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형 조종사 로봇 ‘파이봇’, 세계 최고 권위 로봇 학술지 최우수논문상 수상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심현철 교수 연구팀의 인간형 조종사 로봇 ‘파이봇(PIBOT)’ 기반 항공기 자율조종 프레임워크를 제안한 논문이 2026년 IEEE 로보틱스 및 자동화 매거진(IEEE RAM)에 2025년 게재된 논문 가운데 최우수 논문(Best Paper Award)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수상은 국내 독자 기반의 풀뿌리 연구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연구 성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상식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026년 6월 4일(현지시간) 국제로봇자동화학회(ICRA,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기간 중 진행되었다.
IEEE 로보틱스 및 자동화 매거진(IEEE RAM)은 세계 최대 기술 학회인 IEEE 산하 로보틱스 및 자동화 학회(RAS)가 발행하는 권위 있는 학술 매거진이다. 로봇공학 및 자동화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와 산업 동향, 튜토리얼 등을 다루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기술을 업계와 학계 연구자들에게 널리 전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IEEE RAM은 2025년 기준 Impact Factor(IF) 7.1을 기록하며 IEEE 로봇 분야 간행물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엄격한 동료심사(peer review)를 거쳐 게재된 논문 가운데 학문적·산업적 파급력이 큰 연구에 대해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여한다.
이번 연구는 2021년 국방과학연구소(ADD)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과제로 선정돼 약 57억 원 규모(5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순수 국내 기술 기반 연구다. 연구팀은 인간형 로봇이 단순 보행이나 물품 운반을 넘어, 항공기 조종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적응적으로 수행 가능한 피지컬 AI기술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인간형 로봇 기술은 덤블링이나 복잡한 동작 구현 등 운동 성능 측면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심현철 교수 연구팀이 개발 중인 조종사 로봇 ‘파이봇(PIBOT)’은 단순 반복 작업이나 물류 처리 수준을 넘어, 항공기 조작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실제 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대응할 수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 피지컬 AI(Expert Physical AI)라는 인간형 로봇 기술의 새로운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2021년 과제 착수 이후 1단계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2024년부터는 실제 항공기 조종에 적합하도록 인간과 유사한 체격 및 관절 구조를 갖춘 2단계 조종사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해당 기술을 항공기뿐 아니라 지상 차량과 선박 등 다양한 이동체 조종 분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협력 연구를 추진 중이다.
심현철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안한 조종사 로봇 기술이 국내 대형과제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로 인정받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인간형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사람을 돕고 복잡한 시스템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민성재·강규리·김형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심현철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논문은 IEEE Xplor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논문명: “Toward Fully Autonomous Aviation: PIBOT, a Humanoid Robot Pilot for Human-Centric Aircraft Cockpits”,
논문 링크: https://doi.org/10.1109/MRA.2024.3505774, https://ieeexplore.ieee.org/document/10798973/
한편, 이번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봉지재 없이 고효율·안정성 한계 동시 극복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우리 대학 이정용 교수 연구팀이 봉지재 없이도 고온·고습 환경을 견디는 27%급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했다. 차세대 고효율 박막 태양전지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꼽혀온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해결한 성과로, 향후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이동형 전원, 우주항공용 전원 등 다양한 미래 에너지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이정용 교수 연구팀이 물리학과 이상민 교수 연구팀, 고려대학교 곽상규 교수 연구팀과 함께 유기 고분자의 에너지 준위 설계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유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전자구조와 전하 전달 경로를 제어하고, 봉지재 없이도 고효율·고안정성을 구현하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핵심연구, 초고성능컴퓨팅 활용 고도화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2026년 5월 18일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광전 변환 효율이 높고 가벼워 차세대 전지로 꼽히지만, 수분과 열에 취약해 장시간 안정적인 작동이 어려워 문제 해결을 위해 봉지재를 사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 하이브리드 구조에서 유기 고분자를 사용할 경우 전하 이동이 원활하기 못해 정공이 축적되고, 실제 소자 작동 전압에서 ‘S자형 전류-전압 왜곡’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3차원 다중물리 모사와 초고속 분광 분석으로 이러한 현상이 성능 저하의 핵심 원인임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깊은 에너지 준위를 갖는 ‘PM1’ 유기 고분자를 도입했다.
PM1은 전하가 특정 계면에 쌓이지 않고 단계적으로 이동하도록 에너지 흐름을 정렬해 S자형 왜곡을 제거했으며, 최고 효율 27.18%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인 효율 26.71%를 달성했다.
PM1 기반 층은 근적외선 흡수와 전하 이동을 돕고, 외부 수분 침투를 차단하는 보호층 역할도 수행해, 봉지재 없이 85°C·85% 상대습도 조건에서 3,000시간 후에도 초기 효율의 95% 이상을 유지했다.
아레니우스 모델을 통한 예측 결과, 상온(25℃) 기준 T80(초기 효율의 80%에 도달하는 시간)이 35,590시간으로 환산돼 봉지재 없이도 약 4년급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정용 교수는 “이번 성과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안정성 간의 상충 관계를 새로운 전자구조 설계로 극복한 것으로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제1저자인 이민호 박사는 “기존 태양전지 구조에서 효율이 제한되는 원인을 실제 작동 중 전하 흐름 관점에서 규명하고 이를 전자구조 설계로 해결했다”라고 부연했다.
수천 년 걸리던 컴퓨터 난제를 반도체로 푼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 수천 년이 걸리는 ‘조합 최적화 문제(가능한 모든 경우 중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KAIST 연구진이 기존 실리콘 공정만으로 구현 가능한 연산 하드웨어를 개발해, 별도 설비 없이 바로 생산·적용 가능한 전환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물류, 금융, 반도체 설계 등 다양한 산업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양규 교수와 김상현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존 실리콘 반도체 공정만을 활용해 차세대 최적화 전용 하드웨어인 ‘오실레이터 기반 아이징 머신(Oscillatory Ising Machine, 여러 진동 소자가 상호작용하며 최적 해를 찾아내는 특수 목적형 컴퓨터)’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오실레이터(일정한 주기로 신호를 반복하는 진동 소자)’다. 여러 개의 오실레이터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박자를 맞추는 과정에서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가장 안정적인 상태에 도달하고, 이 과정에서 최적의 해를 찾아낸다.
기존 아이징 머신은 오실레이터 간 미세한 주파수 편차(각 소자의 진동 속도 차이)를 정밀하게 제어하기 어렵고, 소자 간 연결도 제한적이어서 복잡한 문제를 푸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실레이터와 이를 연결하는 커플러(Coupler, 소자 간 상호작용의 강도를 조절하는 장치)를 모두 단일 실리콘 트랜지스터(반도체의 기본 스위치 소자)로 구현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오실레이터 간 주파수 편차를 줄여 안정적인 동기화(여러 신호가 같은 리듬으로 맞춰지는 상태)를 가능하게 했으며, 커플러를 이용해 다중 상태 커플링(연결 강도를 여러 단계로 조절하는 방식)을 구현함으로써 문제의 가중치(각 조건의 중요도)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아이징 모델의 표현력과 해 탐색 성능을 동시에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대표적인 조합 최적화 문제인 ‘최대 절단(Max-Cut, 네트워크를 두 그룹으로 나눌 때 연결을 최대화하는 문제)’ 해결에 성공했다.
이 문제는 물류 경로 최적화, 금융 포트폴리오 구성, 반도체 회로 배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특수 소재나 비표준 공정 없이,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하는 CMOS* 공정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기술은 별도의 설비 투자 없이도 기존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대량 생산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CMOS(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상보형 금속산화물 반도체): 현대 반도체 제조의 가장 표준이 되는 공정 기술로 전력 소모가 매우 적고 열이 많이 나지 않아 스마트폰, 컴퓨터의 CPU 등 거의 모든 디지털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을 만드는 데 사용
최양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실레이터와 커플러를 모두 실리콘 소자로 구현해 확장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한 아이징 머신 하드웨어”라며, “반도체 설계 자동화, 통신 네트워크 최적화, 자원 분배 등 대규모 조합 최적화가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윤성윤 박사과정과 김준표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3월 27일자로 게재되며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 논문명: Scalable Ising machine composed entirely of Si transistors, DOI: 10.1126/sciadv.adz2384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 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AI 계산으로 뇌 깊숙한 곳도 ‘선명하게’...고가 장비 한계 넘었다
살아있는 뇌 깊숙한 곳을 선명하게 관찰하려면 고가의 장비가 필수라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물리 기반으로 한 AI 계산 알고리즘을 활용해 추가적인 광학 측정 장비 없이도 흐릿한 이미지를 또렷하게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뇌과학 연구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강익성 교수가 UC 버클리 나지(Na Ji)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신경장 모델(neural fields, 3차원 공간의 구조를 연속적으로 표현해 이미지와 형태를 동시에 복원하는 신경망 기반 기술)을 활용해 생체 내부를 관찰하는 현미경의 이미지 왜곡을 정밀하게 보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이 활용한 ‘이광자 형광 현미경(two-photon fluorescence microscopy, 두 개의 약한 빛을 동시에 사용해 생체 깊은 곳 특정 지점만 선택적으로 빛나게 하는 기술)’은 살아있는 생체 조직 깊은 곳을 관찰할 수 있는 핵심 장비다. 그러나 빛이 두꺼운 조직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휘고 흩어지면서, 마치 물속에서 물체가 일그러져 보이듯 이미지가 흐릿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광학 수차(optical aberration, 빛이 왜곡돼 초점이 흐려지는 현상)라고 한다.
기존에는 이러한 왜곡을 보정하기 위해 파면 센서(wavefront sensor, 빛이 얼마나 휘어졌는지를 측정하는 장치)와 같은 복잡하고 값비싼 하드웨어 장비를 추가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와 달리, 이미 촬영된 이미지 데이터만을 이용해 빛이 어떻게 왜곡됐는지를 역으로 계산하고 이를 바로잡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즉, 흐릿한 사진을 보고 원래 모습을 복원하는 것처럼, 추가 장비 없이도 선명한 이미지를 되살리는 방식이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신경장 모델 기반의 기계학습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은 빛이 이동하며 발생하는 왜곡 과정을 추적해, 생체 조직에 의한 광학 수차뿐 아니라 생체의 미세한 움직임, 현미경의 기계적 오차까지 동시에 보정하는 통합 기술을 구현한다.
그 결과, 별도의 광학 측정·보정 장비 없이도 생체 조직 깊은 곳에서 고해상도·고대비 이미지를 안정적으로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더 좋은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더 비싼 장비가 필요하다’는 기존 한계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연구 장비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보다 많은 연구자들이 정밀한 뇌 관찰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익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학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생체 내부를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며 “향후 현미경이 스스로 최적의 이미지를 찾아내는 지능형 광학 이미징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분야 최고 권위의 방법론 학술지인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에 4월 13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Adaptive optical correction for in vivo two-photon fluorescence microscopy with neural fields, DOI: 10.1038/s41592-026-03053-6
※ 주저자: 강익성(KAIST, 공동교신저자 겸 제1저자), 나지 교수(UC Berkeley, 공동교신저자)
빛 자유 조절로 데이터 처리 혁신...AI 가속기·양자통신 성능 향상 기대
빛을 원하는 형태로 ‘설계’해 인공지능(AI)과 통신 기술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빛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차세대 칩(광집적회로)의 핵심 부품인 ‘광집적 공진기(빛을 제어하는 장치)’를 개발했으며, 이번 연구는 학부생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기술은 데이터 처리 및 양자통신과 같은 차세대 보안 기술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식 교수 연구팀이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 물리학과 윤재웅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빛의 간섭 현상(두 빛이 만나 서로 영향을 주는 현상)을 활용해 광신호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소자인 광집적 공진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광집적회로(Photonic Integrated Circuit, PIC)’는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초고속·저전력으로 처리하는 기술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양자정보처리 등 차세대 핵심 분야에서 중요한 기반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빛을 얼마나 정밀하게 원하는 형태로 제어할 수 있는지에 있다. 특히 광신호의 스펙트럼(빛의 색이나 파장 분포)과 위상 응답(빛의 타이밍이나 파동의 위치)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기술은 고성능 광통신과 광컴퓨팅 구현에 필수적이지만, 기존 방식에서는 근본적인 제약이 존재해 왔다.
연구팀이 주목한 ‘광집적 공진기(광공진기)’는 빛을 일정 공간에 가두어 증폭하거나 특정 색(파장)만 선택하는 핵심 광학 소자로, 악기의 울림통이 소리를 증폭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그러나 기존의 단일 통로 구조 공진기는 광신호의 위상과 스펙트럼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중 도파로(Dual-bus)’ 구조를 도입했다. 이 구조는 공진기를 통과한 빛과 통과하지 않은 빛을 다시 만나게 해 간섭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광신호를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에는 구현이 어려웠던 다양한 형태의 빛 신호 제어가 가능해졌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연구팀은 빛의 색(파장)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특성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비선형(빛의 색을 바꾸는) 주파수 변환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데이터를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향후 초고속 데이터센터 및 AI 가속기와 양자통신 시스템의 성능 향상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학부생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AIST 학부 연구 프로그램(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 URP)을 통해 연구를 수행한 김태원 학사과정 학생은 “집적광학개론 수업에서 배운 공진기 원리를 실제 소자 설계와 논문 성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상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소자를 제안한 것을 넘어, 기존에 간과되었던 광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광학 기반 AI 가속기와 광통신 기술 발전에 폭넓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김태원 학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광학 국제 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스(Laser & Photonics Reviews)’에 3월 6일 게재됐다.
※ 논문명: Dual-bus resonator for multi-port spectral engineering, DOI: 10.1002/lpor.202502935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URP 프로그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미국 Asian Office of Aerospace Research and Development,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AI ‘시간 오류’ 잡았다...의료·법률 분야 신뢰성 높인다
“지난달 취임한 장관이 누구냐”는 질문에 챗GPT가 1년 전 인물을 답한다면 어떨까. 최신 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AI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변화하는 현실 정보를 자동으로 반영하면서도, 겉으로는 맞아 보이는 ‘시간 오류’까지 잡아내는 새로운 평가 기술을 개발했다. AI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황의종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Microsoft Research)와 공동연구를 통해, 시간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활용해 거대언어모델(LLM)의 시간 추론 능력을 자동으로 평가·진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 평가 방식은 정답 일치 여부만을 확인하거나 복잡한 시간 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제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질문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0여 년간 검증되어 온 ‘시간 데이터베이스(Temporal Database)’ 설계 이론을 인공지능 평가에 최초로 도입했다. 데이터의 시간적 흐름과 관계 구조를 활용해, 사람이 평가용 문제를 일일이 작성하지 않아도 데이터베이스만으로 13가지 유형의 복잡한 시간 기반 문제가 자동으로 생성되도록 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사람이 문제를 직접 만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 문제가 자동 생성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혁신으로 평가된다. 또한 데이터베이스를 기준으로 문제 생성부터 정답 도출, 검증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해, 기존처럼 문제를 일일이 수정할 필요 없이 유지보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실 정보가 변경될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데이터베이스에 업데이트하면 평가 문제와 정답, 검증 기준이 자동으로 반영된다. 다만 최신 정보의 입력 자체는 외부 데이터나 관리자를 통해 이루어지며, 본 기술은 이러한 데이터가 갱신된 이후 평가 전반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구조다.
또한 연구팀은 단순히 최종 답이 맞는지 틀리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답변 과정에서 제시된 날짜나 기간의 논리적 타당성까지 검증하는 지표를 새롭게 도입했다. 이를 통해 겉보기에는 정답처럼 보이지만 시간적 근거가 잘못된 ‘시간 환각(Temporal Hallucination)’ 현상을 기존 대비 평균 21.7% 더 정확하게 탐지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정보 변경 시 데이터베이스만 갱신하면 되기 때문에 평가 유지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입력 데이터량 역시 기존 대비 평균 51%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황의종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전적인 데이터베이스 설계 이론이 최신 인공지능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방대한 전문 데이터를 평가 자원으로 전환함으로써 향후 의료·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인공지능 성능 검증에 실질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김소연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의 진동 왕(Jindong Wang, 現 윌리엄 앤 메리 대학교)과 싱 시에(Xing Xie) 연구원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오는 4월 인공지능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ICLR 2026’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 논문명: Harnessing Temporal Databases for Systematic Evaluation of Factual Time-Sensitive Question-Answering in Large Language Models, 논문 링크: https://arxiv.org/abs/2508.02045
한편,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글로벌 AI 프론티어랩 과제(RS-2024-00469482, RS-2024-00509258)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빛이 약을 자동 조절하는 OLED 패치 개발..치료 속도 2배↑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는 대신, 이제는 ‘붙이기만 하면 스스로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패치’가 등장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빛과 약물을 결합해 상처 회복 속도를 약 2배까지 끌어올린 ‘자가조절형 OLED 상처 치료 패치’를 개발했다. 향후 환자 상태에 따라 빛이 약물 방출을 조절하는 지능형 치료 기술로 발전할 전망이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이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윤종석) 성대경 박사, 충북대학교(총장직무대리 박유식) 박찬수 교수팀과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을 결합한 ‘자가조절형 상처 치료 패치’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고는 과다 사용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빛을 이용해 세포 재생을 돕는 광생물변조(Photobiomodulation, PBM)* 치료 역시 적정량을 넘기면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PBM(Photobiomodulation): 저강도 빛을 이용해 세포와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는 비침습 치료 방식
연구팀은 이처럼 치료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기 어려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해결하는 데 주목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빛이 약을 조절한다’는 점이다. 빛을 쬐면 몸에서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 흔히 ‘활성산소’로 불리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이 나노입자를 자극해 약물이 방출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즉, 빛의 세기에 따라 생성되는 활성산소의 양이 달라지고, 이에 맞춰 약물 방출량도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구조다. 빛을 쬐면 세포 재생이 촉진되는 동시에, 이때 생성되는 ROS가 ‘스위치’ 역할을 해 약물이 필요한 만큼만 자동으로 방출된다. 사람이 따로 조절하지 않아도 치료가 스스로 최적 수준을 유지하는 ‘지능형 치료 방식’이다. 쉽게 말해, 빛을 비추면 그 강도에 맞춰 약이 자동으로 적당한 양만 나오는 ‘스스로 조절되는 치료 패치’다.
연구팀은 피부에 밀착되는 630나노미터(nm) 파장의 OLED 패치를 제작했다. 이 패치는 빛을 고르게 전달해 세포 재생을 유도하는 동시에, 피부 재생 효과로 잘 알려진 식물 유래 성분인 병풀 추출물(Centella asiatica, 일명 호랑이풀)과 같은 항산화 약물을 적정량만 방출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피부 곡면에 완전히 밀착되는 웨어러블 형태로 제작돼 빛 에너지 손실을 줄였으며, 장시간 사용 시에도 온도를 약 31도 수준으로 유지해 저온 화상 위험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400시간 이상 성능을 유지하는 안정성도 확인돼 실제 의료기기 적용 가능성도 확보했다.
효과는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피부 세포 실험에서는 빛과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복합 치료’가 단일 치료보다 더 빠른 회복을 보였다. 생쥐 실험에서는 치료 14일 차 기준 상처 회복률이 67%로 나타나, 대조군(35%) 대비 약 2배 빠른 치유 속도를 기록했다. 피부 두께와 장벽 단백질 형성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치유의 질 역시 크게 향상됐다.
최경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OLED 기반 빛 치료를 단순히 쬐는 수준을 넘어 치료를 조절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며, 상처 상태에 따라 약물 방출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복합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한 사례”라며 “향후 다양한 상처와 질환에 적용 가능한,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스스로 반응하는 지능형 치료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연혜정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에 지난 1월 온라인 게재된 데 이어 3월 표지논문(Front Cover Paper)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A self-regulating wearable OLED patch for accelerated wound healing via photobiomodulation-triggered drug delivery, DOI: https://doi.org/10.1039/D5MH02129D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을 통해 수행된 미래개척 융합과학기술개발사업(2021M3C1C3097646)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사람처럼 ‘보고 판단해 움직이는 로봇’ 현실화
시각 정보 없이도 지형을 추정해 보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이 눈으로 지형을 살피며 발걸음을 조정하듯 카메라나 라이다(LiDAR)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걷는 기능을 갖춘 사족보행 로봇 기술이 우리 대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번 기술은 휠-족형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로봇 플랫폼으로의 확장 적용도 기대된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팀은 연구실 창업기업인 유로보틱스(주)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시각 정보를 기반으로 지형을 인지하고 실시간으로 보행 전략을 조정하는 사족보행 로봇 제어 기술 ‘드림워크++(DreamWaQ++)’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본 연구팀에서 기 개발한 ‘드림워크(DreamWaQ)’는 관절 엔코더와 관성 센서 등 자기수용 감각만으로 지형을 추정하며 보행하는 ‘블라인드 보행(blind locomotion)’ 기술로, 시각 정보 없이도 강인한 이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재난 상황 등 시각 정보 확보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지만, 로봇의 다리가 장애물에 직접 접촉한 이후에야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드림워크++는 자기수용 감각과 함께 카메라·라이다 기반 외수용 감각을 융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로봇이 장애물을 사전에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보행 전략을 조정함으로써, 단순 반응형 제어를 넘어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인지 기반 보행’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다중 감각 강화학습 구조를 설계했으며, 경량 연산 기반으로 실시간 제어가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또한 센서 오류 발생 시 자동으로 다른 감각 기반 보행으로 전환하는 안정성과, 다양한 로봇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성능 또한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드림워크++를 적용한 로봇은 다양한 도전적 환경에서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였다.
계단 주행 실험에서는 50개 계단(수평 30.03m, 수직 7.38m) 코스를 단 35초 만에 완주하며, 블라인드 보행 제어기와 상용 인지형 제어기를 모두 능가했다.
급경사 환경에서는 훈련 조건(10°)보다 3.5배 가파른 35° 경사면을 안정적으로 등반했으며, 자세를 능동적으로 조정해 후방 다리 모터 토크를 기존 대비 약 1.5배 절감했다.
또한 다양한 장애물 상황에서 별도의 경로 계획 없이도 더 효율적인 경로를 스스로 선택하는 등 학습 기반 인지 능력을 보였으며, 불확실한 낙차 지형에서는 자발적으로 멈춰 지면을 탐색한 뒤 이동하는 ‘탐색 행동’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2.5kg의 탑재물을 실은 상태에서도 로봇 높이를 넘는 41cm 장애물을 극복하는 등 높은 민첩성을 입증했다. 시뮬레이션에서 ANYmal-C(애니멀-C,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에서 개발된 대표적인 사족보행 로봇)로는 최대 1.0m, KAIST 하운드(KAIST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팀 개발 사족보행 로봇)로는 1.5m 수준의 장애물까지 대응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술은 비교적 낮은 장애물(27cm)만 학습했음에도, 실제 더 높은 42cm 계단에서도 약 80%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로봇이 단순히 학습된 상황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도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재난 대응, 산업 시설 점검, 산림 및 농업 등 기존 바퀴형 로봇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로봇이 단순히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환경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단계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다양한 실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지능형 이동 기술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 마데 아스윈 나렌드라(I Made Aswin Nahrendra) 박사(現 크래프톤 연구원, KAIST 박사 졸)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유병호 박사(유로보틱스(주) CEO), 오민호 박사(유로보틱스(주) CTO), 이동규(유로보틱스(주) CTO), 이승현(KAIST), 이현우(KAIST), 임형태 박사(MIT 박사후연구원)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이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로보틱스 저널 IEEE Transactions on Robotics(T-RO)에 2월 게재됐다.
※ 논문명: DreamWaQ++: Obstacle-Aware Quadrupedal Locomotion With Resilient Multi-Modal Reinforcement Learning, 논문원본: https://arxiv.org/abs/2409.19709 )
※ 개발된 드림워크++의 구동 및 보행 영상
● 드림워크++ 메인 영상: https://youtu.be/DECFbMdpfps
● 드림워크++ 부가 영상: https://youtu.be/Img5a_yKjMs
● 개선된 드림워크의 휴머노이드 적용 영상: https://youtu.be/Kt5PgEiOijQ?si=I4O0flDSOV8ccX3d, https://www.youtube.com/watch?v=sWQY6prcQXw
● 개선된 드림워크의 휠-족형 로봇 적용 영상: https://youtu.be/7ruz6u5IhUE
● 프로젝트 페이지: https://dreamwaqpp.github.io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 지원(과제번호 20018216, ‘동적, 비정형 환경에서의 보행 로봇의 자율이동을 위한 이동지능 SW 개발 및 실현장 적용’)과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 산림과학기술 연구개발 사업(과제번호 RS-2025-25424472)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배터리 부담없이 초고해상도 AR·VR 구현 가능성 제시
해상도는 높이고, 전력은 거의 쓰지 않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나왔다. 한국 연구진이 색을 유지할 때 전력을 거의 쓰지 않으면서, 픽셀 하나가 스스로 색을 바꿔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모노픽셀(monopixel)’ 구조를 구현해, 배터리 부담 없이 더 선명한 AR·VR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송영민 교수 연구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 정현호 교수팀과 함께, 전기를 이용해 색이 변하는 물질(전기 변색 소재)을 활용해 적은 전력으로 색을 구현하는 새로운 모노픽셀 기술인 ‘재구성가능한 저전력 반사형 모노픽셀(reconfigurable Gires–Tournois resonator, 이하 r-GT)’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더 선명한 화면을 만들기 위해 픽셀을 점점 작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픽셀이 작아질수록 전력 소모가 커지고, 빛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AR·VR 기기처럼 눈 가까이에서 보는 디스플레이는 아주 작은 픽셀과 낮은 전력을 동시에 만족해야 해 구현이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연구팀이 개발한 r-GT 픽셀은 전기를 가하면 색이 바뀌고, 한 번 바뀐 색은 전기를 끄고도 일정 시간 유지된다. 즉, 색을 바꿀 때만 전력을 쓰고, 유지할 때는 거의 전력이 필요 없는 구조다.
이 기술의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전기를 가하면 성질이 변하는 전도성 고분자 ‘폴리아닐린(polyaniline, PANI)’이다. 이 물질은 1볼트(V) 이하의 낮은 전압에서도 반응하며, 빛의 성질(굴절률)이 변하면서 색이 달라진다. 빛의 굴절률은 쉽게 말해 빛이 물질을 통과할 때 얼마나 꺾이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이 값이 변하면 우리가 보는 색도 함께 변하게 된다.
여기에 빛을 여러 번 반사시켜 특정 색을 더 강하게 만드는 ‘공진 구조(resonator)’를 결합했다. 이 구조는 작은 변화도 크게 증폭해, 적은 전력으로도 선명한 색 표현이 가능하도록 한다.
그 결과, 초저전력(90 μW cm⁻²) 으로도 220°이상의 넓은 색상 변화를 구현했다. 쉽게 말하면, 1cm² 기준 약 0.00009W 수준의 매우 적은 전력만으로도 색상환(360°)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범위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모노픽셀(monopixel)’ 구조다. 기존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픽셀을 빨강(R)·초록(G)·파랑(B)으로 나눠 색을 만들지만, 모노픽셀은 픽셀 하나 전체가 스스로 색을 바꾸며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픽셀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픽셀을 구현할 수 있어 해상도가 높아지고, 빛 손실이 줄어 더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PANI는 전압을 제거한 뒤에도 색 상태를 일정 시간 유지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 덕분에 색을 바꿀 때만 전력을 사용하고, 색을 유지할 때는 거의 전력이 필요 없는 ‘메모리-인-픽셀(memory-in-pixel)’ 디스플레이 구현 가능성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색을 넓은 범위(220.6°)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픽셀 크기도 1.5마이크로미터(μm) 수준까지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최대 약 16,900 PPI에 달하는, 눈으로 픽셀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초고해상도를 의미한다.
또한 단일 픽셀 구조만으로도 표준 색 영역(sRGB)의 약 절반 수준(48.1%)의 색을 표현할 수 있었으며, 재료 조합을 다양화할 경우 약 70% 수준(69.9%)까지 더 풍부한 색 표현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5×5 모노픽셀 배열을 제작해 성능을 검증했다. 이때 색을 바꾸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매우 작은 수준(2.31 mJ)으로, 일반 LED 대비 최대 5.8배 이상 적은 전력으로도 색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이 구조는 외부 빛을 반사해 화면을 표현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로, 주변 조명이 강할수록 오히려 더 잘 보이는 장점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전기화학 소재와 광 공진 구조를 결합해 초저전력으로 풀컬러 구현이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다. 향후 AR·VR용 초고해상도 근접형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 야외 정보 표시 장치, 전자종이 등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색을 유지하는 동안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디스플레이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송영민 교수는 “이번 기술은 전기를 아주 조금만 사용해도 색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앞으로 디스플레이 구동 방식과 결합하면, 더 선명하고 전력 소모가 적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물론 다양한 광학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효은 석사박사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 송영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라이트: 사이언스 앤드 애플리케이션스(Light: Science & Applications, IF 23.4)`에 2월 28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Sub-1-volt, reconfigurable Gires-Tournois resonators for full-coloured monopixel array, DOI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377-026-02228-2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NRF)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 과학기술원 InnoCORE-GIST 사업,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미래의료혁신대응기술개발사업, 해외우수연구기관협력허브구축사업, 산업통상자원부(MOTIE)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지원하는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AI 메모리 병목 뚫었다... KAIST 참여 ‘터보퀀트’, 최대 6배 압축
AI 성능을 좌우해온 ‘메모리 병목’이 뚫렸다. 우리 대학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최대 6배까지 메모리를 줄이면서도 성능은 유지하는 차세대 알고리즘을 공개하며, AI 산업은 물론 반도체 수요 구조까지 바꿀 기술적 전환점을 제시했다. 고용량 중심에서 고효율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AI는 더 저렴해지고 빠르게 확산되는 동시에 반도체 수요 역시 질적으로 고도화될 전망이다.
우리 대전기및전자공학부 한인수 교수가 참여한 구글 리서치(Google Research), 딥마인드(DeepMind), 뉴욕대(New York University)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 모델의 고질적인 한계로 꼽혀온 메모리 과부하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양자화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를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AI 모델은 입력 데이터를 벡터 형태로 바꾼 뒤, 벡터 간 유사도를 계산해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고정밀(high-precision)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막대한 메모리 자원이 필요한 점이 주요 한계로 지적돼 왔다.
터보퀀트는 이러한 고정밀 데이터를 더 적은 비트로 압축해 표현하는 ‘양자화(quantization)’ 기술을 활용한다. 쉽게 말해, 소수점 데이터를 정수로 근사하는 방식으로, 핵심 정보는 유지하면서도 저장 용량과 연산 부담을 크게 줄이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에서 터보퀀트는 AI 모델 내부 정보를 효율적으로 압축해 정확도 저하를 거의 없이 최대 6배까지 메모리를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AI 추론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는 메모리 병목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소한 점이 핵심 성과다.
터보퀀트의 핵심은 두 단계로 나누어진 양자화 구조다. 먼저 1단계에서는 입력 데이터를 무작위로 회전(Random Rotation)시킨 뒤 각 요소를 개별적으로 양자화한다. 이 과정은 데이터 내 극단값(outlier)을 줄여 압축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해당 방식은 한인수 교수가 참여한 기존 연구 ‘폴라퀀트(PolarQuant)’에서도 활용된 바 있다.
이어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발생한 오차(residual)를 다시 한 번 양자화한다. 이때 적용되는 QJL(Quantized Johnson-Lindenstrauss) 기법은 데이터를 {-1, 1} 값만으로 표현하는 초경량(1비트) 방식으로, 정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연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반도체 메모리 시장에도 중장기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적으로는 동일한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줄어들어 수요 성장이 둔화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를 'AI 대중화의 기폭제'로 보고 있다. 낮아진 메모리 문턱은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 온디바이스 AI 기기부터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AI 적용 범위를 비약적으로 넓힐 수 있고, 결국 AI 서비스가 일상으로 확산되어 훨씬 더 큰 규모의 서비스에서 새로운 메모리 수요가 창출되는 ‘수요의 질적 고도화’와 ‘양적 팽창’이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터보퀀트의 핵심 기술인 QJL과 폴라퀀트 연구에 KAIST 한인수 교수가 공동 연구자로 참여함으로써, 국내 연구진이 글로벌 빅테크의 핵심 AI 알고리즘 개발에 직접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인수 교수는 “AI 모델의 성능이 커질수록 메모리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병목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대규모 AI 모델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폴라퀀트 연구는 5월에 개최하는 AI와 통계(머신러닝 이론 포함)를 다루는 국제 최상위 학회인 AISTATS (Artificial Intelligence and Statistics) 2026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사업 지원 (No. RS-2024-00406715)을 받아 수행되었다.
‘스마트 출입문’ 반도체로 저장공간 크게 늘린다
스마트폰부터 대규모 인공지능(AI) 서버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의 디지털 정보는 대부분 낸드플래시(NAND Flash) 메모리*에 저장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더 많은 정보를 더 작은 공간에 담아야 하는 차세대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혁신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초고용량 메모리 구현을 앞당길 핵심 원천기술로 기대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스마트폰 사진·영상·앱 등을 저장하는 스마트폰·SSD 등의 저장장치에 사용되는 반도체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조병진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얇은 반도체 층에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전자의 이동을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출입문’ 구조를 구현함으로써 3차원 V-낸드(3D V-NAND) 메모리*의 고집적화 한계를 극복했다고 20일 밝혔다.
*3차원 V-낸드: 기존 메모리 셀을 평면(2차원) 배열한 데 비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 셀을 위로 층층이 쌓아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든 메모리 기술
이번 연구는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속도 저하와 신뢰성 문제를 신소재인 ‘붕소 산질화물(Boron Oxynitride, 이하 BON)’을 통해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반도체 메모리에서 데이터가 드나드는 통로인 터널링층(Tunneling Layer)은 그동안 성능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터널링층은 메모리 셀 내부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매우 얇은 통로 역할을 하는 절연층이다.
하지만 기존 소재에서는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기존 소재인 실리콘 산질화물(SiON)은 데이터를 지우기 위해 통로를 넓히면 저장된 데이터가 밖으로 새 나가고, 반대로 입구를 좁히면 데이터 삭제 속도가 너무 느려지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메모리 셀 하나에 5비트 정보를 저장하는 차세대 펜타 레벨 셀(Penta-Level Cell, PLC) 기술 구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PLC는 하나의 메모리 셀에서 32단계의 전압 상태를 구분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같은 크기의 메모리에서도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실리콘 기반 소재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소재인 BON을 터널링층에 적용했다. 이 소재는 전하의 종류에 따라 문턱 높이가 달라지는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데이터를 지울 때 필요한 전하(정공, hole)는 쉽게 통과시키고, 저장된 데이터를 의미하는 전자(electron)는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막는‘비대칭 에너지 장벽’구조를 설계했다.
비대칭 에너지 장벽은 전하가 이동할 때 넘어야 하는 에너지 장벽의 높이가 전하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르게 형성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지울 때는 전하가 쉽게 이동하도록 하면서도, 저장된 데이터인 전자가 외부로 누설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이는 마치 들어올 때는 잘 열리고 나갈 때는 굳게 닫히는 ‘스마트 출입문’을 반도체 안에 구현한 것과 같은 원리다.
실제 실험 결과, BON 터널링층을 적용한 소자는 기존 대비 데이터 삭제 속도가 최대 23배나 향상되었으며, 수만 번의 반복 사용 후에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탁월한 내구성을 보였다. 특히 32개의 미세한 전압 상태를 구분해야 하는 초고난도 펜타 레벨 셀 동작에서도 소자 간 데이터 분포를 3배 이상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논문 수준의 연구를 넘어 실제 반도체 양산 공정에 즉시 적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학계와 산업계의 평가다.
조병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초고용량 메모리 제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이라며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및전자공학부 강대현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주도한 이번 연구는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지난 12월 9일 ‘국제전자소자학회(IEDM)’에서 발표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삼성전자가 주최한 제32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대학 부문 전체 1위인 ‘대상’을 수상하며 AI 분야가 강세였던 역대 수상 기조 속에서 전통 반도체 소자 분야 연구로 대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었다.
※ 논문명: Bandgap-Engineered Boron Oxynitride Tunneling Layer for Reliable PLC operation of 3D V-NAND Flash Memory Devices, DOI : https://doi.org/10.1109/IEDM50572.2025.11353681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 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스마트워치 병원급 혈압 도전..심혈관 질환 조기 진단 성큼
혈액의 흐름은 생명의 신호다. 이 흐름이 느려지거나 불안정해지면 심혈관 질환과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혈류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병원 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혈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무선 전자패치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기및전자공학부 권경하 교수 연구팀이 딥러닝(AI)과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결합한 무선 웨어러블 혈류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장치는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비침습 방식) 혈류 속도와 혈관 깊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혈관이 피부 속 얼마나 깊이 위치하느냐에 따라 센서 신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깊이 정보는 혈류를 정확히 계산하는 핵심 변수다.
기존에는 초음파나 광학 방식이 주로 사용됐지만, 장비가 크거나 혈관 깊이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혈액이 흐르면 주변에 미세한 열 이동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깊이에 온도 센서를 배치해 열의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의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실시간으로 분리·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AI를 적용해 복잡한 체온 분포 속에서 혈관의 깊이와 실제 혈류 속도를 정확히 구분해 냈다.
실험 결과, 초당 1~10mm 범위의 혈류 속도를 오차 0.12mm/s 이내로, 1~2mm 범위의 혈관 깊이를 오차 0.07mm 이내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수준의 오차로, 일반적인 웨어러블 기기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정밀도다.
특히 이 기술을 스마트워치에 사용되는 광혈류(PPG) 센서와 결합하면 혈압 측정 오차를 최대 72.6%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워치 혈압 측정값이 병원 장비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웨어러블 기기의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성과다.
이 전자패치는 응급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고혈압·당뇨 환자의 맞춤형 건강관리, 쇼크와 같은 급성 위험 신호의 조기 감지에도 적용 가능하다.
권경하 교수는 “이번 기술은 혈류와 혈압을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원천 플랫폼”이라며 “스마트워치와 결합해 일상 속 건강 모니터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심영민 석박통합과정이 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6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Deep learning–integrated multilayer thermal gradient sensing platform for real-time blood flow monitoring, DOI: 10.1126/sciadv.aea8902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SAIT) 및 한국연구재단(NRF) 우수신진연구(2022R1C1C1010555),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2020R1A5A8018367), BK21 FOUR 프로그램,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