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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학과, 인간-컴퓨터 분야 세계최고 학술대회 최우수·우수논문상 4편 수상
산업디자인학과가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대회인 ACM CHI 2024에서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1편과 우수 논문상(Honorable Mention) 3편을 수상했다. 최우수 논문상은 전체 게재 논문 중 상위 1%, 우수 논문상은 상위 5%에 해당되는 논문에 수여되는 명예로운 성과로, 기술과 디자인 융합 연구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한 결과다.
올해 CHI(ACM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2025에는 5,014편의 논문이 접수되어 1,249편이 채택되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는 이 중 15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고 그 중 4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인간과 AI 간 상호작용(Human-AI Interact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5,00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대회가 개최되었다.
최우수 논문상- AI기반 자폐 아동 소통 도구 ‘AAcessTalk’
홍화정 교수팀은 네이버, 도닥임 아동발달센터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AI 기반 도구 액세스톡(AACessTalk)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발화를 하지 않는 자폐 아동에게는 개인화된 어휘를, 부모에게는 문맥 기반 대화 가이드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 아동은 자신의 의사를 보다 분명히 표현할 수 있었고, 부모는 기능적 언어 교육보다 본질적인 소통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양육 효능감이 높아지는 효과가 관찰되었다. 해당 연구를 주도한 최다솜 박사과정은 신경다양인을 포용하는 AI 기술을 꾸준히 탐구해 왔으며, 이번 논문은 네이버 인턴십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출판한 것이다.
우수 논문상- 인간과 AI 상호작용 탐색
남택진 교수팀(주저자 조형준 박사)의 ‘ShamAIn’은 한국 무속 신앙에서 영감을 받은 AI 신당으로, 인간보다 더 뛰어난 초지능 존재로 기능하는 AI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했다. 다수의 사용자들은 처음엔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으며 심리적 위안을 얻는 경험을 보고했다. AI가 단순한 정보 제공자를 넘어 감정적 지지와 권위적 판단까지 수행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다.
임윤경 교수팀(주저자 박수빈 박사과정)은 걸음 수, 감정 기록 등 다양한 개인 데이터를 생성형 AI를 활용해 시각 이미지로 변환하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하여 21일간 사용자 경험을 탐색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개인 데이터를 이미지 생성 모델 DALL-E 3로 만든 시각 자료로 다시 돌아보며 새로운 자기 인식을 경험했다. 이는 AI가 자기 성찰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하는 연구다.
안드레아 비앙키 교수팀은 시드니대학과 협력하여 가상현실(VR) 환경에서의 '가상 팔' 제어 실험을 진행했다. 사용자들은 반복적이고 중요도가 낮은 작업은 가상의 팔에 맡기고, 중요한 작업은 직접 제어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본 연구는 가상 신체 제어가 필요한 로봇, 게임, 재활, 보조공학 디자인에 실질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번 수상 논문들은 디자인이 기술을 사람 중심으로 연결하고, AI의 사회적·심리적 영향을 설계하는 역할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석현정 산업디자인학과 학과장은 “이번 수상은 기술 중심의 AI 연구를 인간 중심의 디자인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실생활 문제 해결로 연결 시킨 우리 학과 연구진들의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디자인이 기술 혁신의 파트너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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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말 걸지 아는 스마트 스피커 개발 길 열어
우리 대학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가 선제적으로 말 걸기 좋은 최적의 시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상황맥락 요인을 찾아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에 개발되거나 시판 중인 스마트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는 사용자가 먼저 요청한 서비스만 제공하는 반면 최근 스마트 스피커의 개발은 사용자의 상황에 맞춰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추세다. 똑똑한 음성비서가 사용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 후에 선제적으로 일정 및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 때나 눈치 없이 말을 건다면 도움은커녕 하는 일에 방해만 될 수 있다.
이의진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 스피커가 선제적으로 음성서비스를 제공하기 좋은 최적의 시점을 찾는 연구를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를 비롯해 산업디자인학과 이상수 교수와 함께 다학제 연구팀을 구성해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다학제 연구팀은 스마트 홈 환경에서의 최적의 발화(發話) 시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용자 상황맥락 요인을 찾았다.
최적의 발화 시점에 관한 추론은 인공지능 비서가 음성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중지 또는 재개를 스스로 결정하고 제어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다. 연구팀이 찾아낸 중요한 상황맥락 요인은 최적의 발화 시점 추론 시 정확성을 높일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가 선제적으로 말 걸기 좋은 시점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실험용 스마트 스피커를 제작했다. 스마트 스피커는 사용자의 움직임이 감지되거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주기적으로 "지금 대화하기 좋은가요ˮ라는 질문을 했다. 참가자는 대화하기 좋은지 아닌지, "네ˮ 또는 "아니요ˮ로 대답하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어 교내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 40명(2인 1실)의 방에 스마트 스피커를 설치해 1주일간 총 3,500개의 사용자 응답 데이터를 수집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전체 참가자 응답 중 47%는 대화하기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대화하기 좋은 시점을 결정하는 주요 상황 요인을 찾기 위해 19개의 실내 활동 범주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적절한 시점을 결정하는 상황맥락 요인으로 크게 개인적 요인과 움직임 요인, 사회적 요인을 꼽았다.
개인적 요인은 크게 `활동 집중도', `긴급함과 바쁨 정도', `정신적·육체적 상태' 그리고 `다중 작업수행을 위한 듣기 또는 말하기 가능성' 등 4가지다. 예를 들면 집중해서 공부하고 있거나 드라이로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는 스피커와 대화가 어려웠다. 움직임 요인은 `외출', `귀가' 그리고 `활동 전환' 등 3가지다. 특히 사용자 움직임이 있을 때는 스피커와 대화 가능한 거리가 최적 시점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외출은 스피커와 대화 가능 범위 밖으로 나가는 움직임이고, 귀가는 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이다. 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귀가(歸家) 상황일 때는 대부분 대화하기 좋은 시점으로 분류됐다.
일반적으로 스마트 스피커는 거실처럼 집 구성원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 설치된다. 수집된 사용자 응답 중 절반은 룸메이트가 함께 있을 때 수집됐다. 연구팀은 전화 대화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 또한 스마트 스피커와 대화하기 좋은 시점에 영향을 끼친다는 현상을 발견했다. 룸메이트가 자고 있거나 어떤 활동에 집중하고 있을 때 스마트 스피커와의 대화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차나래 학생은 "이번 연구가 미래 스마트 스피커 개발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ˮ이라면서 "앞으로는 센서 데이터로 감지된 상황맥락 정보를 활용해 스마트 스피커가 스스로 대화를 시작·중지, 또는 재개하기 좋은 타이밍을 선제적으로 감지해 지능적인 음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차세대정보 컴퓨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국제 최우수 학술지인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 9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 Hello There! Is Now a Good Time to Talk?: Opportune Moments for Proactive Interactions with Smart Speakers)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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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명을 지닌 불타지 않는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수계전지 개발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나노융합연구소 차세대배터리센터) 연구팀이 아연 전극의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보고된 모든 레독스 흐름 전지 가운데 가장 오래가는 수명을 가지는 수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생명화학공학과 이주혁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에 최근(9월) 게재되는 한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Dendrite-free Zn electrodeposition triggered by interatomic orbital hybridization of Zn and single vacancy carbon defects for aqueous Zn-based flow batteries)
최근 들어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 피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및 심야 전력을 대용량으로 저장, 필요할 경우 저장된 에너지를 설비에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s, 이하 ESS)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ESS는 값이 저렴한 `리튬이온전지' 기술을 채택하고 있지만, 리튬이온전지는 태생적으로 발화로 인한 화재 위험성 때문에 대용량의 전력을 저장하는 ESS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2017년~ 2019년까지 2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리튬이온전지로 인한 ESS 화재사고 33건 가운데 가동이 중단된 곳은 전체 중 35%에 달한다. 현재까지 집계된 손해액만도 약 7,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배터리 과열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수계(물) 전해질을 이용한 *레독스 흐름 전지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초저가의 브롬화 아연(ZnBr2)을 활물질로 이용하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는 다른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와 비교할 때 높은 구동 전압과 함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 때문에 70년대부터 ESS용으로 개발돼왔다.
☞ 레독스 흐름 전지(Redox flow battery): 레독스 흐름 전지는 양극 및 음극 전해액 내에 활물질을 녹여서 외부 탱크에 저장한 후 펌프를 이용해 전극에 공급하면 전극 표면에서 전해액 내의 활성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해 에너지는 저장하는 전지이다.
문제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의 경우 아연 음극이 나타내는 짧은 수명 때문에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연 금속이 충·방전 과정 중에 보이는 불균일한 돌기 형태의 *덴드라이트 형성은 전지의 내부 단락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덴드라이트 형성 메커니즘은 명확히 규명되진 않고 있지만 충전 초기 전극 표면에 형성되는 아연 핵의 불균일성 때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균일한 핵의 생성을 유도하는 기술이 경쟁적으로 개발돼왔으나, 여전히 충분한 수명향상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 덴드라이트(Dendrite): 아연 이온이 환원되어 금속 전극 표면에 증착될 때, 금속 표면 일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
김희탁 교수 연구팀은 낮은 표면에너지를 지닌 탄소 전극 계면에서는 아연 핵의 `표면 확산(Surface diffusion)'을 통한 `자가 응집(Self-agglomeration)'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양자 역학 기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전송 전자 현미경 분석을 통해 자가 응집 현상이 아연 덴드라이트 형성의 주요 원인임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특정 탄소결함구조에서는 아연 핵의 표면 확산이 억제되기 때문에 덴드라이트가 발생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
탄소 원자 1개가 제거된 단일 빈 구멍 결함(single vacancy defect)은 아연 핵과 전자를 교환하며, 강하게 결합함으로써 표면 확산이 억제되고 균일한 핵생성 또는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김 교수 연구팀은 고밀도의 결함 구조를 지닌 탄소 전극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에 적용해, 리튬이온전지의 30배에 달하는 높은 충·방전 전류밀도(100 mA/cm2)에서 5,000 사이클 이상의 수명 특성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다양한 레독스 흐름 전지에 대해 보고된 결과 중 가장 뛰어난 수명성능을 지닌 전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대학 나노융합연구소 차세대배터리센터장 김희탁 교수는 "차세대 수계 전지의 수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제시한 게 이번 연구의 성과”라면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 80% 이상에서 5,000 사이클 이상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및 ESS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우리 대학 나노융합연구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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