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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개교 47주년 기념사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18.02.13 조회수3042

친애하는 KAIST 가족 여러분,

오늘 KAIST 설립 47주년을 기리는 기념식을 갖게 되어 매우 뜻깊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기념식은 지금의 KAIST를 있게 한 많은 선배님들과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한분 한분의 노력과 헌신의 결정체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행사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초의 동문 총장으로서 KAIST 발전의 주역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개교 47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한해 타의 모범이 된 68분의 교수, 학생, 직원 및 외주업체 관계자들을 선정해 포상과 표창을 드렸습니다. 비록 오늘 수상하시지는 못했지만 우리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학교 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큰 박수로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며 우리가 일구어낸 눈부신 성과들을 자축했으면 합니다.

개교 47주년을 축하해주시기 위해 이종우 한국호머 회장님께서 귀한 발걸음을 해주셨습니다. 송암(松岩) 이종우 회장님께서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발전재단 이사를 역임하시며 KAIST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2010년과 2014년의 발전기금 기부에 이어 작년에는 ‘송암 미래 석학 우수 연구상’을 제정할 수 있도록 기부를 해주셨고, 오늘 개교 47주년을 기념하고 KAIST 발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추가 기부를 하셨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이종우 회장님께 학교 전 구성원과 함께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KAIST는 1971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이던 시절, 역사의 지평선 너머를 보며 과학기술의 무한한 잠재력에 일찍 눈뜬 선각자들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KAIST 설립초기를 회고해보면 당시 과기원은 규모 면에서 정말 보잘 것 없었습니다. 홍릉에서 한 학년 100여 명의 학생들과 20여 명의 교수진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소규모 학과 하나에 불과한 미미한 규모였습니다.

비록, 국내 최고의 교수진과 ‘과기원 고시’라 불릴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통과한 학생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 존재 가치를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준다’ 하여 ‘한국고아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시기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는 부정적인 시각마저 팽배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당시 교수, 학생, 직원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오늘날 KAIST의 위상과 역할을 보면서 국내외 많은 분들이 그 동력을 궁금해 합니다. 저는 3가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미션(Mission)이 있었습니다. 산업화에 시급히 필요한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 국가발전을 견인할 과학기술 개발에 힘써야 하는 사명감이 있었습니다.

또한, 꿈(Vision)이 있었습니다. 터만 보고서의 마지막 장인 ‘미래의 꿈(The Dream of the Future)’에서 확신한 것처럼 우리는 ‘30년 후 KAIST를 세계적인 대학이자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봉장으로 만들고, 국민들의 자신감을 고양하며, 안전하고 자유로운 한국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열정(Passion)이 있었습니다. 꿈을 반드시 실현해 국가와 국민에게 보답해야겠다는 뜨거운 열정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등교 준비를 하려고 세면대 앞에 서면 며칠간의 밤샘 연구에 지쳐 코피가 터지고만 학생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Mission과 Vision과 Passion의 MVP정신이 오늘날 KAIST를 우리나라 대학의 Most Valuable Player인 MVP로 만들었습니다.

반세기만에 우리가 일군 업적은 괄목할 만합니다.

우리는 1971년 산업화 태동기에 설립되어 대한민국 산업화의 성공과 정보화 혁신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11,700여 명의 박사를 포함해 5만9천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습니다. 학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학․연․관의 리더급 인사 중 약 23%, 주요 기업의 반도체 분야 박사급 인력 25%가 우리 동문입니다.

벤처 사관학교로서의 명성에 걸맞게 동문과 전‧현직 교원, 학생 등이 창업한 기업이 1,450여 개에 달합니다. 이들 기업이 창출하는 매출은 연간 13조 6천여억 원 입니다. 정부가 지난 47년간 약3조1천여억 원을 지원해준 것을 고려했을 때, 투자수익(ROI, Return of Investment) 측면에서 KAIST는 정부의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대학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우리 대학의 전공 분야별 경쟁력은 매우 놀랍습니다. 재료공학을 비롯해 6개의 전공 분야가 세계 Top20 안에 들어있습니다.

대학이 보유한 특허의 경제적 가치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톰슨 로이터의 ‘세계 혁신대학 평가’에서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세계 6위, 아시아 1위에 선정되었습니다.

‘만약 47년 전 우리나라에 KAIST가 설립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의 현재 위치는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면 KAIST 총장으로서 큰 자긍심을 느낍니다.

반세기만에 KAIST는 명실 공히 세계적인 대학 ‘World-Class University’로서의 위상을 가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국가와 국민들의 큰 기대에 부응하며 ‘World-Class University’에서 ‘World-Leading University’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해 제16대 총장으로 취임하며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선도대학’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국민의 대학 KAIST’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융합 인재 양성의 허브’이자 ‘세계적 신지식‧신기술 창출의 진원지’가 되어 인류의 번영과 행복에 기여하는 ‘세계인의 대학’으로 발돋움하고자 합니다.

비전 실현을 위해 지난 10개월 간 140여 명의 교직원과 외부 자문위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비전 2031’ 수립에 헌신해 주셨습니다. 구체적인 혁신방안이 마련되었고, 보고서가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오는 3월 20일 ‘비전 선포식’이 개최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친애하는 KAIST 가족 여러분,

우리는 ‘창의와 도전’ 정신 아래 KAIST를 World-Class University로 성장시켰습니다. 앞으로 ‘비전 2031’을 달성하며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의(Creativity)와 도전(Challenge)’에 ‘배려(Caring)’가 추가된 새로운 ‘3C’의 시대정신이 필요합니다.

‘3C’ 정신은 세상을 혁신하고 미래를 개척하며 인류의 공동 번영을 생각하는 개인, 조직, 국가가 지녀야할 정신입니다.

지난 1월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orld Economic Forum Annual Meeting)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습니다. 작년에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이 중국 대련에서 개최한 ‘하계 다보스 포럼’과 UAE 두바이에서 개최한 ‘전문가 포럼’에 참석했지만 솔직히 그 의미와 가치를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면서 그 막강한 힘과 의미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불편한 교통과 비싼 등록비에도 불구하고 60여 개 국가의 정상을 위시해 글로벌 기업, 기관, 대학, 단체들의 주요 인사 4천여 명이 앞 다투어 이 포럼에 참석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WEF가 혁신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며, 배려의 정신으로 인류 번영 미래를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네트워킹과 협업의 플랫폼(Platform)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일주일간 포럼에 참석하며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혁신을 위한 ‘창의(Creativity)’ 정신, 세상을 움직이는 ‘도전(Challenge)’ 정신, 인류 미래의 번영을 생각하는 ‘배려(Caring)’의 정신을 연마하고 가다듬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3C’ 정신을 통해 우리 대학의 교육, 연구, 행정이 더욱 선진화되길 바랍니다.

교육에 있어 협업을 통한 창의력 함양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Education 4.0을 통해 토론식 교육이 정착되고, 팀기반학습(Team-Based Learning)과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강화하여 우리 학생들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논의하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함양하고 새로운 지혜와 지식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교육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교수의 역할도 변화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던 지식전달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북돋아 주는 촉진자(Facilitator)이자, 토론 수업의 조정자(Moderator)이자, 학생들이 신뢰하고 존경하는 멘토(Mentor)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대학은 선도형 연구모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이거나, 최초이거나, 유일한 연구를 해야 합니다. 남들이 풀지 못한 문제, 하지 못한 연구에 도전해서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고 국가와 인류발전에 공헌해주시길 바랍니다.

배려(Caring)의 정신을 통해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따뜻함과 감동이 있는 캠퍼스를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학생들을 비롯해 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궂은일에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봉사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우리의 ‘창의’와 ‘도전’과 ‘배려’의 정신은 미래 세대에게 남기는 소중한 가치와 유산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KAIST가 인류의 과제 해결에 크게 기여하고 대한민국과 인류의 삶을 이롭게 하는 혁신의 산실이 되길 바랍니다.

혁신의 산실로서의 KAIST 위상을 세계적으로 제고하고 촉진하기 위해 내년 4월 세계대학평가기관인 THE(Times Higher Education)와 공동으로 ‘혁신대학 총장회의(Innovation & Impact Summit)’를 본교 캠퍼스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은 혁신의 허브(Hub)로서 세계적인 주목을 더욱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원대한 비전을 이루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KAIST를 만들어 갑시다.

오늘 포상과 표창을 받으신 모든 수상자분들께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KAIST 가족 여러분과 송암 이종우 회장님의 무한한 발전과 건승을 기원하며 개교 47주년 기념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 2. 12.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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