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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2019년도 8월 교수정년퇴임식 축사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19.08.22 조회수1346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이 시점에 평소 존경하고 있는 교수님들의 정년퇴임식을 거행하게 되어 매우 뜻깊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열세 분이 정년을 맞이하셨는데 여러 사정상 다섯 분만 참석하셨습니다.

세계적인 대학이자 국민의 대학인 KAIST에서 많은 분들의 축복을 받으며 건강한 모습으로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것은 인생의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0여 년을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오셨기에 이렇게 영광스러운 날을 맞이하실 수 있으셨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수님들께서 마음껏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도록 이해하고 지원해준 가족 분들과 제자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오늘의 행복과 영광이 가능했다고 생각하고 학교 구성원을 대표해 감사드립니다.

오늘 정년을 맞이하시는 교수님들은 모두 54년 생으로 저 보다 두 살 적지만 인생의 공통궤적을 그리며 함께 걸어온 분들입니다

KAIST에서 동고동락하며 우리 대학을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대학으로 만들고, 나아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시키는 데 평생을 함께 했던 분들이기에 오늘의 정년퇴임식이 여러분뿐만 아니라 제게도 남다른 감회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교수님들은 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의 최빈국 시절에 대학을 다니면서 미래를 위해 치열한 준비를 했습니다. 80년대 박사학위를 받고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 KAIST에 부임하셔서 30여 년 동안 학문의 높은 뜻과 교육에 큰 열정을 가지고 학교와 국가 발전에 기여를 하셨습니다.

교수님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KAIST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이렇게 발전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가 가진 지금의 국제적 위상 또한 요원했을 것입니다.

회고 영상에서처럼 모두들 과학기술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한평생을 헌신하셨습니다.

고기형 교수님 영상 속에서는 학문의 명성을 이어갈 제자들과 후배 교수에 대한 큰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문의 찬란한 꽃이 피기 위해서는 3세대에 걸친 역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1세대는 학문의 뿌리를 내리고, 2세대는 나무를 자라게 하고, 3세대에 접어들어야 비로소 학문의 꽃이 피며 열매를 맺게 됩니다.

비록 오늘 은퇴하시지만 우리나라 학문 역사의 2세대를 담당했던 교수님들께서 쌓아온 학문의 유산이 3세대의 후배 교수들과 학교에 잘 남겨져 학문의 찬란한 꽃을 피울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덕주 교수님께서는 “KAIST의 우수한 학생들과 연구 환경 덕분에 연구업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총장으로서는 KAIST의 높아진 위상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지난 4월 THE와 공동으로 개최한 ‘Innovation & Impact Summit’에는 35개국 115개 기관에서 300여 명의 총장, CEO 등이 참석했으며, 반세기만에 이룬 우리 대학의 선진적 교육과 연구 환경을 직접 보고 모두가 놀라움을 표시했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케냐 과학기술원을 시작으로 터키, 도미니카공화국 등 우리 대학을 벤치마킹 하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교수님께서는 “KAIST가 있어 업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씀하시지만 설립 반세기만에 無에서 有를 창조한 KAIST 발전의 중심에는 오늘 은퇴하시는 혁신의 주역인 교수님들이 계셨다고 생각합니다.

탁민제 교수님께서는 “우수한 학생들 덕택에 좋은 논문을 많이 쓰고 어려운 연구과제도 수월하게 수행했다. 훌륭한 학생들이 없었다면 연구업적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엄사출고도(嚴師出高徒)라는 말처럼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에 훌륭한 제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교수님의 모습이 우리 학생들은 물론 후배 교수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고 있음을 보람된 기억으로 오랫동안 간직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오옥 교수님은 교학부총장 등 여러 보직을 역임하며 학교 발전을 위해 크게 헌신해주셨으며, 연구에도 열정을 보이시며 3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셨습니다.

특별히 저는 DGIST와 KAIST 총장직을 수행하며 박오옥 교수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 학교발전을 함께 추진할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을 늘 갖고 있습니다.

영상 속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대학이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비전 2031’을 함께 수립하고, 국제적 수준의 학문적 가치, 기술적 가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이루자고 다짐하며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는 KAIST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크게 공헌을 하셨습니다. 은퇴를 하신 후에도 KAIST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고 조언해주시길 바랍니다.

윤정로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문사회학자로서 이공계 특화 대학인 KAIST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시고 KAIST를 비이공계 분들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신 분입니다.

“내 전공은 ‘위원회’다. 최소한 선임직 59개, 당연직 15개 위원회에서 활동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위원회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고 이공계 분들에게 인문사회학적인 관점을 제시해 주시며, 이공계 교수들이 좀 더 폭 넓게 세상을 보며 판단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셨습니다.

윤정로 교수님께서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실 수 있도록 그동안 외조해주신 박창규 박사님(前 원자력연구원장, 前 국방과학연구소장)께도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인류사회에는 세계경제포럼(WEF)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예측했듯이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일본의 White List 배제 조치로 인해 우리나라가 국가적 위기상황을 직면하게 되면서 이러한 쓰나미의 실체가 바로 ‘기술패권’임을 체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저는 ‘국가경쟁력은 산업경쟁력에 기반을 두며, 산업경쟁력은 과학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더욱 확고히 하며, “과거 무력이 주도하던 시대에는 군인이 나라를 지키는 전사였지만, 4차 산업혁명 기술패권 시대에는 과학기술인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KAIST가 4차 산업혁명 기술패권시대에 새로운 사명을 선도적으로 감당하여 국가와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KAIST 존재가치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이런 시각에서, 국가적 난국을 타개하는 데 일조하고자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을 과학기술계 최초로 출범했으며, 이를 계기로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기술자문단 활동에 교수님들의 경험과 지혜를 보태주시기 바라며, 기술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최성율 공대부학장을 위해 격려의 박수를 함께 부탁드립니다.

100세 시대의 도래에 따라 인생을 3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30세까지는 인생의 준비기, 65세까지 35년의 기간은 인생 활동의 전반기, 그리고 이후 35년은 인생 활동의 후반기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 활동 전반기에 활기 있게 살고 은퇴하면서, 후반기에도 ‘어떻게 하면 전반기처럼 활기 있고 의미 있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미국 시인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에 나오는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이상과 열정이 있는 한 80세도 청춘이다”이라는 구절을 소개해 드립니다.

아무쪼록 은퇴 후에도 이상과 열정을 잃지 마시고 더욱 행복하고 축복된 인생 후반전이 되길 기원합니다.

행사 준비를 위해 수고하신 교학부총장과 교무처장 이하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은퇴를 맞이하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무더운 날씨에도 행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8. 22.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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