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기후위기 미래 예측한다
기후 변화는 기온 상승뿐 아니라 경제·에너지·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 문제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KAIST·국제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후 변화와 사회·경제적 영향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기후 연구 모델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 카르틱 무카빌리(Karthik Mukkavilli) 겸직교수, 전산학부 오혜연 교수 연구팀이 중국 북경대학교,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닉대학교,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등 세계 유수 연구기관과의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AI 기반 기후 연구 통합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기후 변화 연구는 물리적 기후 예측, 사회·경제 영향 분석, 에너지 정책 평가 등이 분야별로 분리돼 수행되는 경우가 많다. 서로 다른 데이터와 분석 체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연결해 정책 결정에 활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기후 연구 파운데이션 모델(AI-Based Climate Research Foundation Model)’을 제안했다. 이 모델은 지구 관측 데이터, 에너지·경제 시나리오, 정책 지표 등 성격이 서로 다른 대규모 데이터를 AI가 공통된 방식으로 이해·분석할 수 있는 가상 분석 공간(shared latent space)에서 함께 처리한다.
이를 통해 기후 변화의 물리적 현상뿐 아니라 경제·사회적 영향까지 동시에 고려한 빠르고 정교한 예측이 가능해진다.
특히 연구팀은 ‘혼합 전문가(MoE, Mixture of Experts)’ 구조를 적용해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AI 모델이 분야별 전문가처럼 협력하도록 설계했다. 물리 법칙 기반 계산 모듈과 통계 학습 기반 AI 모듈을 결합해 예측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였으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 도입이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기후를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 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을 함께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AI 기반 기후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4월 28일 게재되었으며, AI기반 기후-인간 상호영향 차세대 통합평가모델 개발(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기고문 : Artificial Intelligence to Support Cross-Disciplinary Climate Change Research, https://doi.org/10.1038/s41558-026-02624-x
한편 KAIST 연구팀은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실제로 구현한 AI 기반 예측 모델도 함께 공개했다.
연구팀은 ‘에너지-온실가스 예측 고속 에뮬레이터(emulator)’를 시범 구현 모델(prototype) 형태로 개발했다. 이 모델은 기존의 복잡한 에너지·탄소배출 통합평가모델(IAM, Integrated Assessment Model) 계산 과정을 AI가 빠르게 대신 수행하도록 만든 기술이다.
기존 통합평가모델은 하나의 정책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과 계산 자원이 필요했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수천 개의 정책 시나리오를 단시간에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정책이나 에너지 전환 정책의 효과를 보다 빠르게 예측하고 정책 결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쉽게 말해, 미래 기후와 경제 변화를 예측하는 ‘가상 정책 실험실’을 AI로 구현한 셈이다. 예를 들어 탄소세를 높이거나 재생에너지를 확대했을 때 온실가스 배출량과 경제 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훨씬 빠르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신예은(Yen Shin) 석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하고 오혜연 교수와 전해원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해당 연구는 지구과학 모형 개발 전문 학술지 지오사이언티픽 모델 디벨롭먼트(Geoscientific Model Development)'에 1월 9일 심사전 공개 논문(preprint)으로 발표됐다.
※ 논문명: ML-IAM v1.0: Emulating Integrated Assessment Models With Machine Learning, https://doi.org/10.5194/egusphere-2025-5305
해당 연구 성과는 세계 최대 AI 학회인 뉴립스(NeurIPS) 2025 ‘기후변화 대응 머신러닝’ 워크숍에 초청되어 발표됐으며, 기후학계와 AI산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연구는 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관측 기반 공간정보지도 구축 기술개발사업 (RS-2023-00232066)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전해원 교수와 오혜연 교수는 ‘KAIST AI4Good*’ 연구 네트워크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AI를 기후 위기 등 사회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KAIST AI4Good: AI를 활용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연구 플랫폼(https://ai4good.kaist.ac.kr/)
전해원 교수는 “이번 기후-AI 모델은 기후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 사이의 간극을 줄여줄 효과적인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함께 공개한 고속 AI 에뮬레이터는 실시간에 가까운 정책 분석을 가능하게 해 실질적인 기후 대응 솔루션을 제공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혜연 교수는 “AI 기술은 단순한 상업적 도구를 넘어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며 “이번 국제 공동 연구는 AI가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공공재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한국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경로 제시
한국 산업 부문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철강, 화학, 시멘트 등 주요 산업에서 구체적인 탈탄소화 경로를 제시한 연구가 국제 학술 저널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에 발표되었다. KAIST 지속가능 녹색성장대학원 엄지용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연구는, 향후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Global Change Assessment Model (GCAM)[1]을 사용하여 한국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분석했다. 이 연구는 철강과 화학, 시멘트 부문을 중심으로 산업별 탄소 배출 특성을 분석하고,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2]과 청정에너지 기반의 수소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각 부문이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탐색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이한주 씨는 "본 연구는 반도체 산업을 포함한 한국의 산업 세부 업종을 학계 최초로 상세하게 모델링한 것이 특징"이라며,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탄소집약적 산업에 맞춤형 모델을 적용해 한국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 전략 수립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철강, 화학, 시멘트 부문이 2050년까지 전체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의 약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탈탄소화 방안으로는 산업 공정의 전기화, 수소 및 바이오에너지 활용, CCS 기술 도입 등이 제시되었다. 철강 산업은 수소 기반 철강 제조 기술을 중심으로, 화학 산업은 바이오매스 기반 원료 전환을 통해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시멘트 산업은 재생 에너지와 전력을 활용한 생산 방식 전환을 통해 석탄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특히 연구는 CCS 기술과 청정에너지 기반 수소 기술이 탈탄소화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두 기술의 도입이 제한될 경우 산업별로 다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수소 기술의 도입이 제한될 경우 철강 산업은 CCS 기술에 더 크게 의존해야 하며, CCS 기술이 제한될 경우 화학 산업은 바이오매스 활용을 강화하게 된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KAIST의 엄지용 교수는 "한국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각 업종에 적합한 감축기술에 기반한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CCS 및 수소생산 기술 등 산업부문 핵심 감축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세제 혜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 산업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각 산업 부문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의 기후 대응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 GCAM은 에너지 시스템, 물, 토지 및 기후를 연결하는 글로벌 통합 평가 모델이다.
[2] CCS 기술은 산업 공정이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거나 활용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다.
논문링크: https://doi.org/10.1016/j.jclepro.2024.143749
강수 관측 오차범위 42.5% 줄인 알고리즘 개발
강수량의 정확한 파악은 지구의 물 순환을 이해하고 수자원과 재해 대응을 위해 중요하다. 강수량 추정을 위한 알고리즘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안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기계학습을 이용한 방법들이 많이 제안되고 있다.
우리 대학 문술미래전략대학원(건설및환경공학과 및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겸임) 김형준 교수와 도쿄대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인공위성에 탑재된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의 관측값을 이용해 지상 강수량을 추정하는 새로운 기계학습 방법을 제안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의 방법과 비교해 전 강수량에 대해 오차(RMSE)를 최소 15.9%에서 최대 42.5%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단순한 데이터 주도(data-driven)모델은 대량의 훈련 데이터가 필요하고 물리적인 일관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결과의 원인 분석이 어렵다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위성 강수량 추정에 대한 분야 지식을 명시적으로 포함함으로써 학습 모델 내의 상호 의존적인 지식 교환을 구현했다. 구체적으로, 멀티태스크 학습(multitask learning)이라는 심층 학습 기법을 사용해 강수 여부를 인식하는 분류 모델과 강수 강도를 추정하는 회귀 모델을 통합하고 동시에 학습시켰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기계학습 모델에는 이번에 포함된 메커니즘 외에도 다양한 물리적 메커니즘을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 또는 눈, 진눈깨비 등 강수 종류의 분류 및 상승 기류 또는 층상 구름 유형 등 강수를 일으키는 구름 유형의 분류를 포함함으로써 앞으로 추정의 정확도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준 교수의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 연구 레터(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지난 4월 16일 출판됐다. (논문명: Multi-Task Learning for Simultaneous Retrievals of Passive Microwave Precipitation Estimates and Rain/No-Rain Classification; doi:10.1029/2022GL102283)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BP+)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대학원지원(한국과학기술원)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