심 기술로 향후 광 암호화, 보안 통신, 양자 정보처리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카이랄 자성 양자점은 은황화물(Ag2S) 기반의 무기 나노입자에 카이랄 유기물인 L-또는 D-시스테인을 도입해 합성한 것으로 빛의 편광 방향(원형 편광)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405, 488, 532 nm 등 가시광 전 영역에서 각각의 편광(LCP, RCP)에 따라 상이한 반응을 보여, 다채널 인식이 가능한 신경 시냅스 소자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물을 기반으로하여 친환경적으로 합성하고 그 안정성이 높다는 것에 상업적으로 큰 차별점이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 위에 카이랄 자성 양자점을 활용한 은황화물층과 유기 반도체 펜타신을 적층한 시냅스 트랜지스터 구조를 제작했다. 해당 소자는 빛을 가하면 장기기억 특성(LTP)을 보이고 전기 펄스를 인가하면 초기화 되는 전기 소거 기능도 구현하여 뇌처럼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능을 빛을 이용해서 인공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한, 반복하여 아주 짧은 시간동안 광 펄스(레이저 빛)을 비추게 되면 점진적으로 전류가 누적되며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멀티 레벨 상태를 형성하였고, 이는 뇌처럼 인공지능이 학습하게 하는 시냅스 가중치 조절이 되고 다중 학습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2×3 소자 어레이를 제작해 서로 다른 편광과 파장의 빛을 각각 비추었을때, 각 소자의 응답 전류가 뚜렷이 구분되는 것을 확인했다. 6개의 채널을 통해 총 9개의 정보를 병렬로 감지하고 처리할 수 있어, 기존 대비 최소 9배 이상의 정보량 처리가 가능함을 밝혔다.
더 나아가, 이 소자는 빛(광)을 일정하게 받아도 복잡한 판단을 해주는 스마트 센서처럼 반응을 했다. 예를 들어, 이는 잡음(노이즈)을 걸러내고 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기능을 소자 자체에 내장하고 있는 것처럼 자동 필터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손글씨(MNIST) 데이터에 잡음과 같은 가우시안 노이즈를 추가하고 소자에 통과시킬 경우, 고주파 잡음이 줄고 핵심 정보만 살아남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기존 컴퓨팅 기술 대비 최대 30% 적은 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광학적 카이랄성과 자기적 스핀 특성을 하나의 나노소재에 융합함으로써, 기존에 구현되지 않았던 편광 구분 기능과 장기 기억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단일 소자에 감지(보기), 처리(판단), 기억(저장), 초기화(지우기) 기능 기능이 통합되어 있어 향후 고성능 인공지능 하드웨어를 더 작고 효율적으로 만들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된다.
염지현 교수는“기존 양자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학적 카이랄성과 자기적 스핀 특성을 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양자점을 설계했다”며 “단일 소자가 다중 편광과 다중 파장을 처리할 수 있고, 전기 신호로 초기화할 수 있는 기능까지 통합한 만큼 저전력·고정밀 AI 시스템 구현을 위한 혁신적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부경대학교 나노융합공학전공 권준영 교수(전. KAIST 박사후연구원)와 KAIST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의 전재범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어스(Advanced Materials)에 4월 7일자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 Chiroferromagnetic Quantum Dots for Chiroptical Synapse
※ DOI : https://doi.org/10.1002/adma.202415366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지원사업과 삼성전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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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플라빈 빛 파장 설계 성공, 의료·환경 혁신
플라빈은 우리 몸 등 생명체 내의 에너지 생산과 생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중요한 조효소이자 특정 색의 빛을 방출하는 형광 분자다. 하지만 자연계의 플라빈은 대부분 파란색에서 초록색 영역까지 짧은 파장의 빛을 낼 수 있어, 그보다 긴 파장인 적외선 영역까지는 확장되기 어렵다. KAIST 연구진이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 플라빈이 내뿜는 형광 파장을 근적외선까지 확장하여 의료·환경·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백윤정 교수 연구팀은 근적외선 파장에서 발광이 가능한 5개의 고리 구조를 가진 새로운 오환형 플라빈 분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백윤정 교수 연구팀은 전통적으로 세 개의 고리를 갖는 플라빈 구조에서 플라빈의 핵심 구조를 5개의 고리로 확장하고, 여기에 산소 및 황 등 이종 원자를 정교하게 도입함으로써 분자의 전자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새로운 합성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분자는 적외선에 가까운 짙은 붉은색 및 근적외선 영역의 빛을 낼 수 있어, 기존 플라빈 색소가 낼 수 있었던 색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황이 포함된 구조체는 772 nm에 달하는 근적외선 영역에서 발광하며,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플라빈 유도체 중 가장 긴 파장이다. 또한 이 분자는 기존의 플라빈에서 드물게 관찰되던 준가역적인 산화 특성을 나타내어 전기화학적 기능성까지 동시에 갖춘 다기능성 분자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분자의 구조를 미세하게 조절함으로써, 빛을 어떻게 흡수하고 방출할지를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게 되었고, 전기 신호를 전달하거나 변환하는 능력 또한 함께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플라빈의 한계를 뛰어넘어 빛의 파장을 바꿈으로서 활용 기술과 응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근적외선(NIR) 같은 긴 파장의 빛을 통해 몸 속 더 깊이 정확하게 진단·치료하게 하며, 오염이나 독성물질이 특정 빛에 반응하도록 설계도 가능하며, 긴 파장의 빛을 흡수해서 친환경 에너지로 만들게 하는 등 발광 파장과 전자 특성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백윤정 교수는 “플라빈의 빛 파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상황에 맞게 빛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앞으로 우리 손으로 원하는 색과 성질을 가진 분자를 정밀하게 디자인하고 만들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는 의료, 환경, 에너지 등 빛 기반 기술이 적용되는 수많은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성과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Nature사가 발행하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4월 15일자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 Expanding the Chemical Space of Flavins with Pentacyclic architecture
※ 저자 정보 : 서다영 (KAIST, 제1 저자), 권성연 (기초과학연구원, 공동 제2 저자), 윤가혜 (KAIST, 공동 제2 저자), 손태일 (KAIST, 공동 제2 저자), 원창현 (KAIST, 제3 저자), Neetu Singh (KAIST, 제4 저자), 김동욱 (기초과학연구원, 제5 저자) 및 백윤정 (KAIST, 교신저자) 포함 총 8 명 DOI: 10.1038/s41467-025-58957-2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의‘우수신진연구’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소재부품개발사업’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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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모세포종 암의 씨앗‘전암 세포’첫 규명·정조준했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가장 공격적이고 예후가 나쁜 대표적 악성 뇌종양으로, 광범위한 뇌 절제술을 포함한 표준 치료 후에도 1년 이내 대부분 재발하며 생존률이 매우 낮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KAIST 연구진이 교모세포종에 암세포로 발전하는 가능성을 가진 전암세포가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교모세포종의 진화와 재발 및 치료 저항성의 근원이 되는 ‘전암세포(Precancerous cell)’를 규명했다.
이정호 교수 연구팀은 2018년 교모세포종이 뇌 깊은 곳에 있는 돌연변이 줄기세포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내며 ‘네이쳐(Nature)’지에 게재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암의 씨앗과 같은 ‘전암 세포’가 어디서 유래하는지, 즉, 돌연변이 기원 세포가 어떻게 분화되는지를 규명하였고 이 전암 세포가 종양 내 세부 유형의 암세포들을 만들어 암이 재발하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특히, 교모세포종 같은 악성 뇌종양에서는 암세포들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고, 각각이 치료에 다르게 반응하는데, 이를 ‘종양 내 이질성’(intratumoral heterogeneity)이라고 한다. 이 이질성은 교모세포종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데, 이번 연구는 종양 내 이질성 현상을 일으키는 뿌리가 전암세포 때문이라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교모세포종의 전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암 진화와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기초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의 암 세포 자체를 겨냥한 치료에서 벗어나 악성 뇌종양의 근원인 전암 세포를 선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암의 진화와 재발을 막는 정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교원창업기업 소바젠(주) (대표이사 박철원)은 암 진화와 재발을 억제하는 교모세포종 RNA 치료제 혁신 신약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여성 의사 과학자이자 논문의 단독 제1 저자인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현정 박사(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전암세포는 종양을 더욱 복잡하고 공격적인 형태로 진화시키는 ‘암 이질성의 씨앗’과 같은 존재이다”라며, “이 전암세포를 이해하고 표적화하는 것이 교모세포종을 근본적으로 극복할 열쇠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암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 IF=30.6)’지에 4월 16일 字로 게재됐다.
※ 논문명: Precancerous cells initiate glioblastoma evolution and contribute to intratumoral heterogeneity DOI: https://doi.org/10.1158/2159-8290.CD-24-0234
※ 저자정보: 김현정(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제1 저자), 이정호(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소바젠,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서경배과학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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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효소 발굴하여 새로운 미생물 설계 가능
효소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반응을 촉매하는 단백질로, 세포의 대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새로운 효소의 기능을 규명하는 것은 미생물 세포공장 구축에서 핵심적인 과제다.
KAIST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효소를 설계함으로써, 미생물 세포공장 구축을 가속화하고 신약·바이오 연료 등 차세대 바이오산업의 개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AI를 활용한 효소 기능 예측 기술의 발전 과정과 최신 동향을 정리하고, AI가 새로운 효소를 찾고 설계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분석하여 ‘인공지능을 이용한 효소 기능 분류’를 발표했다.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딥러닝(Deep learning)을 활용한 효소 기능 예측 기술의 발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하여 제공했다.
초기의 서열 유사성 기반 예측 기법에서부터 합성곱 신경망, 순환 신경망, 그래프 신경망, 그리고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 대규모 언어 모델까지 다양한 AI 기법이 효소 기능 예측 연구에 접목된 사례를 다루며, 이들 기술이 단백질 서열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어떻게 추출하고, 예측 성능을 극대화하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효소 기능 예측은 단순한 서열 유사성 분석을 넘어, 구조적·진화적 정보 등 아미노산 서열에 내재된 효소의 촉매 기능과 관련된 중요한 특성을 자동으로 추출함으로써 보다 정밀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는 기존의 생명정보학적 접근법과 비교해 인공지능 모델이 가지는 차별성과 장점을 부각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의 발전에 기반하여, 기존 효소 기능 예측을 넘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기능을 가진 효소를 생성하는 기술이 미래 연구 방향이 될 것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AI 기반 효소 예측 및 설계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은 향후 바이오 산업과 생명공학 연구의 방향성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 제 1저자인 생명화학공학과 김하림 박사과정생은 “AI 기반 효소 기능 예측 및 효소 설계는 대사공학, 합성 생물학 및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AI 활용 효소 기능 예측은 다양한 생물학적 문제 해결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바이오 분야 전반의 연구를 가속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셀(Cell) 誌가 발행하는 생명공학 분야 권위 저널인 `생명공학 동향(Trends in Biotechnology)'에 3월 28일자 게재됐다.
※ 논문명 : Enzyme Functional Classification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 doi.org/10.1016/j.tibtech.2025.03.003
※ 저자 정보 : 김하림(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지홍근(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 저자), 김기배(한국과학기술원, 제3 저자),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포함 총 4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 대체 친환경 화학기술 개발 사업의‘바이오 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 생물학 원천기술 개발’, 그리고 과기정통부와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딥러닝 기반 합성 생물학을 이용한 혁신구조 항생제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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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처럼 생각·반응하는 반도체 나왔다
뉴랜지스터(Neuransistor)는 ‘뉴런(Neuron) +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합성어로 뇌의 뉴런 특성을 구현하는 트랜지스터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새로운 용어이다. 이는 뇌 속 신경세포(뉴런)의 흥분과 억제 반응을 모방하여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를 스스로 처리하고 학습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핵심 반도체 소자다. KAIST 연구진이 뉴랜지스터의 개념을 제시하고 최초로 뉴랜지스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액체 상태 기계(Liquid State Machine, 이하 LSM)*의 하드웨어 구현을 가능케 하는 뉴랜지스터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 액체상태 기계(LSM): 생물학적 신경망의 동적 특성을 모사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입력 데이터를 처리하는 스파이킹 뉴럴 네트워크 모델
현재의 컴퓨터는 동영상과 같이 시간 흐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인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복잡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며, 이는 매우 많은 시간과 전력 소모를 필요로 했다.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며 뇌 속 뉴런처럼 흥분하거나 억제되는 반응을 전기 신호만으로 동시에 구현하여 시계열 데이터의 정보 처리에 특화된 단일 반도체 소자를 새롭게 설계했다.
해당 소자는 산화 티타늄(TiO2)과 산화 알루미늄(Al2O3)이라는 두 산화물층을 쌓아 만든 구조로, 두 층이 맞닿는 계면에서는 전자가 자유롭게 빠르게 이동하는 이차원 전자가스(2DEG)** 층이 형성된다. 그리고, 이 층의 양 끝에는 흥분성 및 억제성 신호에 모두 반응하는 뉴런형 소자가 연결되어 있다.
**2DEG(Two-Dimensional Electron Gas): 계면에서 전도성이 우수한 전자 층이 형성되는 현상으로, 높은 이동도와 빠른 응답속도를 제공함
이러한 독특한 구조 덕분에 뉴랜지스터는 게이트 전압의 극성에 따라 소스와 드레인 간에 흥분성(EPSP) 또는 억제성(IPSP) 반응을 선택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 소자는 또한 기존 LSM 구현에서 필수적이었던 복잡한 입력 신호 전처리 과정(마스킹)도 간단히 해결했다. 기존에는 '마스킹' 기능 구현이 매우 복잡했으나, 뉴랜지스터는 소스 전극에 가해지는 전압을 조절함으로써 간단하게 마스킹 기능을 구현하고, 시계열 입력 신호를 다차원의 출력 정보로 정확하게 변환하였다. 또한, 높은 내구성과 소자 간의 균일성도 확보해 실용성도 역시 뛰어났다.
연구팀은 뉴랜지스터를 기반으로 복잡한 시계열 데이터를 처리하는 ‘두뇌형 정보처리 시스템’인 LSM을 구현하였다. 실험 결과, 뉴랜지스터를 활용하는 경우 기존의 방식보다 10배 이상 낮은 오차율과 높은 예측 정확도를 기록했고, 학습 속도도 더 빨라졌다.
김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뇌의 신호 처리 방식과 유사한 구조를 실제 반도체 소자로 구현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 기술은 향후 뇌신경 모사형 AI, 예측 시스템, 혼돈 신호 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과 정운형 박사, 김근영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7.4)’에 2025년 4월 8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A Neuransistor with Excitatory and Inhibitory Neuronal Behaviors for Liquid State Machine, DOI: 10.1002/adma.202419122)
한편, 이번 연구는 나노종합기술원,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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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개수가 자연수가 아닌 도넛’과 같은 ‘비양자화된 Zak 위상을 갖는 메타물질’ 개발
수학에서는 도형을 분류할 때 구멍(genus)의 개수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구멍이 하나 있는 도넛(torus)은 구멍이 없는 구(sphere)와는 구분되지만, 머그컵과는 같은 부류에 속한다. 구멍의 개수처럼 도형을 구부리거나 늘이는 연속적인 변형에도 변하지 않는 성질을 위상적 성질이라 하며, 위상수학에서는 이러한 성질을 기준으로 도형을 구분한다.
이와 유사하게, 음향 양자 결정(phononic crystal)도 파동 특성이 갖는 위상적 성질에 따라 분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1차원 음향 양자 결정은 Zak 위상이 0인 구조와 π인 구조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전원주 교수 연구팀이 메타물질의 파동적 특성 관점에서 “도넛 구멍의 개수가 꼭 자연수여야만 할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위상적 성질이 0이나 π로 양자화된 기존 분류 체계를 넘어, 0과 π 사이의 비양자화된 성질을 갖는 메타물질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비양자화된 위상적 성질의 도입은, 그동안 학계의 난제로 꼽히던 파장 대비 매우 작은 크기의 음향 양자 결정으로 파동 에너지를 제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되었다.
더 나아가, 비양자화된 Zak 위상을 원하는 값으로 자유자재로 조정함으로써, 메타물질 내 집속되는 파동의 주파수를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목표 주파수의 파동을 제어하거나, rainbow trapping과 같이 파동 에너지를 주파수별로 원하는 위치에 집속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 1(b) 참고). 전원주 교수 연구팀은 연구실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음향 블랙홀 기반의 포노닉 빔 설계 기술’을 위상 절연체(topologial insulator) 분야에 활용하여 연구 성과를 이끌어냈다.
전원주 교수는 “양자화된 Zak 위상 개념 위주로 연구되던 기존 메타물질 설계 방식을 넘어, 비양자화된 Zak 위상을 갖는 구조를 개발함으로써 주파수와 집속 위치 관점에서 파동에너지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비양자화된 Zak 위상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파동 집속 기술은 향후 초미세 진동 감지 센서, 고효율 에너지 하베스팅 장치 등 파동 집속이 필요한 다양한 공학적 응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박성민 박사과정(현, KAIST 기계기술연구소 연수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기계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 (JCI 기준 상위 2.5%(5/183))에 4월 1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Phononic crystals with non-quantized Zak phases for controlling interface state frequencies
한편,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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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재료의 성능 평가를 위한 실험 자동화 시스템 개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건설재료 품질관리 혁신 기술 제시
우리 대학 건설및환경공학과 김재홍 교수 연구팀은 시멘트 분산제의 성능을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자동화 실험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수작업 실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데이터 사이언스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시멘트 기반 재료의 품질 관리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건설재료 품질관리의 도전과제
콘크리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공학 재료지만, 시멘트와 골재 같은 원재료가 지역마다 성질이 달라 품질과 성능의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콘크리트 재료의 성능 시험에는 많은 수의 샘플이 필요하며, 이는 노동 집약적인 작업으로 이어진다.
김재홍 교수는 "건설재료는 다른 공학 재료에 비해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재료의 성능평가 신뢰성을 높이려면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수의 샘플을 제조하고 테스트해야 하는데, 기존의 수작업 방식으로는 단순히 품질 검증을 위한 작은 수의 샘플을 사용하여 현장에서 불량 레미콘 등의 문제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혁신적인 자동화 실험 시스템
연구팀이 개발한 자동화 실험 시스템은 230mL 모르타르 샘플의 레올로지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시료 준비, 재료 혼합, 레올로지 측정 등의 과정을 모두 자동화하여 인력 투입 없이도 정확하고 일관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사용해 130개의 모르타르 샘플을 분석하여 시멘트 분산제의 효과를 포괄적으로 특성화했다. 주성분 분석(PCA)을 통해 토크 측정값의 뚜렷한 패턴을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패턴의 분산을 설명하고 분산제 성능 차이를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자동화 시스템은 7%의 변동 계수로 우수한 재현성을 달성했으며, 이는 재료의 고유한 변동성으로 간주될 수 있다. 또한 관찰 기반 학습을 통해 시스템의 유용성을 확장하여 유동성과 블리딩 속도를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이 내용은 건설공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Cement and Concrete Research에 "Automated experimentation for evaluating cement dispersant performance"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https://doi.org/10.1016/j.cemconres.2025.107895)
연구 결과 및 향후 계획
연구 결과는 3세대 시멘트 분산제의 우수한 성능을 확인하는 동시에, 분산제 사용량-레올로지 관계에 대한 통합적인 분석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자동화 실험 방식은 시멘트 기반 재료의 더 효율적이고 포괄적인 평가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확립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김재홍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자동화 실험 시스템은 단순히 실험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사이언스와 머신러닝을 통합하여 건설재료의 품질관리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건설재료의 성능 평가를 위한 자동화 실험 시스템 개발에 앞서, 건설재료의 특성에 적합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강인국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관찰 기반 학습(observation-based learning), 도메인 적응(domain adaptation) 학습 알고리즘 등에 관한 연구는, 건설공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Cement & Concrete Composites 등에 게재되었다.
(https://doi.org/10.1016/j.cemconcomp.2025.105943, https://doi.org/10.1016/j.conbuildmat.2023.133811).
연구팀은 앞으로 이 자동화 시스템을 확장하여 시멘트 분산제 성능 평가뿐만 아니라 강도 발현, 수화열, 내구성 등 다양한 콘크리트 성능 지표에 대한 자동화 실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건설 및 국내건설 현장의 건설재료 변동성으로 인한 시공실패를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하기 위한 성능평가 실험 자동화 및 로봇 플랫폼을 확장 구축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건설산업에서 전문 테크니션 부족 문제, 기능인력 노령화 문제, 주52시간제 시행 등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재료 품질관리 및 성능평가의 완전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스마트 건설 환경을 조성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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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 막는 핵심인자‘최초 발견’폐암 치료 새 길 열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할 수 있게 도와주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치료)의 개발은 암 치료의 획기적인 도약을 불러왔다. 반면 실제로는 전체 환자의 20% 미만만이 반응하므로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하거나 비반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면역항암치료를 방해하는 핵심인자(DDX54)를 최초로 발굴하여 폐암 치료의 새 길을 열었다. 이 기술은 교원창업기업 바이오리버트(주)로 기술이전되어 면역항암치료제의 실제 동반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2028년 임상진행 예정이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폐암세포의 면역회피능력을 결정짓는 핵심인자(DDX54)를 발굴하는데 성공하였고, 이를 억제할 경우 암 조직으로의 면역세포 침투가 증가해 면역항암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면역항암치료(Immunotherapy)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도와주는 항PD-1(anti-PD-1) 또는 항PD-L1(anti-PD-L1) 항체를 이용한 뛰어난 치료법이다. 하지만 면역항암치료의 반응률이 낮아 실제 치료 혜택을 받는 환자군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로 최근 종양돌연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 TMB)이 FDA에서 면역항암치료의 주요 바이오마커로 승인되었다. 즉,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이 생긴 암일수록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TMB가 높아도 면역세포의 침윤이 극도로 제한되는 소위 ‘면역사막(Immune-desert)' 형태의 암이 여전히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 경우 면역항암치료 반응 또한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특히 면역세포 침윤이 매우 낮은 폐암 조직을 대상으로, 발굴한 핵심인자를 억제함으로써 면역관문억제제를 활용한 면역항암치료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면역회피가 발생된 폐암 환자 유래 전사체 및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유전자 조절네트워크를 추론하고 이를 분석해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을 획득하는 핵심 조절인자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 핵심인자를 동종(Syngeneic)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억제한 뒤 면역항암치료 반응성을 조사한 결과, T 세포, NK세포 등 항암 면역세포의 조직 내 침윤이 크게 증가함과 동시에 면역항암치료 반응성도 현저히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기술인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및 공간전사체 분석 결과, 발굴된 핵심인자를 제어하는 동반치료가 면역항암치료를 통해 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는 T 세포와 기억 T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였다. 동시에, 암세포 성장을 돕는 조절 T 세포와 탈진된 T 세포의 침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발굴된 핵심인자의 억제가 폐암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인 JAK-STAT, MYC, NF-κB 경로를 불활성화해 면역회피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들 CD38과 CD47 발현을 억제하고, 이들 분자의 억제가 암 발달을 촉진하는 순환 단핵구(Circulating monocyte)의 침윤을 억제하는 한편 항암 기능을 수행하는 M1 대식세포(M1 macrophage)의 분화를 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조광현 교수는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력을 획득하게 하는 핵심조절인자를 처음으로 찾아내 이를 제어함으로써 면역회피능을 되돌려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암의 반응을 유도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한 것이 주요 성과”라며 말했다.
이에 "암세포내 복잡한 분자네트워크에 숨겨진 핵심인자인 DDX54를 시스템생물학이라는 IT와 BT의 융합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실험검증할 수 있었다”고 그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공정렬 박사(제1저자), 이정은 연구원(공동 제1저자), 한영현 박사가 참여했으며, 미국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NAS)에서 출간하는 국제 저널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에 4월 2일자로 게재되었다.
(논문 제목: DDX54 downregulation enhances anti-PD1 therapy in immune-desert lung tumors with high tumor mutational burden, DOI: https://doi.org/10.1073/pnas.2412310122)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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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종 화학물질 친환경 생산 ‘세포공장 설계도’ 완성
기후 위기와 화석 연료 고갈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화학물질 생산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BioMADE (바이오메이드) 사업 등 바이오 제조 경쟁력 강화는 전 세계 중요한 국가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 5종을 컴퓨터 시뮬레이션하여 산업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바이오 연료, 플라스틱 등 원료가 되는 235가지 화학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하였고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하여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산업용 미생물 세포공장의 생산 능력을 가상 세포를 이용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특정 화학물질 생산에 가장 적합한 미생물 균주를 선정하고 최적의 대사 공학 전략을 제시했다.
미생물 세포 공장은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여 친환경적인 화학물질 생산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미생물을 개량하기 위한 대사공학 기술은 이러한 세포공장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미생물 세포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균주 선정의 어려움과 복잡한 대사 경로 최적화 등의 문제점은 실질적인 공정 적용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방대한 생물 실험과 정교한 검증 과정을 통해 수많은 미생물 균주 중 최적의 균주와 효율적인 대사공학 전략을 도출하려 했으나, 이 과정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미생물 전체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유기체 내 대사 네트워크를 재구성한 유전체 수준의 대사 모델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사 흐름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존의 생물 실험 한계를 극복하고 최적의 균주 선정 및 대사 경로 설계 문제를 혁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대장균 (Escherichia coli), 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 고초균 (Bacillus subtilis),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Corynebacterium glutamicum), 슈도모나스 푸티다 (Pseudomonas putida) 이상 5종의 대표적인 산업 미생물의 화학물질 생산 능력을 235가지 유용 물질을 대상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유전체 수준의 대사 모델을 이용하여 이들 미생물이 생산할 수 있는 화학물질의 최대 이론 수율과 실제 공정에서 달성 가능한 최대 수율을 계산하여 각 화학물질 생산에 가장 적합한 균주를 선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였다.
연구팀은 특히 타 생물에서 유래한 효소 반응을 미생물에 도입하거나, 미생물이 사용하는 보조인자를 교환하여 대사 경로를 확장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기존 미생물의 선천적 대사능력을 초과하는 수율 향상이 가능함을 확인했으며, 메발론산, 프로판올, 지방산, 아이소프레노이드와 같은 산업적으로 중요한 다양한 화학물질의 생산 수율이 증가했다.
또한 연구팀은 가상세포 내 대사흐름 분석 기법을 사용하여 각 화학물질 생산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필요한 균주 개량 전략을 제시하였다. 특정 효소 반응과 목표 화학물질 생산의 상관관계 및 효소 반응과 대사물질 간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상향 및 하향 조절해야할 효소 반응을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단순히 높은 이론적 수율뿐 아니라 실제 생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논문의 제 1저자인 김기배 박사는 “타 생물에서 유래한 대사 경로의 도입과 보조인자 교환 전략을 활용하면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미생물 세포공장을 설계할 수 있다.”며, “본 연구에서 제공하는 전략은 미생물 기반 생산 공정을 더욱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발전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시스템 대사공학 분야에서 미생물 균주 선정과 대사경로 설계 단계에서 어려움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을 위한 핵심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향후 바이오 연료, 바이오플라스틱, 기능성 식품 소재 등 다양한 친환경 화학물질 생산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밝혔다.
생물공정연구센터 김기배 박사가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誌가 발행하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동료 심사를 거쳐 3월 24일 字 게재됐다.
※ 논문명 : 미생물 세포 공장의 역량에 대한 종합적 평가 (Comprehensive evaluation of the capacities of microbial cell factories)
※ 저자 정보 : 김기배 (한국과학기술원, 제1 저자), 김하림 (한국과학기술원, 제2 저자) 및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포함 총 3 명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 그리고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 사업의‘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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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 농경지 12.8% 줄여 식량 위기 경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협력과 강력한 기후변화 감축 목표 설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제 공동연구진이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이 실제로는 전 세계 농경지 면적을 약 12.8% 줄여 식량 위기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대학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페이차오 가오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파리협정의 1.5도 목표 달성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일 밝혔다.
연구팀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 정책이 전 세계 농경지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분석했다. 5제곱킬로미터(㎢) 단위로 전 세계 토지 변화를 예측했고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1.5도 시나리오에서 농경지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으나, 연구팀은 기후 정책이 분야 간에 미치는 영향과 토지 이용 강도를 함께 고려하면 전 세계 농경지가 12.8%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남미는 24%나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고, 전체 농경지 감소의 81%가 개발도상국에 몰릴 것으로 분석됐다.
더 큰 문제는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이 12.6% 줄어들어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식량 생산 대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농산물 수출 능력이 각각 10%, 25%, 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해원 교수는 “전 세계적 탈탄소화 전략을 세울 때는 여러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만 집중한 나머지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큰 맥락을 보지 못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개발도상국은 농경지가 줄어들고 수입 의존도는 높아지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어, 탄소중립을 이루면서도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한 국제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 대학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송창칭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3월 24일자로 게재되었고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논문명: Meeting the global 1.5-degree goal could result in large-scale heterogeneous loss in croplandsHeterogeneous pressure on croplands from land-based strategies to meet the 1.5 °C target, DOI. https://doi.org/10.1038/s41558-025-02294-1)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와 중국 베이징사범대학교, 북경대학교,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참고로, 본 연구팀은 2021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첫 연구를 통해 현재 감축안으로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유지할 확률이 11%에 그친다는 사실을 밝혔고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경우에도 2도 이상 기온이 오를 확률을 예측했다.
※ Ou et al. 2021. Can updated climate pledges limit warming well below 2 degrees C? Science, 374(6568)
이어 2022년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된 두 번째 연구에서 연구팀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한 세 가지 핵심 전략은 첫째, 2030년까지 각국의 단기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둘째, 2030년 이후 탈탄소화 속도를 기존 연평균 2%에서 최대 8%까지 높이며, 셋째, 각국의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최대 10년까지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030년 이후로 목표 상향을 미루면 1.5도 달성이 가능하더라도 수십 년간 지구 온도가 크게 오르는‘오버슈트’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Iyer et al. 2022. Ratcheting of climate pledges needed to limit peak global warming. Nature Climate Change, 12(12).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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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촉매 개발, 반도체 핫전자 기술을 통해 해결하다
우리 대학 화학과 박정영 석좌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그리고 KIST 김동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여 촉매 성능에 특정 변인이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대표적인 다경로 화학 반응인 메탄올 산화 반응에서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이번 연구는 차세대 고성능 이종 촉매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1일 밝혔다.
다경로 화학 반응에서는 반응성과 선택성의 상충 관계로 인해 특정 생성물의 선택성을 높이는 것이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메탄올 산화 반응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고부가 가치 생성물인 메틸 포르메이트가 생성되므로, 메틸 포르메이트의 선택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불규칙적인 구조의 이종 촉매에서는 금속-산화물 계면 밀도를 비롯한 여러 변인이 동시에 촉매 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정 변수가 개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 이에 KAIST-KIST 공동 연구팀은 균일하게 정렬된 금속산화물 나노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여 이종 촉매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인을 통제하고, 오로지 금속산화물의 물성만이 촉매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산소 공극 (Oxygen Vacancy)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에서 열처리한 세륨 산화물 (CeOx) 나노 패턴을 제작하고, 이를 백금(Pt) 박막 촉매 위에 전사하여 금속산화물의 산소 공극이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산소 공극이 가장 풍부하게 생성된 진공 환경에서 열처리한 CeOx-Pt 이종 촉매의 경우, 열처리를 하지 않은 CeO2-Pt 이종 촉매 대비 약 50% 향상된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을 보였으며, 이는 반응 중 발생하는 핫 전자의 검출을 통해 실시간으로도 확인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양자역학 기반의 DFT 시뮬레이션을 통해 금속산화물 내부의 산소 공극이 이종 촉매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규명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산소 공극은 금속/산화물 계면에 많은 양의 전자를 축적시키면서 반응 중간체 간 결합을 촉진하였고, 이로 인해 메틸 포르메이트 선택성이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이에 대해 박정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기반 플랫폼을 통해 핫전하와 촉매 선택성의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핫전하 기반의 광촉매 센서의 상용화 개발 및 핫전하 기반 광열촉매 시스템의 상용화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는 “기존의 무작위 구조를 가진 촉매에서는 특정 변수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이종 촉매 설계와 선택성 조절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소재공학과 이규락 박사, 화학과 송경재 박사, KIST 홍두선 박사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25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제목: Unraveling Oxygen Vacancy-Driven Catalytic Selectivity and Hot Electron Generation on Heterointerfaces using Nanostructured Platform)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혁신인재양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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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1,000분의 1 나노섬유 혁신, 세계 최고 CO₂ 전해전지 개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시장 가치가 높은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만 있다면, 환경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CO2)를 일산화탄소(CO)로 전환하는 고성능 ‘세라믹 전해전지’를 개발하여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 세라믹 나노 복합섬유를 개발해 현존 최고 성능의 이산화탄소 분해 성능을 갖는 세라믹 전해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세라믹 전해전지(SOEC)는 이산화탄소를 가치 있는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유망한 에너지 변환 기술로 낮은 배출량과 높은 효율성이라는 추가적인 이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세라믹 전해전지는 작동 온도가 800℃ 이상으로, 유지 비용이 크고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가 잘 통하는 ‘초이온전도체’ 소재를 기존 전극에 함께 섞어 만든 ‘복합 나노섬유 전극’을 개발해 전기화학 반응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하고, 이를 통해 세라믹 전해전지가 더 낮은 온도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이러한 소재 복합을 통해 나노섬유의 두께를 약 45% 감소시키고, 전극을 머리카락보다 1,000배 가는 두께(100나노미터)로 제작하여 전기분해 반응이 일어나는 면적을 극대화하여, 세라믹 전해전지의 작동 온도를 낮추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분해 성능을 약 50%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복합 나노섬유가 적용된 세라믹 전해전지는 기존에 보고된 소자 중 가장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분해 성능(700℃에서 1.25 A/cm2)을 기록했으며, 300시간의 장기 구동에도 안정적인 전압을 유지해 소재의 탁월함을 입증했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안된 나노섬유 전극의 제작 및 설계 기법은 이산화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그린수소 및 친환경 전력 생산과 같은 다양한 차세대 에너지 변환 소자의 개발에 있어 선도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민정 석사, 김형근 박사과정, 아크롬존 석사가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하고, 한국지질지원연구원 정인철 박사, 기계공학과 오세은 박사과정, 윤가영 석사과정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촉매·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환경과 에너지,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 (IF:20.3)’에 3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Exceptional CO2 Reduction Performance in Symmetri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s Enabled via Nanofiber Heterointerface Engineering, https://doi.org/10.1016/j.apcatb.2025.125222)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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