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에 정보 새겨지는 ‘찰나’의 비밀 밝혔다
메모리에 정보가 기록되는 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차세대 메모리 소재를 직접 들여다본 결과, 정보를 저장하는 작은 영역이 곳곳에서 새로 생겨나는 동시에 이미 생긴 영역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이론과 달리 두 현상이 함께 일어난다는 것을 규명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차세대 메모리 설계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전기및전자공학부 조병진 교수 연구팀 및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학교(TU Dresden)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는 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HZO)에서 정보가 기록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강유전체’다. 강유전체는 전기를 끊어도 내부의 전기적 방향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질로, 이 방향을 바꿔 0과 1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이때 물질 내부에서 양전하와 음전하가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되는 전기적 상태를 ‘분극’이라고 한다.
연구에 사용된 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HZO)은 반도체 산업에서 널리 사용하는 하프늄 산화물에 지르코늄을 섞어 강유전성을 갖게 한 소재다.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과 함께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 전원을 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강유전체에 전압을 가하면 내부에서는 같은 방향의 분극을 가진 아주 작은 영역인 ‘도메인(domain)’이 변화한다. 도메인은 같은 전기적 방향을 바라보는 원자들이 모여 있는 작은 구역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도메인이 생겨나고 이미 만들어진 도메인이 주변으로 넓어지면서 전체 분극 방향이 바뀌고 정보가 기록된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도메인이 처음 생겨나는 ‘핵생성(nucleation)’과 이미 생긴 도메인이 주변으로 퍼지는 ‘성장(growth)’ 가운데 어느 과정이 메모리 작동을 좌우하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해 왔다. 쉽게 말해 새로운 변화가 여기저기서 시작되는 것과, 이미 시작된 변화가 주변으로 번져가는 것을 각각 중심으로 본 것이다.
특히 HZO처럼 수많은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결정으로 이뤄진 얇은 막인 ‘하프니아계 박막’에서는 두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존의 단순한 모델만으로 실제 메모리의 작동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현미경을 이용해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의 도메인이 전압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직접 관찰하고, 이를 실제 소자 전체에서 측정되는 전기적 변화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정보가 기록되는 동안 새로운 도메인이 곳곳에서 계속 생겨나는 동시에 이미 만들어진 도메인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새로운 변화의 시작’과 ‘이미 시작된 변화의 확산’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하나로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인 ‘동시 핵생성-성장(SNG, Simultaneous Nucleation and Growth) 모델’로 정립했다.
쉽게 말하면 호수 곳곳에 돌을 계속 던지는 것과 비슷하다. 먼저 떨어진 돌에서 생긴 물결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동안 다른 곳에서도 새로운 물결이 계속 만들어진다. 여러 물결이 동시에 생겨나고 커지며 호수 전체로 퍼지는 것처럼, 메모리 안에서도 새로운 도메인의 생성과 기존 도메인의 확장이 함께 진행되며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나노 수준의 변화와 실제 메모리 소자의 전기적 작동을 하나의 원리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가 단순히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를 넘어, 정보 기록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방식으로 퍼져나가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도메인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과정을 이해하면 소재의 구조나 제조 공정을 조절해 정보 기록이 보다 빠르고 균일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전력 소비를 줄인 비휘발성 메모리와 AI용 뉴로모픽 소자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휘발성 메모리는 전원을 꺼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이며, 뉴로모픽 소자는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전자소자로 구현하는 기술로 저전력 AI 반도체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홍승범 교수는 “전원을 꺼도 전기적 상태를 유지하는 강유전체에 정보가 기록될 때는 작은 변화가 곳곳에서 새로 시작되는 동시에 이미 시작된 변화도 주변으로 퍼져나간다”며 “이번 연구는 이 두 움직임이 함께 정보 기록을 완성하는 원리를 밝혀낸 것으로, 더 빠르고 안정적인 차세대 메모리를 설계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부얀톡톡 밭조릭(Buyantogtokh Batzorig)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2026년 6월 15일자로 게재됨과 동시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Nucleation-to-Propagation Switching Modes in Ferroelectric Hf0.5Zr0.5O2 Capacitors, DOI: https://doi.org/10.1021/acs.nanolett.6c01580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과제번호: RS-2026-25487626, RS-2026-25468150, RS-2023-00272257).
김상욱 교수, 제22회 경암상 공학 부문 수상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와 나노소재가 스스로 원하는 구조를 만들도록 제어하고, 이를 반도체와 에너지, 로보틱스 등 실제 산업기술로 발전시켜 온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가 ‘제22회 경암상’ 공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우리 대학은 김상욱 교수가 경암교육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22회 경암상 공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경암상은 창의적이고 탁월한 연구 업적으로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한 학자를 발굴하고 그 업적을 예우하기 위해 제정된 학술상이다. 인문·사회,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하며, 각 수상자에게 상금 3억 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김 교수는 ‘나노소재 분자조립’ 분야를 개척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한편, 다양한 산업기술로 발전시킨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대표적으로 고분자 나노소재가 원하는 형태로 스스로 배열되도록 제어하는 직접자기조립(Directed Self-Assembly, DSA) 기술을 선도해왔다. 이 기술은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구현하는 차세대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극자외선(EUV) 기반 반도체 공정의 에너지 사용을 줄일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나노소재 연구를 실생활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데도 힘써왔다. 산화그래핀 원천기술을 창업과 상용화로 연결했으며, 그래핀 기반 인공근육과 단일원자촉매 기술 등을 개발해 나노소재의 활용 가능성을 에너지와 웨어러블 기기, 소프트 로보틱스 등으로 확장했다.
김상욱 교수는 “분자조립 나노소재라는 일관된 연구 방향으로 20여 년간 연구해 온 점을 인정해 주신 것 같다”며 “열정적으로 함께 연구해 온 연구실 졸업생과 재학생들, 언제나 따뜻하게 격려해 주신 선후배 동료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KAIST에서 화학공학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2004년부터 우리 대학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나노소재 자기조립 제어와 실용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경암교육문화재단은 고(故) 경암 송금조 회장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2004년 설립했으며, 2005년부터 경암상을 시상해 올해로 22회를 맞았다.
올해는 김 교수와 함께 인문·사회 부문 장하석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 자연과학 부문 박남규 성균관대학교 종신석좌교수, 생명과학 부문 노성훈 서울대학교 교수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22회 경암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6일 오후 3시 30분 부산 경암홀에서 열린다.
배터리 속 이온 움직임인 줄 알았는데…‘가짜 신호’ 였다
배터리 속 이온이 움직였다는 신호, 실제로는 울퉁불퉁한 표면 때문에 생긴 착시일 수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이처럼 배터리 내부를 잘못 해석하게 만들 수 있는 ‘가짜 신호’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줄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향후 배터리 속 이온의 이동을 더욱 정확하게 분석해 전고체·나트륨이온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의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배터리 나노 분석 과정에서 실제 이온 이동으로 오인될 수 있는 측정 오류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리튬이나 나트륨 이온이 내부를 오간다. 이온이 얼마나 빠르고 원활하게 이동하는지는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더 좋은 배터리를 개발하려면 이온이 내부에서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분석하는 기술 중 하나가 원자힘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e, AFM)을 기반으로 한 전기화학 변형 현미경(Electrochemical Strain Microscopy, ESM)이다. ESM은 매우 작은 탐침으로 배터리 소재 표면을 훑으면서 이온이 움직일 때 소재에 생기는 미세한 변화를 측정해 이온의 이동을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기술이다.
문제는 배터리 소재의 표면이 울퉁불퉁할 경우 실제 이온이 이동하지 않아도 비슷한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실제 이온 이동으로 판단하면 이온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가짜 신호’가 왜 발생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온이 이동하지 않는 단결정 실리콘 표면에 일부러 미세한 홈을 만들었다. 이온은 움직이지 않지만 표면만 울퉁불퉁한 실험 환경을 만든 것이다.
그 결과 표면의 높낮이가 변하면 현미경 탐침과 시료가 맞닿는 정도가 달라지고, 이것만으로도 실제 이온 이동과 비슷한 신호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확인했다.
같은 현상은 실제 배터리 소재에서도 나타났다. 연구팀이 흑연 음극과 나트륨 고체전해질(Na₂Zn₂TeO₆)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표면의 모양에 따라 ESM 신호가 달라졌다. 특정 소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배터리 소재를 나노 수준에서 분석할 때 주의해야 하는 현상임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해결책으로 배터리 소재의 표면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아르곤(Ar) 이온 빔을 이용해 시료 단면을 정밀하게 다듬는 냉각식 단면 연마기(Cooling Cross-Section Polisher, CCP)를 사용했다. 아르곤은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거의 일으키지 않아 시료의 성질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표면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데 활용된다.
그 결과 표면의 거칠기가 크게 줄면서 울퉁불퉁한 표면 때문에 발생하던 측정 오류도 효과적으로 감소했다. 울퉁불퉁한 길을 자동차가 달릴 때 차체가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처럼, 배터리 소재 표면에 높낮이가 있으면 이를 훑는 현미경 탐침이 시료와 맞닿는 정도도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가 실제 이온의 움직임과 비슷한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배터리 소재를 이루는 작은 결정들이 서로 맞닿아 있는 경계인 ‘입계(grain boundary)’에서 나타나는 신호에 주목했다. 여러 개의 타일을 붙였을 때 타일과 타일 사이에 경계선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기 전에는 이 입계에서 ESM 신호가 강하게 나타났지만, 표면을 다듬은 뒤에는 신호 증가가 사라졌다. 이는 기존에 ‘이온이 잘 이동하는 통로’로 해석될 수 있었던 일부 신호가 실제 이온 이동 때문이 아니라 표면의 높낮이 때문에 나타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배터리 나노 분석에서 이러한 측정 오류가 왜 발생하는지를 실험으로 밝히고, 배터리 소재 표면을 평평하게 다듬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오류를 줄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배터리 속 이온이 실제로 어디에서 잘 이동하고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충전 속도를 높이고 수명을 늘리기 위해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배터리 소재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기초 정보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방법이 현재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물론,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전지와 리튬 대신 나트륨 이온을 사용하는 나트륨이온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의 작동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새로운 소재를 설계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정확한 나노 분석 데이터가 축적되면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이용해 새로운 배터리 소재를 설계하고 성능을 예측하는 연구에서도 보다 신뢰도 높은 학습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배터리 소재를 나노 수준에서 분석할 때 표면의 높낮이가 측정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밝혀낸 것”이라며 “배터리 속 이온의 움직임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설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신소재공학과 진동연(Dongyan Chen)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재료과학 및 나노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스몰 메서즈(Small Methods)’에 2026년 6월 11일 게재됐다.
※ 논문명: Quantitative Analysis of Topographic Crosstalk in DART-ESM Arising from Feedback-Loop-Delay-Induced Contact Stiffness Variations in Battery Materials, DOI: 10.1002/smtd.7076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AI 및 머신러닝과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한 고성능 소듐 이온 배터리 풀셀 개발」 및 「다각도-멀티스케일 데이터 융합형 리튬이차전지 설계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기차 ‘급속충전·배터리 수명’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전기차는 빠르게 충전하면서도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을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실제 배터리 내부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3차원 디지털 트윈’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았다. 배터리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전극’ 안의 재료와 빈 공간을 얼마나 넣느냐뿐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급속충전 성능과 수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우리 대학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팀이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팀과 공동으로, 실제 상용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 음극의 내부 구조를 3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급속충전 과정에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원인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배터리 전극은 리튬을 저장하는 흑연, 이를 붙여주는 바인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빈 공간으로 이뤄진다. 배터리를 충전하면 리튬이온이 음극의 흑연 입자 안으로 이동해 저장된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충전하면 일부 리튬이 흑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표면에 금속 리튬이 쌓이는 ‘리튬 도금(Li plat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주차장에 차가 한꺼번에 몰려 미처 들어가지 못한 차량이 입구에 쌓이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이 떨어질 수 있다.
충전 과정에서는 흑연 표면에 배터리를 보호하는 얇은 막인 ‘고체전해질 계면층(SEI)’도 만들어진다. 적절하게 형성된 보호막은 필요하지만 너무 두껍거나 고르지 않게 만들어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충전할 때 흑연 입자가 팽창하면서 전극 내부에 힘이 가해지는 ‘기계적 응력’도 발생한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매우 작은 배터리 내부에서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실험만으로는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 컴퓨터 모델도 전극 전체의 평균적인 특성을 주로 이용해 실제 배터리 내부의 복잡한 구조와 위치에 따른 차이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상용 흑연 음극의 구조를 바탕으로 배터리 전극의 ‘가상 쌍둥이’를 만들었다. 흑연 입자와 입자들을 서로 붙여주는 접착제 역할의 바인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빈 공간인 기공까지 3차원으로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 가상 전극에서 전극의 두께와 빈 공간의 양, 바인더의 위치를 바꿔가며 빠르게 충전했을 때 리튬이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했다. 또 리튬이 어디에 쌓이고 보호막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극의 어느 부분에 힘이 집중되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그 결과, 전체 충전용량이 비슷해 보여도 전극 내부의 바인더와 빈 공간이 어떻게 배치돼 있느냐에 따라 배터리의 손상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두께 50마이크로미터(μm)의 전극에서는 바인더 배치에 따른 전체 충전용량 차이가 4% 이내였다. 겉으로 보이는 충전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전극 내부에서는 리튬이 저장되는 위치와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반응이 일어나는 위치가 뚜렷하게 달랐다.
특히 바인더가 전극의 한쪽에 몰리면 리튬이온이 지나갈 수 있는 빈 공간이 줄어 이동이 어려워졌다. 도로가 좁아지면 교통체증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경우 전류가 모이는 부분인 집전체 주변에 쌓이는 리튬도금의 양이 바인더가 고르게 분포한 전극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바인더가 전극 전체에 비교적 고르게 퍼져 있으면 리튬이온이 보다 원활하게 이동했고, 배터리를 보호하는 막도 상대적으로 고르게 형성됐다.
이러한 차이는 전극이 두꺼워질수록 더욱 커졌다. 두께 83μm의 전극에서는 바인더 배치에 따른 충전용량 차이가 약 18%까지 벌어졌다.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재료의 양뿐 아니라 내부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까지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빈 공간의 위치는 전극이 받는 힘에도 영향을 미쳤다. 빈 공간이 충분하면 충전할 때 팽창하는 흑연 입자를 주변 공간이 받아줘 힘이 분산됐다. 반면 빈 공간이 부족하면 흑연 입자가 팽창할 여유가 없어 특정 부분에 힘이 집중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급속충전용 배터리를 설계할 때 전극의 바인더와 빈 공간이 ‘얼마나 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분포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3차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여러 종류의 전극을 일일이 만들어 실험하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배터리 내부의 문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 향후 최적의 전극 구조를 찾는 데 활용돼 전기차 충전시간은 줄이고 배터리 수명은 늘리는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겉으로 보이는 충전 성능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배터리 내부의 문제를 3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극 안의 바인더와 빈 공간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전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계공학과 강예진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포맷(InfoMat, IF 19.6)’에 게재됐으며, 지난 7월 7일 후면 표지(Back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Digital twin quantifies spatial-heterogeneity-driven failure in fast-charging lithium-ion battery anodes, DOI: https://doi.org/10.1002/inf2.70141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융합기술개발사업 및 InnoCORE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차세대 신소재 설계 가속할 ‘AFM 활용 로드맵’ 제시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더욱 작고 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수준에서 전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다루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특히 외부 전기 없이도 스스로 전기적 상태를 유지하는 강유전체(Ferroelectrics) 소재는 차세대 메모리와 센서 기술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그 크기가 매우 작아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자간력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 이하 AFM) 기반 강유전체 연구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조작 방법론과 전략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나노 세계에서 전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AFM의 새로운 활용 전략을 제시하며 차세대 신소재 연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강유전체는 자석처럼 전기적 극성(분극)을 가지며, 이를 활용하면 전력이 끊겨도 정보가 유지되는 메모리나 정밀 센서를 구현할 수 있다. 최근 반도체 소자의 초소형화가 진행되면서 나노 단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물리 현상이 전체 소자의 성능을 좌우하게 되었고, 이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AFM을 활용해 나노 수준에서 물질을 관찰하고 직접 조작할 수 있는 통합 분석 체계를 제시했다. AFM은 매우 미세한 탐침을 이용해 표면을 스캔하며 원자 수준의 정보를 읽어내는 장치로, 나노 세계의 ‘눈’이자 ‘손’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시료 표면을 미세한 탐침으로 스캔해 원자 수준의 물리·전기적 특성을 측정하는 AFM을 기반으로, 압전반응 힘 현미경(PFM, 전기-기계적 반응 측정), 켈빈 탐침 힘 현미경(KPFM, 표면 전위 상태 측정), 전도성 현미경(C-AFM, 전류 흐름 측정) 등 다양한 분석 기술을 하나로 묶어 소재의 구조와 전하 분포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체계를 세웠다.
이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 현미경의 탐침을 이용해 전기적 자극을 가함으로써 나노 수준에서 데이터 도메인을 직접 설계하고 조작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AFM은 나노 크기의 아주 작은 영역에 전기 자극이나 압력을 직접 가해 물질의 성질을 바꾸고 조절할 수 있다. 즉,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원하는 형태로 설계하고 실험할 수 있는 도구로 발전해왔음을 본 논문을 통해 정리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AFM이 이황화몰리브덴(MoS₂)과 같은 이차원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 물질과 초박막 하프늄지르코늄산화물(HfZrO₂ 계열) 등 차세대 반도체 소재의 성능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됨을 강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향후 기술 발전 방향으로 고속 원자간력 현미경(High-speed AFM)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사람이 일일이 분석하기 어려운 복잡한 나노 구조를 빠르게 이해하고, 더 좋은 소재를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AFM이 단순한 관찰 장비를 넘어 신소재를 설계하고 정밀하게 제어하는 핵심 공정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며 “인공지능과 결합한 분석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 및 에너지 소재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연규 박사과정과 박건우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 연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영국 왕립화학회(The Royal Society of Chemistry)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재료화학 저널 C(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C)’의 전면 표지 논문으로 2월 26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Atomic Force Microscopy for Ferroelectric Materials Research
DOI: https://pubs.rsc.org/en/content/articlehtml/2026/tc/d5tc03998c
해당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다각도-멀티스케일 데이터 융합형 리튬이차전지 설계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향후 나노 소재 연구의 통합적인 지침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염지현 교수, 화학·소재 분야 최고 학술지 차세대 자문위원 선정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가 화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로 꼽히는 케미컬 리뷰스(Chemical Reviews)의 차세대 자문위원(Early Career Advisory Board, ECAB) 으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케미컬 리뷰스(Chemical Reviews)는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가 발행하는 대표적인 리뷰 학술지로, 화학·소재 전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정리·조망하는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로 평가받는다.
이 학술지는 학술지 영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IF)가 56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과학 학술지 가운데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다. 특히 새로운 실험 데이터를 단순히 발표하는 연구 논문이 아니라, 전 세계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학문적 방향을 제시하는 리뷰 저널이라는 점에서 학계에서의 권위가 매우 높다.
2026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ECAB는 전 세계에서 차세대 과학 리더로 주목받는 젊은 연구자 가운데 학문적 독창성, 연구 영향력, 학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된 10명의 연구자로 구성된다. 위원들은 저널의 학문적 방향과 전략 수립에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차세대 연구 트렌드 발굴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하게 된다.
이번 선정은 염 교수의 연구 성과가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염 교수는 DNA나 단백질처럼 서로 거울상 관계이지만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성질인 ‘카이랄성(chirality)’을 나노 소재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원자 배열을 정밀하게 제어해 생체 신호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공 소재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빛에 반응하는 카이랄 소재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체내의 미세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차세대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다. 염 교수는 이러한 카이랄 특성이 물질의 구조적 특성을 넘어 정보 전달과 처리 능력을 확장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정밀 의료 진단 기술은 물론, 원형 편광을 활용한 차세대 광·전자 소자와 AI 기반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염 교수는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ACS 나노(ACS Nano), 어카운츠 오브 케미컬 리서치(Accounts of Chemical Research) 등 세계적 학술지에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카이랄 소재 연구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염 교수는 “카이랄성은 단순한 구조적 특성이 아니라 물질의 기능과 정보 처리 능력을 확장하는 새로운 자유도”라며 “향후 카이랄 기반 전자·광소자, 바이오 진단 기술, 인공지능 기반 분광 플랫폼 등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ECAB 선정은 KAIST 신소재공학과의 연구 경쟁력과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성과로, 차세대 소재 연구 분야에서 KAIST의 글로벌 연구 허브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꿈의 배터리’ 리튬금속 배터리 상용화 난제 풀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더 멀리,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Lithium-ion) 배터리의 용량 한계를 뛰어넘을 차세대 기술로 리튬금속(Lithium Metal)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지만, 충전 과정에서 바늘 모양 결정 ‘덴드라이트’가 자라 수명을 단축시키고 화재 위험까지 높이는 문제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한국 연구진이 이 난제를 해결할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곽상규 교수팀이 협력해 리튬금속 배터리의 가장 큰 난제인 ‘계면 불안정성’을 전자 구조 수준에서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계면 불안정성은 충·방전 과정에서 전극과 전해질이 맞닿는 경계면이 고르게 유지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리튬이 바늘처럼 자라나는 덴드라이트가 형성되고, 이는 배터리 수명 저하와 내부 단락, 화재 위험으로 이어진다. 리튬금속 배터리 상용화를 가로막아 온 근본 원인이다.
연구팀은 배터리 전해질에 ‘티오펜(Thiophene)’을 첨가해 전극 표면에 리튬 이온이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지능형 보호막’을 구현했다. 이 보호막은 전자 구조가 스스로 재배열되는 특징을 갖는다.
마치 교통량에 따라 차로를 조정하는 스마트 교통 시스템처럼, 리튬 이온이 이동할 때마다 보호막 내부의 전하 분포가 유연하게 변하며 최적의 통로를 만들어준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DFT)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규명했으며, 기존 상용 첨가제보다 훨씬 뛰어난 안정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고속 충전 환경에서도 덴드라이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은 실시간 원자간력 현미경(In-situ AFM)을 활용해 나노미터 수준에서 배터리 내부를 직접 관찰했다. 높은 전류 조건에서도 리튬이 표면에 균일하게 쌓이고 제거되는 것을 확인해 기계적 안정성까지 입증했다.
이번 기술은 리튬 인산철(LiFePO4), 리튬 코발트 산화물(LiCoO2), 리튬 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 (LiNixCoyMn1-x-yO2) 등 현재 널리 쓰이는 다양한 배터리 양극 소재에 사용할 수 있다. 이는 특정 배터리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기존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전반에 폭넓게 적용 가능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리튬금속 배터리 상용화를 가로막던 최대 장벽인 초고속(12분 내 빠른 충전과 8mA/cm2 이상*의 고전류 구동을 동시 구현) 충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초장거리 전기차는 물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차세대 고밀도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고성능 배터리가 필요한 다양한 미래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8mA/cm2 이상: 배터리 전극 1cm2 면적당 8mA(밀리암페어)의 전류가 흐르는 수준을 의미한다. 리튬금속 배터리 연구 분야에서는 통상 ~4mA/cm2 만으로도 ‘고전류’ 조건으로 평가되며, 이 조건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구동 환경에 해당한다. 이는 전기차의 고속 충전 및 급가속이나 고출력 주행과 같은 실제 사용 조건에 근접한 수준임
최남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소재 개선이 아니라 전자 구조를 설계해 배터리의 근본 문제를 해결한 성과”라며 “고속 충전과 긴 수명을 동시에 구현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최남순 교수, 홍승범 교수, 이정아 연구원, 조윤한 연구원이 공동 제 1 저자로 참여했으며, 재료·에너지 분야 세계적 학술지 ‘인포맷(InfoMat)’에 2월 2일 게재됐다.
※논문 제목: Conjugation-mediated and polarity-switchable interfacial layers for fast cycling of lithium-metal batteries, DOI: http://doi.org/10.1002/inf2.70126
한편, 본 연구는 현대자동차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기 켜지고 꺼지는 찰나 포착..차세대 메모리 소재 혁신 기대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컴퓨터에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메모리가 요구된다. 초고속·저전력 반도체의 핵심은 메모리 소재가 전기를 켜고 끄는 ‘스위칭’ 원리에 있다. 한국 연구진이 아주 작은 전자 소자 안에서 물질을 순간적으로 녹였다가 얼리는 실험을 통해, 그동안 직접 관찰하기 어려웠던 스위칭 순간과 내부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 이를 통해 더 빠르고 전기를 덜 쓰는 차세대 메모리 신소재를 원리 기반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 생명화학공학과 서준기 교수 연구팀은 경북대학교 이태훈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에는 관찰이 어려웠던 나노 소자 내부의 전기 스위칭 과정과 물질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는 실험 기법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기 스위칭을 확인하기 위해 물질을 순간적으로 녹였다가 빠르게 식히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열에 민감해 전기를 흘리는 순간 성질이 쉽게 변하던 텔루륨(Te)*을, 머리카락보다 훨씬 작은 나노 소자 안에서 ‘유리처럼 불규칙한 상태의 비정질 텔루륨’으로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비정질 텔루륨은 더 빠르고 전기를 덜 쓰는 차세대 메모리의 핵심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텔루륨(Te): 금속과 비금속의 성질을 모두 가진 준금속 원소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스위칭이 시작되는 전압과 열 조건, 그리고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구간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열 발생을 줄인 상태에서도 안정적이고 빠른 동작 속도로 스위칭 되는 결과를 관측하는 등, ‘왜, 언제 전기가 켜지는지’를 이해한 원리 기반 메모리 소재 설계가 가능해졌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스위칭이 시작되는 전압과 열 조건, 그리고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구간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열 발생을 줄인 상태에서도 안정적이고 빠른 동작 속도로 스위칭 되는 결과를 관측하는 등, ‘왜, 언제 전기가 켜지는지’를 이해한 원리 기반 메모리 소재 설계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비정질 텔루륨에서는 내부의 미세한 결함이 전기 전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압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전기가 한 번에 흐르는 것이 아니라, 먼저 결함을 따라 전류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후 열이 축적되며 물질이 녹는 두 단계 스위칭 과정이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전류를 과도하게 흘리지 않고도 비정질 상태를 유지한 채 실험을 진행해, 전압이 스스로 커졌다 작아지는 ‘자가 진동’ 현상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복잡한 재료 조합 없이 텔루륨 단일 원소만으로도 안정적인 전기 스위칭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 재료인 비정질 텔루륨을 실제 전자 소자 안에서 구현하고, 전기가 켜지고 꺼지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체계적으로 규명한 성과다. 연구 결과는 향후 더 빠르고 전기를 덜 쓰는 메모리를 구현하기 위한 반도체 소재 설계의 중요한 지침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준기 교수는 “비정질 텔루륨을 실제 소자 환경에서 구현하고 스위칭 원리를 규명한 첫 연구”라며 “차세대 메모리 및 스위칭 소재 연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허남욱 석박사통합과정이 제1저자로, 김승환 박사과정이 제2저자로 참여했으며, 서준기 교수(KAIST)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1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논문명 : On-device cryogenic quenching enables robust amorphous tellurium for threshold switching, DOI: 10.1038/s41467-025-68223-0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소자)사업과 우수신진연구, 그리고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박기현·이찬규·황정섭 대학원생,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우리 대학 박기현·이찬규·황정섭 학생이 '2025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24일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인재상 시상식’에서 대학생·청년일반 분과 4명, 고등학생 분과 2명으로 나뉘어 전국 최종 100인에 포함됐다.
대한민국 인재상은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추고 사회 발전에 기여한 인재를 발굴·격려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시행 중인 전국 단위 시상 제도다.
대학생·청년일반 분과 수상자 박기현 신소재공학과 대학원생은 탄소 중립 사회를 앞당길 신소재 기반 촉매 개발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바탕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국제 SCI 저널에 다수 논문을 게재하며 전문성과 실용성을 갖춘 차세대 인재로서 두드러진 성취를 이루고 있다.
전산학부 대학원 이찬규 학생은은 뇌과학과 인공지능 등 관심 분야 지식을 대형 산불의 예방·진화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창의적으로 적용 가능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올해 2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창의 부문)을 단독 수상한 바 있다.
기술경영학부 황정섭 대학원생은 전기자동차 확산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인지적·사회적 요인 규명을 통하여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전문성을 갖춘 학술활동과 지방자치단체, 중앙부처 등 다수 정부 연구과제에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남다른 성과를 거둔 이력이 주목을 받았다.
올해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는 소속 기관장 및 학교장 추천자의 지역 심사, 대국민 공개 검증, 중앙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되었으며, 수상자에게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이 상금(200만원)과 함께 수여되었다.
대전시는 "이번 수상은 지역 청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적 경쟁력을 인정받은 뜻깊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대전에서 꿈을 키우고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으로 뒷받침해 가겠다"고 말했다.
"좋으라고 넣었는데"...KAIST, 전기차 하이니켈 배터리 성능 저하 원인 밝혀
리튬이온 배터리 중에서도 고에너지형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하이니켈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성능 저하가 빠르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하이니켈 배터리가 빠르게 망가지는(열화되는) 근본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해결할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 연구팀과 함께, 그동안 배터리의 안정성과 수명 향상을 위해 사용돼 온 전해질 첨가제 ‘석시노니트릴(CN4)’이 하이니켈 배터리에서는 오히려 성능 저하를 일으키는 핵심 원인임을 밝혀냈다고 3일 밝혔다.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 이온이 오가며 전기가 만들어진다. 리튬 이동을 돕기 위해 전해질에는 소량의 CN4가 들어가는데, 연구팀은 두 개의 니트릴(-CN) 구조를 가진 CN4가 하이니켈 양극 표면의 니켈 이온과 지나치게 강하게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컴퓨터 계산으로 확인했다.
니트릴 구조는 탄소와 질소가 삼중 결합으로 묶여 있는, 금속 이온과 잘 달라붙는 ‘갈고리’ 같은 구조다. 이 강한 결합 때문에 양극 표면에 형성돼야 할 보호막 역할의 전기이중층(EDL)이 무너지고, 충·방전 과정에서 양극 구조가 뒤틀리며(얀-텔러 왜곡, Jahn-teller distortion) 심지어 양극 전자까지 CN4로 빠져나가 양극이 빠르게 손상된다.
이 과정에서 새어 나온 니켈 이온은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이동해 표면에 쌓이는데, 이 니켈은 전해질을 더 빨리 분해하고 리튬까지 낭비시키는 ‘나쁜 촉매’처럼 작용해 배터리 열화를 더욱 가속시킨다.
여러 분석 결과, CN4가 하이니켈 양극 표면을 니켈이 부족한 비정상적인 층으로 바꾸고, 안정적이어야 할 구조를‘암염 구조’라는 비정상적 형태로 변형시키는 현상도 확인됐다.
즉 LCO 배터리(리튬코발트산화물)에서는 유용한 CN4가, 니켈 비율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에서는 오히려 구조를 무너뜨리는 양면성을 가진 물질임을 증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충·방전 조건 조절을 넘어, 금속 이온과 전해질 분자 사이에서 실제로 어떤 전자 이동이 일어나는지까지 규명한 정밀 분석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연구진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니켈 양극에 최적화된 새로운 전해질 첨가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최남순 교수는 “배터리 수명과 안정성을 높이려면 분자 수준의 정밀한 이해가 필수”라며 “이번 연구가 니켈과 과도하게 결합하지 않는 새로운 첨가제 개발의 길을 열어, 차세대 고용량 배터리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 한승희, 김준영, 이기훈 연구원과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 김재승 연구원이 공동 제 1저자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 ‘에이시에스 에너지 레터즈(ACS Energy Letters)’에 11월 14일 온라인 게재되었으며 커버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논문명 : Unveiling Bidentate Nitrile-Driven Structural Degradation in Ultra-High-Nickel Cathodes,
https://doi.org/10.1021/acsenergylett.5c02845
이번 연구는 삼성 에스디아이(Samsung SDI)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물 속 '영원한 화학물질' 1,000배 빠르게 없앤다
프라이팬 코팅제와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이는 ‘과불화합물(PFAS)’은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며, 전 세계 수돗물과 하천을 오염시켜 장기적인 인체 건강 위협 요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에 우리 대학과 국제 공동연구진이 PFAS를 기존보다 1,000배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대학은 건설및환경공학과 강석태 교수 연구팀은 부경대 김건한 교수, 미국 라이스대 마이클 S. 웡(Michael S. Wong) 교수 연구팀, 옥스퍼드대, 버클리국립연구소, 네바다대와 함께, 기존 정수용 소재보다 최대 1,000배 빠르고 효율적으로 물속 PFAS를 흡착·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과불화합물(PFAS)은 탄소(C)와 플루오르(F)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화학물질의 집합물질로, 절연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프라이팬 코팅제, 방수 의류, 윤활유, 반도체 공정, 군수·우주 장비 등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쓰인다.
하지만 사용 및 폐기 단계에서 환경으로 쉽게 유출되어 토양·물·대기를 오염 시키고, 식품이나 공기를 통해 인체에 축적된다.
2020년 조사 결과, 미국 수돗물의 45%, 유럽 하천의 50% 이상에서 PFAS 농도가 환경기준을 초과했다. 인체에 축적된 PFAS는 거의 배출되지 않아 면역력 저하, 이상지질혈증, 성장 저해, 신장암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EU는 산업 전반에서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 미국은 2023년부터 제조·수입업체 보고를 의무화, 2024년에는 대표 물질인 PFOA(퍼플루오로옥탄산)·PFOS(퍼플루오로옥탄산)의 음용수 기준을 4 ppt로 강화했다. 즉, 아주 미세한 양이라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물 1리터 속에 이 물질이 4조분의 1그램(즉, 4ppt)만 있어도 기준을 넘는다는 뜻이다.
PFAS 정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오염수를 흡착해 농축한 뒤, 광촉매 또는 고도산화(Advanced Oxidation) 공정을 통해 분해하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적절한 흡착제의 부재로 정화 효율이 매우 낮았다. 활성탄이나 이온교환 수지의 경우 흡착 속도와 흡착량이 모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활성탄이나 이온교환수지보다 최대 1,000배 더 많은 PFAS를 빠르게 흡착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구리와 알루미늄이 결합된 점토 형태의 물질(Cu–Al 이중층 수산화물, LDH)로, PFAS를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붙잡아 물에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열이나 화학 처리를 통해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해,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정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부경대 김건한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 라이스대학교 정영균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KAIST 강석태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어(Advanced Materials)(IF 26.8) 9월 25일 자 온라인 커버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명: Regenerable Water Remediation Platform for Ultrafast Capture and Mineralization of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DOI: 10.1002/adma.202509842
이번 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의 과학난제 도전형 연구사업 및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신소재 공학 연구의 새로운 언어가 된‘AI’를 말하다
AI가 스스로 새로운 소재의 구조와 성질을 상상하고 예측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제 AI는 연구자의 ‘두 번째 두뇌’처럼 아이디어 발굴부터 실험 검증까지 연구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한다. 우리 대학과 국제 공동 연구진은 AI가 자율 연구실(Self-driving Lab) 개념을 구현하고, 로봇이 촉매 합성 실험을 수행하는 ‘AI 기반 촉매 탐색 플랫폼’을 통해 신소재 연구의 전 주기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미국 드렉셀대학교, 노스웨스턴대학교, 시카고대학교, 테네시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지능(AI)·머신러닝(ML)·딥러닝(DL) 기술이 신소재공학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리뷰 논문을 국제 학술지 ACS Nano(영향력지수 IF=18.7)에 8월 5일자로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홍승범 교수 연구팀은 소재 연구를 ‘발견–개발–최적화’의 세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AI가 수행하는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소재 발견 단계에서는 AI가 새로운 구조를 설계하고 물질의 성질을 예측해, 수많은 후보 중 가장 유망한 물질을 신속히 찾아낸다.
개발 단계에서는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율 실험 시스템(Self-driving Lab)을 통해 AI가 실험 과정을 자동으로 조정함으로써 연구 기간을 단축한다.
최적화 단계에서는 AI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최적의 조건을 학습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과, 적은 실험으로 가장 우수한 결과를 찾아내는 ‘베이지안 최적화(Bayesian Optimization)’ 기술을 활용해 설계와 공정 조건을 자동으로 조정하고 성능을 높인다.
즉, AI는 수많은 재료 중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를 먼저 골라주고, 실험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며, 마지막에는 스스로 실험 조건을 조정해 성능이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아내는 ‘똑똑한 조수’ 역할을 한다.
논문은 또한 생성형 AI, 그래프 신경망(GNN), 트랜스포머 모델 등 첨단 기술이 AI를 단순한 계산 도구가 아닌 ‘생각하는 연구자’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물리와 화학의 법칙을 스스로 학습해 새로운 소재를 상상하고 예측하며, 연구자의 ‘두 번째 두뇌’처럼 아이디어 제안부터 검증까지 함께 수행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AI가 제시하는 결과가 항상 정답은 아니며, 데이터 품질 불균형, 예측 결과 해석의 어려움, 이질적 데이터 통합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AI가 물리학적 원리를 스스로 이해하고, 연구자가 그 과정을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에서는 또한 연구자가 직접 실험 장비를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실험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분석해, 다음 실험 방향까지 제안하는 ‘자율 실험실(Self-driving Lab)’과 AI가 촉매 합성 실험을 자동으로 설계·최적화하고 로봇이 수행하는‘AI 기반 촉매 탐색 플랫폼’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뤘다.
특히 AI가 촉매 합성과 최적화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해 연구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접근이 배터리 및 에너지 소재 개발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리뷰는 인공지능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신소재공학 연구의 새로운 언어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KAIST 연구진이 제시한 로드맵은 향후 배터리·반도체·에너지 소재 등 국가 핵심 산업 분야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신소재공학과 베네딕투스 마디카(Benediktus Madika) 박사과정, 아디티 사하(Aditi Saha) 박사과정, 강채율 석사과정, 바초리그 바얀톡톡(Batzorig Buyantogtokh)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또한 미국 드렉셀대학교 조슈아 아가르(Joshua Agar) 교수, 노스웨스턴대학교 크리스 울버튼(Chris Wolverton) 교수, 피터 부어히스(Peter Voorhees) 교수, 시카고대학교 피터 리틀우드(Peter Littlewood) 교수, 테네시대학교 세르게이 칼리닌(Sergei Kalinin)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논문명: Artificial Intelligence for Materials Discovery, Development, and Optimization, DOI: 10.1021/acsnano.5c04200
이 성과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S-2023-00247245)