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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키 있어도 시간 맞아야 읽는 반도체 암호화 기술 개발
시험 문제나 입찰 가격처럼 미리 전달해도 약속한 시간 전에는 내용을 볼 수 없도록 보호해야 하는 정보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반도체 내부의 전류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특성을 이용해, 일정 시간이 지나야 정보가 드러나거나 특정 시간에만 올바른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암호화 기술을 구현했다. 정보를 원래 내용으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암호 키’에 ‘언제 읽느냐’라는 조건까지 더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이 하나의 소자에서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이중 상태 프로그래머블 산화물 트랜지스터(Dual-State Programmable Oxide Transistor, DUPOT)’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시간 기반 암호화 기술을 구현했다고 14일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작은 반도체 부품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DUPOT은 산화물 소재를 사용하며, 전압을 가해 두 가지 전기적 상태를 각각 설정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블’은 이처럼 소자의 상태를 원하는 수준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간을 조건으로 정보를 보호하는 암호화 방식은 기존에도 연구돼 왔다. 이번 연구는 외부 시계나 소프트웨어에만 의존하지 않고, 반도체 자체의 물리적 변화를 이용해 정보를 읽는 시점을 설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하나의 트랜지스터에 오래 유지되는 ‘장기기억’과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단기기억’을 함께 구현했다. 여기서 기억은 전압을 가해 바꾼 소자의 상태가 유지되는 성질을 뜻한다. 오래 유지되는 상태로 정보의 기준을 설정하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상태로 목표 정보가 드러나는 시점을 조절했다.
기존 메모리 트랜지스터는 주로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는 기준인 ‘문턱전압’을 바꿔 정보를 저장한다. DUPOT은 문턱전압과 일정한 동작 조건에서 유지되는 전류 수준인 ‘포화전류’를 각각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는 기준과 흐르는 전류의 크기를 따로 설정하는 것이다.
두 상태는 서로 다른 원리로 만들어진다. 전류를 조절하는 단자인 ‘게이트’에 양의 전압을 가하면, 전기가 쉽게 통하지 않는 절연막인 하프늄 산화물(HfO₂) 내부에 전자가 붙잡히면서 문턱전압이 변한다. 이 상태는 오래 유지돼 장기기억 역할을 한다.
반대로 게이트에 음의 전압을 가하면 전기적 성질을 띤 산소 입자인 ‘산소 이온’이 전류가 흐르는 통로와 절연막의 경계면으로 이동해 포화전류가 감소한다. 전압을 제거하면 산소 이온이 서서히 재분포하면서 전류가 회복된다. 연구팀은 이 변화를 단기기억으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여러 트랜지스터를 배치한 소자 배열에서 각 소자의 전류 변화와 읽는 기준을 설정해 두 가지 암호화 방식을 시연했다.
‘시간 지연 암호화(Time-Release Encryption)’에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 정보가 나타나도록 했다. 실험에서는 목표 패턴과 배경의 전류 차이가 커지면서 8.4초 뒤 문자 ‘T’ 형태의 정보를 읽을 수 있게 됐다.
‘시간 제한 암호화(Time-Bound Encryption)’에서는 정해진 시간 조건에서만 올바른 정보가 나타나도록 했다. 실험에서는 1.5초에 미끼 패턴 ‘K’가, 목표로 설정한 37초에는 ‘T’가 나타났다. 같은 소자 배열도 언제 읽느냐에 따라 다른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시간들은 실험에서 설정한 값이다.
연구팀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외부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환경에 적용할 암호화 방식도 제안했다.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암호문과 사용자가 보유하는 복호화 키에 서로 다른 시간 조건을 적용했다. 암호문은 원래 정보를 알아볼 수 없도록 바꾼 데이터이며, 복호화 키는 이를 원래 내용으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정보다. 소자 배열을 이용한 시연에서는 각 시간 조건에 맞는 암호문과 키를 조합해 원래 정보를 복원했다.
이번 연구는 정보를 저장하는 반도체의 역할을 넘어, 정보를 읽는 시점까지 설정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향후 공개 시점을 제한하거나 특정 시간 조건에서만 읽도록 설정해야 하는 정보의 보호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미 읽거나 복사한 정보를 이후 회수하는 기술은 아니다.
김경민 교수는 “하나의 트랜지스터에서 오래 유지되는 기억과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기억을 각각 독립적으로 조절하고, 이를 시간 기반 암호화에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반도체 자체의 시간적 변화를 이용해 클라우드와 스마트기기 보안, 다양한 정보처리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는 소자 배열에서 시간 기반 암호화의 가능성을 입증한 단계다. 연구팀은 동작 전압을 낮추고 소자 간 특성과 반복 동작의 균일성을 높여,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간 기반 보안과 뇌의 신경세포 및 연결 방식을 모방하는 ‘뉴로모픽 소자’ 등으로 응용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노희수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김경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2026년 9월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Dual-State Programmable Oxide Transistor for Time-Based Cryptography, DOI: 10.1002/adma.74951
※ 저자정보: 노희수(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제1저자), 김경민(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RS-2025-02433006)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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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라는 ‘시작점’까지 정했다…AI 반도체 여러 층 쌓는 난제 푼다
원자 몇 층 두께의 ‘2차원 반도체’는 기존 연산 회로 위에 반도체를 더 쌓아 올려 AI 칩을 더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게 만들 유망한 소재다. 하지만 반도체가 자라는 과정에서 결정이 여러 곳에 무작위로 생기면 원하는 위치에 고품질 반도체를 만들기 어렵다. 우리 대학 공동연구팀은 결정이 자라기 시작하는 위치를 미리 정하고 그곳에서 하나의 결정만 자라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반도체 성장의 ‘출발점’을 설계에 맞춰 제어함으로써 차세대 적층형 반도체 구현에 필요한 핵심 난제를 해결한 성과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강기범 교수 연구팀이 UNIST(총장 박종래),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 TDS Innovation(공동대표 강기범·모상현)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산화물 장벽에서 나오는 화학 성분을 이용해 2차원 반도체 결정이 처음 만들어지는 ‘핵생성’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성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AI가 답변을 생성하거나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때는 연산뿐 아니라 칩 안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데도 시간과 전력이 든다. 연산과 데이터 저장에 필요한 소자들을 수직으로 쌓아 가깝게 배치하면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처리 지연과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회로 위의 필요한 위치에 고품질 반도체를 직접 형성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처럼 필요한 표면에 반도체 물질을 얇은 막으로 직접 형성해 소자를 만드는 ‘증착형 반도체’는 적층형 칩을 구현할 유망한 기술이다. 특히 2차원 반도체는 두께가 원자 몇 층에 불과하면서도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을 유지해, 소자를 얇게 쌓는 데 유리하다.
문제는 얇은 반도체 막이 자라는 과정에서 결정의 시작 위치가 본래 확률적으로 정해진다는 점이다. ‘결정’은 반도체를 이루는 원자들이 바닥의 타일처럼 일정한 규칙으로 가지런히 배열된 것을 말한다. 여러 곳에서 결정이 제각각 자라 서로 만나면 타일의 이음새 같은 경계가 생기고, 이 경계가 전자의 이동을 방해해 반도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기존에도 반도체가 자랄 영역을 미리 정하는 ‘선택성장’ 기술은 있었지만, 그 영역 안에서 정확히 어느 지점에 몇 개의 결정이 처음 생길지까지 제어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일어나던 핵생성을 정해진 위치에서 하나씩 일어나도록 하는 ‘결정론적 핵생성’을 구현했다. 반도체를 키울 ‘자리’에 더해, 그 안에서 처음 자라날 ‘시작점’까지 정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식각 플럭스 매개 단일 중심 핵생성(EF-SCN, Etching Flux-mediated Single-Centered Nucleat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핵심은 성장 영역을 둘러싼 산화하프늄(HfO₂)과 같은 산화물 장벽에서 나오는 산소 성분이다. 이 성분은 대표적인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의 결정핵 형성을 억제하는 ‘식각 플럭스’ 역할을 한다. 식각은 물질을 화학적으로 깎아내거나 제거하는 것을, 플럭스는 특정 성분이 이동·공급되면서 주변의 화학 반응에 영향을 주는 흐름을 뜻한다.
산화물 장벽과 가까운 가장자리에서는 억제 작용이 강하고, 장벽에서 가장 먼 중앙에서는 약해진다. 연구팀은 이 차이를 이용해 중앙의 한 지점에서만 하나의 결정이 자라기 시작하도록 유도했다. 중심에서 시작한 결정이 자라는 동안에도 주변에서 새로운 결정이 생기는 것을 억제해, 하나의 결정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총 400개 패턴 가운데 99% 이상에서 정해진 중앙 위치에 하나의 이황화몰리브덴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단결정은 원자 배열이 하나로 이어진 결정으로, 여러 결정이 만나 생기는 경계를 줄여 고품질 반도체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연구팀은 나아가 2차원 반도체 위 원하는 부분에만 루테늄(Ru) 금속을 얇게 입히는 데도 성공했고 성장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위치 제어의 원리도 분석했다.
이번 성과는 반도체 박막 성장에서 무작위로 정해지던 출발점을 설계 가능한 공정 요소로 바꿨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2차원 반도체를 다른 곳에서 만든 뒤 옮기는 대신, 칩에서 필요한 위치에 직접 고품질 반도체를 성장시키는 제조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증착형 반도체는 2030년대 AI 칩의 성능 향상과 저전력 구동을 위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적층형 AI 칩에 적용되면 데이터 이동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 사용자가 AI의 답변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강기범 교수는 “박막 성장에서 결정이 어디서 생길지는 본래 확률적으로 정해지는데, 이번 연구는 그 시작점을 원하는 위치로 제어할 수 있게 했다는 데 핵심적인 의미가 있다”며 “이는 고품질 2차원 반도체를 필요한 곳에 직접 성장시켜, 반도체 소자를 수직으로 쌓는 적층형 채널 공정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제1저자인 박정원 박사는 “2차원 반도체는 주변의 작은 화학적 변화에도 자라기 시작하는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반도체가 자라기 시작할 위치를 원하는 곳으로 조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정원 박사, 김지윤 석사과정 학생, 강수민 석사, 한양대학교 재료화학공학과 오지은 석박통합과정 학생, 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선우영민 석박통합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본지에 10월 8일 자로 게재됐다.
※ 논문명: Spatially deterministic nucleation of 2D semiconductors by etching flux, DOI: 10.1038/s41586-026-11095-1
※ 저자정보: 박정원(KAIST, 공동 제1저자), 김지윤(KAIST, 공동 제1저자), 강수민(KAIST, 공동 제1저자), 오지은(한양대학교, 공동 제1저자), 선우영민(UNIST, 공동 제1저자), 강기범(KAIST, 교신저자), 이창수(TDS Innovation, 교신저자), 김우희(한양대학교, 교신저자), 김병조(UNIST, 교신저자), 최성율(KAIST), 양희준(KAIST), 김종환(POSTECH), 홍영준(성균관대학교), 김용주(고려대학교), 김지환(MIT) 등
※ 관련 논문 원문 링크: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1095-1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개인기초연구의 지원을 받았으며 추가로 원천기술국제협력개발사업·초고집적 반도체용 vdW 소재 및 공정기술개발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연구성과사업화진흥원(COMPA),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중소벤처기업부 및 NVIDIA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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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있는데 AI가 못 찾는다?...데이터 바뀌어도 최신 정보 놓치지 않는다
회사 규정이 바뀌어 새 문서가 올라왔는데도 사내 AI가 예전 규정을 찾아 답한다면 어떨까. 새로운 정보가 계속 추가되고 오래된 정보가 사라지면, AI는 정답이 되는 자료가 있어도 이를 제대로 찾지 못할 수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데이터가 계속 바뀌어도 필요한 정보까지 찾아가는 ‘검색 길’을 유지해, AI가 최신 정보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찾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삭제되는 환경에서도 높은 검색 정확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적 벡터 검색 기술인 ‘콘다(CONDA, Connectivity-Aware Dynamic Index)’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생성형 AI는 학습이 끝난 뒤 새롭게 등장한 정보를 스스로 알지 못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신 뉴스나 기업 내부 문서 등을 검색해 답변에 활용하는 ‘검색증강생성(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이 널리 쓰이고 있다.
RAG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수많은 자료 가운데 질문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검색 기술이 중요하다. 현재 많은 AI 서비스는 문서나 이미지의 의미를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는 숫자 묶음인 ‘벡터(Vector)’로 바꾼 뒤, 의미가 비슷한 정보들을 서로 연결해 필요한 자료를 찾는다.
문제는 실제 기업이나 인터넷의 데이터는 계속 변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문서와 뉴스, 상품 정보가 들어오는 동시에 오래된 정보는 수정되거나 삭제된다. 이런 변화가 반복되면 데이터 사이에 만들어 놓은 연결망이 조금씩 끊어지는 ‘연결성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가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데도 AI가 그곳까지 찾아가지 못하면서 검색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도시에는 목적지가 그대로 있지만 건물이 생기고 사라질 때마다 주변 도로를 수정하다 중요한 길까지 하나씩 끊어진다면 목적지까지 찾아가기 어려워진다. AI 검색에서도 마찬가지로 정보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정보까지 찾아가는 ‘길’이 끊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CONDA는 데이터 사이의 거리뿐만 아니라, 필요한 정보까지 찾아갈 수 있도록 검색 경로가 제대로 연결돼 있는지를 함께 고려한다.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거나 기존 데이터가 삭제돼도 중요한 연결을 유지해 특정 정보가 검색망에서 고립되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CONDA는 데이터가 쉴 새 없이 추가되고 삭제되는 환경에서도 기존 최신 기술 대비 검색 정확도를 최대 24.5% 높였으며, 데이터 처리 속도도 최대 1.90배 향상시켰다.
특히 연구팀은 1억 개의 데이터가 존재하는 대규모 환경에서 6시간 동안 검색과 데이터 업데이트를 동시에 수행했다. 그 결과 CONDA는 비교 기술 대비 가장 짧은 응답시간과 높은 검색 정확도를 유지해 대규모 AI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기업 내부 규정이나 업무 문서처럼 정보가 수시로 바뀌는 지식검색 시스템뿐만 아니라 최신 뉴스 검색, 상품 검색 및 추천 등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다양한 AI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외부 정보를 찾아 답변에 활용하는 RAG 환경에서 최신 정보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검색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실제 제품에도 적용된다. 김민수 교수가 창업한 인공지능 데이터 인프라 기업 그래파이(GraphAI)의 데이터베이스 제품인 ‘아카식DB(AkasicDB)’에 CONDA 기술이 적용돼 올해 4분기 상용화될 예정이다.
김민수 교수는 “검색증강생성(RAG)의 중요한 가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미처 학습하지 못한 최신 정보를 필요한 순간 즉시 찾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연구는 데이터가 끊임없이 변하는 현실 환경에서도 인공지능이 오랜 시간 정확하게 최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산학부 이다래 석사과정 졸업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민수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2일 데이터베이스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VLDB 2026에서 발표됐다.
※ 논문명: CONDA: A Connectivity-Aware Dynamic Index for Approximate Nearest Neighbor Search over Evolving Data, DOI: 10.14778/3836663.3836694
※ 저자정보: 이다래(NAVER Corporation, 제1저자), 김민수(KAIST)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SW스타랩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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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견 내도 괜찮다”…안정적 소속감이 더 나은 결정
회의에서 모두가 같은 생각만 말한다면, 조직은 중요한 위험 신호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놓칠 수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구성원이 ‘나는 이 조직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다수와 다른 의견도 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며, 다른 구성원 역시 이를 갈등이 아닌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우리 대학은 기술경영학부 이수진·정승원 교수 연구팀이 캐나다 웨스턴대학교 아이비경영대학원(Ivey Business School) 조이 키니아스(Zoe Kinias) 교수와 공동으로 ‘안정그룹애착(group attachment security)’이 집단 내 소수 의견의 표현과 수용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안정그룹애착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안정적인 관계의 기반으로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구성원은 집단으로부터 정서적·관계적 지지를 받고 자신이 가치 있는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고 느낄 때 안정그룹애착을 형성한다. 이러한 애착이 강할수록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집단에서 거절당하거나 관계적으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게 된다.
조직에서는 다수와 다른 의견을 가진 구성원이 중요한 지식이나 아이디어를 알고 있어도 관계가 틀어지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을 우려해 충분히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같은 조직의 구성원에게는 다수 의견과 일치해야 한다는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반대 의견을 내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연구팀은 안정그룹애착이 이러한 관계적 부담을 줄이면 구성원이 다른 사람의 반응보다 어떤 의견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소수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과 이를 받아들이는 다수 구성원의 관점을 나눠 두 차례의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안정그룹애착을 느끼도록 유도한 뒤, 자신이 집단 내 소수 의견을 가진 상황에서 의견을 표현하게 했다.
그 결과,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더 많은 어휘를 사용해 자신의 의견을 구체화하고 더욱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참가자들이 관계에 대한 걱정보다 주어진 문제와 의견의 내용 자체에 더욱 집중했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다수 의견자의 입장에서 소수 의견자가 작성한 주장을 평가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된 소수 의견자의 주장을 평균적으로 더 설득력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해당 의견이 집단의 기대를 거스른다고 느끼는 정도가 낮았으며,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할 의향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집단 내부 구성원이 제시하는 소수 의견과 외부 집단 구성원이 제시하는 소수 의견도 구분해 살펴봤다. 안정그룹애착과 내·외집단 구분 간의 전체 상호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안정그룹애착이 과제 집중을 높이고 소수 의견의 표현과 수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내부 구성원의 의견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이 결과는 같은 조직의 구성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반대 의견을 더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내부 구성원은 집단의 통념이나 다수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기대를 더 크게 느껴, 현행 방식의 문제점이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제시하는 데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이때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구성원으로서의 관계와 위치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이러한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조직 내부에서 비판과 개선 의견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외부 컨설팅이나 감사에 의존하는 실무적 문제에도 시사점을 준다. 구성원이 조직의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알고 있어도 관계 악화나 부정적인 평가를 우려해 말하지 않는다면, 조직은 내부에 축적된 지식과 위험 신호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내부 의견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발언 기회를 주는 것뿐 아니라 구성원이 안정적인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함께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배경의 구성원을 한 조직에 모으는 것만으로는 다양성의 효과를 충분히 얻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구성원이 다수와 다른 생각을 안전하게 제시하고, 다른 구성원도 이를 갈등이나 조직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유용한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다양성이 실제 의사결정과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기업과 연구기관, 공공조직에서 집단사고를 줄이고 구성원이 가진 지식과 관점을 활용하기 위한 조직문화와 리더십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리더가 공개적으로 반론을 요청하고 소수 의견의 기여를 인정하며,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조직 내 관계나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확신을 지속해서 주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이수진, 정승원 교수는 “구성원에게 반대 의견을 말할 기회만 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다른 의견을 내도 조직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자신의 생각을 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고, 다수도 이를 갈등이 아닌 더 나은 결정을 위한 유용한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경영학부 김태현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8월 4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The role of group attachment security in minority opinion expression in decision making groups, DOI: 10.1038/s41598-026-65147-7,
※ 논문 링크: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6-65147-7
한편, 이 연구는 한국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및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았다.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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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에 ‘한 번의 자극’…원하는 운명으로 바꾸는 길 찾았다
줄기세포가 원하는 종류의 세포가 되도록 유도하거나,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려면 어떤 유전자를 작동시켜야 할까.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단 한 번만 자극해, 현재의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유도하는 데 필요한 핵심 표적을 찾아내는 범용 세포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세포 안에 원래 존재하는 유전자 조절 흐름을 활용해, 최소한의 일시적 개입으로 세포의 운명을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원천기술 ‘넛지(NUDGE)’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세포의 운명을 바꾸는 기술은 줄기세포를 특정 기능을 지닌 세포로 분화시키거나, 질병·노화 세포를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리는 데 활용될 수 있어 난치병 치료와 재생의학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가 심장세포나 신경세포처럼 특정한 종류와 기능을 가진 세포로 변하는 것이 분화다.
그러나 기존의 세포 운명 제어 방식은 특정 유전자를 계속 켜거나 끈 상태로 고정하는 ‘영구적 개입(permanent intervention)’에 주로 의존해 왔다. 원하는 세포 상태를 만들 수는 있지만, 세포가 이후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성인 ‘가소성(plasticity)’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세포 상태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세포를 특정 상태에 강제로 고정하는 대신, 한 차례의 일시적인 자극만으로 세포 스스로 원하는 상태에 도달하도록 하는 새로운 전략을 고안했다. 막힌 물길을 잠깐 터주면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세포 내부에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 조절 흐름을 목표 방향으로 살짝 유도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넛지(NUDGE, natural dynamics control of gene regulatory networks)’는 컴퓨터 논리 모델을 이용해 세포 안의 주요 유전자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보고, 그 결과 세포가 장기적으로 어떤 상태에 도달하는지를 분석한다. 이어 유전자 사이의 작동 관계를 나타내는 논리함수를 수학적으로 분해해, 현재의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제어 인자 조합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를 심근세포로 분화시키고자 할 때, 수많은 유전자 가운데 어떤 표적 분자를 일시적으로 자극해야 하는지를 찾아주는 ‘최소 자극 설계도’인 셈이다.
특히 가능한 최소 제어 조합을 빠짐없이 찾아내고, 그 결과를 수학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대규모 분자 네트워크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근사 기법도 함께 제시했다.
넛지는 어떤 인자를 자극해야 하는지를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극받은 세포가 어떤 경로를 따라 목표 상태에 도달하는지, 도달한 상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세포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태가 나타날 가능성까지 사전에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에 보고된 63개의 생물학적 네트워크에 넛지 기술을 적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분석 결과,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고정하는 기존 방식은 63개 네트워크 가운데 55개에서 세포의 유연성을 훼손하거나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평형상태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넛지의 최소 제어 방식은 전체 네트워크의 90% 이상에서 오차가 0.01 미만인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가장 효과적인 최소 개입 조합도 83%의 높은 확률로 찾아냈다.
연구팀은 넛지가 실제 생명현상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심근세포 분화,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비만세포의 운명 결정, 면역세포인 대식세포의 항염증 상태 전환 등 서로 다른 세 가지 생명현상에도 적용했다.
먼저 심근세포 분화 과정에서는 심장 발생과 재생에 중요한 ‘MESP1’이 초기에 잠깐 작동해 분화를 유도한 뒤, 성숙한 심근세포에서는 사라지는 실제 생명현상을 재현했다. 이는 특정 유전자를 계속 작동시키지 않고 일시적으로 자극해도 세포가 스스로 자연스러운 분화 과정을 따라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비만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GATA2’와 ‘GATA1’이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지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대식세포 연구에서는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해치지 않으면서 염증을 줄이는 다양한 ‘M2’ 상태로 전환하기 위한 IL-4 등의 최적 1회성 일시적 제어 전략도 도출했다.
이번 기술은 특정 질병이나 세포에만 적용되는 치료법이 아니라, 현재의 세포를 연구자가 원하는 다른 상태로 바꾸려면 ‘어디를 한 번 자극해야 하는지’를 찾아주는 범용 원천기술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정상적인 줄기세포를 심근세포와 같은 특정 분화세포로 유도하는 연구부터 질병·노화 세포의 정상화, 손상된 조직의 재생, 면역반응 조절, 암세포를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리는 가역 치료 전략 설계까지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광현 교수는 “넛지는 특정 세포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데 국한된 기술이 아니라, 단 한 번의 최소한의 자극으로 현재의 세포를 원하는 다른 상태로 유도하는 범용 세포 제어 기술”이라며 “줄기세포 분화부터 노화·자가면역질환·재생의학·암 가역 치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제어 전략을 설계하는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페리오 브라마나(Ferio Brahmana) 석사와 코빈 하퍼(Corbin Hopper)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이우정 박사과정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온라인판 9월 18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Uncovering minimal control of cell fate by natural dynamics, DOI: 10.1073/pnas.2604777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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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배운 풀이 기억…스마트폰 AI가 비슷한 문제 스스로 푼다
어려운 문제를 풀 때마다 전문가에게 다시 묻는 대신, 한 번 배운 풀이를 공책에 적어두고 비슷한 문제에 활용하는 AI 기술이 나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스마트폰 속 소형 AI가 서버의 대형 AI에게서 얻은 지식을 기기에 쌓아두고 재사용하도록 해,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서버 호출을 평균 55.61% 줄였다. 비슷한 문제를 만날수록 서버에 덜 의존하고 더 빠르게 판단하는 모바일 AI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기기의 소형 AI와 서버의 대형 AI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기기-서버 협업 기술 ‘CURE(Cumulative Knowledge Reuse, 누적 지식 재사용)’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는 계산 능력과 메모리가 제한돼 가벼운 소형 AI 모델을 주로 사용한다. 소형 모델은 간단한 문제는 빠르게 처리하지만, 복잡하거나 낯선 이미지를 구분할 때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모든 문제를 고성능 서버의 대형 AI에 맡기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데이터를 보내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통신량과 서버 연산량도 늘어나 이용자의 대기 시간과 서비스 운영 비용이 커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기의 소형 AI가 먼저 판단하고 어려운 문제만 서버로 보내는 협업 방식이 연구돼 왔다. 그러나 기존 방식은 서버에서 받은 답을 그때만 사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문제가 다시 들어와도 서버에 같은 도움을 반복해서 요청해야 했다. 마치 학생이 어려운 문제의 답을 듣고도 기록해 두지 않아, 같은 유형의 문제를 만날 때마다 다시 물어보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서버가 알려준 답을 일회성으로 사용하지 않고, 기기가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지식으로 축적하는 데 주목했다.
CURE는 먼저 기기의 소형 AI가 입력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해결하기 어렵다면 기기에 저장된 서버 지식을 활용하고, 저장된 지식으로도 부족할 때만 서버에 도움을 요청한다. ‘혼자 풀기→배운 내용 찾아보기→전문가에게 묻기’의 3단계로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소형 AI가 사진 속 특정 차종을 구분하지 못하면 서버의 대형 AI에 답을 요청한다. 이때 CURE는 서버의 판단 결과와 이미지의 특징을 기기의 지식 저장소에 반영한다. 이후 비슷한 차종의 사진이 들어오면 앞서 저장한 지식을 참고해 서버에 다시 묻지 않고 기기에서 직접 판단한다.
특히 CURE는 서버가 처리한 사진을 하나씩 그대로 저장하지 않는다. 여러 사진이 공유하는 특징과 서로 다른 점을 요약해 지식으로 보관한다. 자동차 사진을 통째로 외우는 대신 차체 모양이나 전조등처럼 차종을 구분하는 핵심 특징을 정리해 두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 이전에 본 사진뿐 아니라 처음 접하는 유사한 사진을 판단할 때도 축적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미지와 글을 함께 이해하는 ‘비전-언어 모델’을 이용해 CURE의 성능을 검증했다. 비전-언어 모델은 사람처럼 이미지를 보고, 그 내용을 언어와 연결해 이해하는 AI다.
기기용 소형 모델로는 MobileCLIP2를, 서버용 대형 모델로는 18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EVA-CLIP을 사용했다. 매개변수는 AI가 학습 과정에서 익힌 정보를 담고 있는 내부 수치로, 사물을 구분하고 관계를 판단할 때 활용하는 ‘판단 기준’과 같다.
다양한 이미지 분류 데이터셋을 이용한 실험에서 CURE는 모든 입력을 대형 서버 모델로 처리하는 방식에 근접한 정확도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서버의 지식을 축적하지 않는 기존 기기-서버 협업 방식보다 서버 호출 횟수를 평균 55.61% 줄였다.
처리 속도는 기존 기기-서버 협업 방식보다 최대 2.80배 빨랐으며, 모든 입력을 서버로 보내는 방식보다 최대 3.67배 빨랐다. 서버에 묻는 횟수를 줄여 데이터를 주고받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한 결과다.
CURE는 소형 모델과 서버 모델을 별도로 다시 학습시키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다. 기존 AI 모델은 그대로 두고 서버에서 얻은 지식을 담는 별도의 저장소를 붙이는 방식이어서, 다양한 AI 모델과 서비스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기술은 모바일 사진 인식과 이미지 검색 등에서 반복적인 데이터 전송과 서버 연산을 줄여 이용자의 대기 시간과 서비스 운영 부담을 낮추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제한된 기기 자원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야 하는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에도 응용할 수 있다. 특히 통신이 느리거나 불안정한 환경에서 로봇이 서버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이전에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더 많은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실제 적용 효과는 기기의 성능과 저장 공간, 통신 환경, 입력 데이터의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다양한 기기와 환경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재길 교수는 “CURE는 기기의 소형 AI가 서버에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묻지 않고, 한 번 얻은 지식을 기억해 다시 활용하도록 한 기술”이라며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통신 부담과 응답 시간을 줄여 스마트폰과 로봇, 웨어러블 등 다양한 기기에서 고성능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정보전자연구소 이영준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Amazon 김도영 연구원, LG AI연구원 강준혁 연구원,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송환준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컴퓨터 비전 분야 주요 국제학술대회 ‘유럽컴퓨터비전학회(ECCV 2026, European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에서 10일 발표됐다.
※ 논문명: CURE: Cumulative Knowledge Reuse for Efficient Device-Server Hybrid Inference in Vision-Language Models, DOI: https://doi.org/10.1007/978-3-032-37627-5_21
※ 저자정보: 이영준 박사후연구원(KAIST 정보전자연구소, 제1저자), 김도영 연구원(KAIST 졸업, 현 Amazon, 공동저자), 강준혁 연구원(KAIST 졸업, 현 LG AI연구원, 공동저자), 송환준 교수(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공동저자), 이재길 교수(KAIST 전산학부, 교신저자)
※ 관련 영상 링크: https://drive.google.com/file/d/1oIn-eYW4IEI_dOFWeTeaDotf1IBDjRLt/view?usp=share_link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사람중심인공지능핵심원천기술개발사업’ 중 ‘AI학습능력개선기술개발’ 과제(과제번호 RS-2022-II220157)의 지원 등을 받아 수행됐다.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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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AR 대표해 유럽 최상위 연구중심대학 파리 사클레대와 연구 협력 확대
우리 대학은 한국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연합체 K-STAR (KAIST·GIST·DGIST·UNIST·POSTECH)를 대표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클레 대학교(Université Paris-Saclay)와 연구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협약식은 파리 사클레대 브레게관(Bâtiment Bréguet)에서 열렸다.
이번 협약은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제9차 한-불 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논의된 K-STAR와 프랑스 대학 간 과학기술·인재 교류 확대 방안을 구체화한 후속 조치다.
파리 사클레대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다수의 대학·그랑제콜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원자력·대체에너지청(CEA) 등 주요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수학·물리학 등 기초과학부터 인공지능, 양자기술, 바이오, 공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높은 연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은 학생과 신진 연구자의 교류에서 공동연구까지 이어지는 실질적인 연구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우선 학부·석사·박사과정 학생들이 상대 기관의 연구실에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연구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박사후연구원과 신진교원 간 연구 교류와 협력 기회도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첨단바이오, 신소재 등 핵심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확대한다. 양측이 보유한 연구 인프라의 상호 활용을 추진하고, 정기적인 워크숍과 심포지엄을 개최해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새로운 공동연구 주제를 발굴할 수 있는 학술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이번 협력은 KAIST가 추진하는 글로벌 협력 전략인 ‘Global Connect’의 일환이기도 하다. KAIST는 해외 대학과의 단순한 교류를 넘어 공동연구와 교육, 인재 교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국내 과학기술특성화대학과의 연대를 통해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글로벌 협력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해 새로운 지식과 인재를 함께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파리 사클레대와 K-STAR의 연구 역량을 연결해 AI와 양자, 바이오 등 미래 핵심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더욱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KAIST가 프랑스와 15년간 쌓아온 교육·연구 협력을 K-STAR 차원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우리 대학은 파리 사클레대 소속 그랑제콜인 상트랄 수펠렉(CentraleSupélec)과 2011년 학생교류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2017년에는 기계공학 분야 복수학위 과정을 개설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그동안 KAIST와 상트랄 수펠렉이 축적해 온 협력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의 범위를 K-STAR와 파리 사클레대 차원으로 넓히게 됐다.
카미유 갈랍(Camille Galap) 파리 사클레대 총장은 “파리 사클레대와 K-STAR는 기초과학부터 첨단기술까지 폭넓은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어 협력의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국의 학생과 연구자들이 더욱 활발히 교류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과학적 성과를 함께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민 KAIST 대외부총장은 “이번 협약은 지난 4월 제9차 한-불 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논의한 양국 대학 간 협력을 실제 연구 현장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라며 “학생과 연구자가 서로의 연구실을 오가며 공동연구와 논문, 연구 인프라 활용 등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파리 사클레대 측에서 라치드 브나세르(Rachid Bennacer) 연구부총장, 스테판 노넨마허(Stéphane Nonnenmacher) 수리과학대학원장, 디브야 마드하반(Divya Madhavan) 상트랄 수펠렉 국제협력처장 등이 참석했으며, KAIST 부설 고등과학원(KIAS) 대표단도 함께했다.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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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우주항공청 ‘우주기술실용화촉진지원사업’ 주관기관 선정
우리 대학이 우주항공청이 추진하는 ‘2026년도 우주기술실용화촉진지원사업(R&D)’의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되었다.
KAIST는 이번 선정에 따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96억원의 정부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사업 수행을 위해 설립하는 ‘KAIST 우주기술 실용화센터’를 개소한다.
센터는 사업기간 동안 총 16개의 우주실용화팀을 선정·지원하며, 유망 우주기술 발굴과 비즈니스모델 수립을 시작으로 기술 고도화, 시제품 제작, 실증, 기술이전, 창업 및 투자유치까지 사업화 전 과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위성·발사체·우주환경 등 전통적인 우주기술뿐 아니라 전기전자, 기계, 소재, 인공지능, 로봇, 반도체, 바이오 등 우주 분야로 전환 가능한 기술까지 포함하며 외부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이 보유한 기술도 개방형 발굴체계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 1차년도에는 ‘발사체 및 위성 진단 AI, 군집위성 임무 스케줄링 AI, X-band SAR 영상처리·표적탐지 소프트웨어, 초소형위성 전기추진 시스템, 위성 탑재 온보드 AI, 비협조 우주물체 포획 그리퍼’등 총 6개 분야의 우주실용화팀이 선정되었다. 선정된 각 팀들은 비즈니스모델 수립과 시장 검증을 거쳐 기술 고도화, 시제품 제작 및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KAIST는 창업원, 기술가치창출원, 기술창업혁신단의 사업화 역량과 항공우주공학과, 우주연구원, 인공위성연구소가 보유한 연구·시험 인프라를 연계한다. 이를 통해 실용화팀별 기술과 사업화 단계에 맞춘 교육, 전문가 멘토링, 시제품 제작, 우주환경 시험, IR 피칭 및 후속사업 연계를 제공할 예정이다.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이정률 센터장은 “우수한 우주기술이 연구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시장검증, 실증, 투자유치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며 “KAIST의 우주 연구 인프라와 창업·기술사업화 역량을 결집해 경쟁력 있는 우주 딥테크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KAIST는 이번 사업을 통해 우주기술 기반 창업을 활성화하고, 국내 우주 핵심기술의 자립과 고급 일자리 창출, 글로벌 우주시장 진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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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1천만 뉴스 댓글서 ‘외국발 여론 흔들기’ 찾는 AI 기술 개발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온라인 갈등 뒤에 조직적인 여론 개입이 숨어 있다면 어떨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20년간 축적된 1억 1,000만 건의 뉴스 댓글을 AI로 분석해,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흔적과 그 판단 근거까지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전산학부 차미영 교수(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단장 겸임), 오혜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막스플랑크 연구소 토르스텐 홀츠 교수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온라인 뉴스 댓글에서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그 판단 근거까지 제시하는 ‘설명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특정 세력이 댓글이나 게시물을 조직적으로 확산해 사람들의 인식이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활동을 ‘온라인 영향력 공작’이라고 한다. 기존 AI 탐지 기술은 특정 계정을 의심 계정으로 분류하더라도 “왜 이 계정을 의심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앞서 식별한 외국 연계 계정 70개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 계정들과 연관되거나 같은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계정들을 추적해 2006년부터 2025년까지 20년간 네이버 뉴스에 작성된 약 1억 1,000만 건의 댓글을 분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댓글을 단계적으로 분석한다. 먼저 작성자가 외국과 연계됐다고 의심할 만한 표현이나 맥락이 있는지를 살피고, 이어 도덕적 비난이나 맹목적 찬양처럼 사회적 양극화를 키울 수 있는 감정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감정이 어느 국가나 대상을 향하는지 파악한다.
특히 이번 기술의 핵심은 AI가 단순히 ‘의심스럽다’는 결과만 내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AI가 판단을 내리는 데 근거가 된 댓글 속 표현을 함께 제시해 사람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계정의 활동 빈도와 활동 기간, 다른 의심 계정과의 활동 연관성 등 다양한 행동 패턴을 함께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네이버 뉴스 이용자 약 400만 명 가운데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 2만 3,998개를 식별했다. 분석 과정에서는 이들 의심 계정의 활동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도 발견됐다. 특정 정치 진영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는 방향의 메시지가 두드러진 것이다.
실제로 대중의 호응을 많이 얻은 상위 10개 표적 가운데 7개가 국내 유명 정치인으로 나타났다.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집중되지 않고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정당 등이 폭넓게 대상이 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을 단순히 ‘어느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가’의 관점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정 진영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기존의 정치적 갈등을 자극해 사회적 불신과 양극화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온라인 영향력 활동을 계정 단위의 단순 분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떤 메시지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지를 AI가 찾아내고 그 판단 근거까지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이 기술은 선거 또는 국가적 위기처럼 사회적 관심과 갈등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에 활용될 수 있다. 포털과 모니터링 기관이 대규모 댓글 가운데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할 계정이나 메시지를 AI로 선별하고, 전문가가 AI가 제시한 근거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연구팀은 AI가 의심 계정을 자동으로 차단하거나 제재하는 방식보다 전문가의 판단을 지원하는 ‘설명 가능한 콘텐츠 관리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재 교수는 “2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심 계정들은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을 보였다”며 “선거 등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해야 할 메시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혜연 교수는 “AI가 댓글의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갈등을 유발하는 감정과 계정의 조직적인 행동 패턴까지 함께 분석했다”며 “갈수록 교묘해지는 온라인 영향력 활동을 탐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미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 과학을 실제 사회 문제 해결로 연결한 ‘액셔너블 데이터 과학(Actionable Data Science)’의 사례”라며 “디지털 공론장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동 제1저자인 KAIST 김재홍 박사과정과 김현승 석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컴퓨터 보안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USENIX Security Symposium 2026(유즈닉스 시큐리티 심포지엄 2026)’에서 8월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 논문명: Cross-National Information Attacks: A Two-Decade Analysis of Troll Behavior in Korea, DOI: 10.48550/arXiv.2606.22785
이번 연구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글로벌 정보보호 고급 인력 양성과제(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 RS-2024-00441762),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RS-2022-00165347), 첨단데이터컴퓨팅연구실 (KAIST, N11250080)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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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Microsoft AI 안전성 연구 프로그램 선정
생성형 AI가 산업과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AI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확보하는 기술이 새로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대학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Microsoft(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AI 안전성 연구 프로그램에 선정돼 차세대 AI 보안·신뢰성 기술 개발에 나선다.
우리 대학은 전산학부 손수엘 교수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Microsoft AI Red Team(마이크로소프트 AI 레드팀)이 운영하는 글로벌 AI 안전성 연구 프로그램 ‘EXTRA(External Red Team Alliance, 외부 레드팀 연합)'의 연구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EXTRA는 Microsoft AI Red Team이 올해 새롭게 출범한 글로벌 연구지원 프로그램으로, AI 시스템의 안전성과 보안 취약점을 다양한 관점에서 검증하고 독립적인 AI 안전성 연구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AI 안전성 평가를 기업 내부에만 맡기지 않고 전 세계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icrosoft는 AI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사이버보안(Cybersecurity), 다국어 환경(Multilingual Environment), 지역·문화적 맥락, AI 정렬(Alignment, 인공지능이 인간의 의도와 가치에 맞게 동작하도록 만드는 기술), 악용 가능성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하지만, 하나의 조직만으로는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EXTRA를 출범시켰다.
이번 선정에 따라 KAIST는 Microsoft로부터 AI 안전성, 보안, AI 정렬(Alignment) 및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 개발 연구를 위한 미화 2만5천 달러(한화 약 3,700만 원) 규모의 연구지원금을 받는다. 이번 지원은 연구과제 수행 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기프트 어워드(Gifted Award)' 형태로 제공되며, 해당 연구비는 손수엘 교수 연구팀의 AI 보안 및 안전성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EXTRA에는 KAIST를 비롯해 전 세계 6개 대륙 10여개가 넘는 대학이 참여하며, 국내에서는 KAIST가 유일하다. Microsoft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독립적인 AI 안전성 연구 생태계를 확대하고 학계와 산업계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손수엘 교수 연구팀은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기반 AI 시스템의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모델 탈취(Model Stealing), 멤버십 추론(Membership Inference), 개인정보 추출(Information Extraction), 모델 전도(Model Inversion), 탈학습(Unlearning), 프롬프트 주입(Prompt Injection) 등 심층신경망과 언어모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적대적 공격 기법을 분석해 AI 시스템의 취약점을 평가하고, 이를 방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웹 에이전트(Web Agent)와 에이전틱 브라우저(Agentic Browser) 등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운영되는 AI 에이전트가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수준의 방어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손수엘 교수는 "AI 시스템이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Microsoft AI Red Team의 EXTRA 참여를 계기로 실제 AI 서비스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보안 위협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누구나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Microsoft AI Red Team을 이끄는 램 샹카르 시바 쿠마르(Ram Shankar Siva Kumar)는 "AI 안전성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으며 대학은 이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EXTRA를 통해 점점 더 강력해지는 AI 시스템을 어떻게 평가하고 보호하며 책임감 있게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연구자들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AI 기술 경쟁은 이제 성능을 넘어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KAIST가 국내 유일의 연구기관으로 Microsoft의 글로벌 AI 안전성 연구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 AI 연구 경쟁력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AI 보안 및 안전성 연구를 통해 누구나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책임 있는 AI 기술 발전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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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낮은 온도에서 차세대 반도체 ‘결 맞춰’ 쌓는 새 제조기술 개발
미래 반도체는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소재를 한 칩에 층층이 쌓아 만든다. 그러나 소재를 쌓는 데 필요한 높은 열로 아래층이 손상되는 것이 큰 걸림돌이었다. 우리 대학을 비롯한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150℃의 낮은 온도에서도 반데르발스 소재(원자층을 종이처럼 얇게 겹친 차세대 2차원 반도체 소재) 위에 새로운 반도체를 손상 없이 정밀하게 쌓는 기술을 개발했다. 차세대 AI·저전력 반도체와 광전자소자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연 성과로 평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서준기 교수 연구팀이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 송봉근 교수 연구팀, 미국 라이스대학교(Rice University) 이모 한(Yimo Han)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원자층증착법(ALD, 반도체 원료를 차례로 공급하여 두께를 원자 수준으로 조절하면서 균일한 박막을 쌓는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반도체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반데르발스 소재다. 반데르발스 소재는 원자층이 여러 장 겹쳐 있지만 층과 층 사이가 약하게 붙어 있어 종이처럼 얇게 떼어낼 수 있는 2차원 반도체 소재다. 서로 다른 소재를 자유롭게 겹칠 수 있어 차세대 AI 반도체와 초저전력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표면이 매우 안정적이어서 새로운 반도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런히 성장시키기 어려웠다. 특히 온도를 낮추면 원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기 때문에 성능이 좋은 반도체를 만들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텔루륨(Te)을 포함한 전구체(Precursor, 반도체를 만드는 원료 분자)가 표면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가장 안정한 위치를 스스로 찾아 박막을 이루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텔루륨은 전기를 한 방향으로 잘 전달하는 특성과 빛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광전자 특성을 함께 갖춰 차세대 반도체와 광검출기, LED 등 광전자 소자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150℃의 낮은 온도에서도 원자층증착법(ALD)를 통해 텔루륨을 반데르발스 소재(원자층이 종이처럼 여러 장 겹쳐 있는 차세대 2차원 반도체 소재) 위에 아래층 결정의 원자 배열을 따라 질서 있게 성장하는 에피택시(Epitaxial Growth)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에피택시 성장은 아래층 결정 구조를 따라 새로운 반도체가 원자 단위로 정밀하게 자라는 고품질 반도체 제조 기술이다. 이는 벽돌을 아무렇게나 쌓는 것이 아니라 모든 벽돌을 같은 방향으로 반듯하게 쌓는 것과 같아, 전기가 더 잘 흐르고 반도체 성능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을 이셀레늄화 텅스텐(WSe₂), 이황화 몰리브덴(MoS₂), 이셀레늄화 레늄(ReSe₂), 운모(Mica) 등 다양한 반데르발스 소재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즉, 특정 소재 하나에만 적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차세대 반도체 소재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반도체로 트랜지스터(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반도체의 핵심 소자)와 광전자소자(빛을 감지하거나 빛을 내는 반도체 소자)도 직접 제작했다. 즉, 새로운 제조기술이 연구실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반도체 소자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서준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낮은 온도에서도 반데르발스 소재 위에 고품질 반도체를 손상 없이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보여준 성과”라며 "앞으로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를 하나의 칩 위에 자유롭게 집적하는 핵심 제조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김창환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서준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7월 24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Van der Waals template-encoded soft epitaxy of tellurium enabled by atomic layer deposition, DOI: 10.1126/sciadv.aef1430
※ 저자 정보: 김창환(KAIST·UNIST, 제1저자), 서준기(KAIST,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사업, PIM 인공지능반도체 핵심기술개발(소자)사업, 개척연구사업 및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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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엔비디아, 아시아 최초 AI 공동연구소 설립…대한민국 AI 혁신 가속
우리 대학과 엔비디아(NVIDIA)가 한국어와 국내 산업에 특화된 차세대 에이전틱 AI(Agentic AI) 연구를 위해 전략적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한다.
우리 대학은 글로벌 AI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와 김재철AI대학원에 ‘NVIDIA-KAIST AI 공동연구소(NVIDIA-KAIST Joint AI Research Lab)'를 아시아 최초로 설립하고 차세대 인공지능 핵심기술 공동연구를 본격화한다고 24일 밝혔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이번 협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역량과 최첨단 AI 인프라를 결합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출발점”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AI 연구거점을 구축하고 차세대 AI 원천기술 확보와 세계적 AI 인재 양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KAIST와 엔비디아는 한국어와 국내 산업에 특화된 에이전틱 AI 모델과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대한민국 AI 원천기술 확보와 글로벌 인재 양성,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연구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재철AI대학원에 설립되는 NVIDIA-KAIST AI 공동연구소는 대한민국의 산업과 언어 환경에 특화된 에이전틱 AI(Agentic AI) 모델과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개발하는 세계적 연구거점으로 운영된다.
양 기관은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기술과 엔비디아 네모트론(NVIDIA Nemotron) 오픈 모델, 국내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NVIDIA Cloud Partner)의 컴퓨팅 인프라를 KAIST의 세계적연구인력과 결합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초기 5년간 총 3억 달러 규모로 추진되며, 매년 5천만 달러 상당의 AI 컴퓨팅 자원이 제공된다. 공동연구소 참여 연구자들은 국내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를 통해 최신 엔비디아 AI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공동연구소는 매년 최소 10명의 KAIST 연구자를 지원하고, 지원 대상 연구자 각각에게 엔비디아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엔비디아는 우수한 한국 AI 연구자를 정규 연구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우수 AI 인재들이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장기적인 연구 경력을 쌓으며, 학계와 산업계 간 글로벌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동연구소는 다음 달 KAIST 김재철AI대학원에 부임하는 엔비디아 김현우 박사가 공동연구소장을 맡을 예정이다. 김 교수는 공동연구소의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KAIST 연구진과 엔비디아 글로벌 연구조직 간 공동연구를 총괄한다.
빌 달리(Bill Dally) 엔비디아 수석과학자 겸 연구부문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세계적인 AI 연구자들과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기술 생태계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며 "NVIDIA-KAIST 공동연구소는 한국의 산업과 언어, 미래를 위한 AI 모델과 에이전트 시스템 개발을 가속하고 차세대 AI 연구를 개척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소장을 맡게 될 김현우 KAIST 김재철AI대학원 부임 예정 교수는 "AI 연구는 세계적 인재와 대규모 인프라, 학계와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적인 AI 과학자를 유치하고 장기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엔비디아와 함께 도전적인 연구를 추진하고 글로벌 연구조직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정송 KAIST 김재철AI대학원장은 "이번 공동연구소는 세계적 연구인재와 AI 인프라, 글로벌 기업의 연구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이라며 "한국어와 국내 산업에 특화된 에이전틱 AI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우수 연구자가 국내에서 세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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