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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명을 지닌 불타지 않는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수계전지 개발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나노융합연구소 차세대배터리센터) 연구팀이 아연 전극의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보고된 모든 레독스 흐름 전지 가운데 가장 오래가는 수명을 가지는 수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생명화학공학과 이주혁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에 최근(9월) 게재되는 한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Dendrite-free Zn electrodeposition triggered by interatomic orbital hybridization of Zn and single vacancy carbon defects for aqueous Zn-based flow batteries)
최근 들어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 피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및 심야 전력을 대용량으로 저장, 필요할 경우 저장된 에너지를 설비에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s, 이하 ESS)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ESS는 값이 저렴한 `리튬이온전지' 기술을 채택하고 있지만, 리튬이온전지는 태생적으로 발화로 인한 화재 위험성 때문에 대용량의 전력을 저장하는 ESS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2017년~ 2019년까지 2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리튬이온전지로 인한 ESS 화재사고 33건 가운데 가동이 중단된 곳은 전체 중 35%에 달한다. 현재까지 집계된 손해액만도 약 7,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배터리 과열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수계(물) 전해질을 이용한 *레독스 흐름 전지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초저가의 브롬화 아연(ZnBr2)을 활물질로 이용하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는 다른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와 비교할 때 높은 구동 전압과 함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 때문에 70년대부터 ESS용으로 개발돼왔다.
☞ 레독스 흐름 전지(Redox flow battery): 레독스 흐름 전지는 양극 및 음극 전해액 내에 활물질을 녹여서 외부 탱크에 저장한 후 펌프를 이용해 전극에 공급하면 전극 표면에서 전해액 내의 활성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해 에너지는 저장하는 전지이다.
문제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의 경우 아연 음극이 나타내는 짧은 수명 때문에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연 금속이 충·방전 과정 중에 보이는 불균일한 돌기 형태의 *덴드라이트 형성은 전지의 내부 단락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덴드라이트 형성 메커니즘은 명확히 규명되진 않고 있지만 충전 초기 전극 표면에 형성되는 아연 핵의 불균일성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균일한 핵의 생성을 유도하는 기술이 경쟁적으로 개발돼왔으나, 여전히 충분한 수명향상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 덴드라이트(Dendrite): 아연 이온이 환원되어 금속 전극 표면에 증착될 때, 금속 표면 일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
김희탁 교수 연구팀은 낮은 표면에너지를 지닌 탄소 전극 계면에서는 아연 핵의 `표면 확산(Surface diffusion)'을 통한 `자가 응집(Self-agglomeration)'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양자 역학 기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전송 전자 현미경 분석을 통해 자가 응집 현상이 아연 덴드라이트 형성의 주요 원인임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특정 탄소결함구조에서는 아연 핵의 표면 확산이 억제되기 때문에 덴드라이트가 발생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
탄소 원자 1개가 제거된 단일 빈 구멍 결함(single vacancy defect)은 아연 핵과 전자를 교환하며, 강하게 결합함으로써 표면 확산이 억제되고 균일한 핵생성 또는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김 교수 연구팀은 고밀도의 결함 구조를 지닌 탄소 전극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에 적용해, 리튬이온전지의 30배에 달하는 높은 충·방전 전류밀도(100 mA/cm2)에서 5,000 사이클 이상의 수명 특성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다양한 레독스 흐름 전지에 대해 보고된 결과 중 가장 뛰어난 수명성능을 지닌 전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대학 나노융합연구소 차세대배터리센터장 김희탁 교수는 "차세대 수계 전지의 수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제시한 게 이번 연구의 성과”라면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 80% 이상에서 5,000 사이클 이상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및 ESS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우리 대학 나노융합연구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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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처럼 점액질 뿜어내는 선체로 선박 연비 높인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성형진 교수가 이끄는 KAIST-POSTECH 공동연구팀이 미역, 미꾸라지 등 피부가 미끌미끌한 해초와 물고기의 점액질 분비 메커니즘에 착안해 선체의 표면 마찰력을 줄이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동안 표면에 골을 내 기름을 주입하는 등 여러 마찰력 저감 기술이 선을 보였으나 생체의 점액 분비 구조를 모방해 항력을 줄이는 구조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배는 물과의 마찰력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장거리 화물선은 운항 과정에서 유체 마찰로 잃어버리는 에너지만 해도 상당한 양에 이른다. 선박이 받는 전체 저항력의 60~70%가 물과 선체 사이의 마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 마찰력을 줄이면 그만큼 선박의 연료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 오늘날 세계 전체 운송물량의 약 90%는 해상운송이 맡고, 해운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연간 약 10억톤)를 배출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선박 연료 소비 절감을 위한 신기술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해초와 물고기에는 흐르는 물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점액질을 분비하는 세포가 있다. 성형진 교수는 "포항의 방사광 가속기로 미꾸라지의 점액 분비 구조를 들여다본 결과, 아래는 넓고 위는 좁은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구조가 모세관 현상을 일으켜 점액질을 끊임없이 분비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세관 현상이란 액체가 중력 등 외부 힘의 도움 없이 좁은 관을 따라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모세관 지름이 충분히 작을 때 액체의 표면장력(응집력)이 작용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나무에서 뿌리가 빨아들인 수분이 줄기를 거쳐 꼭대기의 잎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이 모세관현상 덕분이다.
연구진은 미꾸라지의 점액 분비 시스템을 모방해 윤활유를 방출하는 항아리 형태의 미세구멍을 만들어 실험했다. 구멍의 바닥과 목 부분 비율을 여러가지로 바꿔가며 실험한 결과 윤활유가 지속적으로 방출되면서 물과의 마찰력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멍의 개방률(바닥 지름 대비 목 지름 비율)이 클수록 윤활유가 더 많이 방출되면서 선박의 표면을 따라 퍼져나갔다. 또 목 부분을 더 길쭉하게 늘려주면 윤활제가 표면에 조금 더 두텁게 퍼지는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 마찰력이 약 18%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찰력이 줄어드는 만큼 선박의 연비는 좋아진다. 구멍 개방률 60%에서 마찰력 감소율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방법을 선박에 적용할 경우, 밖으로 배출된 윤활유가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지 않을까? 성형진 교수는 이에 대해 생물의 점액 분비 조직처럼 윤활유도 아주 미세한 구멍을 통해 배출돼 표면을 덮기 때문에 생물에 해를 줄 만한 양이 바다로 흘러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실험에서 사용한 미세구멍의 지름은 불과 100나노미터(0.1마이크론 = 0.0001밀리미터) 정도였다. 연구진은 또 무해한 윤활유가 개발돼 있는 만큼 이런 윤활유를 쓰면 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실험에서 사용한 윤활유는 듀폰의 크라이톡스(Krytox GPL 103)였다. 성형진 교수는 "한국에서도 홍합 추출물을 이용한 친환경 윤활유가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체 역학에 바탕한 선체 표면의 윤활 원리와 최적 설계 구조를 밝힌 기초 연구다. 성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연구를 통해 선체에 윤활 표면을 구현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상당히 규명했다"며 연구 성과가 실제 선박에서도 구현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물리학회(AIP)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hysics of Fluids' 에 '항력을 줄이는 윤활유 주입형 미끄럼표면(A lubricant-infused slip surface for drag reduction)'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NewScientist, Brietbart, MailOnline등 12개 세계영문과학잡지에 실렸으며, 한겨레신문의 미래창에 출간됐다. (2020.09.17.)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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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인자 발견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인자를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정 교수 연구팀은 환자의 뇌 영상·유전자와 함께 뇌척수액 데이터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유전인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새로 발견한 이 유전인자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과는 별도로 환자의 인지 저하를 발생하는 사실과 함께 이 유전자가 항산화 효소 대사와 관련됐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전 세계 약 1억5000만 명에 달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병태생리학적 규명은 물론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김항래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9월 16일 字 신경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됐다. (논문명 : Genetic variants beyond amyloid and tau associated with cognitive decline: A cohort study)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데 고령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급속히 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단백질로는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이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주원인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는 추세다. 그러나 연이은 신약 개발의 실패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새로운 병태생리와 치료 대상에 관한 연구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정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에 소재한 63개 지역 연구기관으로부터 얻은 정상인, 경도인지장애 관련 자료를 그리고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로부터 얻은 뇌 영상·유전자·뇌척수액 데이터를 활용했다.(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ADNI, http://adni.loni.usc.edu)
연구팀은 이와 함께 총 414명의 알츠하이머병 스펙트럼 환자(아밀로이드 단백질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약 620만 개의 단일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과 별도로 환자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유전인자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특히 독립된 데이터에서도 해당 유전자분석 결과의 재현에도 성공해 생물 정보학 분석을 통해서도 해당 유전인자가 항산화 효소 대사와 관련된 유전인자임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으로 계산한 대뇌피질위축 데이터와 구조방정식 모델을 통해 해당 유전자가 뇌의 두정엽과 후두엽의 뇌 위축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 패턴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에 의한 기존의 뇌 위축 패턴 현상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1 저자인 김항래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유전인자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항산화 치료의 효율성을 검증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ˮ 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치매극복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원천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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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자연스러운 감성 인식 인공지능을 위한 공공 DB 구축
기계적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감성 지능기술 기반의 미래산업 창출과 효율적인 동영상 요약 서비스 개발을 위한 공공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에 대학이 주도적으로 나선다.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의 감정을 인지할 수 있는 감성 기술과 지능형 영상 요약기술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통해 코로나 이후 새로운 인공지능산업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현재 인공지능은 질병 진단과 자율운전 등 인간의 기계적인 움직임과 판단력을 보완하는 영역에서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 표현 인식처럼 기계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감성 지능' 기술의 국내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평가받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 '험인텔(Humintell)'과 같은 감성 인식 기술기반 서비스가 두각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제 우리나라도 사람의 감정을 인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고품질의 한국인 고유의 감정 표현과 관련된 데이터 수집하고, 또 다양한 응용 서비스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주용 교수 연구팀의 '감성 인식 인공지능 공공DB 구축사업'은 COVID-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디지털 시대의 신산업 창출을 위해 과기정통부(장관 최기영)와 한국정보화진흥원(원장 문용식)의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2차)' 사업 예산 및 KAIST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의 민간투자금 등 모두 46억 원의 재원으로 운용된다. 이를 위해 일반인과 전문배우 등 약 2,500명의 자발적 참여자로부터 감정 학습을 위한 얼굴 데이터 수집과 함께, K-pop과 K-드라마 등의 세계적 성공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환경에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의 효과적인 영상 요약과 맞춤형 마케팅을 가능케 하는 영상 데이터 확보에 나선다.
이 사업은 우리 대학 문화기술대학원이 주관하고 메트릭스리서치(대표 나윤정), 액션파워(공동대표 조홍식/이지화), 소리자바(대표이사 안상현), 데이터헌트(대표이사 김태헌), 아트센터 나비미술관(관장 노소영), 리콘랩스(대표이사 반성훈)가 공동연구기관으로, 그리고 대홍기획(대표이사 홍성현)이 수요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밖에 한국 소비자 광고심리학회가 자문하는 이 프로젝트에서 개발되는 데이터베이스, 인공지능 학습모델, 프로그래밍 코드 등 모든 연구결과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누구나 연구와 사업에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이원재, 남주한 교수팀과 리콘랩스, 아트센터 나비미술관은 사용자의 심리적 건강을 추적할 수 있는 심리 일기장, 음악 영상의 하이라이트 생성을 위한 알고리즘, 서비스 사용자의 반응을 감지할 수 있는 앱 등 이번 사업을 통해 구축예정인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각종 응용 서비스를 설계하고 실험할 계획이다.
박주용 교수는 "인간을 감정을 이해하는 미래 인공지능 기술발전을 위해서는 고품질의 공공데이터 확보가 필수ˮ라고 전제하면서 "일상 사진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찾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문화에 힘입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세계적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 극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KAIST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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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용 교수팀, 대기 중 미세먼지 증가가 전력 소비에 미치는 영향 실증
우리 대학 기술경영학부 엄지용 교수 연구팀이 대기 중 미세먼지 증가가 가정의 전력소비를 증가시킴을 실증적으로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등급을 '좋음'에서 '매우 나쁨'으로 격상시키는 75μg/m3 농도증가가 가정부문 전력소비량을 평균 11.2% 증가시킴을 계량경제 모형으로 확인했는데, 이는 한 여름철 실외온도가 3.5oC 상승할 때 유발되는 전력소비 증가량에 해당하는 큰 폭의 유의미한 변화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는 전국 136개 주요 시군구 853가구에 설치된 실시간 스마트미터에서 1년여에 걸쳐 수집한 전력사용 데이터에 전국 미세먼지 관측소와 기상관측소에서 수집한 시간별 환경정보를 매칭해 얻은 에너지-환경 빅데이터가 활용됐다.
미세먼지와 같은 급성 환경스트레스에 대한 소비자의 적응행태는 그간 에너지 학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가구의 에너지 집약적인 적응행태를 최초로 확인했다. 특히, 가구의 적응행태는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받는데, 그 민감도는 주중보다 주말에 그리고 저녁이나 새벽시간대 보다는 낮 시간대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실외 기온이 아주 높거나 낮을 경우, 미세먼지에 대한 환경적응 행태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 농도증가로 가정에서는 공기청정기 등의 간편하고 즉각적인 적응수단을 활용하는데 이 때문에 전력소비가 증가하고,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상승하는 誤적응(mal-adaptation)의 가능성을 보여준 실증연구이다.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 저감정책 설계에 있어 미세먼지 적응의 역량을, 미세먼지 적응정책 설계에 있어 미세먼지 저감의 역량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 대학 현민우 녹색경영정책 석사 졸업생(現 UC Santa Barbara 경제학 박사과정)과 이재웅 경영공학 박사(現 삼성전자 근무)가 공동저자로 참여하고, 인코어드 테크놀로지스의 이효섭 연구소장과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9월 21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Increase in household energy consumption due to ambient air pollution)
엄 교수는 “이번 논문의 후속 연구로 미세먼지 경보시스템의 효과성 실증과, 효과적인 예보시스템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중이고 이미 기초 결과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며 “에너지-환경 빅데이터를 이용해 기후 및 환경경제 분야의 다양한 융합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한-EU 공동연구지원사업, 그리고 녹색성장대학원 운영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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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과 인장을 구분하는 무선통신 전자 소자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김상욱 교수 공동 연구팀이 신물질을 이용해 압력과 인장(늘이기)을 구분할 수 있는 무선통신 소자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무선통신에 활용되고 있는 전기 공진기(electrical resonator)가 여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원거리에서 여러 자극을 측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보처리시스템의 경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과 임플란터블(체내이식형) 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수동형 소자들로 만들어지는 전기 공진기는 원거리 통신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재료(생분해성 물질, 자가치유 물질)로 구현이 가능해 웨어러블·임플란터블 소자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기 공진기의 무선통신 신호는 2개의 요소, 즉 공진기의 정전용량에 의해 결정되는 '공진주파수'와 공진기에 저장된 전자기파 에너지에 의해 결정되는 '품질 인자(quality factor)'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최소 두 가지 정보를 포함할 수 있다.
기존에는 공진기의 신호를 변화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과 관련된 물질의 특성 및 소자의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효과적인 신호처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는 많은 제약이 따랐다. 특히, 공진주파수와 품질 인자의 변화를 분화하기 위해서는 공진기의 저장된 전자기파를 차폐할 수 있는 신물질이 필요한데 공동 연구팀은 2차원 신물질인 '맥신(MXene)'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맥신(MXene)'이 사용할 수 있는 합성 재료 중 가장 우수한 전자기장 차폐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우선 압력에 따라서 기공이 닫히는 다공성 탄성체에 Ti3C2Tx 조성의 맥신을 코팅해 외부 자극에 따라 공진기의 저장된 에너지를 변형시킬 수 있는 센서로 활용했다. 이때 탄성체와 맥신 사이에 나노 접착제 역할을 하는 *폴리도파민을 도입해 2,000번 이상의 반복적인 수축과 이완에도 신뢰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소자를 만들었다.
☞ 폴리도파민(poly-dopamine): 바다생물 홍합이 물속에서 바위에 몸을 붙일 때 내는 접착 물질을 도파민이라고 하고, 이를 고분자화하여 중합체 형태로 만든 물질.
나아가, 연구팀은 딥러닝 기법을 적용해 미리 학습됐던 압력과 인장 자극을 구분해 정확하게 맞추고, 학습되지 않은 새로운 압력과 인장 자극도 약 9%의 오차 이내로 맞출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무선으로 기계적 자극을 구분해 측정할 수 있고, 생체친화적이며 가볍기 때문에 웨어러블 소자로 활용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공동 연구팀은 이 밖에 새로 개발한 소자를 기반으로 정형외과 수술 이후 재활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 구축했다.
스티브 박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무선통신 소자의 신호처리에 대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신물질인 맥신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있는 연구성과"라면서 "헬스케어를 위한 웨어러블, 임플란터블 모니터링 전자소자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이건희, 이강산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연구논문은 국제 학술지 'ACS Nano' 8월 19일 字 온라인 버전에 게재됐다. (논문명 : Deep-Learning-Based Deconvolution of Mechanical Stimuli with Ti3C2Tx MXene Electromagnetic Shield Architecture via Dual-Mode Wireless Signal Variation Mechanism)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석박사모험 연구사업, KAIST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 지원사업인 다차원 나노조립제어 창의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9.22
조회수 3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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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스케일 초 저잡음 펄스 신호 발생기술 개발
우리 대학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와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실리카 *마이크로공진기를 이용해 매우 낮은 잡음으로 펄스 신호를 주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 마이크로공진기(microresonator): 특정 공진 주파수에서 공진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한 마이크로미터~밀리미터 크기의 소자이다. 굴절률 차이에 의한 내부전반사로 공진기 내부에서 광 파워가 공진 형태로 집약되는 특성을 보인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3 밀리미터(mm) 지름의 칩으로부터 22 기가헤르츠(GHz)의 높은 *반복률과 2.6 펨토초(385조 분의 1초)의 매우 낮은 *펄스 간 시간 오차를 동시에 가지는 광 펄스열(optical pulse train)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초고속 광대역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analog-to-digital converter, ADC)의 샘플링 클럭이나 5G·6G 통신용 초 저잡음 마이크로파 신호원으로 활용이 기대된다.
☞ 반복률(repetation rate): 단위 시간(1초) 동안 지나가는 펄스의 수로 주기의 역수에 해당한다. 반복률이 22GHz일 경우, 펄스틑 1초 동안 220억 번 지나간다.
☞ 펄스 간 시간 오차(timing jitter): 펄스가 이상적인 주기로부터 얼마나 어긋나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펨토초 펄스 레이저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이며 일반적으로 레퍼런스 신호원과 비교하여 어긋나는 정도를 나타낸다.
펨토초(1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 수준의 펄스 폭을 가지는 광 펄스를 생성하는 모드 잠금 레이저(mode-locked laser)는 광 주파수 빗 분광학(optical frequency comb spectroscopy, 2005년 노벨 물리학상)이나 펄스 확장 증폭 기술(chirped pulse amplification, 2018년 노벨 물리학상)과 같이 기초 과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광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펨토초 펄스를 레이저 장비가 아닌 칩-스케일의 마이크로공진기 소자에서 생성하는 마이크로콤(micro-comb)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모드 잠금 레이저가 100메가헤르츠(MHz) 정도의 반복률을 가진 것에 반해 마이크로콤은 기존보다 100배 이상인 수십 기가헤르츠(GHz) 이상의 높은 반복률을 가지기 때문에 다양한 ICT 시스템의 개발 및 제작 등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콤은 이론적으로는 1펨토초 수준의 매우 낮은 시간 오차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기존에는 측정의 한계 때문에 이러한 성능을 정확하게 규명할 수 없었고 잡음 성능을 최적화할 수도 없었다.
공동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이한석 교수팀이 보유한 1억 이상의 매우 높은 *Q 인자를 갖는 온칩 마이크로공진기 제작기술과 김정원 교수팀이 보유한 100아토초(100아토초는 1경분의 1초) 분해능의 펄스 간 타이밍 측정기술의 결합으로 가능했다.
☞ Q 인자(Quality factor): 진동자나 공진기(resonator)가 얼마나 오랫동안 에너지(여기서는 빛)를 담아둘 수 있는지를 나타내며, 중심주파수에 따른 공진기의 대역폭을 특성 짓는 값이다. 공진기는 높은 Q 인자 값을 가질수록 더 오래 진동할 수 있으며, 외부로부터 주입되는 에너지를 내부에 더욱 고밀도로 집중시킬 수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칩 상에 제작된 마이크로공진기는 높은 Q 인자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대략 1000만 정도의 값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동연구팀은 기존 연구보다 100배 이상 정밀한 타이밍 측정기술을 이용해 펄스 간 시간 오차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고, 그 결과를 이용해 마이크로공진기의 최적 동작 조건을 찾아냄으로써 마이크로콤의 잡음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공동연구팀 관계자는 이 신기술을 활용할 경우 다양한 온-칩 광신호처리 시스템의 구현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의 경우 샘플링 클럭의 지터 성능에 의해 제한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의 타이밍 성능은 22 기가헤르츠(GHz)의 샘플링 속도에서 12비트의 유효 비트 수(effective number of bits, ENOB)를 달성할 수 있어 기존 장비의 성능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한석 교수는 "펄스 발생효율과 잡음 성능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광소자 구성기법을 연구 중ˮ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원 교수도 "개발된 기술을 매우 낮은 위상잡음의 K-밴드 마이크로파 신호원과 초고속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용 샘플링 클럭으로 활용하는 후속연구를 진행 중ˮ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정동인 박사과정 학생과 기계공학과 권도현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공동연구팀의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옵티카(Optica)' 8월 28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Ultralow jitter silica microcomb)
한편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양자센서핵심원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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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링 효과로 감염성 병원균 신속 진단키트 개발
감염성 병원균을 현장에서 육안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서, 그리고 분자진단(RT-PCR) 장비의 대안으로 빠른 사용과 활용이 기대된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이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i-CoRi, isothermal coffee ring assay)'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커피링 효과'란 사물 표면에 떨어진 커피 방울이 증발하면서 특징적인 링(ring) 모양이 생기는 효과다. 연구팀은 이 효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상온에서 육안으로 병원균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감별 및 고감도 검출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RT-PCR 등 기존 분자진단 기술처럼 고가의 정밀한 장비가 필요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 즉, 정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쉽고 간단한 POCT(point-of-care testing) 기술로 저가라는 게 큰 장점이다.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강유경 박사가 제1 저자로,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임산해,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 류제성 학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 Bioelectronics, IF 10.257)' 9월 6일 字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 Simple visualized readout of suppressed coffee ring patterns for rapid and isothermal genetic testing of antibacterial resistance)
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은 병원균 감염의 빠른 판별을 위해 시료를 표면에 떨어뜨려 커피링 패턴을 유도, 육안으로 관찰함으로써 병원균의 내성 종류를 선택적으로 정확하게 검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 진단이 가능한 기술이다.
콜로이드 용액이 기판 표면에서 증발할 때, 표면장력과 모세관 운동에 따라 미세입자들이 이를 포함하는 용액 방울 주변으로 이동해 특징적인 링 패턴을 형성한다. 연구팀은 표적 유전자 물질이 존재할 경우 미세입자와 유전자 물질의 선택적 인식에 의한 입자-핵산 물질 간 상호 응축을 유도해 링 패턴을 억제함으로써 병원균을 감별했다.
연구팀은 또 커피링 현상에 회전 환 증폭(rolling circle amplification) 기반의 등온 증폭기술을 융합했는데 융합과정에서 생성된 긴 단일 가닥의 표적 DNA 물질이 미세입자(직경 0.1~10 마이크로미터 가량) 크기로 응축되도록 효과를 극대화했다. 연구팀은 이밖에 *젭토 몰 농도 이하의 범위(sub-zeptomolar)에서도 병원균 표적 물질을 육안으로 검출하거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장치를 통해 기록과 판독이 모두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 젭토(zepto): 10^(-21) 을 뜻하는 접두어. 1 젭토 몰 농도는 용액 10 cc에 분자 6개가 존재하는 농도로, 기존의 현장 진단키트의 경우는 1 젭토 몰 농도의 약 1,000배 이상의 표적 물질이 존재해야 검출이 가능하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 기술은 신속하고 높은 선택성과 민감도를 지니고 있어 유전자상 2개 염기의 차이를 구별하며 별도의 분석 장비 없이 30분 이내에 항생제 내성 유전자 검출과 함께 혈청 등 복잡한 시료에서도 검출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자동판독을 위한 진단키트로의 활용을 위해 미세입자에 의해 나타나는 공간 패턴의 이미지를 판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정립했고, 이를 통해 커피링 형성에 따른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데 성공했다.
정현정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은 진료소나 클리닉 등에서 병상 분석을 위해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면서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을 진단하는 데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ˮ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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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금속 사용량을 50% 감소시킨 친환경 수소 생산 전극 개발
화석 에너지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수소가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정부도 작년 1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에너지 변환 및 저장재료 연구실 조은애 교수 연구팀이 촉매로 사용되는 귀금속 사용량을 50% 저감한 수전해 전극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인데 수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그린 수소 생산 기술이다. 그러나 매장량이 백금의 10분의 1에 불과한 귀금속인 이리듐을 촉매로 사용하기 때문에 수소 생산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조은애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을 사용하면 이리듐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그린 수소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크다.
수전해는 수소 경제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조 교수 연구팀은 티타늄과 몰리브데넘 산화물 담지체를 개발해, 이리듐 나노 입자의 분산도를 높여 기존 사용되고 있는 이리듐 촉매와 대비해 성능과 내구성을 2배 이상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리듐과 산화물 담지체 사이의 전자이동으로 인해 이리듐의 전자구조가 산소 발생 반응에 최적화돼 있어 성능과 내구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조은애 교수도 "기존에 개발된 대부분의 수전해 촉매들이 실제 시스템에서는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촉매를 사용해 실제 수전해 시스템을 제작한 결과, 이리듐 사용량을 50%나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상용 촉매와 동일한 성능을 보여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ˮ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앞으로도 그린 수소 생산 실용화를 위해 고활성·고내구성 전극 촉매개발을 위한 연구를 이어갈 계획ˮ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엄지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촉매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인바이러멘탈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8월 25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Stabilizing role of Mo in TiO2-MoOx supported Ir catalyst toward oxygen evolution reaction)
한편 조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과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산업통상지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수소연료전지차 부품실용화 및 산업기반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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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콜성 지방간 진행 영상화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의과학대학원 김필한 교수 연구팀이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을 통해 비알콜성 지방간에서 간세포 내 *지방구 형성과 미세혈관계를 동시에 고해상도의 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 지방구(Lipid droplet): 지방 방울이라고도 하며, 간세포의 세포질에 구 형태로 축적된 지방을 뜻한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에 앞서 살아있는 비알콜성 지방간 동물모델에서 질환이 진행될수록 간세포 내의 지방구가 축적되며 크기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개개의 지방구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생체현미경 기술을 개발, 이번 연구에 활용했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서구화된 식습관 및 비만율 증가로 국내에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단순 지방간부터 만성 지방간염 및 간경변증(간경화)에 이르는 넓은 범위의 간 질환을 포함한다. 정상인에게서도 최대 24%, 비만인에서는 최대 74%까지 높은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어 심각한 간 질환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그동안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연구들은 대부분이 절제된 간 조직을 사용한 조직병리학적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는 질환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동안 간 내부의 간세포와 주변 미세환경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세포 수준의 변화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원리를 밝히는 것이 어려웠다. 글로벌 차원의 집중적인 연구개발 투자에도 불구하고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지연되고 주된 이유다.
김필한 교수 연구팀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초고속 레이저 공초점·이광자 생체현미경을 사용해 살아있는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에서 질환 진행에 따른 간세포 내 지방구의 형성 및 축적과 주변 미세 간 혈관계를 동시에 고해상도를 지닌 3차원 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생체현미경 시스템은 시속 380Km 이상의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다각 거울을 이용해 살아있는 생체 내부 간 조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보정이 가능해 크기가 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미터) 이하인 극히 작은 지방구까지 고해상도로 영상화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또 비알콜성 간 질환에서 질환 진행으로 간세포 내 지방구의 축적률이 증가하고 개개의 지방구 크기가 증가하는 현상을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지방구의 크기 증가가 간세포 핵의 위치변화를 일으키고 결국 간세포 모양의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고해상도 영상화를 통해 확인했다.
김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첨단 고해상도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살아있는 생체 내부 간의 미세환경을 이루는 다양한 구성성분(세포, 혈관, 지질, 콜라겐 외 생체분자)들을 동시에 실시간으로 영상촬영이 가능해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간 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과정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우리 대학 교원창업기업인 아이빔테크놀로지(IVIM Technology, Inc)를 통해 상용화돼 올 인원 생체현미경 모델명인 'IVM-CM'과 'IVM-MS'로 2019년 10월부터 출시되고 있는데 기초 의·생명 연구의 차세대 첨단 영상장비로서 미래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의 핵심 장비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 MCD diet는 지방간을 유도하기 위한 특수 사료를 의미하며 생쥐에게 섭취시키면 빠르게 지방간이 생긴다.
김 교수는 "비알콜성 지방간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의 3차원 생체현미경을 이용한 실시간 고해상도 영상기술은 질환의 진행에 따른 세포 수준의 다양한 변화의 정밀한 관찰이 가능하다ˮ라며 "3차원 생체현미경은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여러 인간 질환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ˮ이라고 말했다.
나노과학기술대학원 문지은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연구팀 논문은 미국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컬 옵틱스 익스프레스(Biomedical Optics Express)' 誌 8월 19일 字에 실리는 한편 편집장 선정(Editor's pick) 우수 논문으로 주목받았다. (논문명 : Intravital longitudinal imaging of hepatic lipid droplet accumulation in a murine model for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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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규 교수 연구팀, 수지상세포 자식작용의 역할 규명
우리 연구진에 의해 세포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자식작용'*의 또 다른 기능이 보고됐다.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T세포*의 항바이러스 활성이 유도되는 과정에서 수지상세포 자식작용이 기여함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자식작용(自食作用, autophagy) : 세포 내 노폐물 및 손상된 세포 소기관을 제거하여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자식작용을 처음 발견한 오스미 요시노리(Ohsumi Yoshinori) 교수가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병원균을 이기는 면역 반응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보고됐다.
* T세포 : 흉선에서 유래하는 림프구로, 세포의 면역에서 주된 역할을 한다.
수지상세포는 병원균이나 암 항원을 인지해 T세포*의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세포이다. 바이러스 항원을 수지상세포가 흡수하고, 자신의 표면에 항원을 제시하여 T세포에 전달해주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수지상세포의 자식작용을 통한 세포대사 조절이 T세포 활성화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히고 항바이러스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원리를 제시했다.
실험결과, 자식작용을 일으키는 Atg5 유전자가 결손될 때 수지상세포의 해당작용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T세포 활성화 기능이 높아지고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이 증가했다.
Atg5가 결손되면 수지상세포의 해당작용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MHC 클래스 I 분자가 과발현되고 항원 제시를 통한 T 세포 활성화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시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이 더 활성화되어 바이러스가 더 빨리 제거되었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자식작용이 T세포의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기능을 새롭게 규명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하며, “향후 자식작용과 세포 대사를 표적으로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의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저명한 국제학술지 ‘오토파지(Autophagy)’ 8월 28일 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수지상세포는 바이러스를 받아들여 이들을 분해해 MHC class I에 항원을 제시하고 CD8+ T세포를 활성화해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을 유도함. Atg5 유전자 결손 시 해당작용 의존적인 항원 제시 및 사이토카인 분비가 과활성화되어 MHC class I을 통한 CD8+ T세포의 활성이 증가됨. 수지상세포에서 Atg5 유전자 결손 시 CD8+ T 세포의 활성화가 증가되어 바이러스 제거를 촉진시킴.
가. Atg5 유전자 결손 시 정상과 다른 특이한 특징을 갖는 수지상세포가 폐에 유입됨.
나. 수지상 세포 특이적으로 Atg5 결손 시, 항원제시, 해당작용과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들이 증가됨.
다. 수지상 세포 특이적으로 Atg5 결손 시, 수지상세포의 해당작용이 증가함.
라. 바이러스 감염 시 항원제시에 중요한 MHC 클래스 I의 발현이 증가함. 반면, 해당작용 억제제(2-DG) 처리 시 발현이 감소함. 즉, MHC 클래스 I의 발현에 해당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함.
마. 수지상세포 특이적 Atg5 유전자 결손 시 CD8+ T 세포의 활성화가 증가함.
바. 수지상세포 특이적 Atg5 유전자 결손 시 바이러스의 제거가 더 빠르게 일어남.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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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접착 패브릭 기반 웨어러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개발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핫프레싱 기술을 이용해 가격 경쟁력과 내구성이 높은 패브릭(천) 기반 웨어러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제조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 핫프레싱(hot pressing): 온도와 압력을 가해 두 물체를 단단히 점착시키는 공법
☞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집(수확)해 전기로 바꿔 쓰는 기술.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이란 압전체라는 물질을 이용, 생활 주변에서 버려지는 압력과 진동 같은 에너지를 사용 가능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것을 말한다.
홍 교수 연구팀 소속 김재규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지난 2019년 12월 23일 국내 특허 등록이 됐고,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이번 9월호에 게재됐다(5월 22일 온라인판에 게재). 이번 연구는 DGIST 에너지공학전공 이용민 교수팀과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노광수·기계공학과 유승화 교수팀과의 협업을 통해 수행됐다. (논문명: Cost-effective and strongly integrated fabric-based wearable piezoelectric energy harvester)
오늘날 웨어러블 소자는 센서, 원동기, 디스플레이에서 에너지 하베스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도래 이후 소형에서 내장형으로 더욱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기존 옷에 내장형으로 사용될 수 있고, 편안하고 내구성 좋은 패브릭(천)에 기반한 웨어러블 소자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패브릭 기반 웨어러블 소자는 복잡한 제조 방법과 설비 시설에 따른 공정 및 가격 측면에서 한계를 가져 아직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소자 내의 패브릭과 실제 구동 파트 사이의 결합력 및 효율 테스트의 부재는 소자의 내구성에도 의문을 갖게 한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간단하고 값싼 공정과 재료, 새로운 기계적 특성 분석 기술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복잡한 공정 및 설비 시설 대신 비교적 간단한 방법인 핫프레싱을 이용해 전도성 폴리에스터 패브릭과 압전 고분자 필름(Poly(vinylidene fluoride-co-trifluoroethylene), P(VDF-TrFE))이 결합된 패브릭 기반 웨어러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제조 방법을 개발했다. 또한, 기존의 내구성 테스트 방법인 굽힘(bending) 테스트와 더불어 새롭게 도입한 `표면 및 계면 절단 분석시스템(SAICAS, Surface and Interfacial Cutting Analysis System)'을 이용해 패브릭과 고분자 필름 사이 계면 결착력을 측정함으로써 웨어러블 소자의 높은 기계적 내구성을 증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제조 방법에서 제시하는 핫프레싱은 배터리나 연료전지 셀 제작에 주로 쓰이는 방법으로 2~3분 안에 완료될 정도로 빠르고 간단하며 동시에 높은 접착력을 얻을 수 있는 공정이다. 결정화 온도 근처 이하에서 고분자 필름을 패브릭에 접착시키면, 고분자 필름 표면이 *비정질화되면서 접촉면이 넓은 울퉁불퉁한 패브릭 표면에 빽빽이 접착되고, 날실과 씨실 사이로 새어 나와 못과 같은 형태로 되어 높은 계면 결합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핫프레싱을 이용해 개발된 웨어러블 소자는 기존 의류에 접착할 수 있는 응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공정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비정질(amorphous): 고체 물질로, 균일한 조성은 가지고 있으나, 원자 배열이 액체와 같이 흐트러져 있는 물질. 유리, 고무, 수지 따위가 있으며 반도체, 자성체, 고강도 재료 따위로 쓴다.
한편, SAICAS를 이용한 계면 결착력 분석은 마이크로 스케일에서 칼날을 이용해 정량적 및 정성적으로 힘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기존 계면 결착력 측정 방법(박리 테스트, 테이프 테스트, 마이크로신축성 테스트)보다 훨씬 정확한 분석 기법으로, 본 연구에서 처음으로 웨어러블 소자에 도입됐다. SAICAS를 이용한 계면 결착력 분석은 향후 고분자를 이용한 웨어러블 소자 내구성 테스트의 새로운 방법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승범 교수는 "본 연구에서 개발된 패브릭 기반 웨어러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제조 기술은 패브릭 기반 소자의 실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높였고, 계면 결착력 분석을 통해 고내구성 웨어러블 소자의 디자인 방향을 제시했다ˮ며 "이 기술은 패브릭과 고분자를 이용한 다른 소자의 제조 공정 및 분석에도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ˮ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HRHRP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 한국연구재단 지원 기초연구사업과 중견연구사업, 웨어러블 플랫폼소재 기술센터 지원 및 KAIST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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