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과 고주희 박사과정, 제32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금상 수상
우리대학 기계공학과 고주희 박사과정(지도교수: 이정철)이 최근 삼성전자 주최로 열린 ‘제32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Mechanical Engineering 분과에서 2월 11일 금상을 수상하였다.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은 과학기술 분야의 주역이 될 젊고 우수한 과학자를 발굴하기 위해 1994년부터 시행 중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앙일보가 후원하고 있다. 이번 제32회 대회에는 에너지 및 환경, 회로설계, 신호처리, 네트워크, 기계공학, 재료과학, 기초과학, 생명과학 등 10개 분야 총 3172 편의 논문이 접수됐다.
고주희 박사과정은 하나의 센서 플랫폼에서 액체의 밀도·점도·열물성 등을 동시에 정밀 측정할 수 있는 멀티모달 계측 기술을 제안해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논문 제목: 가열전극 통합된 마이크로채널 공진기 기반 액상 시료 특성화를 위한 하이퍼 멀티모달 계측)
본 연구는 소량 액체의 물성을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로, 바이오·화학 센서 및 정밀 계측 분야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사포’로 반도체를 깎았더니...AI 반도체 가공 새 길 열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성능과 안정성은 반도체 표면을 얼마나 고르고 정밀하게 가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사포’의 개념을 나노 기술로 확장해, 반도체 표면을 원자 수준까지 균일하게 가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표면 품질과 가공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산하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 가는 탄소나노튜브를 연마재로 활용한 ‘나노 사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보다 표면을 더 정밀하게 가공하면서도,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평탄화 기술이다.
사포는 표면을 문질러 매끄럽게 만드는 익숙한 도구지만, 반도체와 같이 극도로 정밀한 표면 가공이 필요한 분야에는 적용이 쉽지 않았다. 이는 일반 사포가 연마 입자를 접착제로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미세한 입자를 고르게 고정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연마 입자를 액체에 분산시킨 화학액, 이른바 슬러리를 사용하는 평탄화 공정(CMP, Chemical Mechanical Polishing)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추가적인 세정 공정이 필요하고, 폐기물이 많이 발생해 공정이 복잡하고 환경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포의 개념을 나노 수준으로 확장했다. 탄소나노튜브를 수직으로 정렬한 뒤 폴리우레탄 내부에 고정하고, 표면에 일부만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나노 사포’를 구현했다. 이 구조는 연마재 이탈을 구조적으로 억제해 표면 손상 우려를 없앴으며, 반복 사용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였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 사포는 연마재 밀도 기준으로 상용 사포 가운데 가장 미세한 제품보다 약 50만 배 높은 수준을 구현했다. 사포의 정밀도는 표면에 연마 알갱이가 얼마나 촘촘히 배열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연마재 밀도(입방수)’로 표현된다. 이 수치는 사포의 단위 면적당 연마 알갱이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사포가 보통 40~3000 입방수인 데 비해 나노 사포는 10억(1,000,000,000) 이상의 입방수를 갖는다. 이처럼 극도로 촘촘한 구조를 통해, 표면을 수 나노미터, 즉 원자 몇 개 두께에 해당하는 수준까지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었다.
실제 실험에서도 나노 사포의 효과가 확인됐다. 거친 구리 표면을 수 나노미터 수준까지 매끄럽게 가공할 수 있었으며, 반도체 패턴 평탄화 실험에서는 기존 CMP 공정과 비교해 디싱(dishing) 결함을 최대 67%까지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 디싱 결함은 배선 중앙이 움푹 파이는 현상으로, HBM 등 첨단 반도체의 성능과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함이다.
특히 이 기술은 연마재가 사포 표면에 고정된 구조여서, 기존 공정처럼 슬러리 용액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세정 공정을 줄일 수 있고 폐슬러리도 없어, 반도체 제조 공정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AI 서버에 사용되는 HBM과 같은 첨단 반도체 평탄화 공정과, 차세대 반도체 연결 기술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일상적인 사포의 개념을 나노 정밀 가공 기술로 확장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천기술 확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산하 교수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사포의 개념을 나노 수준으로 확장해 초미세 반도체 제조에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독창적인 연구”라며 “이 기술이 반도체 성능 향상뿐 아니라 친환경 제조 공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계공학과 강석경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가 주최한 제31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기계공학 분과 금상(1위)을 수상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연구 결과는 복합재료 및 나노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컴포짓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 IF 21.8)’에 2026년 1월 8일 자로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Carbon nanotube sandpaper for atomic-precision surface finishing, DOI: https://doi.org/10.1007/s42114-025-01608-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RS-2025-00560856), 글로컬랩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RS-2025-25406725), 이노코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N10250154) 및 KAIST 도약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경기욱 교수 연구팀,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 최우수·우수 논문상 동시 수상
우리대학 기계공학과 경기욱 교수 연구실에서 2026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 최우수논문상과 우수논문상을 동시에 수상하였다. 2026년 2월 4일부터 나흘간 개최된 제 21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KRoC)는 한국의 로봇관련 연구자가 모두 참석하는 로봇분야 최대규모의 학술대회로, 약 2100명이 참석하였으며 5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낙형 석사과정 학생은 ‘정전기 클러치를 이용한 독립 3-DOF 굽힘 역감 제시 햅틱 장갑 개발’ 연구 논문으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였으며, 모터가 아닌 얇은 필름형 구조를 이용하여 역감을 재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 임세인 박사과정 학생은 ‘양방향 전기유압식 유연 굽힘 구동기를 이용한 무선 어류형 로봇의 개발 및 유동장 분석’ 연구 논문으로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연구실과 협력을 통해 융연구동기를 물고기의 움직임에 맞추어 제어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이번 학술대회에서 경기욱 교수는 ‘소프트 액추에이터는 인공근육이 될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인공근육으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구동기들의 개발 사례를 소개하고 다양한 가능성과 해결난제를 제기하는 내용의 초청강연을 하였다.
레이저 빛으로 블랙홀을 더 선명하게 본다
전파망원경은 우주에서 오는 미세한 전파 신호를 포착해 이를 천체 이미지로 바꾸는 장비다. 아주 먼 블랙홀을 선명하게 관측하려면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이 하나처럼 정확히 같은 시각에 우주 신호를 포착해야 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레이저 빛을 이용해 이들의 관측 시점과 위상을 정밀하게 맞추는 새로운 기준 신호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이 한국천문연구원(KASI, 원장 박장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이호성),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연구소(MPIfR)와 공동으로, 광주파수빗(optical frequency comb) 레이저를 전파망원경 수신기에 직접 적용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일반적인 레이저는 한 가지 색(주파수)만 내지만, 광주파수빗 레이저는 수만 개 이상의 매우 정확한 색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배열돼 있다. 이 모습이 마치 빗처럼 보여 ‘주파수 빗(frequency comb)’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광주파수빗 레이저는 각 빗살 하나하나의 주파수를 정확히 알 수 있고 그 간격 또한 원자시계 수준으로 정밀하게 맞출 수 있어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빛으로 만든 초정밀 자’로 불린다.
여러 전파망원경이 동시에 관측하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기술의 핵심은 각 망원경이 수신한 전파 신호를 마치 하나의 정밀한 자에 맞춰 정렬하듯 위상(phase)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전자식 기준 신호 방식은 관측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기준이 되는 신호 자체가 미세하게 흔들려, 이를 바탕으로 한 정밀한 위상 보정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KAIST 연구진은 ‘기준 신호의 생성 단계부터 빛(레이저)을 활용해 위상 정렬의 근본적인 정밀도를 높이자’는 발상으로, 광주파수빗 레이저를 전파망원경 내부로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준 신호 생성과 위상 보정 문제를 하나의 광학 시스템으로 동시에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방식이 관측 주파수가 올라갈수록 ‘눈금이 미세하게 떨려 위상을 맞추기 어려운 자’와 같았다면, 이번 기술은 ‘극도로 안정적인 빛으로 위상을 고정하는 초정밀 자’로 기준을 세운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 결과 멀리 떨어진 전파망원경들이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처럼 정교하게 연동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기술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연세 전파망원경에서 시험 관측을 통해 검증됐다. 연구팀은 전파망원경 간 신호의 안정적인 간섭무늬(fringe)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정밀한 위상 보정이 가능함을 실제 관측으로 입증했다. 최근 이 시스템은 KVN 서울대 평창 전파망원경에도 추가 설치돼, 여러 관측소를 동시에 사용하는 확장 실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블랙홀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VLBI 관측에서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장비 간 위상 지연 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술은 천문 관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향후 이 기술이 ▲ 대륙 간 초정밀 시계 비교 ▲ 우주측지 ▲ 심우주 탐사선 추적 등 정밀한 시공간 측정이 필요한 다양한 첨단 분야로 확장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원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주파수빗 레이저를 전파망원경에 직접 적용해 기존 전자식 신호 생성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은 사례”라며, “차세대 블랙홀 관측의 정밀도를 높이고, 주파수 계측과 시간 표준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의 현민지 박사(現 한국표준과학연구원)와 안창민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Light: Science & Applications (IF=23.4) 1월 4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Optical frequency comb integration in radio telescopes: advancing signal generation and phase calibration, DOI: 10.1038/s41377-025-02056-w
주저자: 현민지 박사(KAIST, 現 KRISS), 안창민 박사(KAIST), 김정원(KAIST)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창의융합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NRF)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광컴퓨팅·양자 보안 핵심 ‘빛 반도체’ 직접 찍어낸다
거대 인공지능(AI)을 위한 초고속 광컴퓨팅, 양자 암호 통신, 초고해상도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등 미래 첨단 산업에서는 빛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나노 레이저가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머리카락보다 얇은 공간에서 빛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나노 레이저를 반도체 칩 위에 고밀도로 배치할 수 있는 새로운 제작 기술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지태 교수 연구팀이 POSTECH(총장 김성근) 노준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초고밀도 광집적회로의 핵심 소자인 ‘수직형 나노 레이저’를 만들 수 있는 초미세 3차원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기존 반도체 제조 방식인 리소그래피 공정은 같은 구조를 대량 생산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소자의 형태나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기존 레이저는 기판 위에 눕혀진 수평 구조로 만들어져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빛이 아래로 새어 나가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빛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새로운 3D 프린팅 방식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압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잉크 방울(아토리터, 10⁻¹⁸ L)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초미세 전기유체 3D 프린팅’ 기술이다.
이를 통해 재료를 깎아내는 복잡한 공정 없이, 원하는 위치에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기둥 모양의 나노 구조물을 수직으로 직접 인쇄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의 핵심은 이렇게 인쇄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구조물의 표면을 매우 매끄럽게 만들어 레이저 효율을 크게 높였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프린팅 과정에 기체상 결정화 제어 기술을 결합해, 결정이 거의 하나로 정렬된 고품질 구조를 구현했다. 그 결과 빛의 손실이 적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고효율 수직형 나노 레이저’를 구현할 수 있었다.
또한 나노 구조물의 높이를 조절해 레이저가 내는 빛의 색을 정밀하게 바꿀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를 활용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특수 장비로만 확인할 수 있는 레이저 보안 패턴을 제작했으며, 위조 방지 기술로서의 상용화 가능성도 확인했다.
김지태 교수는 “이번 기술은 복잡한 공정 없이 빛으로 계산하는 반도체를 칩 위에 직접 고밀도로 구현할 수 있게 한다”며, “초고속 광컴퓨팅과 차세대 보안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계공학과 스치 후(Shiqi Hu) 박사가 제 1 저자로 나노과학 분야 국제 권위 학술지 ACS Nano에 2025년 12월 6일 온라인 판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Nanoprinting with Crystal Engineering for Perovskite Lasers
DOI: https://doi.org/10.1021/acsnano.5c16906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신진연구(RS−2025-00556379), 중견연구자지원사업 (RS-2024-00356928), 이노코어(InnoCORE) AI 기반 지능형 설계-제조 통합 연구단(N10250154)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작은 칩으로 약물 부작용·급성 신장 손상 예측 가능성 제시
횡문근융해증은 약물 복용 등으로 근육이 손상되면서, 그 영향이 신장 기능 저하와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근육과 신장이 인체 내에서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며 동시에 손상되는지를 직접 관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러한 장기 간 상호작용을 실험실 환경에서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전성윤 교수 연구팀이 기계공학과 심기동 교수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세중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약물로 인한 근육 손상이 신장 손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있는 ‘바이오 미세유체시스템(Biomicrofluidic system)’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미세유체시스템: 아주 작은 칩 위에서 인체 장기 환경을 구현한 장치
이번 연구는 근육과 신장을 동시에 연결·분리할 수 있는 모듈형(조립형) 장기칩을 활용해, 약물 유발 근육 손상이 신장 손상으로 이어지는 인체 장기 간 연쇄 반응을 실험실에서 처음으로 정밀하게 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실제 인체 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구현하기 위해, 입체적으로 구현한 근육 조직과 근위세뇨관 상피세포(신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세포)를 하나의 작은 칩 위에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은 필요에 따라 장기 조직을 연결하거나 다시 분리할 수 있는 플러그-앤-소켓 방식의 모듈형 미세유체 칩이다. 작은 칩 위에서 실제 사람의 장기처럼 세포와 조직을 배양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도록 설계됐다.
이 장치에서는 근육과 신장 조직을 각각 가장 적합한 조건에서 따로 배양한 뒤, 실험이 필요한 시점에만 연결해 장기 간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다. 실험이 끝난 후에는 두 조직을 다시 분리해 각각의 변화를 독립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독성 물질이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실제 임상에서 근육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토르바스타틴(고지혈증 치료제)과 페노피브레이트(중성지방 치료제)를 실험에 적용했다.
그 결과, 칩 위의 근육 조직에서는 근육이 힘을 내는 능력이 떨어지고 구조가 망가졌으며, 마이오글로빈*과 CK-MM** 등 근육 손상 정도를 보여주는 물질의 수치가 증가하는 등 횡문근융해증의 전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마이오글로빈(Myoglobin): 근육 세포 안에 있는 단백질로 산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며, 근육이 손상되면 혈액이나 배양액으로 유출됨
**CK-MM (Creatine Kinase-MM): 근육에 많이 존재하는 효소로, 근육 세포가 파괴될수록 많이 검출됨
동시에 신장 조직에서는 정상적으로 살아 있는 세포 수가 감소하고 세포 사멸이 증가했으며, 급성 신손상이 발생할 때 증가하는 지표인 NGAL*과 KIM-1**의 발현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독성 물질이 신장 손상을 단계적으로 더욱 악화시키는 연쇄적인 손상 과정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NGAL: 신장 세포가 손상될 때 빠르게 증가하는 단백질
**KIM-1: 신장 세포, 특히 근위세뇨관이 손상될수록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
전성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육과 신장 사이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과 독성 반응을 실제 인체와 유사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약물 부작용을 사전에 예측하고, 급성 신손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하며, 개인별 맞춤형 약물 안전성 평가로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급성 신손상: 신장이 짧은 시간 안에 갑자기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
김재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어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25년 11월 12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Implementation of Drug-Induced Rhabdomyolysis and Acute Kidney Injury in Microphysiological System, DOI: 10.1002/adfm.202513519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숙련자의 감 · 언어 장벽 넘어 AI가 제조를 판단한다
우리가 쓰는 플라스틱 제품 대부분은 녹인 플라스틱을 틀에 넣어 같은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사출성형’공정으로 만든다. 하지만 조건이 조금만 달라도 불량이 생겨, 그동안은 숙련자의 감에 의존해 왔다. 이제 우리 대학 연구진이 고숙련자 은퇴와 외국인 인력 증가로 제조 지식이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AI로 공정을 스스로 최적화하고 지식을 전수하는 해법을 내놨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유승화 교수 연구팀(기계공학과·이노코어 PRISM-AI 센터)이 사출 공정을 스스로 최적화하는 생성형 AI 기술과, 현장 지식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LLM 기반 지식 전이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그 성과를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학술지에 연속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첫 번째 성과는 환경 변화나 품질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최적 공정 조건을 추론하는 생성형 AI 기반 공정추론 기술이다. 기존에는 온도나 습도, 원하는 품질 수준이 바뀔 때마다 숙련자가 시행착오를 거쳐 조건을 다시 맞춰야 했다.
연구팀은 실제 사출 공장에서 수개월간 수집한 환경 데이터와 공정 파라미터를 활용해, 확산 모델(Diffusion Model) 기반으로 목표 품질을 만족하는 공정 조건을 역설계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여기에 실제 생산을 대신하는 대리모델(Surrogate Model)을 함께 구축해, 공정을 돌리지 않고도 품질을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기존 공정 예측에 활용되던 기존 대표기술인 GAN*·VAE** 기반 모델의 오류율(23~44%)을 크게 낮춘 1.63%의 오류율을 달성했으며, 실제 공정 적용 실험에서도 AI가 제시한 조건대로 양품 생산이 확인돼 현장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생성적 적대 신경망): 두 개의 AI가 서로 경쟁하면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방식, **VAE(Variational Autoencoder, 변분 오토인코더): 데이터의 공통된 패턴을 압축해 이해한 뒤 다시 만들어내는 방식
두 번째 성과는 고숙련자 은퇴와 다국어 작업 환경에 대응하는 LLM 기반 지식 전이 시스템 ‘IM-Chat’이다. IM-Chat은 거대언어모델(LLM)과 검색 증강 생성(RAG)을 결합한 멀티에이전트 AI 시스템으로, 초급 작업자 또는 외국인 작업자가 제조 현장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적절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제조 현장용 AI 도우미다.
작업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이를 이해해 필요에 따라 생성형 공정추론 AI를 자동으로 호출하고, 최적 공정 조건 계산과 함께 관련 기준과 배경 설명까지 동시에 제공한다.
예를 들어 “현재 공장 습도가 43.5%일 때 적정 사출 압력은?”이라는 질문에 AI는 최적 조건을 계산하고, 관련 매뉴얼 근거까지 함께 제시한다. 다국어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외국인 작업자도 동일한 수준의 의사결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사출 공정을 넘어 금형, 프레스, 압출, 3D 프린팅, 배터리, 바이오 제조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가능한 제조 AI 전환(AX)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생성형 AI와 LLM 에이전트를 툴 콜링(Tool-Calling) 방식*으로 통합해,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필요한 기능을 호출하는 자율 제조 AI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툴 콜링 방식: AI가 상황에 맞게 필요한 기능이나 프로그램을 스스로 불러 사용하는 방식
유승화 교수는 “공정을 스스로 최적화하는 AI와, 현장 지식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LLM을 결합해 제조업의 본질적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한 사례”라며 “앞으로 다양한 제조 공정으로 확장해 산업 전반의 지능화와 자율화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계공학과 김준영·김희규·이준형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하고, 유승화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공학·산업 분야 세계 1위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매뉴팩처링 시스템즈(Journal of Manufacturing Systems, JCR 1/69, IF 14.2)’4월호와 12월호에 연속 게재됐다.
※ 논문명1: Development of an Injection Molding Production Condition Inference System Based on Diffusion Model, DOI: https://doi.org/10.1016/j.jmsy.2025.01.008
※논문명2: IM-Chat: A multi-agent LLM framework integrating tool-calling and diffusion modeling for knowledge transfer in injection molding industry, DOI: https://doi.org/10.1016/j.jmsy.2025.11.007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았다.
해리 포터의 ‘움직이는 투명 망토’ 기술 나왔다
영화 해리 포터의 투명 망토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물체가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연구진은 이러한 개념을 한 걸음 더 나아가, 늘어나고 움직일수록 전파를 더 잘 숨길 수 있는 ‘똑똑한 투명 망토’와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움직이는 로봇과 몸에 붙이는 웨어러블 기기, 차세대 스텔스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와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박상후 교수 연구팀이 액체금속 복합 잉크(LMCP, Liquid Metal Composite Ink)를 기반으로, 전자기파를 흡수·조절·차폐할 수 있는 차세대 신축성 클로킹(cloaking)* 기술의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 클로킹: 물체가 있어도 레이더나 센서 같은 탐지 장비에는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술
클로킹 기술을 구현하려면 물체의 표면에서 빛이나 전파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금속 재료는 딱딱하고 잘 늘어나지 않아, 억지로 늘리면 쉽게 끊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몸에 밀착되는 전자기기나 자유롭게 형태가 변하는 로봇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연구팀이 개발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원래 길이의 최대 12배(1200%)까지 늘려도 전기가 끊어지지 않으며, 공기 중에 1년 가까이 두어도 녹슬거나 성능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기존 금속과 달리, 이 잉크는 고무처럼 말랑하면서도 금속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러한 특성은 잉크가 마르는 과정에서 내부의 액체금속 입자들이 서로 연결돼 그물망 같은 금속 네트워크 구조를 스스로 형성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구조는 ‘메타물질’로, 잉크로 아주 작은 무늬를 반복해 인쇄함으로써 전파가 해당 구조를 만났을 때 설계된 방식대로 반응하도록 만든 인공 구조물이다. 그 결과 액체처럼 유연하면서도 금속처럼 튼튼한 성질을 동시에 갖게 된다.
제작 방법도 간단하다. 고온으로 굽거나 레이저로 가공하는 복잡한 공정 없이,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붓으로 칠한 뒤 말리기만 하면 된다. 또한 액체를 말릴 때 흔히 발생하는 얼룩이나 갈라짐 현상이 없어, 매끄럽고 균일한 금속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잉크의 성능을 입증하기 위해,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 전파를 흡수하는 성질이 달라지는 ‘신축성 메타물질 흡수체’를 세계 최초로 제작했다.
잉크로 무늬를 찍은 뒤 고무줄처럼 늘리기만 하면, 흡수하는 전파의 종류(주파수 대역)가 달라진다. 이는 상황에 따라 레이더나 통신 신호로부터 물체를 더 잘 숨길 수 있는 클로킹 기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기술은 신축성, 전도성, 장기 안정성, 공정 단순성, 전자기파 제어 기능을 동시에 만족하는 획기적인 전자소재 기술로 평가된다.
김형수 교수는 “복잡한 장비 없이 프린팅 공정만으로도 전자기파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기술은 앞으로 로봇의 피부, 몸에 붙이는 웨어러블 기기, 국방 분야의 레이더 스텔스 기술 등 다양한 미래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전자소재 분야에서 중요한 원천기술로 인정받아 윌리(Wiley) 국제 학술지‘스몰(Small)’에 2025년 10월호에 10월 16일자로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 논문명: J. Pyeon H. Lee, W. Choe, S. Park, H. Kim, "Versatile Liquid Metal Composite Inks for Printable, Durable, and Ultra-Stretchable Electronics," Small 2501829 (2025)
DOI: https://doi.org/10.1002/smll.202501829
※ 주저자 정보: 제1저자 편정수 박사, 공동저자 이현승 박사과정, 최원호 교수, 교신저자 김형수 교수, 박상후 교수
이 성과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 중견 연구 (MSIT: 2021R1A2C2007835)와 KAIST UP Program의 받아 수행되었다.
제작온도 500℃↓전력 생산 2배 ↑...차세대 세라믹 전지 재탄생
AI 시대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기와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PCEC)’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전지는 1,500℃의 초고온 제작 공정이라는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500℃ 이상 낮춘 새로운 제조 공정을 세계 최초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전자레인지 원리와 특정 화학 성분의 ‘화학 증기(chemical vapor)’ 확산 환경을 활용한 ‘'마이크로파+증기 제어 기술' 을 이용해, 기존보다 500℃ 이상 낮은 온도에서 빠르고 단단하게 ‘고성능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신공정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프로토닉 세라믹 전지의 핵심 재료인 전해질에는 바륨(Ba)이 포함되어 있는데, 바륨은 1,500℃ 이상 고온에서 쉽게 날아가 버려 전지 성능 저하의 주범이 되어 왔다. 따라서 낮은 온도에서 세라믹 전해질을 단단하게 굳힐 수 있는 기술이 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증기 확산(Vapor Phase Diffusion)’이라는 새로운 열처리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전지 옆에 특수 보조 소재(증기 발생원)를 배치하고, 여기에 마이크로파를 조사해 증기가 빠르게 확산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온도가 약 800℃에 도달하면 보조 소재에서 나온 증기가 전해질 쪽으로 이동해 세라믹 입자를 단단하게 결합시킨다. 이 기술 덕분에 기존 1,500℃가 필요했던 공정을 단 980℃에서도 완성할 수 있었다. 즉, 전해질 손상 없이 고성능 전기를 ‘낮은 온도’에서 만들어내는 세계 최초의 세라믹 전지 제작 기술이 탄생한 것이다.
이 공정으로 제작된 전지는 600℃에서 손톱만 한 1cm²크기 전지가 2W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했고, 600℃에서 시간당 205mL(작은 종이컵 1컵 정도의 양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소를 생성, 500시간 연속 사용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성 유지라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즉, 제작 온도는 낮추고(−500℃), 작동 온도는 낮추고(600℃), 성능은 2배로 높이고(2W/cm²), 수명은 길게 만든(500시간 안정성) 세계 최고 성능의 전지 기술을 만든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디지털 트윈(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실제 실험에서는 관찰하기 어려운 전지 내부 미세 구조에서의 가스 이동 현상까지 분석하며 기술 신뢰성을 높였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증기를 이용해 열처리 온도를 500℃ 이상 낮추면서도 고성능·고안정성 전지를 만든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AI 시대의 전력 문제와 수소사회를 앞당길 핵심 제조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AIST 기계공학과 김동연 박사, 강예진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IF:26.8)’에 게재되었으며, 지난 10월 29일 표지(Inside front cover)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 논문명: Sub-1000°C Sintering of Protonic Ceramic Electrochemical Cells via Microwave-Driven Vapor Phase Diffusion,
DOI: https://doi.org/10.1002/adma.202506905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그리고 H2 Next Round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로봇 전자눈’초소형 적외선 센서 상온 3D 프린팅 제작 가능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인식하는 ‘전자 눈’ 기술이 한층 더 진화했다. 자율주행차의 라이다(LiDAR), 스마트폰의 3D 안면 인식,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사람의 눈을 대신해 ‘보는 기능’을 수행하는 적외선 센서가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가운데, KAIST·공동연구진이 원하는 형태와 크기로 초소형 적외선 센서를 제작할 수 있는 상온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김지태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오승주 교수, 홍콩대학교 티안슈 자오(Tianshuo ZHAO) 교수와 공동으로 상온에서 원하는 형태와 크기의 10 마이크로미터(µm) 이하 초소형 적외선 센서를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적외선 센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신호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핵심 부품으로, 로봇비전 등 다양한 분야의 미래형 전자기술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센서의 소형화·경량화, 그리고 다양한 형태(폼팩터) 구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반도체 공정 기반 제조 방식은 대량생산에는 적합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고, 고온 공정이 필수여서 소재 선택이 제한되며 에너지 소비가 많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속·반도체·절연체 소재를 각각 나노결정 형태의 액상 잉크로 만들어 단일 프린팅 플랫폼에서 층층이 쌓아 올리는 초정밀 3차원 프린팅 공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적외선 센서의 핵심 구성 요소를 상온에서 직접 제작할 수 있으며, 맞춤형 형태와 크기의 초소형 센서 구현이 가능해졌다.
특히 연구팀은 나노입자 표면의 절연성 분자를 전기가 잘 통하는 분자로 바꾸는 ‘리간드 교환(Ligand Exchange)’ 기법을 3D 프린팅 과정에 적용해, 고온 열처리 없이도 우수한 전기적 성능을 확보했다.
그 결과,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10 수준(10 µm 이하)의 초소형 적외선 센서 제작에 성공했다.
김지태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3차원 프린팅 기술은 적외선 센서의 소형화·경량화를 넘어, 기존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혁신적인 폼팩터 제품 개발을 앞당길 것”이라며 “또한 고온 공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줄여 생산 단가 절감과 친환경적 제조 공정을 실현함으로써, 적외선 센서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2026년 10월 16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논문명: Ligand-exchange-assisted printing of colloidal nanocrystals to enable all-printed sub-micron optoelectronic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4596-4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우수신진연구(RS−2025-00556379), 국가전략기술 소재개발사업(RS−2024-00407084), 원천기술국제협력개발사업(RS−2024-00438059)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실리콘 투과해 3D 반도체 내부 구조를 비파괴로 측정하는 기술 개발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반도체시스템공학과 겸임) 김정원 교수 연구팀이 광주파수빗(optical frequency comb)을 색수차 공초점 및 분광 간섭계 기술과 결합해, 반도체 소자 후면에서 실리콘을 투과하여 내부 구조를 비파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광학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
최형수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하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계측기술팀과의 산학협력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Light: Advanced Manufacturing 10월 29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Backside illumination-enabled metrology and inspection inside 3D-ICs using frequency comb-based chromatic confocal and spectral interferometry)
최근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급성장으로 고성능·고효율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여러 칩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3D 반도체 패키징(3D-IC) 기술이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전면(front-side)에 복잡한 미세 패턴이 형성된 구조에서는 빛이 산란되어 신호 대 잡음비가 낮아지고, 구리가 채워진 실리콘 관통 비아(Through-Silicon Via, TSV) 와 같은 고종횡비(high aspect ratio) 구조를 정밀하게 계측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실리콘을 투과할 수 있는 1560 nm 파장의 적외선 광주파수빗을 이용해 후면(backside)에서 조사하는 방식의 비파괴 광학 계측 기술을 새롭게 구현했다.
연구팀은 70 nm 대역폭의 적외선 광주파수빗을 광원으로 사용하여, 축 방향 스캐닝 없이 웨이퍼의 두께와 굴절률을 동시에 고속·고정밀로 측정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특히 기존의 전면 검사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상용 메모리 소자 내부의 구리(Cu)가 충전된 TSV의 깊이 계측을 세계 최초로 비파괴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실리콘 기판의 두께와 굴절률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독자적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첨단 3D 반도체 패키징 공정의 양산 수율 향상과 공정 신뢰도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첨단 반도체 공정의 검사 속도와 신뢰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며 “차세대 반도체 생산 라인에 즉시 적용 가능한 수준의 기술 성숙도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린수소 전지를 전자레인지 돌리듯 단 10분만에 완성하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Green Hydrogen) 생산의 핵심 기술인 고체산화물 전해전지((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SOEC)는 세라믹 분말을 고온에서 굳히는 ‘소결’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 과정을 6시간에서 10분으로 단축하고 온도도 1,400℃에서 1,200℃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전지 제조의 에너지와 시간을 크게 줄여, 친환경 수소 시대를 앞당길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단 10분 만에 그린수소의 고성능 전해전지를 완성할 수 있는 초고속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인 ‘소결’ 은 전지를 이루는 세라믹 가루를 고온에서 구워 단단히 결합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전지가 가스를 새지 않고(수소와 산소가 섞이면 폭발 위험), 산소 이온이 손실 없이 이동하며, 전극과 전해질이 단단히 밀착되어 전류가 원활히 흐른다. 즉, 전해전지의 성능과 수명은 얼마나 정밀하게 굽느냐에 달려 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재료를 내부부터 균일하게 가열하는 ‘체적가열(Volumetric Heating)’기술을 적용해, 기존 수십 시간이 소요되던 소결(sintering) 과정을 30배 이상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1,400℃ 이상의 고온에서 장시간 처리해야 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내부부터 동시에 가열함으로써, 단 10분 만에 1,200℃에서도 안정적인 전해질 형성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기존 공정에서는 전지를 만들 때 필수 재료인 세리아(CeO₂) 와 지르코니아(ZrO₂)가 너무 높은 온도에서 서로 섞여버려, 재료의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KAIST의 새 기술은 이 두 재료가 서로 섞이지 않는 알맞은 온도에서 단단하게 붙도록 조절해, 흠집 없이 치밀한(빈틈 없는) 전해질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즉, ‘공정시간’은 하나의 전지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가열, 유지, 냉각 과정을 모두 포함한 전체 제조 시간을 의미한다. 기존 일반 소결 공정은 약 36.5시간이 소요됐으나, 이번 마이크로웨이브 기술은 70분 만에 완료되어 약 30배 이상 빠른 제조 속도를 보였다.
그 결과, 새롭게 제작된 전지는 750℃에서 분당 23.7mL의 수소를 생산하고, 25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 또한 3차원 디지털 트윈 분석(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초고속 가열하는 소결 공정이 전해질(전지 속 재료)의 치밀도를 높이고, 연료극 내 산화니켈(NiO) 입자의 비정상적으로 커지지 않도록 조절함으로써 수소 생산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성능 고체산화물 전해전지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을 제시한 성과”라며, “기존 공정 대비 에너지 소비와 시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기계공학과 유형민, 장승수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IF: 26.8) 10월 2일 字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또한 해당 논문은 연구의 파급력을 인정받아 표지논문 (Inside front cover) 으로 선정되었다.
※ 논문명: Ultra-Fast Microwave-Assisted Volumetric Heating Engineered Defect-Free Ceria/Zirconia Bilayer Electrolytes for Solid Oxide Electrochemical Cells,
DOI: https://doi.org/10.1002/adma.202500183
이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H2 Next Round 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