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끓이지 않고 상온에서 분리한다 KAIST, 에너지 사용 31.6% 줄이는 차세대 정유 공정 기술 개발
우리 대학과 국제 연구진이 100여 년간 정유 산업의 주류 공정으로 자리 잡아 온 증류 중심 분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조지아텍 Ryan Lively 교수팀과 원유를 끓이지 않고 상온에서 정밀하게 분리할 수 있는 고분자 기반 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유가 변동이 장바구니 물가 전반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그 바탕에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원유를 350℃ 이상으로 가열해 분리해 온 고에너지 소비형 정유 공정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정유 공장이 원유를 끓였다가 식히는 증류(distillation) 방식에 의존하며 소비하는 에너지는 연간 1,100TWh(테라와트시)*에 달한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산업 역시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공정 혁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TWh(테라와트시): 전력량의 단위로, 1TWh는 10억 kWh에 해당한다. 1,100TWh는 1GW급 대형 원자력발전소 약 130기가 1년 내내 생산해야 하는 규모의 에너지이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공급 과잉과 원가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기존의 고에너지 소비형 공정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학계는 원유를 끓이지 않고 분리막으로 분리하는 기술에 주목해 왔다. 그러나 기존에는 분자 수준의 정밀 분리를 구현하기 위해 분리막 표면에 초박막 선택층(Selective Layer, 실제 분리가 일어나는 기능층)을 형성해야 한다고 여겨져 왔다. 선택층을 도입하면 소재 개발과 코팅 공정이 추가돼 제조 비용이 증가하고, 대면적화 과정에서 결함 발생 가능성이 높아 산업적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통념과 달리 별도의 선택층을 코팅하지 않은 다공성 고분자(PAN, Polyacrylonitrile·폴리아크릴로니트릴) 분리막에 원유를 직접 통과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다. PAN은 화학적 안정성과 내구성이 우수해 산업용 분리막 소재로 널리 사용되는 고분자 물질이다.
그 결과 원유 속 중질 성분(분자량이 크고 무거운 탄화수소 성분)이 분리막 내부 기공(pore, 물질이 통과하는 미세한 구멍) 벽에 선택적으로 흡착(adsorption, 물질이 표면에 달라붙는 현상)되면서 기공 크기가 자연스럽게 수축했고, 머리카락 굵기의 약 5만 분의 1 수준인 2나노미터(nm, 10억 분의 1미터) 이하의 정교한 분리 통로가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복합 혼합물인 원유가 분리막과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맞춤형 분리 구조를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가벼운 나프타, 휘발유, 등유 성분은 빠르게 통과하고 무거운 성분은 효과적으로 차단됐다. 일반적으로 분리막 표면에 기름 성분이 축적되는 현상은 파울링(fouling, 오염물질이 표면에 쌓여 분리 성능을 저하시키는 현상)으로 간주돼 왔지만, 연구팀은 이를 오히려 정밀 분리를 위한 기능적 구조 형성에 활용했다.
이 방식은 기존에 보고된 최고 수준의 원유 분리막 대비 약 23배 빠른 분리 속도를 기록했으며, 28일간 연속 운전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 정유 공장의 배관 시스템에 필터 모듈 형태로 적용할 수 있어 대규모 설비 교체 없이 도입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정 시뮬레이션 결과, 원유를 먼저 분리막으로 처리한 뒤 잔여 성분만 증류할 경우 기존 증류 공정 대비 에너지 소비는 31.6%,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7.6%, 운영비는 36%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국내 정유·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1,000만 톤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승용차 약 400만 대의 연간 탄소 배출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한 원유 분리뿐 아니라 폐플라스틱 열분해유(폐플라스틱을 고온에서 분해해 얻는 액체 연료 원료) 정제, 배터리 용매 회수, 의약품 정제 등 다양한 정밀 화학 공정에도 활용 가능해 국산 분리 공정 플랫폼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KAIST 고동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분리막이 복합 혼합물과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분리 통로를 형성한다는 새로운 과학적 원리를 규명한 성과”라며 “HD현대오일뱅크와의 협력을 통해 실제 원유를 활용한 검증까지 수행함으로써 산업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KAIST 이재우 교수는 “향후 대면적 모듈화 기술과 장기 운전 기술을 고도화해 정유·석유화학 산업에서 분리막 공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공동 제1저자인 KAIST 최지훈 박사와 서혁준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자발적 기공 수축 현상을 정밀하게 제어해 정유 공정 전반에 활용 가능한 분리막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바이오연료 정제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을 확장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최지훈 박사와 서혁준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6월 25일자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Crude Oil Fractionation by Means of Mesoporous Polyacrylonitrile Membranes
DOI 10.1038/s41586-026-10677-3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677-3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개인기초연구(우수신진연구)와 선도연구센터(ERC, Engineering Research Center)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유전정보 넘어 에너지 설계자로...DNA가 촉매 성능 높인다
DNA는 유전정보를 담는 분자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DNA 염기서열(유전정보를 구성하는 A·T·G·C의 배열)을 설계해 촉매 주변의 화학 환경을 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수준에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듯 DNA를 설계해 수소 생산 효율과 원하는 화학물질 생성량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 연구팀이 금 나노입자(1~100nm 크기의 초미세 금 입자) 촉매 표면에 ‘단일가닥 DNA(한 줄로 이뤄진 유연한 DNA 분자로, 원하는 길이와 구조로 설계할 수 있어 반응 환경을 조절하는 나노 코팅재 역할을 하는 물질)’를 입혀 촉매 주변의 미세한 화학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수소 생산이나 친환경 화학제품 제조에 활용되는 전기화학 반응(전기를 이용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기술)에서는 촉매 자체뿐 아니라 촉매 주변의 산도(pH)와 이온 분포 같은 국소 반응 환경(촉매 바로 주변에서 형성되는 미세한 화학 환경)이 성능을 좌우한다. 그러나 기존에는 특수 고분자(분자가 길게 연결된 플라스틱 형태의 물질) 코팅재를 이용해 이를 조절해 왔으며, 나노미터 수준에서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가닥 DNA(single-stranded DNA·한 줄로 이루어진 DNA)’에 주목했다. DNA는 음전하를 띠고 있어 주변 이온(전하를 띠는 원자나 분자)의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길이와 염기서열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염기서열을 바꾸면 DNA 내부의 네트워크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촉매 표면에 맞춤형 나노 코팅층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금 나노입자 표면에 다양한 염기서열의 DNA를 결합한 뒤 전기화학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촉매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단순한 코팅층의 두께가 아니라 DNA 염기서열에 따라 형성되는 내부 네트워크 구조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같은 두께의 코팅층이라도 DNA 내부 구조가 어떻게 짜여 있느냐에 따라 반응에 필요한 이온들의 이동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치 같은 폭의 도로라도 도로망이 어떻게 설계됐느냐에 따라 교통 흐름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실시간 표면증강라만분광법(레이저를 이용해 분자의 화학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활용해 반응 과정을 관찰한 결과, DNA 층이 수산화 이온(OH⁻)의 이동을 조절해 촉매 주변의 국소 pH를 변화시키는 기능성 계면층(물질과 물질이 만나는 경계면에서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층)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쉽게 말해 DNA 층이 촉매 주변에서 이온의 이동을 안내하는 '교통관제센터' 역할을 하며, 어떤 이온은 더 빠르게 이동하도록 돕고 어떤 이온은 이동을 제한함으로써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DNA가 단순한 보호막이 아니라 반응 환경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수소 발생 반응과 글리세롤 산화 반응(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글리세롤을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반응)에 적용했다. 그 결과 DNA 염기서열에 따라 수소 생산 효율이 크게 달라졌으며, 화장품·의약품 원료로 활용되는 글리세르산(glycerate)의 생성 선택도(특정 생성물이 만들어지는 비율) 또한 향상됐다. 이는 복잡한 촉매 구조를 새로 만들지 않고도 DNA 서열만 조정해 원하는 반응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DNA를 유전정보 저장체가 아닌 전기화학 반응을 제어하는 정밀 나노소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DNA 서열 설계를 통해 촉매 표면의 산도와 이온 이동을 조절함으로써 향후 수소 생산과 바이오매스(식물이나 농업 부산물 등 재생 가능한 생물자원) 전환 등 탄소중립 기술 전반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오상연, 이태경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박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5월 5일 자 게재됐다.
※ 논문명 : Programmable Single-Stranded DNA Layers as Modulators of Nanoscale pH at Electrocatalytic Interfaces, DOI : 10.1021/jacs.6c02995
※ 저자 정보 : 오상연, 이태경 (KAIST, 공동 제1 저자), 전재연, 우진세, 이창호, 김용하 (KAIST, 공동 저자) 및 박지민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 글로벌매칭형사업, 신진연구자인프라 지원사업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미생물로 옷부터 자동차까지 쓰이는 친환경 나일론 핵심 원료 만든다
나일론은 옷부터 자동차까지 우리 일상 곳곳에 쓰이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소재다. 하지만 그 원료 대부분은 석유화학 공정으로 만들어져 많은 탄소를 배출해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나일론 핵심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설계·최적화해 원하는 물질 생산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활용해 재생 가능한 탄소원인 ‘글리세롤(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친환경 바이오 부산물)’로부터 ‘나일론 6’ 및 ‘나일론 6,6’의 핵심 단량체(고분자를 구성하는 기본 분자 단위) 3종(아디픽산,헥사메틸렌다이아민,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 기반 모듈형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나일론 6’는 유연성이 높아 의류·필름 등에 사용되며, ‘나일론 6,6’은 강도와 내열성이 우수해 자동차·기계 부품 등에 활용된다. 나일론 이름 뒤 숫자는 원료 분자에 포함된 탄소 개수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산 경로를 상·하류 균주 두 개로 나누고,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대장균이 이를 나눠 맡도록 한 점이다. 상류 균주는 글리세롤로부터 아디픽산을 생산하고, 하류 균주는 이를 다시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또는 엡실론 카프로락탐으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나일론 6,6의 핵심 원료인 아디픽산과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나일론 6의 핵심 원료인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효소(생체 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카복실산 환원효소와 트랜스아미나아제를 비교·검증해 최적의 조합을 적용했고, 이를 통해 헥사메틸렌다이아민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엡실론 카프로락탐 생산 과정에서는 여러 기능을 결합한 융합효소를 설계해 반응 효율을 높였다.
상류 모듈에서는 생합성 경로(생체 내 화합물이 생성되는 일련의 반응 과정)를 재구성하고, 인공지능(AI) 기반으로 핵심 효소 성능을 개선해 생산량을 높였다. 그 결과 발효 공정에서 아디픽산을 6그램 퍼 리터(g/L) 수준까지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구팀은 두 종류의 대장균을 동시에 넣지 않고, 먼저 아디픽산을 충분히 만든 뒤 두 번째 균주를 나중에 투입하는 ‘지연 접종(delayed inoculation·시간차 공배양)’ 전략도 적용했다. 이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미생물을 시간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을 유가 배양식(영양분을 단계적으로 공급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발효 방식) 발효 공정에 적용한 결과, 글리세롤만을 사용해 헥사메틸렌다이아민 230 밀리그램 퍼 리터(mg/L), 엡실론 카프로락탐 808 마이크로그램 퍼 리터(μg/L)를 생산했다. 아직 생산량은 높지 않지만, 글리세롤에서 직접 생산한 사례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석유화학 공정에 의존하던 나일론 원료를 바이오 기반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향후 AI 기반 효소 설계와 추가적인 시스템 대사공학을 접목해 생산성을 더욱 높이고, 다양한 고분자(여러 단량체가 반복적으로 결합한 물질) 원료 생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일론 6와 나일론 6,6 생산에 필요한 핵심 단량체를 재생 가능한 탄소원으로부터 생산할 수 있는 모듈형 미생물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효소와 대사 흐름을 더욱 고도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바이오 기반 고분자 원료를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화학공학과 안다희 박사가 제 1저자로 참여한 논문으로,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에 5월 4일 게재됐다.
※논문명: Metabolic engineering of Escherichia coli for the biosynthesis of nylon 6 and nylon 6,6 monomers 저자: 이상엽(KAIST, 교신저자), 안다희 (KAIST, 제1저자), 채동언 (KAIST, 제2저자), 총 3명 DOI: https://doi.org/10.1073/pnas.2535786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및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개발사업의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고속도로’ 뚫듯 기포 막힘 해결해 고효율 그린수소 생산 구현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물을 전기분해해 청정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수전해 과정에서 생기는 기포가 통로를 막아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마치 꽉 막힌 도로에 고속도로를 뚫듯, 기포를 빠르게 내보내고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이 난제를 해결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신석민) 김성준 박사 연구팀, 건국대학교(총장 원종필) 이장용 교수 연구팀과 함께 촉매 활성 자체를 높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촉매층 내부에서 물과 기체가 지나가는 ‘길’을 새롭게 설계해 수전해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종이처럼 얇은 2차원 메조다공성 탄소(2D mesoporous carbon·나노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많은 얇은 탄소 구조체) 나노시트를 활용해 물질들이 막힘없이 이동할 수 있는 저굴곡(low-tortuosity·물질 이동 경로가 꼬이지 않고 직선에 가까운 구조) 구조를 만들었다. 쉽게 말해, 좁고 복잡한 골목길 대신 물과 기체가 빠르게 지나갈 수 있는 ‘고속도로 같은 통로’를 촉매층 안에 구현한 것이다.
여기에 결함(defect)이 도입된 탄소 표면에 루테늄(Ru) 나노클러스터(nanocluster·수 nm 크기의 초미세 금속 입자)를 안정적으로 고정해 수소 발생 반응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장시간 구동 시에도 촉매가 손상되지 않도록 계면(interface·서로 다른 물질이 맞닿는 경계면) 구조를 제어했다.
이 기술을 통해 수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포가 촉매층 내부에 쌓이지 않고 빠르게 배출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고전류가 흐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반응이 유지됐다.
그 결과 80℃ 환경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17.1 A cm⁻²의 성능을 기록하며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시한 2026년 목표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이는 단위 면적당 흐르는 전류량을 의미하는 수치로, 값이 높을수록 더 많은 수소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낮은 귀금속 사용량(0.09 mgRu cm-2) 조건에서도 1,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는 촉매에 사용되는 귀금속 루테늄의 양을 크게 줄인 수준으로, 수전해 시스템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도 가진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순히 ‘좋은 촉매’를 만든 것이 아니라, 수소가 만들어지는 길 자체를 새롭게 설계했다는 점이다. 기존 수전해 장치는 반응 과정에서 생기는 기포가 내부에 쌓이며 물과 전기의 흐름을 막아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기포가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촉매층 구조를 바꿔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기술은 앞으로 친환경 수소를 더 싸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생산 비용이 높고 시스템 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기존 고성능 수전해 장치는 비싼 귀금속을 많이 사용해야 해 대규모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적은 양의 귀금속만으로도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향후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친환경 발전 시스템, 수소차·친환경 모빌리티, 탄소중립 산업 공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 자체뿐 아니라 에너지가 흐르는 길까지 함께 설계해 수전해 효율을 높인 기술”이라며 “적은 양의 귀금속만으로도 고효율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해 향후 친환경 수소 생산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변재호 박사과정생과 반민경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의 세계적 학술지인 Joule(줄)에 2026년 5월 22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9월 16일자 Joule 정식 호에 수록될 예정이다.
※ 논문명: Outperforming water electrolysis through catalyst layer structuring with defective 2D mesoporous carbon, DOI : 10.1016/j.joule.2026.102478
※ 저자 정보: 변재호 (KAIST, 공동 제1 저자), 반민경 (KAIST, 공동 제1 저자) 및 이진우 (KAIST, 교신저자),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교신저자), 이장용 (건국대학교, 교신저자) 포함 총 18 명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AEM수전해기술육성’ (RS-2024-00467234),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 (RS-2023-00235596), 교육부의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RS-2025-25424765), 한국화학연구원 (KS2522-10), 그리고 롯데케미칼 탄소중립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한화솔루션, 석유 유래 나프타 대체할 ‘친환경 바이오 플랫폼’ 구축
우리 대학은 KAIST-한화솔루션 미래기술연구소가 한화솔루션과 손잡고 폐자원을 활용해 플라스틱과 섬유용 친환경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 기술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으로 대체 원료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성과는 자원 공급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한 미래형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기술은 바이오디젤 생산 공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원료로 삼는다. 버려지는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하기 위해 플라스틱과 화장품의 핵심 소재인 ‘1,3-프로판디올(1,3-PDO)’을 생산하는 고효율 미생물을 개발하고 발효 공정을 최적화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규모를 넘어 대형 공장 설비 적용에 앞서 시험 생산이 되는 300L 규모의 파일럿 공정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연구실의 성과가 실제 공장에서도 똑같이 재현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미생물의 대사 과정을 사전에 설계하는 ‘디지털 설계 기술’과 항생제 없이도 안정적으로 원료를 뽑아내는 ‘무항생제 공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은 낮추고 환경 규제 리스크를 줄이며 친환경 가치를 극대화했다.
이번 성과는 2015년 11월 첫 발을 뗀 양측의 협력이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이어져 온 값진 결실이다. 이는 KAIST의 독보적인 학술적 역량과 한화솔루션의 탄탄한 사업화 역량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일궈낸 산학 협력의 대표적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다. 또한 본 연구는 KAIST와 한화솔루션 연구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행됐다.
이번 친환경 바이오 플랫폼 연구를 통해 총 6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13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엔지니어링(Nature Chemical Engineering) 5월 12일 자에 게재됐으며, 5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 표지논문은 해당 호를 대표하는 연구 성과에만 선정되는 만큼, 이번 연구의 학문적 중요성과 파급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논문명: High-titer, antibiotic-free, pilot-scale production of 1,3-propanediol by engineered Corynebacterium, DOI: 10.1038/s44286-026-00389-w
※ 저자: 조재성(KAIST, 제1저자), 신디 프리시리아 수르야 프라보워 박사(Cindy Pricilia Surya Prabowo)(KAIST, 제1저자), 한태희 박사(KAIST), 문천우(KAIST), 고유성(KAIST), 조창희 박사(한화솔루션), 김제웅(KAIST), 김원준 박사(한화솔루션), 방현배 박사(한화솔루션), 이재은(KAIST), 기민정(KAIST), 장남진 박사(한화솔루션), 이상엽(KAIST, 교신저자)
한화솔루션 김정대 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바이오 기반 원료를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지속가능한 화학소재 생산과 산업 적용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 기반의 화학물질 생산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산업 규모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화학소재를 더욱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밤길 물웅덩이도 척척 인식”...KAIST, 자율주행 ‘눈’의 한계 넘었다
어두운 도로 위 물과 아스팔트를 구분하지 못하던 기존 센서의 한계를 넘어, 자율주행과 의료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기술이 등장했다. 우리 대학 연구팀이 빛의 ‘방향’까지 읽고 스스로 반응을 바꾸는 차세대 편광 센서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서준기 교수 연구팀이 빛의 특정방향으로 진동하는 성질인 ‘편광(polarization)’정보를 활용해 스스로 최적 상태를 찾아 동작을 조절하는 ‘자기 재구성(self-reconfigurable)’편광 센서 배열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방대한 정보를 적은 에너지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비전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이미지 센서는 빛의 밝기 정보만을 감지하는 데 그쳐 물체의 방향성이나 표면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빛의 진동 방향까지 함께 인식할 수 있는 ‘편광’ 기반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텔루륨(Te)과 이황화레늄(ReS₂)이라는 서로 다른 두 물질을 결합해 새로운 기능을 구현한 ‘이종구조(heterostructure)’를 활용해, 결정 방향에 따라 빛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는 특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두 물질을 서로 교차하도록 정밀하게 쌓기 위해 연구팀은 원자층 단위로 물질을 정밀하게 쌓아 결정 구조를 제어하는 공정인 ‘에피택셜 원자층 증착(Epitaxial Atomic Layer Deposition)’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두 물질의 결정 구조가 정확히 맞물리도록 구현함으로써, 기존 대비 높은 재현성과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
이 구조에서는 빛이 조사될 때 물질 경계에서 전하 이동 및 포획(interfacial carrier transfer & trapping, 전자가 이동하거나 특정 위치에 머무르는 현상)이 발생하며, 그 결과 빛의 세기, 파장, 방향 등 조건에 따라 전류 방향이 뒤집히는 광반응인 ‘양극성 광응답(bipolar photoresponse)’이 나타난다. 특히 외부 전기 신호 없이도 빛만으로 센서의 동작 상태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기술은 센서 자체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구조에 적용될 수 있어, 복잡한 연산 과정 없이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다차원 광학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는 움직이는 물체 인식에서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며, 자율주행 및 의료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서준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편광 정보를 활용해 보다 풍부한 시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인공지능 비전 기술의 새로운 기반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저전력·고효율 AI 시스템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웬슈안 주(Wenxuan Zhu, 박사후 연구원)와 김창환(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서준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센서스(Nature Sensors)에 4월 14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Self-reconfigurable polarization perception in dual-anisotropy heterostructures for high-dimensional in-sensor computing, DOI: https://doi.org/10.1038/s44460-026-00057-9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PIM 인공지능반도체 핵심기술개발(소자) 사업과 개인기초연구사업 및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사업의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 나노입자의 역설 최초 규명
“복잡할수록 더 잘 만들어진다.”
나노소재 분야의 오랜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러 금속을 섞으면 오히려 구조가 망가진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복잡한 조성이 더 균일한 나노입자(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 분의 1 수준의 매우 작은 입자)를 만든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지며 차세대 에너지·촉매 기술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마테오 카르넬로(Matteo Cargnello) 교수팀과 공동으로, 여러 금속을 섞을수록 오히려 더 균일한 나노입자가 형성되는 ‘역설적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나노입자는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되며, 최근에는 성능 향상을 위해 여러 금속을 섞는 ‘다성분(multimetallic)’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구성 원소가 많아질수록 각 원소의 반응 속도가 달라 입자의 크기와 모양이 들쭉날쭉해지는 문제가 발생해, 정밀 제어가 어려운 대표적인 난제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단서로, 금속 원소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입자의 성분이 한 방향으로 모이며 더 균일해지는 ‘성분 집중(Composition-focusing, 여러 금속이 섞일수록 특정 조성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서로 다른 금속 원자들이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먼저 자리 잡은 원자가 이후 들어오는 원자가 더 쉽게 붙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원자들이 무작위로 섞이는 것이 아니라, 층층이 질서 있게 쌓이며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즉, 그동안 나노소재 합성에서 문제로 여겨졌던 복잡한 화학 반응 환경이 오히려 원자들이 정돈된 구조를 이루도록 돕는다는 새로운 원리가 밝혀진 것이다. 이는 여러 금속이 섞인 복잡한 나노소재도 원하는 형태로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 5가지 금속이 포함된 다성분(여러 금속이 섞인) 나노입자 촉매를 제작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에서, 암모니아가 쉽게 분해되지 않아 높은 온도와 빠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촉매가 필수적인 가운데, 현재 산업 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준 재료인 루테늄(Ru) 촉매보다 약 4배 높은 효율을 보였다.
정희태 KAIST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입자 합성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역설적 현상’을 발견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원리를 활용하면 원하는 성능에 맞춰 금속 조성을 설계할 수 있어,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전환 등 에너지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고성능 촉매와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윤지수 박사과정생과 스탠퍼드대학교 오진원(Jinwon Oh)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KAIST 정희태 석좌교수와 스탠퍼드대학교 마테오 카르넬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BASF(Badische Anilin- & Soda-Fabrik)와 서울대학교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5월 7일 게재됐다.
※ 논문명: Competitive reactivity drives size- and composition-focusing in multimetallic nanocrystals
※ DOI: 10.1126/science.aea804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 그리고 BAS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배터리 기술로 공기 중 탄소 제거...‘지구 청소’ 기술 세계서 인정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빨아들이는 ‘공기 청소 기술’이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 방식에서 착안한 고효율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 DAC)’기술로, 세계 최고 권위의 탄소 제거 대회에서 최종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기술은 높은 비용과 낮은 효율이라는 한계를 넘어,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이 탄소 제거 기술 확산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 단체 오픈에어(OpenAir)가 주최하는 ‘2026 탄소 제거 챌린지(Carbon Removal Challenge)’에서 전 세계 상위 4개 팀에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대회는 차세대 탄소 제거 기술의 실용성과 확장성을 평가하는 세계적인 경연으로,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 실제 공정에 적용 가능한지와 대규모 확산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올해는 전 세계 30여 개 대학에서 40여 개 팀이 참가했으며, KAIST를 포함해 단 4개 팀(KAIST, 미시간대학교, 러트거스대학교(Rutgers), 코넬-프린스턴-컬럼비아 연합팀)만이 최종 선정됐다.
직접공기포집 기술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 방법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낮은 효율과 높은 비용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제조 방식에서 해답을 찾았다.
연구팀은 배터리 전극 제조에 사용되는 ‘건식 공정(Dry process)’을 DAC 기술에 적용했다. 즉, 액체를 쓰지 않고 분말을 그대로 눌러 단단한 필름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탄소를 흡수하는 물질을 빈틈없이 촘촘하게 채울 수 있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한 번에 붙잡을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탄소 흡착 소재의 함량을 최대 97 wt%*까지 끌어올리며, 기존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는 스펀지를 더 촘촘하게 만들어 더 많은 물을 흡수하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지구를 청소하는 기술로 변신한 셈이다.
*wt%(Weight percent): 전체 무게 중 특정 성분이 차지하는 비율
포집된 탄소를 다시 분리해내는 재생 과정에서도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연구팀은 ‘전기 저항 가열(Joule heating)’ 방식을 도입해 전기를 흘려 내부에서 즉시 열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는 전기를 넣으면 바로 뜨거워지는 토스터기처럼, 내부에서 빠르게 열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단 1분 만에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방출하고 재사용이 가능해졌으며, 전기차 냉각 시스템을 접목해 열을 식히는 시간까지 약 60% 단축했다. 그 결과 전체 공정 속도와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고동연 교수는 “이번 성과는 탄소포집 기술의 혁신성과 실제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결과”라며 “향후 글로벌 협력을 통해 기술 상용화와 확산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는 5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글로벌 컨퍼런스 ‘2026 카본 언바운드(Carbon Unbound 2026)’에 초청돼 수상을 진행하고, 전 세계 전문가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KAIST 박인준 박사과정생이 주도했으며, 김시은, 김준성, 박인환, 이민형, 강주연 학생과 카롤리네 헤비쉬(Karoline L. Hebisch), 천무진 박사가 참여했다.
한편, 본 연구는 Saudi Aramco-KAIST 이산화탄소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상엽 특훈교수, 세계적 생명공학 저널 공동편집장 선임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연구부총장)가 세계적 권위의 생명공학 리뷰 저널 Current Opinion in Biotechnology(커런트 오피니언 인 바이오테크놀로지)의 공동편집장(Co-Editor-in-Chief, 공동편집장)으로 선임됐다고 24일 밝혔다. 임기는 2026년 3월부터 2028년 12월까지이고 상호 합의에 의해 연임될 수 있다.
이번 선임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축적해 온 학문적 성과와 글로벌 연구 리더십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세계 주요 학술지의 편집을 총괄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Current Opinion in Biotechnology(커런트 오피니언 인 바이오테크놀로지)는 글로벌 학술출판사 엘세비어(Elsevier, 네덜란드)가 발행하는 대표적인 리뷰 저널로, 1990년 창간 이후 생명공학 전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선도적으로 조망해 왔다. 특히 초청 기반(review-by-invitation, 초청 총설) 방식의 논문만을 게재하는 것이 특징으로,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최근 3~5년간의 연구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시한다.
이 저널은 대사공학, 합성생물학, 산업 생명공학, 바이오에너지 등 이교수의 최고 전문분야 뿐 아니라 의약 바이오, 분석 바이오, 환경 바이오기술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루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 연구, 지속가능 바이오제조, 마이크로바이옴 등 미래 핵심 기술도 조명하고 있다. 생명공학 및 응용미생물 분야에서 상위권(Q1, 상위 25%)에 속하는 영향력 높은 학술지로, 글로벌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참고하는 저널 중 하나로 꼽힌다.
공동편집장(Co-Editor-in-Chief, 공동편집장)은 저널의 학문적 방향을 설정하고, 주요 리뷰 주제를 기획하며, 세계적인 연구자들을 각 주제의 초청 편집자나 저자로 초청하는 등 학술지의 수준과 영향력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특히 초청 기반 리뷰 저널에서는 편집장의 학문적 통찰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저널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이상엽 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 분야를 개척한 세계적 석학으로, 미생물을 활용한 화학물질·연료·소재 생산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다. 산업적 적용까지 이어지는 연구 성과를 다수 창출하며, 생명공학의 학문적 발전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바이오경제 구현에도 기여해 왔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공동편집장 선임은 생명공학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을 조망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서 수락하였다며 “글로벌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학문적 발전은 물론, 지속가능한 바이오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임을 계기로 이상엽 교수는 글로벌 생명공학 연구의 흐름을 조망하고 미래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바이오 연구의 국제적 위상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상엽 교수는 대사공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Metabolic Engineering(메타볼릭 엔지니어링)의 공동편집장이기도 하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상엽 교수의 공동편집장 선임은 KAIST의 세계적 연구 경쟁력과 학문적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KAIST는 글로벌 연구를 선도하며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태양전지 딜레마 해결...25% 이상 효율·수명 동시 확보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면 수명이 짧아지고, 수명을 늘리면 효율이 떨어지는 ‘태양전지 딜레마’를 우리 대학 연구진이 해결했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표면 보호막의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25% 이상의 고효율 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서장원 석좌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2차원 보호막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요구가 커지면서 태양광 발전의 효율 향상과 장기 신뢰성 확보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근 효율이 빠르게 향상됐지만, 고온·고습 환경이나 장시간 빛에 노출될 경우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어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기존에는 3차원(3D)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위에 2차원(2D) 층을 덧입히는 ‘3D/2D 구조’ 전략이 사용돼 왔다. 이는 태양전지 표면의 결함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그러나 2차원 층의 구조가 충분히 견고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구조가 변형되거나 성능이 점차 저하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구조적으로 더 안정적인 디온–재콥슨(Dion–Jacobson, DJ) 구조의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 보호막을 도입하고, 보호막 내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몇 겹으로 쌓였는지를 의미하는 ‘n값’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DJ 구조는 페로브스카이트 층 사이를 유기 분자가 양쪽으로 단단히 연결해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쉽게 말해 벽돌 사이를 더 강한 접착제로 묶어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한 것과 비슷한 원리다.
연구팀은 벽돌을 쌓은 뒤 접착제가 굳는 과정에서 온도와 시간을 조절하면 벽돌이 더 단단하고 정돈된 구조로 자리 잡게 되는 것과 비슷하게 열처리 조건을 조절해 2차원 보호막 내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쌓이는 구조(n값)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했다.
그 결과 전하 이동이 더 원활해져 태양전지 효율이 향상됐으며, DJ 구조의 견고한 특성 덕분에 장기 안정성도 함께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열처리 과정에서 서로 다른 물질이 만나는 계면에서 구조가 재배열되며 2차원 보호막의 내부 구조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밝혀내, 보호막 구조를 조절할 수 있는 원리와 재현 가능한 공정 조건도 제시했다.
이 설계 전략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력변환효율 25.56%(공인 효율 25.59%)의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또한 85℃·85% 상대습도(85% RH) 조건과 지속적인 광 조사 환경에서도 높은 수준의 성능을 유지해 장기 안정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대면적 모듈 제작에도 적용해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
서장원 석좌교수는 “효율을 높이면 수명이 줄고, 수명을 늘리면 효율이 떨어지는 기존의 난제를 표면 보호막의 구조 설계를 통해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이 기술은 공정 조건 변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해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제조 공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 이재희 생명화학공학과 석박통합과정생과 한국화학연구원 문찬수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줄(Joule, IF 35.4)에 2026년 2월 24일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 Tailored n value engineering of Dion-Jacobson 2D layers enables efficient and stable perovskite solar cells DOI : 10.1016/j.joule.2025.102301
※ 저자 정보 : 이재희 석박통합과정 (KAIST, 공동 제1저자), 문찬수 박사 ((전)한국화학연구원, 공동 제1저자), 전남중 박사 (한국화학연구원, 교신저자) 서장원 석좌교수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소재허브),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 선도연구센터사업(ERC)) 및 한국화학연구원(KRICT) 기본사업 지원 등을 받아 수행됐으며, 일부 실험은 포항가속기연구소(PAL) 빔라인 지원을 받았다.
독성가스 전기로 제어해 치료도구로 전환...황화수소 ‘두 얼굴’
‘달걀 썩는 냄새’로 알려진 독성 가스가 치료 도구로 바뀌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황화수소를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부작용 없이 원하는 부위만 치료하는 정밀 의료 시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 연구팀이 황화수소의 생성과 전달을 원하는 시간과 위치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전기화학 기반 ‘황화수소 전달 바이오전자(Bioelectronic)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흔히 ‘달걀 썩는 냄새’로 불리는 황화수소(H2S)는 그간 악취와 독성을 지닌 위험 물질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포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단백질 기능을 조절하는 ‘생체 신호 전달자’로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황화수소는 단백질의 구조를 미세하게 변화시켜 기능을 조절하는 ‘화학적 스위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농도 조절이 까다롭고 특정 부위에만 정밀하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 스위치처럼 황화수소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자연계 박테리아의 순환 시스템에서 착안해, 생체에 무해한 원료인 티오황산염(Thiosulfate, S2O32-)에 전기를 가해 황화수소를 생성하는 방식을 설계했다. 이는 기존의 화학적 투여 방식보다 안전성과 제어 정밀성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다양한 금속 전극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은(Ag) 전극’이 가장 효율적인 소재임을 확인했다. 이는 은(Ag) 전극이 다른 금속에 비해 황화수소 생성 반응을 선택적으로 촉진하고, 전자 전달 효율이 높아 생성량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전압의 세기와 자극 시간만으로 황화수소의 방출량과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나 치료 부위에 맞춰 최적의 시점에 전달이 가능하다.
실제로 연구팀이 인간 유래 세포(HEK293T)에 적용한 결과, 전기 신호를 통해 세포 내부에서 통증과 자극을 감지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이온 채널(TRPA1)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활성산소 증가 등으로 손상된 상태(산화 스트레스)에 놓인 세포에 적용했을 때, 황화수소가 세포의 균형을 회복시키며 치유 효과를 나타냈다. 세포 독성은 거의 관찰되지 않아, 인체 적용 가능성에 대한 안전성도 확인했다.
박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독성 물질로만 여겨졌던 황화수소를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제어해 생체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로 전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계 및 심혈관계 질환 치료를 위한 정밀 의료기기뿐 아니라, 실시간 건강 관리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AIST 임리안 석사, 이창호 박사과정, 이재웅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지한 교수가 공저자로, 박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3월 19일 자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Bioelectronic Synthesis of Hydrogen Sulfide Enables Spatiotemporal Regulation of Protein Modification and Cellular Redox, DOI: https://doi.org/10.1126/sciadv.aeb3401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과 글로벌매칭형사업에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상엽 특훈교수, 아시아인 최초 유럽미생물학술원 펠로우에 선임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가 유럽미생물학술원(European Academy of Microbiology, EAM) 펠로우(Fellow)로 3월 19일 선임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선임은 아시아 연구자로서는 최초 사례로, 세계 미생물학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학문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성과로 평가된다.
유럽미생물학술원은 38개국 약 3만 명의 미생물학자로 구성된 유럽미생물학회연합(Federation of European Microbiological Societies, FEMS)의 최상위 학술기구로, 탁월한 연구 업적과 학문적 리더십을 갖춘 세계적 석학들을 선발하는 최고 권위의 학술단체 중 하나다. 2009년 설립된 이후 현재 30여 개국 이상의 연구자들이 펠로우로 선임되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이 학술원은 미생물학 전반의 학문적 발전을 촉진하고 정책 자문, 국제 협력, 차세대 연구자 육성 등을 주요 역할로 수행한다. 특히 펠로우들은 학술 논의와 정책 대화,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미생물학 연구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유럽미생물학술원은 신규 펠로우 선발 시 후보자 본인에게 사전 통보 없이 기존 펠로우들의 엄격한 추천과 심사를 거쳐 매년 회원을 선출한다. 2026년에는 총 95명의 신규 펠로우가 선출됐으며, 기초 미생물학부터 의학, 환경, 생명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 연구자들이 포함됐다. 특히 올해에도 유럽 연구자가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외국인으로는 미국 16명, 호주 3명이 선임됐으며, 아시아에서는 KAIST 이상엽 특훈교수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초로 유럽미생물학술원 펠로우를 배출하게 됐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 및 합성생물학 분야를 개척한 세계적 석학으로, 미생물 기반 화학물질 및 소재 생산 기술 개발을 통해 산업적 바이오 혁신을 선도해 왔다. 이번 선임은 이러한 학문적 공헌과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은 결과다.
유럽미생물학술원 관계자는 “신규 펠로우들은 미생물학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대표하며, 향후 학문 발전과 글로벌 도전 과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유럽미생물학술원 펠로우 선임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미생물 기반의 지속가능한 바이오 생산 기술 개발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환경·에너지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국제 공동연구와 학문적 교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임을 통해 이상엽 특훈교수는 유럽 중심의 최고 권위 미생물학 네트워크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학자로 참여하게 되었으며, 향후 국제 공동연구 및 정책 논의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국내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공학한림원의 정회원이며, 국제적으로는 2005년 미국 미생물학술원 펠로우 선임을 시작으로 미국 산업미생물생명공학회, 미국화학공학회, 미국의생명공학원, 세계과학아카데미, 미국발명아카데미 등 다수의 국제 학술단체 펠로우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미국공학한림원, 미국국립학술원, 영국왕립학회, 중국공정원에 국제회원 또는 외국회원으로 동시에 선임된 전 세계 유일한 학자다.
※관련 웹사이트: https://fems-microbiology.org/european-academy-of-microbiology-welcomes-95-new-fell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