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정보 넘어 에너지 설계자로...DNA가 촉매 성능 높인다
DNA는 유전정보를 담는 분자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DNA 염기서열(유전정보를 구성하는 A·T·G·C의 배열)을 설계해 촉매 주변의 화학 환경을 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수준에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듯 DNA를 설계해 수소 생산 효율과 원하는 화학물질 생성량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 연구팀이 금 나노입자(1~100nm 크기의 초미세 금 입자) 촉매 표면에 ‘단일가닥 DNA(한 줄로 이뤄진 유연한 DNA 분자로, 원하는 길이와 구조로 설계할 수 있어 반응 환경을 조절하는 나노 코팅재 역할을 하는 물질)’를 입혀 촉매 주변의 미세한 화학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수소 생산이나 친환경 화학제품 제조에 활용되는 전기화학 반응(전기를 이용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기술)에서는 촉매 자체뿐 아니라 촉매 주변의 산도(pH)와 이온 분포 같은 국소 반응 환경(촉매 바로 주변에서 형성되는 미세한 화학 환경)이 성능을 좌우한다. 그러나 기존에는 특수 고분자(분자가 길게 연결된 플라스틱 형태의 물질) 코팅재를 이용해 이를 조절해 왔으며, 나노미터 수준에서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가닥 DNA(single-stranded DNA·한 줄로 이루어진 DNA)’에 주목했다. DNA는 음전하를 띠고 있어 주변 이온(전하를 띠는 원자나 분자)의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길이와 염기서열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염기서열을 바꾸면 DNA 내부의 네트워크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촉매 표면에 맞춤형 나노 코팅층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금 나노입자 표면에 다양한 염기서열의 DNA를 결합한 뒤 전기화학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촉매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단순한 코팅층의 두께가 아니라 DNA 염기서열에 따라 형성되는 내부 네트워크 구조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같은 두께의 코팅층이라도 DNA 내부 구조가 어떻게 짜여 있느냐에 따라 반응에 필요한 이온들의 이동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치 같은 폭의 도로라도 도로망이 어떻게 설계됐느냐에 따라 교통 흐름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실시간 표면증강라만분광법(레이저를 이용해 분자의 화학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활용해 반응 과정을 관찰한 결과, DNA 층이 수산화 이온(OH⁻)의 이동을 조절해 촉매 주변의 국소 pH를 변화시키는 기능성 계면층(물질과 물질이 만나는 경계면에서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층)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쉽게 말해 DNA 층이 촉매 주변에서 이온의 이동을 안내하는 '교통관제센터' 역할을 하며, 어떤 이온은 더 빠르게 이동하도록 돕고 어떤 이온은 이동을 제한함으로써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DNA가 단순한 보호막이 아니라 반응 환경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수소 발생 반응과 글리세롤 산화 반응(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글리세롤을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반응)에 적용했다. 그 결과 DNA 염기서열에 따라 수소 생산 효율이 크게 달라졌으며, 화장품·의약품 원료로 활용되는 글리세르산(glycerate)의 생성 선택도(특정 생성물이 만들어지는 비율) 또한 향상됐다. 이는 복잡한 촉매 구조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DNA 서열만 조정해 원하는 반응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DNA를 유전정보 저장체가 아닌 전기화학 반응을 제어하는 정밀 나노소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DNA 서열 설계를 통해 촉매 표면의 산도와 이온 이동을 조절함으로써 향후 수소 생산과 바이오매스(식물이나 농업 부산물 등 재생 가능한 생물자원) 전환 등 탄소중립 기술 전반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오상연, 이태경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박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5월 5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 Programmable Single-Stranded DNA Layers as Modulators of Nanoscale pH at Electrocatalytic Interfaces, DOI : 10.1021/jacs.6c02995
※ 저자 정보 : 오상연, 이태경 (KAIST, 공동 제1 저자), 전재연, 우진세, 이창호, 김용하 (KAIST, 공동 저자) 및 박지민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 글로벌매칭형사업, 신진연구자인프라 지원사업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섬유 배열까지 고려한 복합재 성능 예측 기술 개발
항공기와 자동차와 같은 첨단 구조물을 가벼우면서 고성능으로 설계하기 위하여 복합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복합재는 금속보다 가벼우면서도 높은 비강도와 비강성을 가져 차세대 경량 구조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복합재의 성능은 단순히 재료 자체의 성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내부에 배치된 섬유 다발의 방향과 배열, 그리고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한 변형이 실제 기계적 성능을 크게 좌우한다.
우리 대학의 기계공학과 김성수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형상의 구조물 제작에 널리 활용되는 브레이딩 복합재에서, 제조 중 발생하는 섬유 다발의 배열이 그 패턴과 최종적인 기계적 물성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해석 모델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는 실제 제조 과정을 반영한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브레이딩 복합재의 성능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브레이딩 공정은 여러 가닥의 섬유 다발을 원통형 금형 주위에 서로 교차시키며 감아 복합재 구조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공정은 원통형이나 복잡한 형상의 구조물을 연속 섬유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항공·자동차·압력용기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특히 Triaxial braided 복합재는 사선 방향의 섬유 다발에 축 방향 섬유 다발이 추가되어, 축 방향 하중을 효과적으로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갖는다.
하지만 실제 제조 과정에서는 섬유 다발이 항상 이상적인 직선 형태로 배열되지 않는다. 섬유 간 간격이 좁아지거나 서로 맞물리는 현상이 발생하면, 축 방향 섬유 다발이 굽어지는 Tow undulation이 나타난다. 이러한 굽힘은 섬유가 하중을 전달하는 효율을 떨어뜨려, 복합재의 축 방향 강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기존 해석 모델들은 대부분 축 방향 섬유가 곧게 배열된 이상적인 구조를 가정했기 때문에, 이러한 실제 제조 과정의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레이딩 구조를 기본 구조와 변형 구조로 구분하고, 두 구조 사이의 전환을 수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해석 모델을 제안했다. 기본 구조에서는 축 방향 섬유 다발이 거의 직선에 가깝게 배열되지만, 변형 구조에서는 섬유 간 맞물림으로 인해 축 방향 섬유 다발이 주기적으로 굽어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섬유 경로를 모델에 직접 반영해, 실제 브레이딩 복합재의 내부 구조를 보다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모델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서로 다른 지름의 금형을 사용해 브레이딩 복합재 시편을 제작하고, 광학현미경으로 내부 섬유 경로를 관찰했다. 그 결과, 기본 구조에서는 축 방향 섬유가 거의 곧게 유지되는 반면, 변형 구조에서는 축 방향 섬유가 뚜렷하게 굽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제안된 모델이 실제 제조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 차이를 잘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팀은 제안된 해석 모델을 이용해 다양한 브레이딩 조건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했다. 이후 민감도 분석을 통해 복합재의 탄성계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형상 인자를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이를 통해 브레이딩 각도, 금형 지름, 섬유 다발 수와 같은 설계 변수가 복합재 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브레이딩 복합재의 실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섬유 배열 변화를 해석 모델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의 이상화된 모델에서 벗어나, 실제 구조 변화와 물성 감소를 함께 설명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모델이 향후 항공기, 자동차, 압력용기 등 경량 복합재 구조물의 설계와 성능 예측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연구는 실험과 해석,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을 연결함으로써, 복잡한 브레이딩 복합재 구조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복합재 제조 공정의 일관성을 높이고, 경량 구조물의 신뢰성 있는 설계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김성수 교수는 “실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섬유 배열 변화를 반영한 브레이딩 복합재 해석 모델과 AI 기반 설계 기술을 개발하여, 항공기·자동차용 경량 복합재 구조물의 성능 예측 정확도와 설계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어드밴스드 컴포짓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 IF 21.8)’에 2026년 5월 22일 자로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 Tow undulation effect on the in-plane mechanical properties of two-dimensional triaxial braided composites
DOI : 10.1007/s42114-026-01859-8
인간형 조종사 로봇 ‘파이봇’, 세계 최고 권위 로봇 학술지 최우수논문상 수상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심현철 교수 연구팀의 인간형 조종사 로봇 ‘파이봇(PIBOT)’ 기반 항공기 자율조종 프레임워크를 제안한 논문이 2026년 IEEE 로보틱스 및 자동화 매거진(IEEE RAM)에 2025년 게재된 논문 가운데 최우수 논문(Best Paper Award)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수상은 국내 독자 기반의 풀뿌리 연구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연구 성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상식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026년 6월 4일(현지시간) 국제로봇자동화학회(ICRA,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기간 중 진행되었다.
IEEE 로보틱스 및 자동화 매거진(IEEE RAM)은 세계 최대 기술 학회인 IEEE 산하 로보틱스 및 자동화 학회(RAS)가 발행하는 권위 있는 학술 매거진이다. 로봇공학 및 자동화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와 산업 동향, 튜토리얼 등을 다루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기술을 업계와 학계 연구자들에게 널리 전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IEEE RAM은 2025년 기준 Impact Factor(IF) 7.1을 기록하며 IEEE 로봇 분야 간행물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엄격한 동료심사(peer review)를 거쳐 게재된 논문 가운데 학문적·산업적 파급력이 큰 연구에 대해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여한다.
이번 연구는 2021년 국방과학연구소(ADD)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과제로 선정돼 약 57억 원 규모(5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순수 국내 기술 기반 연구다. 연구팀은 인간형 로봇이 단순 보행이나 물품 운반을 넘어, 항공기 조종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적응적으로 수행 가능한 피지컬 AI기술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인간형 로봇 기술은 덤블링이나 복잡한 동작 구현 등 운동 성능 측면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심현철 교수 연구팀이 개발 중인 조종사 로봇 ‘파이봇(PIBOT)’은 단순 반복 작업이나 물류 처리 수준을 넘어, 항공기 조작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실제 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대응할 수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 피지컬 AI(Expert Physical AI)라는 인간형 로봇 기술의 새로운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2021년 과제 착수 이후 1단계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2024년부터는 실제 항공기 조종에 적합하도록 인간과 유사한 체격 및 관절 구조를 갖춘 2단계 조종사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해당 기술을 항공기뿐 아니라 지상 차량과 선박 등 다양한 이동체 조종 분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협력 연구를 추진 중이다.
심현철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안한 조종사 로봇 기술이 국내 대형과제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로 인정받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인간형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사람을 돕고 복잡한 시스템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민성재·강규리·김형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심현철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논문은 IEEE Xplor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논문명: “Toward Fully Autonomous Aviation: PIBOT, a Humanoid Robot Pilot for Human-Centric Aircraft Cockpits”,
논문 링크: https://doi.org/10.1109/MRA.2024.3505774, https://ieeexplore.ieee.org/document/10798973/
한편, 이번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건설및환경공학과 손훈 교수,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6월 수상자 선정
우리 대학 건설및환경공학과 손훈 교수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6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최근 3년간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를 매월 1명 선정해 과기정통부 부총리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하는 상이다.
손훈 교수는 중소형 사회기반시설물의 재난·재해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보급형 고정밀 변위 센서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근 교량, 건물 등 사회기반시설물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조물의 안전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시설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형 구조물은 움직임이 밀리미터 단위로 매우 작아 정밀한 측정이 필요하고, 기존 장비는 가격이 비싸 널리 적용하기 어려웠다.
손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밀리미터파 레이더와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가속도계를 결합하고,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적용해 하나의 센서로 구조물의 흔들림, 기울기, 변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센서는 제작 비용이 100만 원 이하로 기존 장비 대비 약 40분의 1 수준이면서도 0.026㎜의 높은 정밀도를 갖췄다. 전력 소모도 기존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였으며, 주변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에너지 수확 기술을 접목해 무선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미국 스탠퍼드대 주차빌딩, 산호세 고속도로, 중국 웨이팡 교량, 세종 금강보행교 등 국내외 13곳 이상의 현장 실증을 통해 신뢰성을 입증했다.
손 교수는 “상시 관측에서 소외됐던 중소형 시설물을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AI 기반 디지털 트윈 연구를 지속해 안전 진단 시장의 자동화·무인화·지능화를 이끌고, 국민 안전과 재난 예방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미생물로 옷부터 자동차까지 쓰이는 친환경 나일론 핵심 원료 만든다
나일론은 옷부터 자동차까지 우리 일상 곳곳에 쓰이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소재다. 하지만 그 원료 대부분은 석유화학 공정으로 만들어져 많은 탄소를 배출해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나일론 핵심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설계·최적화해 원하는 물질 생산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활용해 재생 가능한 탄소원인 ‘글리세롤(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친환경 바이오 부산물)’로부터 ‘나일론 6’ 및 ‘나일론 6,6’의 핵심 단량체(고분자를 구성하는 기본 분자 단위) 3종(아디픽산,헥사메틸렌다이아민,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 기반 모듈형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나일론 6’는 유연성이 높아 의류·필름 등에 사용되며, ‘나일론 6,6’은 강도와 내열성이 우수해 자동차·기계 부품 등에 활용된다. 나일론 이름 뒤 숫자는 원료 분자에 포함된 탄소 개수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산 경로를 상·하류 균주 두 개로 나누고,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대장균이 이를 나눠 맡도록 한 점이다. 상류 균주는 글리세롤로부터 아디픽산을 생산하고, 하류 균주는 이를 다시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또는 엡실론 카프로락탐으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나일론 6,6의 핵심 원료인 아디픽산과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나일론 6의 핵심 원료인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효소(생체 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카복실산 환원효소와 트랜스아미나아제를 비교·검증해 최적의 조합을 적용했고, 이를 통해 헥사메틸렌다이아민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엡실론 카프로락탐 생산 과정에서는 여러 기능을 결합한 융합효소를 설계해 반응 효율을 높였다.
상류 모듈에서는 생합성 경로(생체 내 화합물이 생성되는 일련의 반응 과정)를 재구성하고, 인공지능(AI) 기반으로 핵심 효소 성능을 개선해 생산량을 높였다. 그 결과 발효 공정에서 아디픽산을 6그램 퍼 리터(g/L) 수준까지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구팀은 두 종류의 대장균을 동시에 넣지 않고, 먼저 아디픽산을 충분히 만든 뒤 두 번째 균주를 나중에 투입하는 ‘지연 접종(delayed inoculation·시간차 공배양)’ 전략도 적용했다. 이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미생물을 시간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을 유가 배양식(영양분을 단계적으로 공급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발효 방식) 발효 공정에 적용한 결과, 글리세롤만을 사용해 헥사메틸렌다이아민 230 밀리그램 퍼 리터(mg/L), 엡실론 카프로락탐 808 마이크로그램 퍼 리터(μg/L)를 생산했다. 아직 생산량은 높지 않지만, 글리세롤에서 직접 생산한 사례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석유화학 공정에 의존하던 나일론 원료를 바이오 기반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향후 AI 기반 효소 설계와 추가적인 시스템 대사공학을 접목해 생산성을 더욱 높이고, 다양한 고분자(여러 단량체가 반복적으로 결합한 물질) 원료 생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일론 6와 나일론 6,6 생산에 필요한 핵심 단량체를 재생 가능한 탄소원으로부터 생산할 수 있는 모듈형 미생물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효소와 대사 흐름을 더욱 고도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바이오 기반 고분자 원료를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화학공학과 안다희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한 논문으로,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에 5월 4일 게재됐다.
※논문명: Metabolic engineering of Escherichia coli for the biosynthesis of nylon 6 and nylon 6,6 monomers 저자: 이상엽(KAIST, 교신저자), 안다희 (KAIST, 제1저자), 채동언 (KAIST, 제2저자), 총 3명 DOI: https://doi.org/10.1073/pnas.2535786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및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개발사업의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인스타그램 광고 성과 미리 예측하는 AI ‘애드바이저’ 개발
소셜미디어 광고는 보통 여러 광고 시안을 실제로 운영해 본 뒤에야 어떤 광고가 효과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광고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더욱이 효과적인 광고의 기준은 브랜드마다 크게 다르다. 어떤 브랜드는 인물 중심 광고를 선호하는 반면, 다른 브랜드는 실제 사용 장면을 강조한 광고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브랜드별 효과적인 광고 전략은 현업에서도 명확히 정리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를 체계적으로 반영해 광고 성과를 예측하는 기술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AIST 신기정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 마케팅 기업 ㈜매드업과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별 광고 성과를 예측하는 AI 기술인 ‘애드바이저(ADvisor)’를 개발했다.
ADvisor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이해하는 생성형 시각-언어 모델을 활용하여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광고 성공 기준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 효과를 예측한다. 이를 위해, 브랜드의 특성을 분석할 뿐 아니라, 광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신규 브랜드에 대해서는, 비슷한 성향의 다른 브랜드 광고 데이터를 함께 고려해 광고 전략을 도출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특정 패션 브랜드에서는 ‘강한 헤드라인 문구’가 중요한 기준으로 분석되는 반면, 다른 브랜드에서는 ‘로고 노출도’가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등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광고 성공 기준을 찾아낼 수 있다. 이후 ADvisor는 이렇게 도출한 브랜드별 기준을 바탕으로 광고를 평가한 뒤, 스스로 평가 결과를 다시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예측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실제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수집한 뷰티·패션·플랫폼 분야의 10개 브랜드 데이터를 활용해 기술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ADvisor는 기존 AI 광고 예측 모델 대비 최대 7.2%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특히 실제 인스타그램 광고 환경에서 진행한 온라인 A/B 테스트에서는 현업 마케팅 전문가가 선택한 광고보다 클릭률(CTR), 클릭당 비용(CPC), 광고비 대비 매출(ROAS) 등 주요 지표에서 평균 27% 더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실제 마케팅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신기정 교수는 “광고 성과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효과적인 광고 제작을 위한 첫 단계”라며, “앞으로는 브랜드 특성에 맞는 광고를 AI가 직접 생성하고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김경호 석박통합과정과 최연제 석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자연어처리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 중 하나인 ACL 2026의 산업체 부문(Industry Track)에 온라인으로 4월 18일 게재되었으며 구두 발표 논문으로 채택되어 오는 7월 미국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논문명: Pre-Deployment Advertisement Ranking under Data Scarcity via Context-Aware Criteria Generation with VLMs
※논문 링크: https://openreview.net/forum?id=il84gAzAxx
한편,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은 ‘EntireDB2AI: 전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심층 표현 학습 및 예측 원천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과제의 성과다.
거대한 AI서버 구축 전 성능 검증 가능한 ‘가상 AI 실험장’ 개발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수만 대 규모의 서버 인프라가 필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AI 반도체나 시스템 구조를 검증할 때마다 실제 장비를 구축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실제 대규모 AI 서버를 구축하기 전에 컴퓨터 안에서 성능과 효율을 미리 검증할 수 있는 ‘가상 실험장’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박종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 인프라 시뮬레이터(simulator·가상 실험 소프트웨어) 연구가 컴퓨터 시스템 성능 분석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회인 ‘ISPASS 2026(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Performance Analysis of Systems and Software)’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LLMServingSim 2.0’은 복잡한 AI 서비스 환경에서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조합을 가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플랫폼이다. 연구자와 개발자들은 값비싼 대규모 서버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도 다양한 설계안을 자유롭게 실험하고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Graphics Processing Unit) 중심 환경을 넘어 차세대 AI 반도체로 주목받는 신경망처리장치(NPU·Neural Processing Unit)와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Processing-In-Memory,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반도체 기술) 등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미래형 AI 반도체를 가상의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미리 시험해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특정 반도체를 적용했을 때 서비스 속도가 얼마나 향상되는지, 전력 소모는 얼마나 줄어드는지, 수만 대 규모의 서버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등을 컴퓨터 안에서 재현하고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실제 AI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처리, 요청 분배, 메모리 활용 등 복잡한 동작을 시스템 수준에서 재현해 현실에 가까운 성능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여러 서버 자원을 분리·연결해 사용하는 분산형(disaggregated) 인프라 환경까지 분석할 수 있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연구에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시뮬레이터는 연구자뿐 아니라 LLM 서비스 기업과 AI 반도체 스타트업 등이 차세대 AI 인프라를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데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AI 반도체나 서비스 구조를 실제 구축 전에 빠르게 검증할 수 있어 AI 인프라 개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세 교수는 “AI 서비스 경쟁력은 모델 자체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인프라 기술에서 결정된다”며 “이번 시뮬레이터가 연구자와 산업계가 차세대 AI 인프라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전산학부 조재홍 석사과정, 최현민 석사과정 학생이 공동 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연구팀은 지난 2024년 IISWC(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Workload Characterization)에 이어 이번 ISPASS 2026에서도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며 AI 인프라 분야 연구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 논문 제목: LLMServingSim 2.0: A Unified Simulator for Heterogeneous and Disaggregated LLM Serving Infrastructure, DOI: 10.1109/ISPASS69572.2026.00012
※ 오픈소스 링크: https://llmservingsim.ai/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No. RS-2024-00396013),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No. RS-2025-02305453), SK하이닉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고속도로’ 뚫듯 기포 막힘 해결해 고효율 그린수소 생산 구현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물을 전기분해해 청정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수전해 과정에서 생기는 기포가 통로를 막아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마치 꽉 막힌 도로에 고속도로를 뚫듯, 기포를 빠르게 내보내고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이 난제를 해결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신석민) 김성준 박사 연구팀, 건국대학교(총장 원종필) 이장용 교수 연구팀과 함께 촉매 활성 자체를 높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촉매층 내부에서 물과 기체가 지나가는 ‘길’을 새롭게 설계해 수전해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종이처럼 얇은 2차원 메조다공성 탄소(2D mesoporous carbon·나노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많은 얇은 탄소 구조체) 나노시트를 활용해 물질들이 막힘없이 이동할 수 있는 저굴곡(low-tortuosity·물질 이동 경로가 꼬이지 않고 직선에 가까운 구조) 구조를 만들었다. 쉽게 말해, 좁고 복잡한 골목길 대신 물과 기체가 빠르게 지나갈 수 있는 ‘고속도로 같은 통로’를 촉매층 안에 구현한 것이다.
여기에 결함(defect)이 도입된 탄소 표면에 루테늄(Ru) 나노클러스터(nanocluster·수 nm 크기의 초미세 금속 입자)를 안정적으로 고정해 수소 발생 반응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장시간 구동 시에도 촉매가 손상되지 않도록 계면(interface·서로 다른 물질이 맞닿는 경계면) 구조를 제어했다.
이 기술을 통해 수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포가 촉매층 내부에 쌓이지 않고 빠르게 배출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고전류가 흐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반응이 유지됐다.
그 결과 80℃ 환경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17.1 A cm⁻²의 성능을 기록하며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시한 2026년 목표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이는 단위 면적당 흐르는 전류량을 의미하는 수치로, 값이 높을수록 더 많은 수소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낮은 귀금속 사용량(0.09 mgRu cm-2) 조건에서도 1,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는 촉매에 사용되는 귀금속 루테늄의 양을 크게 줄인 수준으로, 수전해 시스템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도 가진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순히 ‘좋은 촉매’를 만든 것이 아니라, 수소가 만들어지는 길 자체를 새롭게 설계했다는 점이다. 기존 수전해 장치는 반응 과정에서 생기는 기포가 내부에 쌓이며 물과 전기의 흐름을 막아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기포가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촉매층 구조를 바꿔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기술은 앞으로 친환경 수소를 더 싸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생산 비용이 높고 시스템 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기존 고성능 수전해 장치는 비싼 귀금속을 많이 사용해야 해 대규모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적은 양의 귀금속만으로도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향후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친환경 발전 시스템, 수소차·친환경 모빌리티, 탄소중립 산업 공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 자체뿐 아니라 에너지가 흐르는 길까지 함께 설계해 수전해 효율을 높인 기술”이라며 “적은 양의 귀금속만으로도 고효율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해 향후 친환경 수소 생산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변재호 박사과정생과 반민경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의 세계적 학술지인 Joule(줄)에 2026년 5월 22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9월 16일자 Joule 정식 호에 수록될 예정이다.
※ 논문명: Outperforming water electrolysis through catalyst layer structuring with defective 2D mesoporous carbon, DOI : 10.1016/j.joule.2026.102478
※ 저자 정보: 변재호 (KAIST, 공동 제1 저자), 반민경 (KAIST, 공동 제1 저자) 및 이진우 (KAIST, 교신저자),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교신저자), 이장용 (건국대학교, 교신저자) 포함 총 18 명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AEM수전해기술육성’ (RS-2024-00467234),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 (RS-2023-00235596), 교육부의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RS-2025-25424765), 한국화학연구원 (KS2522-10), 그리고 롯데케미칼 탄소중립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쥬라기 공원’ 공룡이 실제 걸어오는 듯한 소리 자동 구현 AI 기술 개발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거대한 공룡이 걸어오는 장면을 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땅이 울리는 듯한 묵직한 저주파음을 떠올린다. 이는 인간이 단순히 사물의 형태뿐 아니라 크기와 무게, 움직임의 속도 같은 물리적 특성까지 함께 고려해 소리를 예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영상-음향 생성 AI는 화면 속 사물의 형태나 장면 정보에 주로 의존해 소리를 생성해, 무게나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 물리적 특성까지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오태현 교수 연구팀이 POSTECH(총장 김성근), 소니 AI(Sony AI) 공동 연구진과 함께 영상 속 물리적 상황을 이해해 보다 현실감 있는 소리를 생성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파바스(PAVAS·Physics-Aware Video-to-Audio Synthesis)’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영상 속 물체의 질량과 속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물리 정보를 AI가 스스로 추론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영상에는 물체의 정확한 무게나 속도가 숫자로 제시되지 않지만, 연구팀은 AI가 주변 환경과 움직임의 맥락을 분석해 이를 추정하고, 그 결과를 소리 생성 과정에 반영하도록 했다.
즉, 단순히 ‘무엇이 보이는지’를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왜 이런 소리가 발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리적 원인까지 AI가 이해하도록 만든 것이다.
기술 검증 결과, 연구팀의 AI는 물체 간 충돌이나 타격 등 물리적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장면에서 실제 환경과 매우 유사한 소리를 생성했다. 특히 물체의 질량과 속도가 달라질 때 소리의 크기와 음색도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등 보다 현실감 있는 음향을 구현했다.
최근에는 영상과 오디오를 동시에 생성하는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비오(Veo) 3’, 바이트댄스의 ‘시댄스(Seedance) 2.0’ 등이 있다. 그러나 실제 영화·광고·게임 제작 현장에서는 새로운 영상을 생성하는 것보다 기존 영상에 장면에 맞는 효과음을 추가하거나 음향을 보완하는 후반 작업 수요가 훨씬 크다.
기존 상용 AI 모델들이 영상과 오디오를 함께 생성하는 데 집중했다면, 파바스는 영상 속 객체의 움직임과 충돌 특성을 분석해 장면과 정밀하게 맞아떨어지는 현실적인 효과음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물리적으로 일관된 생성 AI(Physical AI)’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물리적으로 일관된 생성 AI는 단순히 그럴듯한 결과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과 인과관계까지 이해하는 AI를 의미한다.
향후 이 기술은 콘텐츠 음향 제작 자동화는 물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 메타버스, 로보틱스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몰입감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태현 교수는 “기존 생성 AI가 데이터와 모델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면, 이번 연구는 AI가 물리량과 인과관계를 직접 이해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텍스트·영상·음성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차세대 멀티모달 AI의 핵심 기반 기술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POSTECH 오현빈 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 오태현 교수와 소니 AI의 타키다 유타(Yuta Takida), 토시미츠 우에사카(Toshimitsu Uesaka), 미츠후지 유키(Yuki Mitsufuji) 연구원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컴퓨터 비전(영상 기반 인공지능 기술)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CVPR 2026(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2026)’에서 전체 논문 중 상위 1% 이내만 선정되는 오랄(Oral) 발표 논문으로 채택돼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발표는 오는 6월 6일 진행될 예정이다.
※ 논문명 : PAVAS: Physics-Aware Video-to-Audio Synthesis, DOI: https://arxiv.org/abs/2512.08282
또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GI 사업, KAIST 이노코어(InnoCORE)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의사 만나기 전 AI와 먼저 대화”...KAIST, 정신과 초진 면담 지원 기술 개발
흔히 ‘정신과 문턱이 높다’고 말한다. 환자는 자신의 아픈 마음을 처음 꺼내놓는 과정에 부담을 느끼고, 의료진은 제한된 진료 시간 안에 환자의 방대한 과거력과 증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국내 연구진이 정신과 진료의 첫 단계인 초진 면담 과정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산업디자인학과 이탁연 교수 연구팀과 강남세브란스병원(원장 김용욱)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 기반의 정신과 초진 면담 지원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 전 AI와 먼저 대화하며 자신의 증상과 상태를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AI가 환자 응답에 따라 대화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AI는 환자의 답변을 정신건강의학 분야의 전문 의료 지식과 대조해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다음에 물어봐야 할 핵심 질문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시스템은 단순한 문답을 넘어 공감 표현, 환자의 말을 다시 정리해주는 재진술, 모호한 내용을 짚어주는 명확화와 같은 실제 상담 기법을 적용했다. 환자가 보다 편안하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성능 검증을 위해 진행한 1,440명의 가상 환자 실험 결과, 대부분 사례에서 단 30분 이내에 진료에 필요한 핵심 임상 정보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AI는 수집된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증상과 잠재적 질환을 한눈에 보여주는 임상 대시보드(Clinical Dashboard)를 생성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의사는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 환자의 상태를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실제 진료 시간에는 환자와의 심층 상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AI를 의사의 대체재가 아닌 ‘똑똑한 보조자’로 정의했다는 점이다. AI는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정보 수집 과정을 담당하고, 의사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협력 모델이다.
연구팀은 AI가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파악하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최종 판단은 반드시 숙련된 전문 의료진이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진 교수는 “AI가 초진 단계의 부담을 줄이면, 의료진은 환자와 더 깊이 있는 상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새로운 진료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정유경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ACM CHI 2026 (ACM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에 4월 13일 발표됐다.
※ 논문명: Toward Flexible Psychiatric History-Taking and Visualization: Exploring Clinician Perspectives with Large Language Models,DOI: https://dl.acm.org/doi/10.1145/3772318.3790970
※ 저자 정보: 정유경(KAIST, 1저자), Thu Hoang Anh Vo(KAIST, 2저자), 문현승(KAIST, 3저자), 최재영 (KAIST, 4저자), 오향경(강남세브란스병원, 5저자), 이어진(강남세브란스병원, 6저자), 김은주(강남세브란스병원, 7저자), 이탁연(KAIST, 교신저자), 이의진(KAIST,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디지털 콜럼버스 프로젝트 사업 (과제명: 복합질병 사전 예측과 비대면 진료 확대 해결을 위한 디지털 혁신요소기술 개발) 의 지원을 받았다.
전산학부 최호진 KAIST교수 컨소시엄, 2026년 국방 AI 인재양성 사업 선정
우리 대학 전산학부 최호진 KAIST교수(인공지능연구센터장)가 이끄는 5개 기관 컨소시엄이 국방부가 추진하는 2026년 국방 AI 인재양성 사업에 선정되었다.
「2026년 국방 AI 인재양성」 사업은 군 장병의 AI 역량을 강화하고, 전 장병이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AI 기반 군 특화 온라인플랫폼 구축을 목적으로, 사업비는 2026년 50억원 및 이후 5년간 년간 35억원 등 6년간 총 225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계획이다.
금번에 선정된 KAIST 컨소시엄은 주관기관인 KAIST를 비롯하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건양대학교, ㈜에듀니티랩, ㈜데이원컴퍼니 등 총 5개 기관으로 구성되어 각 기관의 역량을 결집하게 된다. 특히, 국내 최고의 AI 교육 및 연구 인프라를 갖춘 우리 대학의 기술력과, 국방특화 보안 인프라를 갖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고성능컴퓨팅 환경, 그리고 국방분야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건양대학교의 군 특화 교육컨텐츠 개발 역량이 합쳐지게 되었고, 여기에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PBL 컨텐츠개발 전문기관인 ㈜에듀니티랩과, 국내최고 수준의 온라인 AI 교육플랫폼인 패스트캠퍼스를 운영중인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데이원컴퍼니가 가세하여 시너지가 기대된다.
본 사업 총괄책임을 맡은 전산학부 최호진 교수는 “사업에서 요구하는 초개인화, 동료학습 PBL 콘텐츠 개발을 통해 본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45만 장병의 AI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왜 구리만 될까?”… KAIST, 탄소를 연료로 바꾸는 촉매의 핵심 한계 밝혀
이산화탄소(CO₂)를 전기로 연료와 플라스틱 원료로 바꾸는 기술이 탄소중립 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틸렌과 에탄올은 플라스틱, 연료, 화학제품 생산에 널리 쓰이는 고부가가치 물질이지만, 지금까지 이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금속은 사실상 구리(Cu)뿐이었다. 한국 연구진이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원리를 설명해 온 기존 촉매 이론의 한계를 밝혀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오지훈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화학과 스테판 링에(Stephan Ringe)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기화학적 CO₂환원 반응(CO₂reduction reaction,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다른 화학물질로 바꾸는 반응)의 새로운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금(Au)·은(Ag)·팔라듐(Pd)을 섞은 합금 촉매(alloy catalyst, 여러 금속을 혼합해 만든 촉매)를 제작하고, 이 촉매가 CO₂를 어떤 물질로 바꾸는지 분석했다.
기존 촉매 이론은 촉매 표면 전자의 반응성을 나타내는 ‘d-밴드 센터(d-band center, 촉매의 전자 반응성을 나타내는 지표)’와 ‘일함수(work function, 금속이 전자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구리와 비슷하면, 구리처럼 에틸렌·에탄올 같은 다탄소(C2+) 화합물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왔다.
연구팀은 공동-스퍼터링(co-sputtering, 여러 금속을 동시에 얇게 입혀 원하는 비율의 새 합금을 만드는 기술) 공정을 활용해 전자적 특성이 구리와 매우 유사한 삼성분계 합금(AuAgPd, 금·은·팔라듐 세 종류 금속을 섞어 만든 합금)을 정밀하게 제작했다.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는 달랐다. 이 합금은 일산화탄소(CO) 같은 단순 생성물은 만들었지만, 에틸렌·에탄올 같은 복잡한 다탄소 화합물은 전혀 생성하지 못했다. 이는 촉매의 전자적 특성만으로는 복잡한 CO₂전환 반응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즉, 촉매 표면에서 원자들이 어떤 구조로 배열돼 있는지까지 반응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향후 구리를 대체할 차세대 고효율 촉매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순 전자 구조 중심의 기존 설계를 넘어, 원자 배열까지 고려하는 정밀 촉매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지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촉매 이론만으로는 복잡한 다단계 탄소 전환 반응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전자의 특성과 국소 원자 배열(local atomic arrangement, 촉매 표면에서 원자들이 배치된 방식)을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촉매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AIST 김범일 박사와 왕순언 박사과정생, 고려대 한승창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2026년 5월호에 게재됐다.
※ 논문명: Peaks and pitfalls of electrocatalytic CO2 reduction descriptor models, DOI: 10.1038/s41929-026-01526-7
※ 주저자: 김범일(KAIST, 제1저자), 한승창(고려대, 제1저자), 왕순언(KAIST, 제1저자), 오지훈(KAIST, 교신저자), 스테판 링에(고려대,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 개인연구사업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