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세범 교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부편집장 임명
우리 대학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교수가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의 신경과학 (Neuroscience) 분과 부편집장(Associate Editor)으로 임명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계산 신경과학 기반의 뇌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연구자인 백세범 교수의 탁월한 학문적 영향력과 학술적 소통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다.
백세범 교수는 신경과학의 난제 중 하나였던 시각피질 뇌 지도 발생의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힌 이래, 지난 1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독창적인 이론 연구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시각피질 뇌 지도 발생의 원리: 포유류의 시각피질에서는 서로 다른 시각 정보(예: 색상, 방향 등)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들이 일정한 패턴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는데 이를 기능성 뇌 지도(functional map)라고 함. 이 연구에서는 수학적 모델에 기반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망막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매우 단순한 물리적 상호작용에 따라 스스로 규칙적인 배열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렇게 형성된 구조가 시각피질에 투영되면서 다양한 기능성 뇌 지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설명하였음.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는 미국 과학 진흥 협회(AAAS)가 발행하는 사이언스(Science) 저널의 온라인 자매지로, 과학 전 분야에 걸친 영향력 있는 연구를 다룬다. 2024년 기준 게재 승인 비율(acceptance rate)이 8.2%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연구 결과를 요구하며, 엄격한 검토 과정을 거친다.
백 교수는 신경과학 분과에서 연구 논문의 심사와 편집 업무에 참여하며,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전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백 교수는 국내 1세대 계산신경과학자로서 이론적 모델 기반의 뇌 연구를 통해 신경과학의 다양한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연계하여 설명하는 계산신경과학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에는 뇌신경망과 인공신경망의 비교에 기반한 인지 지능 발생 이론 연구들을 진행하며, 인간과 동물의 지능, 그리고 인공지능을 하나의 큰 틀에서 이해하려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백 교수는 그동안 스프링거-네이쳐(Springer-Nature)와 프론티어스(Frontiers) 그룹에서 발행하는 신경과학 저널들의 부편집장 및 편집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2021년에는 KAIST 특이점 교수(Singularity Professor)에 임명되었으며, 2024년부터는 한국계산뇌과학회(CBrain) 회장직을 맡아 학회를 이끌고 있다.
백세범 교수는 “KAIST 교수진으로서 권위 있는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어 매우 기쁘며, 앞으로 뇌신경과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의 심사 및 출판 과정을 진행하면서, 전 세계 연구자들과 교류를 통해 뇌신경과학 연구의 발전과 방향 설정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5.03.14
조회수 1409
-
초당 9,120프레임 포착 곤충눈 모사 카메라 개발
곤충의 겹눈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병렬적으로 감지하고, 어두운 환경에서는 감도를 높이기 위해 시각세포가 여러 시간의 신호를 합쳐서 반응해 움직임을 결정한다. KAIST 연구진이 곤충의 생체를 모사하여 기존 고속 카메라가 직면했던 프레임 속도와 감도 간의 한계를 극복한 저비용 고속 카메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전산학과 김민혁 교수 연구팀이 곤충의 시각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초고속 촬영과 고감도를 동시에 구현한 새로운 생체모사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속 및 저조도 환경에서의 고품질 이미징은 많은 응용 분야에서 중요한 과제이다. 기존의 고속 카메라는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프레임율을 높일수록 빛을 수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저조도 환경에서는 감도가 부족한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곤충의 시각 기관처럼, 여러 개의 광학 채널과 시간 합산을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단안 카메라 시스템과 달리, 생체 모사 카메라는 겹눈을 통해 서로 다른 시간대의 프레임을 병렬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각 프레임이 중첩되는 시간 동안 빛을 합산함으로써 신호대잡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식을 적용한 생체 모사 카메라가 기존의 고속 카메라 대비 최대 40배 더 어두운 물체까지 포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카메라의 속도를 크게 향상하기 위해 ‘채널 분할’ 기술을 도입하여 패키징에 사용된 이미지센서보다 수천 배 빠른 프레임률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압축 이미지 복원’ 알고리즘을 활용해 합산된 프레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흐림 현상을 제거하며, 선명한 이미지를 재구성했다.
연구팀은 제작된 생체 모사 카메라는 두께 1mm 이하의 매우 얇고,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초당 9,120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고, 낮은 조도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향후 연구팀은 3D 이미징 및 초해상도 이미징을 위한 고급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을 통해 바이오의료 응용뿐 아니라 모바일 등 다양한 카메라 응용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1 저자인 바이오및뇌공학과 김현경 박사과정은 “제작된 곤충 눈 카메라가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고속 및 저조도 촬영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라며, “이 카메라는 이동식 카메라 시스템, 보안 감시, 의료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김현경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월 출판됐다. (논문명 : Biologically-inspired microlens array camera for high-speed and high-sensitivity imaging)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s3389
한편 이번 연구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5.01.16
조회수 2974
-
인간의 인지 방식과 유사한 AI 모델 개발
우리 연구진이 인간의 인지 방식을 모방해 이미지 변화를 이해하고, 시각적 일반화와 특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의료 영상 분석,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지를 이해하여 객체를 분류, 탐지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준모 교수 연구팀이 변환 레이블(transformational labels) 없이도 스스로 변환 민감 특징(transformation-sensitive features)을 학습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 인공지능 모델 STL(Self-supervised Transformation Learning)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각 인공지능 모델 STL은 스스로 이미지의 변환을 학습하여, 이미지 변환의 종류를 인간이 직접 알려주면서 학습하는 기존 방법들보다 높은 시각 정보 이해 능력을 보였다. 특히, 기존 방법론들을 통해 학습한 모델이 이해할 수 없는 세부적인 특징까지도 학습하여 기존 방법 대비 최대 42%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컴퓨터 비전에서 이미지 변환을 통한 데이터 증강을 활용해 강건한 시각 표현을 학습하는 방식은 일반화 능력을 갖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변환에 따른 시각적 세부 사항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범용 시각 인공지능 모델로서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제안한 STL은 변환 라벨 없이 변환 정보를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학습 기법으로, 라벨 없이 변환 민감 특징을 학습할 수 있다. 또한, 기존 학습 방법 대비 학습 복잡도를 유지한 채로 효율적인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실험 결과, STL은 정확하게 객체를 분류하고 탐지 실험에서 가장 낮은 오류율을 기록했다. 또한, STL이 생성한 표현 공간은 변환의 강도와 유형에 따라 명확히 군집화되어 변환 간 관계를 잘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모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STL은 복잡한 변환 패턴을 학습하고 이를 표현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능력을 통해 변환 민감 특징 학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라벨 없이도 변환 정보를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은 다양한 AI 응용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재명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4’에서 올 12월 발표될 예정이다.(논문명: Self-supervised Transformation Learning for Equivariant Representations)
한편 이번 연구는 이 논문은 2024년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 성과물(No.RS-2024-00439020, 지속가능한 실시간 멀티모달 인터렉티브 생성 AI 개발, SW스타랩) 이다.
2024.12.15
조회수 3169
-
구글딥마인드와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으로 시각을 상상하다
‘노란 포도'나 `보라색 바나나'와 같이 본 적 없는 시각 개념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인공지능 능력 구현이 가능해졌다.
우리 대학 전산학부 안성진 교수 연구팀이 구글 딥마인드 및 미국 럿거스 대학교와의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시각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새로운 모델과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벤치마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인간은 `보라색 포도'와 `노란 바나나' 같은 개념을 학습하고, 이를 분리한 뒤 재조합해 `노란 포도'나 `보라색 바나나'와 같이 본 적 없는 개념을 상상하는 능력이 있다. 이런 능력은 체계적 일반화 혹은 조합적 일반화라고 불리며, 범용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체계적 일반화 문제는 1988년 미국의 저명한 인지과학자 제리 포더(Jerry Fodor)와 제논 필리쉰(Zenon Pylyshyn)이 인공신경망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 이후, 35년 동안 인공지능 딥러닝 분야에서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문제는 언어뿐만 아니라 시각 정보에서도 발생하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언어의 체계적 일반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시각 정보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안성진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고자 시각 정보에 대한 체계적 일반화를 연구할 수 있는 벤치마크를 개발했다. 시각 정보는 언어와는 달리 명확한 `단어'나 `토큰'의 구조가 없어, 이 구조를 학습하고 체계적 일반화를 달성하는 것이 큰 도전이다.
연구를 주도한 안성진 교수는 “시각 정보의 체계적 일반화가 범용 인공지능을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능력이며 이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의 추론능력과 상상능력 관련 분야의 발전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딥마인드의 책임 연구원으로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이자 현재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의 찰라 걸셔(Caglar Gulcehre) 교수는 “체계적 일반화가 가능해지면 현재보다 훨씬 적은 데이터로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12월 10일부터 16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제37회 신경정보처리학회(NeurIPS)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관련논문: “Imagine the Unseen World: A Benchmark for Systematic Generalization in Visual World Models”, Yeongbin Kim, Gautam Singh, Junyeong Park, Caglar Gulcehre, Sungjin Ahn, NeurIPS 23
2023.11.30
조회수 6921
-
이창희 교수팀, 인공지능과 서울이 만난 영상 작품 전시
우리 대학이 다음 달 1일부터 두 달간 광화문 광장 해치마당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각 영상 작품을 전시한다.
산업디자인학과 이창희 교수팀(아트: 송유택, 오주원, 이정아, 김대욱. 보조: 이윤지, 조해나)이 제작한 '서브웨이 시냅스(Subway Synapse)'라는 제목의 작품은 서울시가 주최하는 '하이 에이아이(Hi, Ai)'의 일환으로 전시된다. 첨단 기술을 어려운 매체예술이 아닌 이해하기 쉬운 시민 친화적 미술 작품으로 전시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이 교수팀의 작품은 서울의 지하철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인간의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Synapse)처럼 우리의 일상을 밀접하게 연결한다는 영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서울의 여러 공간과 모습을 연결하는 하나의 완전한 시스템으로서의 지하철을 두 개의 영상을 합성하는 크로마키 기법으로 촬영한 후 다양한 생성 인공지능 기술로 상상력을 더해 시각화했다.
자연, 번잡한 거리, 현대적인 스카이라인, 우리나라의 특색있는 문화 예술 등을 담은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재구성했으며, 이를 관람하는 시민들이 서울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과 동시에 서울이라는 공간을 재발견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작품을 총괄한 이창희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서울시민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인공지능이 예술적 독창성을 파괴한다는 우려와는 다르게 인공지능이 어떻게 예술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 교수팀의 작품은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 사이에 설치된 길이 53m 높이 3.25m의 미디어월에서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송출된다.
2023.08.30
조회수 7289
-
70대 노부인 KAIST에 전 재산 유증
70대 노부인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초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우리 대학에 유증했다.
부산에 사는 70대 박 모 씨는 지난달 30일 총 5억 원 상당의 부동산 2곳을 기부했다. 박 씨는 2011년에도 현금 5천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이번까지 두 번에 걸쳐 총 5억 5천만 원 상당을 우리 대학에 전달했다. 우리 대학과 특별한 연고가 없는 박 씨는 뉴스에서 상속 재산을 우리 대학에 기부한 사연을 접한 뒤 2011년 첫 기부를 단행했다. 기부로 과학기술 발전에 일조한다는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첫 기부 이후 계속해서 우리 대학의 발전상을 지켜봐 온 박 씨는 더 늦기 전에 재산을 정리하기로 결심한 뒤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모두 기부하고 싶다며 발전재단으로 연락해 왔다.
삼 남매를 키우며 평생을 검소하게 살아온 박 씨는 "KAIST는 고정된 시각이 아닌, 남다른 생각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과학 기술 인재를 길러낸다는 믿음에서 숙원이었던 기부를 실행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 씨는 이어 "다른 사람의 기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만 해오던 것을 직접 실천에 옮기니 기대 이상으로 뿌듯하다"라며, "기부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가 마음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발전재단 관계자는 "기부자가 이름과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약정식 행사 없이 기부자의 자택에 방문해 유증을 위한 서류 절차를 진행하고 왔다"라고 전했다.
또한, 박 씨의 기부 결정을 세 자녀와 가족 모두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증 자리에 함께 참석한 둘째 딸 김 모 씨는 "어머니가 평생 아끼며 모은 재산이 어머니의 뜻대로 사용되길 바랐기 때문에 훌륭한 선택과 결정을 가족 모두 축하하는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기부자의 평생이 담겨있는 기부금뿐만 아니라 12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KAIST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신 그 믿음에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라며,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도로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실현하는 과학기술 글로벌 인재들을 키워내 기부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라고 말했다.우리 대학은 이번 기부금을 기초 과학 인재 양성 사업에 활용하여 박 씨의 뜻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2023.06.14
조회수 5058
-
효율적 정보 처리를 위한 뇌신경망의 최적화 구조 형성 원리 규명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대뇌 시각 피질 회로가 정보처리에 가장 최적화된 구조를 자발적으로 형성하는 원리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 십년간의 뇌신경과학 연구에서 그 원리를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던 시각 피질 기능성 지도들의 복합 구조 형성의 기작을 규명한 것으로, 수학적 모델의 도입을 통해 복잡한 생물학적 신경망 구조의 기원을 찾아낸 성공적인 연구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망막 신경세포들이 초기 발생 단계에서 일정한 물리적 공간 분포 패턴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정보 처리 회로가 자발적으로 생성될 뿐만 아니라, 이 패턴으로부터 시각 피질의 기능성 뇌지도들의 규칙적이고 효율적인 복합적 구조가 형성됨을 밝혀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송민 박사과정과 장재선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온라인 자매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1월 5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Projection of orthogonal tiling from the retina to the visual cortex).
포유류의 일차시각피질 신경세포들은 눈으로부터 입력된 시각 정보의 색, 물체의 형태를 이루는 선분의 각도, 폭 등의 기본적인 시각 정보를 구별하여 전기적 신호로 부호화 한다. 예를 들어 시각 자극의 방향에 따라 반응의 정도가 달라지는 성질인 방향 선택성(orientation selectivity)을 가지는 세포들은 물체의 형태를 구별하기위해 필요한 윤곽선에 대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처리한다.
이러한 시각 피질 세포들의 방향 선택성, 공간 주기성등의 성질은 시각 피질 상에서 연속적, 주기적인 형태로 변하는 기능성 지도 (functional map) 구조를 형성하는데, 이 지도들의 구조는 서로 독립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수평, 또는 수직 관계를 이루며 매우 효율적인 짜임새 구조(efficient tiling)를 이룬다. 이를 통해 시각 피질의 모든 국소 영역에서 정보 요소들을 손실없이 효율적으로 부호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대주(hypercolumn) 구조를 형성하는데, 시각 정보처리의 핵심이 되는 이러한 기능성 구조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에 기반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포유류의 망막에서 발견되는 신경절 세포들이 단순한 물리적 상호작용을 통해 시각 정보의 입력이 없는 상태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공간적 배치를 자발적으로 형성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구조가 시각 피질로 투영되어 시각 피질의 다양한 기능성 뇌지도들을 형성됨과 동시에, 그 지도들 간의 상호 짜임새를 정보처리에 가장 최적화된 형태로 구성할 수 있음을 보였다. 뇌의 주요 정보 처리 회로에 대한 설계도가 이미 망막 단계의 신경망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함을 증명한 것이다.
백세범 교수는 “시각 정보처리의 핵심 구조인 시각 피질의 기능성 지도가 어떻게 자발적으로 발생하는지 규명하였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는 각각의 뇌신경망 회로 구조가 단순한 물리적 상호작용에 의해 가장 효율적인 형태의 복합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한 연구다" 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1.01.06
조회수 55280
-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진우 학사과정, 국제 학술지 표지 논문 게재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에 소속된 대학생(학사과정)의 연구논문이 뇌신경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에 게재됐음은 물론 해당 저널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진우 학생(22세)이 백세범 교수의 지도하에 수행한 학부생 개별연구 프로젝트에서 두뇌의 *시각 피질에서 관측되는 주요 신경망 연결 구조 중 하나인 '장거리 수평 연결(Long-range horizontal connection)'이 두뇌 발생 초기에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한 연구결과가 뇌신경과학 분야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 시각 피질(Visual Cortex): 두뇌에서 시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영역. 망막 신경망 영역을 통해 입력받은 외부 공간에 대한 시각 정보를 처리하여 인지 과정을 구현하는 기능성 신경망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어린 포유류 동물이 눈을 뜨기 전, 시각적인 학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 즉 두뇌 발생 초기 상태에서 *망막 내 신경세포들의 자발적인 활동으로부터 발생하는 '*망막 파동'이 두뇌 시각 피질의 신경세포들을 특정한 공간적 패턴으로 자극하고, 이를 통해 시각 정보 처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거리 수평 연결'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망막(Retina): 눈의 안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세포의 얇은 층으로, 시각 시스템에서 외부 시각 정보가 신경세포 신호로 처음 변환되는 영역
☞ 망막 파동(Retinal Wave): 포유류의 초기 발달과정의 망막에서 나타나는, 신경절 세포들이 차례대로 발화하며 파도와 같은 파형으로 활동패턴이 확산하는 현상
김진우 학생과 송민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뇌신경과학 분야의 대표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 (Journal of Neuroscience)' 19일 字에 게재되는 한편 해당 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Spontaneous retinal waves generate long-range horizontal connectivity in visual cortex)
포유류의 시각 피질에서는 신경세포들이 외부 시각 자극의 특정 요소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 선택성(neural tuning)을 보이는데, 비슷한 신경 선택성을 가지는 세포들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장거리 수평 연결'이라는 특별한 상호 연결망 회로로 이어져 있다. 이처럼 특이한 신경망 연결 구조는 포유류의 시각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돼왔지만, 이러한 회로가 뇌의 발생 초기 단계에서 외부 시각 정보에 의한 자극 없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발생하는지는 아직까진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백 교수 연구팀은 망막 내 신경망 구조를 모델화하고, 이를 통해 망막 파동의 패턴이 시각 피질 내 구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망막의 신경절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망막 파동이 시각 피질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선택적 활동 패턴이 시각 피질 내의 장거리 연결 구조를 형성함을 밝혀냈고, 이 모델을 기반으로 동물실험에서 관측되는 초기 시각 피질의 특징적인 신경 활동 패턴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관측된 시각 피질의 장거리 수평 연결이 형성되는 과정과 주요 인자들을 정확히 확인했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뇌 피질 내에서의 활동 패턴이 피질 구조를 결정한다는 기존 모델의 오류를 지적하는 한편, 망막에서 전달된 활동 패턴이 시각 피질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새로운 발생 모델을 제시했다.
백세범 교수는 "외부의 정보를 학습할 수 없는 감각 신경망의 발생 초기 단계에서, 감각기관 말단의 신경 활동 패턴이 뇌 신경망의 주요 구조 형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새로운 뇌 구조 발생 모델을 제시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ˮ고 설명했다.
김진우 학생은 "이번 연구는 뇌가 외부 세계에 대한 감각 정보를 처음으로 경험하기 이전에 어떻게 비 지도적으로 학습을 하는지에 대해, 알려진 실험 데이터에 기반한 명확한 이론적 설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ˮ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 같은 방향의 연구가 향후 데이터 학습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인공신경망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ˮ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8.23
조회수 28238
-
뇌 구조를 정확히 볼 수 있는 3차원 분석기술 개발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뇌신경과학 연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실험용 쥐의 뇌 절편 영상을 자동으로 보정하고 규격화하여 신경세포의 3차원 분포정보를 정확하게 얻을 수 있는 핵심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실험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분석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한편 여러 개체에서 얻은 뇌 이미지를 표준적인 3차원 지도상에서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기존의 개체별 분석에서는 관측하기 힘든 뇌세포 간 상호 연결 형태의 정확한 공간적 분포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팀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실험에서 얻어진 쥐의 뇌 절편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시각시스템의 초기구조인 외측 슬상핵(Lateral geniculate nucleus)과 시각피질 (Visual cortex) 사이의 정확한 연결 구조 분포를 측정할 수 있었다. 기존 분석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다중 개체로부터 얻어진 데이터의 표준화를 통해 뇌 전역에 걸친 신경세포의 연결성을 분석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뇌인지공학프로그램 최우철 박사과정과 송준호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온라인 자매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5월 26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 Precise mapping of single neurons by calibrated 3-D reconstruction of brain slices reveals topographic projection in mouse visual cortex).
이에 앞서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UC 버클리대학의 양단(Yang Dan) 교수와의 공동연구에도 참여했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Science)' 1월 24일 자에 발표했다. (논문명: A Common Hub for Sleep and Motor Control in the Substantia Nigra).
통상 쥐의 뇌 절편 영상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특정 단백질에 형광물질을 발현시킨 뇌를 잘라 신경세포의 분포 등을 분석하는 방법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때 형광을 발현하는 신경세포를 현미경을 통해 연구자의 육안으로 관측하고, 얼마나 많은 신경세포가 뇌의 어느 특정 영역에 위치하는지 일일이 수동적으로 분석한다. 이런 방법은 연구자의 경험에 크게 의존하여 오차가 클 수밖에 없고, 각각의 개체에서 관측된 신경세포의 위치나 수량을 표준적인 공통의 방법으로 동시에 분석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백 교수 연구팀은 미국의 Allen Brain Atlas 프로젝트에서 제공한 쥐 두뇌의 3차원 표준 데이터에 기반하여, 임의의 각도에서 잘라낸 뇌 절편 이미지들을 SURF(Speeded Up Robust Feature Points) 특징점과 HOG(Histogram of Oriented Gradients descriptor) 형상 기술자를 이용하여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계산적인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실험에서 얻은 뇌 이미지와 가장 잘 일치하는 데이터베이스의 3차원 위치를 100마이크로미터(μm), 1도 이내의 오차로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각 2차원 뇌 이미지의 위치 정보를 3차원 공간상의 위치로 정확히 계산하고, 여러 개체에서 얻어진 신경 세포의 위치를 동일한 3차원 공간에 투영해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기법으로 생성된 뇌 슬라이스 이미지를 이용해 신경세포의 3차원 위치를 뇌 전체에서 자동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 기존의 방법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운 수천~수만 개의 신경세포들의 정확한 뇌 내 분포 위치 및 상대적 공간 배열을 한번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신경세포들의 연결성을 표준적으로 보정된 3차원 공간에서 표현할 수 있어 특정 뇌 영역 간의 연결은 물론 뇌 전역의 네트워크 분포를 여러 개체의 데이터를 사용해 동시분석도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 방식의 동물실험 분석에서 요구되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 6월 현재 백 교수 연구팀의 이 기술은 KAIST내 여러 실험실과 미국 MIT, 하버드(Harvard), 칼텍(Caltech), UC 샌디에고(San Diego) 등 세계 유수 대학의 연구 그룹에서 진행하는 뇌 신경 세포의 네트워크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백세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형광 뇌 이미지를 이용하는 모든 연구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다양한 종류의 이미지 데이터에도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ˮ면서 "향후 쥐의 뇌 슬라이스를 이용하는 다양한 분석에 표준적인 기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원천기술개발사업, KAIST의 모험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6.08
조회수 16818
-
두뇌 인지 기능 조절하는 신경 펩타이드 발견
우리 대학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이 두뇌에 존재하는 신경 펩타이드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이 두뇌 인지 기능을 높일 수 있음을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은 특정 가바(뇌세포 대사 기능을 억제 신경 안정 작용을 하는 신경 전달 억제 물질) 분비 신경 세포에서 분비되는 펩타이드 중 하나인 소마토스태틴이 시각 피질의 정보 처리 과정을 조절하고 높일 수 있음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치매 등의 뇌 질환에서 인지 능력 회복을 위한 치료제 개발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과학과 송유향 박사, 황양선 석사, 바이오및뇌공학과 김관수 박사과정, 서울대학교 의과학대학 이형로 박사과정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 4월 22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 Somatostatin enhances visual processing and perception by modulating excitatory inputs to the parvalbumin-positive interneurons in V1).
2019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10명 중 1명은 치매 질환을 갖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손실, 인지 기능 및 운동기능 저하 등의 일상생활 장애를 유발해 그 심각성은 나날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승희 교수 연구팀은 치매의 한 종류인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소마토스타틴의 발현율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해 소마토스타틴에 의한 인지 능력 회복 가능성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소마토스타틴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중추신경계에서 존재한다. 특히 정상적인 포유류의 대뇌 피질에서 소마토스타틴을 발현하는 신경 세포인 가바(GABA, γ-aminobutyric acid)를 신경전달물질로 분비해 흥분성 신경 세포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정보 처리 정도를 조율한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가바의 효과에만 국한돼, 동시에 분비될 수 있는 신경 펩타이드인 소마토스타틴의 고유한 효과 관련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실험용 생쥐에서 시각정보 인지 및 식별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실험 장비를 개발 및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쥐의 시각피질 또는 뇌척수액에 소마토스타틴을 직접 주입한 후 이를 관찰해 생쥐의 시각정보 인지 능력이 현저히 증가함을 발견했다.
나아가 소마토스타틴의 처리에 따른 생체 내 또는 뇌 절편에서의 신경 세포 간 신경전달 효율의 변화를 측정하고, 해당 신경망을 연속 볼록면 주사전자현미경(SBEM)으로 관찰해 소마토스타틴에 의한 시각인지 기능의 향상이 이루어지는 생체 내 신경 생리적 원리를 규명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향후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두뇌 인지 기능을 조절 가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퇴행성 뇌 질환 등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장애 치료에 폭넓게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뇌 기능을 높이고,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04.23
조회수 16462
-
김대수, 이필승 교수, 소유욕을 만드는 뇌 신경회로 발견
“시상하부의 특정 신경을 자극했더니 생쥐가 장난감에 엄청난 집착을 보였습니다. 물건을 가지려는 욕구를 만들어내는 신경으로서 유용한 자원을 탐색하고 소유하려는 욕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발견입니다 ”
사람과 동물은 다양한 사물을 탐색하고 획득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생존을 위한 먹이나 유용한 물건 획득을 위해서다.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었던 포켓몬 고 같은 게임에서 아이템 획득하는데 몰입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인간에게 이러한 욕구는 경제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행동의 동기가 된다.
그러나 물건에 대한 욕구는 본능이기에 쉽게 조절할 수 없을뿐더러 잘못된 습관이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유명인들도 물건을 습관적으로 훔치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를 접하곤 한다. 또한 쓸모없는 물건을 집안에 모으고 버리지 못하는 수집 강박증이나 쇼핑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물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돼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KAIST 생명과학과 김대수, 기계공학과 이필승 교수 연구팀은 전시각중추(MPA, Medial preoptic area)라 불리는 뇌의 시상하부 중 일부가 먹이를 획득 및 소유하려는 본능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전시각중추 신경을 활용해 동물의 행동과 습관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한 쥐에게는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하고 다른 쥐는 따로 물체를 주지 않은 뒤 뇌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MPA(전시각중추) 신경회로가 활성화됨을 발견했다. 그 후 광유전학을 이용해 빛으로 MPA를 자극하자 물체 획득을 위해 실험체가 집착하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MPA신경이 수도관주위 회색질(PAG, Periaqueductal gray)로 흥분성 신호를 보내 행동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규명해 연구팀은 이것을 MPA-PAG 신경회로라 이름 지었다.
김대수 교수는 “쥐가 먹이가 아닌 쓸데없는 물체에 반응하는 놀이행동의 의미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MPA-PAG 회로를 자극했을 때 귀뚜라미 등의 먹잇감에 대한 사냥행동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물체를 갖고 노는 것이 먹이 등의 유용한 사물을 획득하는 행동과 동일한 신경회로를 통해 나타남을 의미합니다”고 설명했다. 어린동물이 물체를 가지고 노는 것이 사냥 등 생존에 유용한 기술을 획득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발견이다.
연구팀은 MPA가 물건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낸 뒤 이를 조절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생쥐 머리위에 물체를 장착해 눈앞에서 좌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무선으로 조종하고 MPA-PAG 신경회로를 자극해 생쥐가 눈앞에 물체를 따라가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고등동물인 포유류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한 기술로 연구팀은 미다스(MIDAS)라고 명명하였다.
이필승 교수는 “미다스 기술은 동물의 탐색본능을 활용하여 동물 스스로 장애물을 극복하며 움직이는 일종의 자율주행 시스템입니다. 뇌-컴퓨터 접속 기술의 중요한 혁신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이러한 연구들이 많이 시도될 수 있도록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과 시스템 공학이라는 접점이 부족해 보이는 두 분야가 만나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매우 모범적인 융합 연구의 사례라는 의미를 갖는다. 생명과학 전공 박세근 박사는 전시각중추가 물건에 집착하는 회로라는 것을 밝혔고, 기계공학 전공인 김대건 박사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동물 무선제어에 큰 기여를 했다.
공동연구의 중간역할을 한 정용철 박사과정은“서로 용어 조차 다른 신경 과학과 시스템 제어 공학이라는 전혀 다른 두 분야를 서로가 완벽히 이해해야만 했고, 이를 위해 팀원들과 함께 끊임없이 논의하고 연구했습니다. 그 시간이 가장 재미있는 과정이자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김 교수는 신경 회로 기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수집 강박, 도벽, 게임중독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지식을 통해 만들어진 뇌-컴퓨터 접속기술은 국방, 재난 구조 등에 활용될 것입니다.”
□ 그림 설명
그림1. 소유욕을 이용해 포유동물 행동을 조절하는 MIDAS 시스템 모식도
그림2. 전시각 중추 신경회로가 소유행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2018.03.15
조회수 16596
-
김희탁 교수, 스펀지 구조 응용해 결착력 강화된 수소연료전지 개발
〈 김 희 탁 교수 〉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와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 홍영택 박사 공동 연구팀이 스펀지의 구조를 이용해 계면 결착력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킨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1월 1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수소연료전지는 공기 중 산소와 연료탱크 내 수소로 구동되는 발전장치로서 차세대 친환경 운송수단인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기술이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는 내연기관에 대비해 가격이 비싸 보급이 어렵고, 고가의 불소계 멤브레인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가의 탄화수소계 멤브레인이 제안됐지만 탄화수소계 멤브레인은 전극과의 계면 결착력이 낮아 전극과 멤브레인 간 계면이 탈리(분자, 이온 등에서 원자가 떨어지는 현상)돼 수명이 급감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탄화수소계 멤브레인 표면에는 스펀지 계면 구조를 도입하고, 전극 표면에는 고분자 층을 삽입해 물리적인 맞물림 계면을 구현했다. 이는 스펀지 계면구조와 전극 표면 고분자 층이 서로 3차원적으로 얽혀 고정돼 강한 계면 결착력이 발생하는 원리이다.
연구팀은 전극과 멤브레인 사이의 계면 결착력을 기존에 비해 37배 증가시켰고 탄화수소계 연료전지의 수명은 약 20배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스펀지 계면구조는 공정성이 높은 스프레이 코팅이나 딥 코팅 법을 이용해 제조가 가능해 산업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김환욱 박사와 협력해 구조의 시각적 분석을 진행했고 이대길 교수 연구팀과는 수치 해석을 통해 계면결착 원리를 규명했다.
김희탁 교수는 “물리적 맞물림 구조를 통해 연료전지의 계면 탈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홍영택 박사는 “이번 연구가 기존의 우수한 탄화수소계 멤브레인들을 연료전지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연료전지 가격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기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그림 설명
그림1. 스펀지 계면구조의 개념도
그림2. 스펀지 계면구조가 적용된 탄화수소계 연료전지의 막-전극 접합체 장기구동 후 SEM 이미지
그림3. 스펀지 계면구조 제조 공정 및 공정 단계에 따른 탄화수소계 멤브레인
2016.11.21
조회수 20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